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틴 미 국방 입원 '보고 누락' 파장...미 2024 회계연도 지출 한도 합의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 (자료 사진)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고 없이 입원하며 군사 지휘 공백 사태 논란을 빚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입원 중 일부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오스틴 장관은 대통령뿐 아니라 업무를 대행해야 하는 부장관에게도 자신의 부재를 제대로 알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 의회가 연말 휴회를 마치고 8일 복귀하는 가운데, 민주당과 공화당이 2024 회계연도 연방 정부 예산 지출 한도에 합의했습니다.미국 민간기업이 만든 무인 달 탐사선이 성공적으로 발사됐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미국의 군 지휘부 공백 사태를 둘러싼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는 내용부터 보겠습니다.

기자) 네.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의 입원과 관련한 내용입니다. 오스틴 장관은 새해 첫 날부터 8일까지 계속 병원에 입원 중인데요,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 등 주요 지휘부에 자신의 입원에 따른 공백 사태에 대해 제대로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큰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진행자) 오스틴 장관이 왜 병원에 입원한 거죠?

기자) 오스틴 장관은 수술 합병증으로 인해 지난 1일부터 월터 리드 국립 군의료센터에 입원 중입니다. 다만, 오스틴 장관이 어떤 치료를 받고 있는지 등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선 국방부가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국방부가 밝힌 입원까지의 과정을 보면 이렇습니다. 우선 오스틴 장관은 지난해 12월 22일 미상의 이유로 수술을 받고 다음날 바로 퇴원했습니다. 그런데 1월 1일 저녁 심한 통증을 느껴 월터 리드 국립군의료센터 중환자실에 입원했습니다. 이후 8일째 계속 입원해 있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정부 고위직 인사라고 하더라도 질병으로 병원에 입원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되지는 않을 텐데요. 지금 논란이 되는 것은 어떤 거죠?

기자) 바로 '보고 누락'과 관련한 문제입니다. 미국 최고 군 통수권자는 대통령입니다. 그리고 국방장관은 대통령의 명령을 받아 군을 이끄는 국방부 수장입니다. 국방장관은 또 대통령 권력 승계 서열 6위에 있는 주요 지위입니다. 따라서 건강 등 문제로 자리를 비울 경우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것이 당연한 일인데요. 오스틴 장관은 자신의 입원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에게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보고가 얼마나 늦게 이뤄진 건가요?

기자) 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오스틴 장관은 입원한 1일부터 4일까지 자신의 공백 상황을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바이든 대통령은 사흘 간 오스틴 장관의 부재에 대해 보고받지 못한 겁니다.

진행자) 국방장관이 자리를 비울 경우 이를 대신할 인물이 있지 않나요?

기자) 있습니다. 바로 국방부 부장관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국방부 부장관도 오스틴 장관의 부재에 대해 제대로 전달받지 못했다는 사실입니다. 캐서린 힉스 국방부 부장관은 오스틴 장관이 입원했을 당시 미국령인 푸에르토리코에서 휴가 중이었는데요. 힉스 부장관은 백악관이 통지받은 시점과 비슷한 시기에 오스틴 장관의 입원 관련 내용을 전달받았다고 미 언론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군 지휘부 공백 사태가 일어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최소한 하루는 군 최고 지휘부 공백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오스틴 장관이 입원한 시점은 1월 1일이었고요. 힉스 부장관이 오스틴 장관의 입원 소식을 모른 채 장관 업무 일부를 대행하기 시작한 것은 2일부터입니다. 결국, 최소 하루는 아예 장관과 부장관 모두 자리를 비운 셈입니다. 힉스 부장관은 업무 일부를 대행하는 상황에서 휴가지에서 복귀하지도 않았습니다.

진행자) 군사 지휘부 공백, 그리고 보고 누락 사태가 벌어진 현 시점은 굉장히 엄중한 상황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지금은 평시 상황이 아니고 중동과 유럽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전시 상황'입니다. 특히 중동에서는 가자지구에서의 전투뿐만 아니라 이란에서 이슬람국가(IS)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한 폭탄테러가 벌어지는 등 긴장이 높아진 상황이고요. 또 중동으로 가는 길목인 홍해에서는 예멘 후티 반군의 도발이 잦아지면서 미국이 이 지역에 대한 군사 공격을 포함한 강력한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시점입니다.

진행자) 당사자인 오스틴 장관은 이번 논란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내놨나요?

기자) 오스틴 장관은 6일 성명을 통해 자신의 입원을 둘러싼 모든 상황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자신에게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오스틴 장관의 현재 상태는 어떤가요?

