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코로나 백신 생산' 대규모 투자…팬데믹 기간 '약물 남용 사망' 최다

제프 자이언츠 백악관 코로나 대응 조정관 (자료사진)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조 바이든 행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생산 역량을 늘리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에서 약물 남용으로 숨진 연간 사망자 수가 사상 처음으로 1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추수감사절 이동 인파가 팬데믹 이전 수준 회복할 것이라는 미 교통안전청(TSA)의 전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미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생산에 대규모 투자를 한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코로나 백신 생산 역량을 늘리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입니다. 제프 자이언츠 백악관 코로나 대응 조정관은 17일, 정부의 자금 지원으로 연간 10억 회 이상의 백신을 추가로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백신 생산 역량을 키우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지원을 한다는 겁니까?

기자) 자이언츠 조정관은 메신저 리보핵산(mRNA) 계열 백신을 생산하는 제약회사에 대한 지원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는데요. 이들 회사의 설비와 생산시설, 장비, 인력과 채용 확충 등을 정부가 도울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메신저 리보핵산, mRNA 백신이 뭔가요?

기자) 사람 몸에는 DNA와 함께 핵산의 일종인 리보핵산, 즉 RNA도 있는데요. RNA는 DNA의 유전정보를 핵 외부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요. 그래서 메신저, 즉 전달자 RNA라고 칭하고 있습니다. 보통 백신은 면역 반응을 일으키기 위해 약화했거나 불활성화된 세균을 우리 몸에 넣는데요. mRNA 백신은 그러지 않고, 체내에서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단백질을 만드는 방법을 세포에 가르치는 방식입니다. 지금 미국에서 접종하고 있는 ‘화이자-바이오앤테크’ 백신이나 ‘모더나’ 백신이 바로 이 mRNA 백신입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화이자나 모더나도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자이언츠 조정관은 이 두 회사의 하청업체들도 지원 대상이라고 밝혔는데요. 추가 지원 생산은 내년 2분기부터 본격 시작될 예정입니다.

진행자) 정부가 이렇게 백신 생산에 투자하는 이유가 있겠죠?

기자) 자이언츠 조정관은 백신 생산에 대한 투자는 미국과 전 세계의 백신 수요를 맞추기 위한 민∙관 협동사업의 일환이자, 추가적인 팬데믹 상황을 대비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니까 단기적인 목적으로는 백신 생산을 대량으로 늘리는 데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앞으로 다가올 위기 상황에서 백신을 즉각적으로 생산해 낼 수 있는, 국내 시설의 역량을 갖춰놓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그동안 가난한 나라들을 위해 백신 생산을 더 늘려야 한다, 이런 압박을 받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선진국과 저개발국 사이의 백신 공급 불균형이 벌어지면서 미국이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좀 더 기여를 해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압박이 있었는데요. 정부의 백신 생산 지원 계획은 세계적인 백신 양극화 문제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진행자) 백신 생산을 늘리는 만큼, 백신을 맞는 사람도 늘어나야 할 텐데, 지금 미국의 백신 접종 현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12살 이상 미국인 가운데 80%가 적어도 한 차례 코로나 백신을 맞았다고 자이언츠 조정관은 밝혔습니다. 이같은 수치는 코로나 퇴치 노력에 있어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는데요. 자이언츠 조정관은 특히 17일 현재, 5살~11살 사이 어린이 260만 명이 1차 접종을 마쳤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어린이 대상 백신이 접종 승인을 받은 게 얼마 되지 않잖아요? 벌써 이렇게 많은 어린이가 백신을 맞은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승인 이후 2주 만에 5살~11살 사이 어린이 전체 인구 가운데 약 10%가 한 차례 접종을 마친 겁니다. 자이언츠 조정관은 특히 백신을 맞은 전체 어린이 가운데 170만 명이 두 번째 주에 백신을 맞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접종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자이언츠 조정관은 11개월 전, 성인 대상의 백신 접종 승인이 났을 때와 비교해보면 어린이 백신 접종 속도는 3배 이상 빠른 속도라고 설명했습니다. 자이언츠 조정관은 또 미 전역의 어린이 백신 접종 센터도 지난주 2만 곳에서 현재 3만 곳까지 늘었다며, 앞으로 접종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어린이 백신 접종 상황을 보면 어떻습니까? 전국적으로 접종률이 비슷한 상황인가요?

