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미국의 경제 성장 속도는 둔화했지만, 노동시장은 아직 견고하다며 경기 침체 우려를 일축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의사당 난입 사태 대응에 있어 중대한 위법 행위를 저질렀다고 하원 특별위원회 소속 의원이 지적했습니다. 이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이후 미국 내 아시아계 증오 범죄가 크게 늘었다는 보고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와 관련해서 재무 장관이 직접 입장을 밝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미국이 경기 침체에 빠질 징후가 보이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24일 ‘NBC’ 방송에 출연한 옐런 장관은 미국 경제 성장 속도가 둔화하고는 있지만, 경제의 많은 부분이 아직 견고하다며 경기 침체 우려를 일축했습니다.
진행자) 경기 침체 말이 나오는 이유가 최근 물가가 많이 오른 상황에서, 이를 잡기 위해 금리를 급격히 올리고 있기 때문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옐런 장관은 하지만, 경기 침체는 경제 전반이 취약해지는 것인데 현재 상황은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미국에선 소비 지출이 증가하고 있고요. 올해 들어 일자리도 계속 증가하고 있는 데다 실업률은 3.6%로 거의 5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옐런 장관은 지난 3개월간 평균 37만5천 개의 일자리가 창출됐다고 언급하면서 “우리는 매우 강력한 노동시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것은 경기 침체가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경기 침체의 정확한 정의가 뭡니까?
진행자) 경제학자들의 민간 연구 조직인 전미경제연구소(NBER)는 “경제 전반에 걸쳐 수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제 활동의 현저한 감소”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옐런 장관의 말은 현재 노동 지표를 보면 경기 침체기에 나올 수 없는 수치라는 겁니다.
진행자) 노동시장은 견고해 보이는데, 하지만 경제 성장 속도를 보면 조금 주춤하지 않나 싶거든요?
기자) 맞습니다.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연율 -1.6%이었습니다. 2분기에도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됩니다.
진행자) 보통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면, 경기 침체로 보는 시각도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하지만, 옐런 장관은 “2분기 연속 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다고 해도 전미경제연구소가 이 시기를 경기침체로 규정한다면 놀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옐런 장관은 “2021년은 역사적으로 빠른 성장 속도에서 성장이 느려지는 전환기에 있다”고 진단하면서, “우리는 꾸준하고 지속 가능한 속도로 성장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둔화가 필요하고 또 적절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일시적인 경제 성장 둔화는 미국 경제에 필요하다는 입장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9.1%에 달하는 기록적인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느린 성장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옐런 장관은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은 없다고 보고 있는데, 이와 반대되는 목소리도 있다고요?
기자) 네,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경제 수장을 맡았던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이 24일 ‘CNN’방송에 출연해 상반된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서머스 전 장관은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는 만큼 경기침체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진단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전·현직 경제 수장이 경기 침체를 두고 엇갈린 진단을 내놓은 거네요?
기자) 맞습니다. 높은 대출 비용은 주택과 자동차 등의 소비 지출을 줄이고 사업 융자를 늦추면서 이는 곧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인데요. 서머스 전 장관은 경기침체 위험은 있지만,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연준의 강력한 조처가 필요하다며 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두 전 장관의 경기 전망에 사람들이 주목하는 이유가 있다고요?
기자) 네, 이번 주에 미국 경제 정책의 방향을 결정하는 주요 지표들이 잇따라 발표되기 때문입니다. 현재 가장 주목을 받는 보고서는 상무부가 발표할 올해 4~6월, 즉 2분기 국내총생산(GDP)성장률입니다. 28일에 발표되는데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마이너스 성장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진행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의 추가 금리 인상 여부도 이번 주에 발표된다고요?
기자) 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가 27일에 나오는데요. 연준이 금리를 최소 0.75%P 올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난 6월에, 1994년 이후 처음으로 0.75%P 금리 인상을 단행한 데 이어 연속으로 대규모 인상이 되는 건데요. 실제로 그렇게 되면, 연준의 기준금리는 2.25%에서 2.5%로 201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 됩니다. 경제 전문가들은 연준이 지난 2008년 이후 최고치인 약 3.5%까지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금리 인상이 주택 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죠?
기자) 네, 주택 담보 대출 금리가 지난 1년 동안 배로 뛰어 5.5%를 기록하면서 기존 주택 매매가 5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26일에는 6월 신규 주택 판매 지수가 발표될 예정인데요. 6월에 신규 주택 판매도 감소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주택 판매가 준다는 건 가구나 가전제품, 주방용품과 같은 새집을 구입할 때 필요한 제품에 대한 지출도 줄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신규 주택 판매 지수 역시 눈여겨볼 경제 지표 가운데 하나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작년 1월 6일 발생한 의사당 난입 사건과 관련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책임론이 계속 지적되고 있군요?