기자) 팻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은 7일 발표한 성명에서 오스틴 장관이 회복 중이고 정신적으로 온전한 상황이라며 일부 업무를 재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오스틴 장관이 언제 퇴원할지 등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보고 누락 사태 발생 이후 오스틴 장관과 연락을 했나요?

기자) 네, 지난 6일 오스틴 장관과 전화통화를 했습니다. 미 'ABC' 뉴스는 백악관 관리를 인용해 당시 전화통화에서 두 사람 사이 '따뜻한 대화'가 오갔다고 전했습니다. 이 매체는 또 정부 관리를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은 오스틴 장관을 전적으로 신임하고 그가 다시 국방부로 복귀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오스틴 장관을 신임한다고 한 것과 별개로 정치권에선 오스틴 장관에 대한 강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더군요?

기자) 맞습니다. 특히 의회에서 오스틴 장관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보고 누락 사태가 국방부 지도력에 대해 큰 의문을 제기한다는 겁니다. 이런 비판은 민주당과 공화당 할 것 없이 초당적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미 하원 군사위원회의 공화당 소속 마이크 로저스 위원장과 민주당 애덤 스미스 의원은 공동성명을 통해 국방부가 오스틴 장관의 건강 문제와 지난주에 일어난 의사 결정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들은 특히 오스틴 장관의 부재가 대통령과 의회에 늦게 보고된 사유에 대해 설명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워싱턴 D.C. 시내 미 의사당 전경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미 의회가 2024 회계연도 지출안과 관련해 진전을 이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2024 회계연도 연방 정부 지출 규모 상한액을 1조 5천 900억 달러로 합의했습니다. 연방 정부 지출은 크게 국방 부문과 비국방 부문으로 나눌 수 있는데요. 국방 부문 지출은 8천 860억 달러, 비국방 부문 지출은 7천 40억 달러 규모입니다.

진행자) 의회는 8일부터 복귀하죠?

기자) 맞습니다. 미 의회 의원들은 지난해 말부터 연말 휴회에 들어갔고 8일부터 의회로 복귀하는데요. 복귀 전 전체 예산 지출 규모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기 때문에 앞으로 양당 의원들은 이를 바탕으로 집중적으로 지출안 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이번 지출 규모 상한액 합의에 대해 어떤 입장이 나왔나요?

기자) 미치 매코넬 상원 공화당 대표는 이번 합의가 고무적이라고 밝혔습니다. 매코넬 대표는 성명에서 "미국은 심각한 국가안보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의회는 본 예산을 신속히 편성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는 "이번 합의는 민주당과 국가를 위해 좋은 합의"라며 환영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도 입장을 내놨죠?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에 의회가 지출 규모 한도에 합의함에 따라 불필요한 정부 '부분폐쇄', 즉 '셧다운' 사태를 피하는 데 한 걸음 가까워졌다고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열심히 일하는 미국 가정이 의존하고 있는 정부 프로그램에 대한 예산 삭감 폭이 크지 않은 점을 들어 이를 환영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공화당과 민주당이 2024 회계연도 지출 규모 한도에 합의했지만, 아직 예산이 정상적으로 편성된 것은 아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에서 회계연도 예산이 편성되기 위해서는 총 12개 세출법안이 하원과 상원 모두에서 통과돼야 합니다. 현 상황에서는 총 12개 세출법안이 다루는 총지출이라는 큰 틀에서 합의가 된 것이고요. 이제 세부 사안이 남은 겁니다.

진행자) 12개 세출법안은 어떤 것들이 있죠?

기자) 미국에는 많은 정부 기관이 있는데요. 이를 각각 연관이 있는 기관끼리 묶어 12개 큰 그룹으로 나눈 것이 12개 세출법안입니다. 농업과 식품·의약품 등 관련, 상공·사법·과학 관련, 국방 관련, 에너지와 수자원 개발 관련, 국토안보 관련 등입니다.

진행자) 현재는 어떤 세출법안이 상원과 하원에서 통과됐나요?

기자) 미 의회조사국에 따르면 8일 현재 하원에서는 12개 세출법안 가운데 농업과 국토안보 등 7개가 통과됐고요. 상원에서는 농업, 보훈, 교통 등 3개 세출법안이 통과됐습니다. 하원과 상원에서 각각 통과된 세출법안은 이후 양원이 모두 이에 합의해야 대통령에게 전달되고, 대통령이 최종 서명하면 예산이 집행되는데요. 하지만, 현재는 대통령이 서명해야 할 세출법안이 아직 하나도 통과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진행자) 세출법안이 통과되지 않았는데 지금은 어떻게 예산이 집행되고 있는 건가요?

