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주말 있던 유세 현장에서 불법 이주민을 향한 혐오성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 대선 캠프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히틀러에 비유하며 강력 비판했습니다. 미국에서 2에서 4세 사이 어린이들의 고도 비만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 당국이 텍사스주와 멕시코를 연결하는 화물열차 통행로를 폐쇄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말 유세 현장에서 한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6일 대선 유세차 뉴햄프셔주를 찾았습니다. 뉴햄프셔주에서는 다음 달 23일 예비경선이 치러지는 곳인데요. 같은 달 15일 아이오와주에서 실시되는 코커스에 이어서 열리는 두 번째 경선 일정으로 대선 시작을 알리는 주요한 지역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유세 현장에서 불법 이주민과 관련해 아주 강도 높은 혐오성 발언을 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발언이었죠?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불법 이주민을 겨냥해 이들이 아시아와 아프리카, 그리고 남미로부터 미국으로 들어오고 있다면서 "이들이 미국으로 오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아주 많다. 이들은 미국의 피를 오염시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세 현장에서의 발언에 이어서 자신이 만든 사회관계망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도 "불법 이주민은 우리나라의 피를 오염시킨다"며 "이들은 전 세계에 있는 감옥과 정신병 관련 기관에서 오는 사람들"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인의 피를 오염시킨다는 표현이 미리 준비된 연설 연고에 포함된 내용이었나요?
기자) '로이터' 통신은 트럼프 전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언론에 사전 배포한 연설 연고에는 이런 표현이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원고에는 없지만 이런 표현을 쓰기로 미리 마음을 먹었던 것인지, 아니면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이런 말을 한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이 통신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렇게 '미국인의 피'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 9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파 성향의 매체 '내셔널 펄스'와 인터뷰했는데요. 이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불법 이주민을 겨냥해 "피를 오염시킨다"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혐오성 발언을 한 것은 특히 최근 있었던 '독재자' 발언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있더군요?
기자) 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권력을 남용해 정치 보복에 나서며 독재 정치를 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데에 대해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은 독재자가 아니고, 취임 첫날만 독재자가 되어서 장벽을 건설하고 석유 시추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즉, 강경한 이민정책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독재자 발언이 나온 겁니다. 그리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인의 피를 오염시킨다"는 표현을 사용한 것 역시도 강경한 이민 정책을 시행할 것을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번 혐오성 발언이 논란이 되는 부분이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이 과거 나치 정권에서 아돌프 히틀러가 사용한 유대인 말살 주장과 비슷하다는 주장이 나온 겁니다. 제이슨 스탠리 미국 예일대 교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을 두고 "히틀러가 '나의 투쟁'에서 ‘독일인의 피가 유대인에 의해 오염되고 있다’고 주장한 것을 연상시킨다"고 지적했습니다. 스탠리 교수는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단어를 유세 현장에서 반복해서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위험한 발언이 반복되면 이것이 정상 취급되고 이를 권장하는 관행이 생긴다"라고도 주장했습니다. 이어 이런 발언이 "미국 내 이주민들의 안전에 큰 우려를 제기한다"고 스탠리 교수는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2024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재대결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지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서도 이 부분에 대한 비판이 나왔군요?
기자) 네, 바이든 대선 캠프의 아마르 무사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도널드 트럼프는 아돌프 히틀러를 흉내 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을 구금 시설에 가두려는 계획을 회피하지 않고 있다"고 무사 대변인은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에 대해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선 캠프는 어떻게 반응했나요?
기자) 트럼프 대선 캠프의 스티븐 청 대변인은 이런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에 대해서 어떤 입장인지 질문을 받았는데요. 이 부분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이의 전쟁을 두고 최근 미국 대학가에서 벌어지고 있는 시위를 언급하면서 대학이 반유대주의의 발언이 나오는 온상이 되고 있고 이것은 위험할 뿐 아니라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고 화제를 다른 데로 돌렸습니다.