진행자) 주에 따라 차이를 보입니다. 콜로라도주나 유타주 같은 경우는 어린이의 10% 이상이 백신을 맞은 반면, 아이다호나 테네시주, 와이오밍주는 5~4%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접종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어린 자녀에게 백신을 맞히길 꺼리는 부모들도 여전히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질 바이든 여사는 17일, 워싱턴 D.C.에 있는 소아종합병원을 찾아 백신의 안전성을 강조하고, 백신과 관련한 허위정보를 부모들이 믿지 말 것을 당부했는데요. 바이든 여사는 “백신은 철저하게 검토됐고 수많은 테스트를 거쳤다. 백신은 안전하고, 공짜이고, 5살 이상 아이는 누구나 가능하다”며 “백신이 여러분의 자녀를 코로나바이러스로부터 지켜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살렘에서 구급대원들이 약물 남용으로 정신을 잃은 환자를 응급처치 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에서 약물 과다로 숨진 사람이 역대 최다 수준을 기록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약물 남용으로 인한 연간 사망자 수가 사상 처음으로 1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산하 ‘보건통계센터(National Center for Health Statistics)’가 17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12개월간, 약물 남용으로 숨진 사람은 10만 306명을 기록했습니다.

진행자) 일단 수치로만 봐도 약물 피해가 심각하다는 걸 알 수 있는데 전년도와 비교하면 얼마나 늘어난 겁니까?

기자) 전년도 같은 기간에는 약물로 인한 사망자가 7만8천여 명이었습니다. 그러니까 1년 새 무려 30% 가까이 늘어난 겁니다. 그뿐만 아니라 이제 약물 중독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교통사고나 총기 사건으로 인한 사망자 수를 뛰어넘었습니다.

진행자) 악물 남용으로 인한 사망자가 이렇게 많이 늘어난 이유가 뭘까요?

기자) CDC가 이날 발표한 보고서는 잠정 보고서이기 때문에 좀 더 분석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최종 보고서는 나중에 나올 예정인데요. 하지만 보건 전문가들은 가장 주된 원인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지목했습니다.

진행자) 그러고 보니 CDC가 분석한 기간이 코로나 팬데믹 시점과 겹치네요?

기자) 맞습니다. 미국에선 지난해 3월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했고요. 3월 말엔 많은 주가 봉쇄령을 내렸습니다. 이로 인해 사람들이 외출을 못 하고 집에서만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는데요. 사회적인 고립감을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약물에 의존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는 겁니다. 또 팬데믹으로 약물 중독 치료나 관련 지원을 받는 것이 제한된 것도 약물로 인한 사망자가 늘어난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진행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도 많이 나왔잖아요?

기자) 맞습니다. 존스홉킨스대학 통계에 따르면 작년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 수는 51만 명 가까이 되는데요. 거기다 약물 중독 사망자 수가 10만 명이 넘었으니까 이 기간 정말 많은 미국인이 목숨을 잃은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약물에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지 않습니까? 어떤 약물이 가장 치명적이었을까요?

기자) 오피오이드(opioid)로 인한 사망자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오피오이드는 마약 성분이 들어 있는 진통제로 보통 수술 이후 통증 완화나 고통이 극심한 암 환자 등을 위해 의사들이 처방해주는 진통제입니다. 하지만 이 약에 마약 성분이 들어 있다 보니 남용하면 중독될 수 있고 심하면 사망에도 이를 수 있는 건데요. 특히 합성 오피오이드 계열로 강력한 효능과 중독성을 가진 ‘펜타닐(fentanyl)’은 미국 내 불법 유통이 많이 되면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오피오이드로 인한 사망 비율은 얼마나 됩니까?

기자) CDC 보고서에 따르면 약물 중독으로 인한 전체 사망자의 64%가 오피오이드 남용으로 인한 사망이었습니다. 전년도보다 50% 가까이 늘어난 수치인데요. 그 외 일명 필로폰으로 불리는 메스암페타민 등 각성제로 인한 사망자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약물 중독으로 인한 피해가 일부 지역에 집중됐나요, 아니면 미국 전반적으로 나타났습니까?

기자) 델라웨어와 뉴햄프셔, 뉴저지, 사우스다코타주 이렇게 4주를 제외하고는 50개 주 전체에서 전년 대비 약물 남용으로 인한 사망자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사망자가 많이 늘어난 지역은 버몬트 주로 전년 대비 70%나 늘었고요. 웨스트버지니아주는 62%, 켄터키주는 55% 늘어났습니다.

