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한 연합군사훈련 종료, 강력 대북경고 성과

미국과 한국 두 나라가 한국의 동해상에서 실시한 연합군사훈련 ‘불굴의 의지’가 오늘 (28일) 마무리됐습니다. 이번 훈련은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해 강력한 경고를 보내는 성과가 있었지만 일부에서는 한반도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드러나는 계기였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불굴의 의지’라는 이름으로 한국의 동해상에서 나흘간 펼쳐진 미-한 연합군사훈련이 28일 끝났습니다.

천안함 사태에 따른 북한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이뤄진 이번 훈련은 이례적인 규모와 강도 높은 훈련 내용으로 미-한 동맹 강화를 과시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의 김경식 합동참모본부 작전부장은 28일 기자설명회에서 “이번 연합훈련을 통해 천안함 사태를 일으킨 북한에 대한 강력한 경고와 함께 다시는 북한의 도발을 용서하지 않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여줬다”고 평가했습니다.

김 부장은 이번 훈련의 규모와 관련해 “20 여척의 함정과 공군 전투기 2백 여대가 참가했고 F-22 등 첨단무기 체계가 동원돼 막강한 연합방위 능력을 선보였다”고 말했습니다.

또 훈련 내용 측면에서도 “대함, 대공, 대잠수함 공격과 공군 전투기의 실제사격 등 광범위한 실전훈련이 전개됐다”며 “적의 비대칭 전력에 의한 도발과 전면전에 대비한 연합작전 태세를 보여줬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번 훈련은 지난 25일 오전 미 7함대 소속 항공모함인 조지 워싱턴 호의 부산항 출항으로 시작됐습니다.

훈련 첫 날엔 항공모함 호송작전과 잠수함 침투 대응훈련, 연합대공방어 훈련이 있었습니다. 이틀째인 26일엔 대잠수함 자유공방전 훈련과 연합공군 편대군 훈련, 해상 대특수전 훈련 등이 전개됐고 이어 27일엔 대잠수함, 대함, 대공 사격훈련과 함께 두 나라 전투기들이 지상목표물을 공격하는 실무장 폭격훈련이 이뤄졌습니다.

훈련 마지막 날인 28일엔 수중과 수상, 그리고 공중에서 적의 위협이 가해지는 상황을 가정한 해상군수기동훈련이 펼쳐졌습니다.

한국의 안보 전문가들은 이번 훈련이 미-한 동맹이 더욱 굳건해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한국국방연구원 김태우 박사입니다.

“이게 2+2 회의하고 같이 겹치지 않았습니까, 이 얘기는 과거의 2+2 회의는 일본에서 오래 전에 했단 말입니다. 이제 한-미 동맹이 과거 미-일 동맹 수준으로 격상됐다 하는 의미를 나타내고 있는 거거든요, 거기다가 전작권 분리하는 시점도 같이 보류를 했다고요, 이거는 한국 방위에 대한 미국의 강력한 의지를 천명하는 효과가 상당이 있다고 보고요.”

하지만 북한이 이번 연합훈련의 경고 메시지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이냐에 대해선 북한의 내부 사정 등을 고려할 때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는 신중론도 제기됐습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소 박병광 박사입니다.

“사실은 지금 이게 섣불리 예단하기 어려운 이유 중에 하나가 북한이 세습 후계체제로의 이행 과정에 있단 말이에요, 그런 부분들이 북한이 그만큼 불안정하다는 걸 얘기하는 거거든요. 천안함 사건을 비롯해서 그런 것들이 북한이 불안정한 상태에서 강경대응책을 모색하도록 하는 어떤 요인이 되었던 거거든요. 때문에 이번 훈련을 바라보면서 예전과 다르게 강경에 대해서 초강경으로 대응한다는 그런 방식을 택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거죠.”

이번 훈련은 일정이 공식적으로 발표되기 전부터 중국의 거센 반발을 부르며 한반도를 둘러싼 미-중 간 갈등을 표면화시키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북한 압박에 초점을 맞췄던 당초 취지와는 달리 이번 훈련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미-중 간 힘겨루기가 함께 전개되면서 한국 정부 입장에선 한반도 현안에 대한 자국의 통제력이 약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기도 했습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소 박병광 박사입니다.

“서해상 훈련이라는 게 자기네들 코앞에 있게 되고, 자기네들이 전략적으로 정한 해상경계선 안에서 벌어진다는 생각 때문에 이 사람들이 상당히 강력하게 반발한 것이고 거기에 또 직접적으로 중국 군부가 개입을 했고 이 때문에 앞으로 이러한 식의 중국과 미국의 충돌은 더 빈번해질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가 이걸 컨트롤하거나 조정할 수 있는 그런 위치에 있지 않다는 것이에요.”

한국국방연구원 김태우 박사도 중국이 이번 훈련에 대해 패권국가와 같은 오만한 태도를 보임으로써 중국에 대한 경계심을 환기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자기네들이 하는 훈련은 괜찮고, 다른 나라가 하는 훈련은 안 된다… 지금 중국은 전국적 규모의 군사훈련만 금년에 10번 이상 했습니다. 그런데 법적으로 아무 하자가 없는 한-미 양국 훈련에 대해서는 안 된다, 이것은 전형적인 패권적 국가들이 하는 언행인데 좀 주목해 봐야 될 것 같습니다.”

한국 군 당국은 다음 달 16일부터 26일까지 실시되는 연례적인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 외에도 미-한 연합훈련을 연말까지 매달 한 차례 이상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 내에선 한반도가 남북한은 물론 미-중 간 갈등의 장으로 당분간 불안정한 상태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