진행자) 논란이 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혐오 발언의 핵심은 앞서 언급했지만 강경한 이민 정책입니다. 그런데 이는 대선 주자들 사이에서만 민감한 주제가 아니고 최근 의회에서 역시도 중요하게 다뤄지는 주제입니다. 바로 안보 지원 예산안 통과와 관련한 건데요. 이 부분도 같이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말씀하신 것처럼 최근 의회에서는 안보 지원 예산안 통과가 주요한 안건입니다. 이 안보 지원 예산안은 약 1천 110억 달러 규모인데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에 500억 달러, 미국이 테러조직으로 지정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전쟁을 벌이는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에 140억 달러가 포함됐고요. 여기에 국경 안보 예산 등도 들어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예산안이 현재 의회에서 통과되지 않고 있는데요. 국경 정책에 대한 양당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 예산안 통과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진행자) 어떤 부분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이 대립하고 있는 거죠?
기자) 공화당은 이 안보 지원 예산안을 통과시키기 위해선 현재 미국의 개방적인 이민 정책에 전반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의 개방적인 이민정책 시행 이후 미국으로 밀입국하려는 이주자가 폭발적으로 늘었다는 것이 공화당 의원들의 지적인데요. 이를 막기 위해 강경한 이민정책이 필요하고, 이것이 반영되지 않는 한 지원 예산안 통과는 없다는 것이 공화당 의원들의 입장입니다.
진행자) 이 부분에 대해 주말 사이 백악관과 민주당, 그리고 공화당 상원의원이 모여 협상을 진행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는 안보 지원 예산안을 이번 주에 표결 부칠 것이라면서 주말 사이 백악관과 민주당, 공화당이 모여 국경 정책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큰 진전은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공화당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17일 'NBC' 뉴스에 출연해 협상이 교착 상태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레이엄 의원은 그러면서 "국경 정책에 대한 합의에 전혀 가까이 다가가지 못했다"면서 "이는 내년으로 넘어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 아동의 고도 비만이 증가하고 있다고 하는군요?
기자) 네, 미국 소아과학회는 18일 발표한 자료에서 2세에서 4세 사이 미국 아동의 고도 비만이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저소득 임산부와 모유 수유 여성, 그리고 유아의 건강 관리 및 영양을 위해서 미 농무부가 실시하는 지원책인 WIC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아이를 대상으로 조사를 해보니 과거에 비해서 고도 비만이 늘어났다는 겁니다.
진행자) 얼마나 늘었다는 건가요?
기자) WIC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2세에서 4세 사이 아동은 약 1천 660만 명입니다. 지난 2010년에는 이 중 2.1%의 아동이 고도 비만이었는데요. 이것이 지난 2016년에는 1.8%로 줄었습니다. 하지만, 2020년 다시 2%로 늘어났다는 것이 소아과학회의 설명입니다.
진행자) 특히 특정 지역과 인종에서 나타난 아동 고도 비만이 주목된다고 하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자료에 따르면 아동 고도 비만이 증가한 지역은 미국 20개 주인데요. 그중에서도 캘리포니아주에서 나타난 아동 고도 비만 증가율이 2.8%로 가장 높았습니다. 그리고 인종은 중남미계 아동이 2.8%로 증가율이 가장 높았습니다.
진행자) 고도 비만이라는 것이 어느 정도의 비만을 이야기하는 건가요?
기자) 고도 비만을 알기 위해선 먼저 체질량지수(BMI)라는 개념을 알아야 합니다. 키와 몸무게를 이용하여 지방의 양을 추정하는 비만 측정법으로, 몸무게(kg)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이 바로 BMI입니다. 아동의 경우 BMI 수치를 연령별 성장도를 표시한 도표에 대입해 전체 백분위 수에서 어느 지점에 위치해 있는지를 보고 판단하는데요. 어느 아동의 BMI 지수가 해당 연령대 백분위에서 95를 넘어가게 되면 이 아동은 비만이라고 보게 되는 겁니다. 그리고 BMI가 이 95 백분위수의 120% 이상일 경우 이를 고도 비만이라고 부릅니다.
진행자) 고도 비만이 건강상 위험한 것은 어느 이유 때문이죠?