진행자) 이번 보고서에 대한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보건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컬럼비아 대학의 약물 중독 전문가인 캐서린 키스 박사는 AP 통신에, 이번에 나온 수치는 “충격적”이라며, “미국에서 여태껏 보지 못했던 수준”이라고 평가했는데요. 전문가들은 또 2021년 전체 상황은 더 심각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봉쇄 조처가 해소됐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이 약물 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약물 남용이 이렇게 심각한 상황에 이르면서, 정부 차원에서도 대책이 필요하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에서 이번 CDC 보고서 결과에 대해 ‘비극적인 이정표’라고밝혔는데요. “행정부는 약물 중독 문제를 해결하고, 약물 남용 사태를 종식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터코마 국제공항에서 보안 검색이 진행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살펴보겠습니다. 미국에서 인구의 대이동이 일어나는 명절이죠. 추수감사절이 다음 주로 다가왔는데요. 올해 추수감사절에 여행길에 오르는 미국인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올해 추수감사절 항공기 여행객이 신종 코로나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교통안전청(TSA)은 17일, 추수감사절 연휴 기간 약 2천만 명의 여행객이 검색대를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항공편을 이용하는 여행객 수가 지난 2019년 수준에 가깝게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추수감사절은 다음 주 목요일인 25일이죠?

기자) 네. 하지만 추수감사절 연휴라고 하면 이번 주 금요일인 19일부터 추수감사절이 지난 28일 일요일까지를 말하는데요. TSA는 특히 연휴 마지막 날인 28일이 예년과 마찬가지로 가장 많은 사람으로 붐빌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데이비드 페코스키 TSA 청장은 17일‘ABC ‘방송에 출연해 공항에서 긴 줄이 예상되고 검색대를 통과하는 데도 평소보다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여행객들은 시간을 충분히 갖고 집에서 출발하라고 조언했습니다.

진행자) TSA도 몰려드는 여행객을 대처할 준비가 돼 있어야겠군요?

기자) 네. 페코스키 청장은 TSA가 혼잡한 상황을 대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연방 정부의 코로나 백신 접종 의무화가 오는 22일 시행에 들어가지만, TSA의 보안 검색 요원을 운용하는 데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페코스키 청장은 강조했는데요. “백신 접종을 마친 요원들의 숫자가 많이 늘어나고 있다”며“백신 의무화 시행은 모두가 더 안전하고 건강한 여행을 하도록 해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팬데믹 이전에는 추수감사절에 여행객이 얼마나 많았습니까?

진행자) 지난 2019년에는 추수감사절 연휴 11일 동안 2천600만 명이 공항 검색대를 통과하며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팬데믹이 시작된 작년엔 각종 봉쇄 조처 등으로 인해 여행객이 크게 줄었는데요. 총 940만 명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올해 다시 팬데믹 이전 수준 수준으로 돌아갈 거라는 거군요?

기자) 네. 하지만 올해 여행객이 늘긴 해도 아직 바이러스 감염을 우려하며 여행을 꺼리는 사람들도 있는 만큼, 지난 2019년의 기록을 깨지는 못할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여행을 갈 때 비행기만 타고 가는 건 아니죠? 자동차나 기차로 이동하는 사람도 있는데요?

기자) 네. 하늘길뿐 아니라 육로로 이동하는 여행객 역시 많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전미자동차협회(AAA)는 올해 추수감사절 연휴에 항공과 도로, 철도를 이용해 최소 80km 이상 이동하는 미국인 수가 5천34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는데요. 이는 작년보다 13% 늘어난 수치이자 팬데믹 이전인 지난 2019년에 근접한 수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2019년 추수감사절 연휴에는 5천500만 명이 이동하며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습니다.

진행자) 미국인들이 가장 많이 이용할 이동 수단은 뭐라고 하나요?

기자) AAA는 올해 약 4천830만 명이 자동차를 이용해 여행을 떠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리고 항공편은 420만 명, 나머지 100만 명은 철도나 고속버스 등 기타 교통수단을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습니다. AAA는 여전히 자동차를 이용하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많긴 하지만, 최근 미국에서 휘발유 가격이 크게 오른 반면, 항공 여행은 더 안전해지면서, 자동차 편을 이용하는 비율이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