기자) 의회는 임시적으로 예산을 편성해 집행하고 있는데요. 이렇게 한시적으로 집행하는 예산을 임시지출안(CR)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한시적이라고 하면, 마감기한이 있다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집행 중인 임시지출안의 마감기한은 두 개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보훈과 농무 등 4개 세출법안 관련한 기관은 1월 19일이 마감기한이고요. 나머지 8개 세출법안 관련한 기관은 2월 2일이 마감기한입니다. 첫 마감기한은 이제 약 열흘 정도 남은 겁니다.

미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기지에서 8일 오전 2시 18분 '페레그린(Peregrine)' 무인 달 탐사선이 발사됐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의 첫 민간 무인 달 탐사선이 발사됐다고요?

기자) 네. ‘페레그린(Peregrine)’ 이란 이름의 무인 달 탐사선이 8일, 달 착륙을 향한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페레그린 무인 달 탐사선은 이날(8일) 오전 2시 18분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기지에서 신형 ‘벌컨(Vulcan)’ 로켓에 실려 발사됐습니다.

진행자) 미국 달 탐사선 발사는 약 50년 만에 처음이죠?

기자) 맞습니다. 미국 우주선이 마지막으로 달에 착륙한 것이 1972년 12월인데요. 당시 미 항공우주국(NASA)가 쏘아 올린 아폴로 17호가 달 착륙에 성공했었습니다. 이 때 우주비행사 진 서넌 씨와 해리슨 슈미트 씨는 달에 발은 디딘 11번째와 12번째 사람이었는데요. 이후 50년이 지나서 무인 달 탐사선이 발사된 겁니다. 페레그린의 모든 과정이 정상적으로 진행된다면, 아폴로 17호 달 착륙 이후 미국의 첫 달 착륙이자 세계적으로 민간기업 최초의 달 착륙으로 기록될 예정입니다.

진행자) 이번에 발사된 탐사선은 언제쯤 달에 착륙할 예정인가요?

기자) 이날(8일) 오전 3시경 벌컨 로켓에서 분리된 뒤 달 표면으로의 여정을 시작한 페레그린은 다음 달 23일쯤 착륙을 시도할 것으로 예정됩니다. 다만 페레그린 제작사 ‘애스트로보틱’(Astrobotic Technology) 사는 이륙 7시간 후에 성명을 내고 추진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달 착륙이 성공하지 못할 수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달 착륙에 성공한 국가는 손가락 안에 꼽히죠?

기자) 네. 지금까지 총 4개 국가가 탐사선을 달에 착륙시켰습니다. 미국과 중국, 구소련과 인도가 유일한데요. 러시아가 지난해 달 착륙에 시도했지만 실패했고요. 비슷한 시기 인도가 달 탐사선 착륙에 성공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달 탐사에서는 어떤 임무를 수행하게 되나요?

기자) 유인 달 탐사 임무에 앞서 달 표면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게 됩니다. 페레그린은 이를 위해 20개의 탑재체를 싣고 있는데요. 이 중 5개는 나사에서 만든 과학장비고요. 나머지 15개는 영국과 독일의 과학장비로 이뤄졌습니다. 나사는 현재 아르테미스 프로그램 2단계를 통해 향후 몇 년 안으로 우주비행사를 달 표면으로 보내는 계획을 하고 있는데요. 그 첫 번째 단계로 가능한 한 올해 말 전까지 4명의 우주비행사를 달에 보낸다는 계획입니다.

진행자) 이번에 발사된 달 탐사선과 로켓의 제작 업체에 대해서도 알아볼까요?

기자) 이번에 발사된 달 탐사선은 나사에서 지원받아 만들어졌는데요. 먼저 페레그린의 제작은 우주 로봇 제작업체인 ‘애스트로보틱’ 사가 맡았습니다.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시에 기반을 둔 애스트로보틱사는 나사로부터 1억800만 달러를 수주받아 달 탐사선을 제작했고요. 60m 높이의 벌컨 로켓은 보잉사와 록히드마틴사의 합작투자기업인 ‘ULA’가 지난 십여 년간 개발에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진행자) 다음 달에도 달 탐사선 발사가 예정돼 있죠?

기자) 네, 텍사스주 휴스턴에 기반을 둔 ‘인튜이티브 머신즈(Intuitive Machines)’사가 제작한 탐사선 ‘노바-C(Nova-C)’도 다음 달 10일 발사를 앞두고 있습니다. 노바-C는 페레그린과 비슷한 탑재체를 싣고 스페이스X의 ‘펠컨9’로켓에 실려 발사될 예정입니다. 이변이 없다면 노바-C은 보다 직접적인 경로로 비행해 불과 열흘 뒤인 내달 22일 달에 착륙한다는 계획인데요. 페레그린보다 하루 앞서 도착하게 될 예정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