기자) 우선, 아동이 고도 비만일 경우 성인이 되어서도 계속해서 비만이 되는 것을 돌이킬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이는 다른 질환과 밀접한 연관성을 갖는데요.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 당뇨와 연관되어 있고, 또 조기 사망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지난 2016년 자료와 비교해 2020년, 다시 고도 비만 아동이 늘어난 것에 정책 입안자들과 의료진, 공중 보건 전문가들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소아과학회는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고도 비만을 야기하는 요인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기자)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는 설명인데요. 특히 어린 시기 식량 불안정과 불충분한 수면, 패스트푸드나 탄산음료 섭취, 긴 시간의 화면 시청 등이 주요하게 작용하는 요인이라고 소아과학회는 설명합니다. 소화과학회는 따라서 초기에 비만을 효과적으로 예방하려면 여러 행동 및 사회적 기인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 당국이 텍사스주와 멕시코를 연결하는 화물 열차 통행로를 폐쇄했다고요?
기자) 네.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은 17일 성명을 내고, 현지 시각으로 18일 오전 8시부터 텍사스주와 멕시코 사이 화물을 운송하는 두 개의 교량을 일시적으로 폐쇄한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교량은 멕시코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글패스와 엘파소에 있는 화물철도입니다.
진행자) CBP가 왜 이런 조처를 한 겁니까?
기자) CBP는 최근 화물 열차를 통해 이주민을 수송하는 밀입국 조직의 움직임을 포착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CBP는 밀입국 조직이 취약한 개인을 먹잇감으로 삼기 위해 허위 정보를 퍼뜨려 불법 월경을 종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이런 상황을 목격한 후 멕시코 당국과의 협력을 포함해 남부 국경에 인력을 더 많이 배치하고 관련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추가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CBP는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CBP가 지난달에도 비슷한 조처를 하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CBP는 지난달 27일 미국행 불법 이주자가 급증했다며 멕시코에서 텍사스주로 들어오는 이글패스 국제교량 1을 일시적으로 폐쇄 조치했습니다. CBP는 이번 성명에서 이글패스 국제교량 1의 운영 중단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비슷한 시기 애리조나주의 룩크빌 국경도 폐쇄됐었는데요. 여전히 빗장이 닫혀 있는 상황입니까?
기자) 네. 애리조나주 룩크빌에 위치한 국경 역시 여전히 닫혀있는 상황이라고 CBP는 밝혔습니다. 12월 4일부터 룩크빌 국경의 차량 통행은 제한되고 사람들의 이동은 중단됐는데요. 룩크빌은 멕시코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사막 지역으로, 최근 몇 달간 주요 불법 이주 경로가 되고 있습니다. 미국-멕시코 국경 9구역 가운데 지난 10월 불법 이주자로 가장 붐볐던 곳이 바로 룩크빌이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애리조나주 주지사가 지난주 멕시코 국경에 병력을 배치하라고 지시했다고요?
기자) 네, 민주당 소속의 케이티 홉스 애리조나 주지사는 15일 멕시코 국경에 주 방위군을 배치하라고 명령하며, 애리조나주의 합법적인 국경을 폐쇄하기로 한 미 연방 정부의 최근 결정은 애리조나주의 안전과 무역을 위기에 빠뜨리고 “인도주의적 위기”를 초래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연방 정부의 국경 폐쇄 조처를 공개적으로 비판한 셈인데요. 홉스 주지사가 왜 이런 불만을 제기한 건가요?
기자) 룩크빌 국경을 통해 물자도 함께 반입되는 만큼, 홉스 주지사는 국경을 개방한 상태에서 주 방위군의 통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차 밝혀왔습니다. 홉스 주지사는 일주일 전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룩크빌 국경 재개방을 위해 주 방위군을 재배치해달라는 서한을 보냈지만, 계속되는 요청에도 불구하고 바이든 행정부는 “애리조나주 국경이 절실하게 필요한 자원 전달을 거부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홉스 주지사는 또 연방정부가 국경 관련 지출 약 5억 달러에 대한 상환 요청도 거부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번 홉스 주지사의 행정명령에 대해 어떤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아직 백악관 측에서는 반응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한편 홉스 주지사에게 주 방위군 파견을 촉구했던 공화당 의원들은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는데요. 애리조나 주 의회 T.J. 숍 상원의원은 15일 지역 매체에 보낸 성명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룩크빌 폐쇄 결정을 번복하지 않고 국경 위기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조처도 취하지 않을 것이라며 홉스 주지사의 조처는 “룩크빌 국경을 여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반창고”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