기자) 네, 의사당 난입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하원 특별위원회 소속 리즈 체니 의원이 24일 ‘CNN’ 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체니 의원은 사건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3시간 넘게 폭동 진압을 거부함으로써 역대 미국 대통령 중 ‘가장 심각한 위법 행위’에 관여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체니 의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같은 공화당 소속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7명으로 구성된 하원 특위에 소속된 공화당 의원 2명 가운데 한 명인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사기 주장에 동조하지 않고, 되려 이를 비난하면서 대표적인 공화당 내 반 트럼프 인사로 꼽힙니다. 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4년 차기 대선에 출마할 것을 암시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체니 의원은 이날(24일)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출직 공무원에 부적합하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다시는 대통령 집무실 근처에도 가선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특위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뭘 잘못했다고 보고 있는 겁니까?
기자) 작년 1월 6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의회의 대선 결과 인증을 막기 위해 의사당에 난입하는, 미국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 벌어졌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지자들 앞에서 “죽도록 싸워라”고 연설하면서 폭동을 조장했다고 특위는 보고 있습니다. 또 시위대를 해산할 것을 요구하는 참모들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3시간여 동안 TV로 사태를 지켜보기만 했다는 증언이 잇따르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사태를 방관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특위의 이런 지적에 어떤 반응입니까?
기자) 특위 소속 의원들을 ‘정치적 폭력배들’이라고 묘사하며 특위 조사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2일 밤 애리조나주에서 열린 집회에서 “만약 내가 더는 공직에 출마하지 않는다고 선언하면 도널드 트럼프에 대한 박해는 즉시 중단될 것”이라며 “내가 여러분을 옹호하기 때문에 그들이 나를 쫓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특위 조사가 정치적인 목적이 있다고 보는 건가요?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특위는 지난 두 달에 걸쳐 8번의 공개 청문회를 진행한 데 이어 9월에 공개 청문회를 추가로 열어서 사태에 관해 더 알아보겠다는 입장입니다.
진행자) 특위 조사와 관련해서 법적 처벌을 받게 될 사람도 있다면서요?
기자) 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의사당 난입 사태와 관련해 유죄 평결을 받았습니다. 배넌 씨는 사태와 관련해 특위의 증인 출석 소환과 관련 자료 제출 요구를 거부해 의회 모독 혐의로 기소됐는데요. 지난 22일 워싱턴 연방 지방법원 배심원단이 배넌 씨에게 유죄 평결을 내린 겁니다.
진행자) 배넌 씨가 결국엔 청문회에 출석하겠다는 뜻을 밝히지 않았나요?
기자) 네, 재판 직전 소환에 임하겠다고 밝히며 재판을 피하려고 했지만, 결국 재판은 예정대로 진행됐습니다. 배넌 씨 변호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배넌 씨에 대한 행정특권을 거둬들임으로써 청문회에서 증언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배넌 씨는 그럼 어떻게 됩니까?
기자) 유죄 평결을 받았지만, 여전히 특위는 배넌 씨의 증언을 듣기 원한다고 체니 의원이 24일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배넌 씨가 증인 출석 의사를 밝혔지만, 구체적인 일정이 잡힌 건 아직 아닌데요. 체니 의원은 “특위가 원하는 정보를 스티브 배넌 씨가 갖고 있다는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체니 의원은 이날(24일) 인터뷰에서 또 다른 증인의 출석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특위가 클래런스 토머스 연방 대법관의 아내 버지니아 토머스 씨의 증언을 듣기 위해 협상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니 토머스라고도 불리는 버지니아 토머스 씨는 보수주의 운동가인데요. 의사당 난입 사태 전 마크 메도스 당시 백악관 비서실장에게 조 바이든 대통령이 승리한 대선 결과를 뒤집으라고 거듭 요구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됐습니다.
진행자) 지니 토마스 씨가 연방 대법관의 아내라는 점에서 문제가 좀 됐었죠?
기자) 맞습니다. 대법원에서 보수적인 목소리를 내어온 토마스 대법관의 행보에 더해 아내를 둘러싼 논란까지 일면서 일각에선 토머스 대법관에 대한 탄핵 청원 움직임까지 일었는데요. 특위가 지니 토머스 씨에 대한 조사에 직접 나설 방침임을 밝힌 겁니다. 체니 의원은 “특위는 지니 토머스 씨가 자발적으로 조사에 응하길 바라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소환장을 발부하는 것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미국에서 아시아계를 겨냥한 증오 사건이 많이 늘어났다는 것을 보여주는 새로운 보고서가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한 이후 미국에서 아시아계를 대상으로 한 증오 사건이 총 1만1천 건 이상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시아·태평양계 증오 행위를 추적하기 위해 결성된 시민단체 ‘스톱AAPI헤이트(Stop AAPI Hate·아시아계 혐오를 멈춰라)’가 최근 관련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이 보고서는 아시아계 증오 사건이 언제, 어디에서, 어떤 식으로 일어나고 있고, 또 효과적인 해결 방안은 무엇인지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보고서 내용을 자세히 알아보죠. 우선, 조사가 이뤄진 시기가 정확히 언제인가요?
기자) 지난 2020년 3월 19일부터 2022년 3월 31일까지, 2년 동안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이 기간 아시아계를 겨냥한 증오 사건은 약 1만1천500건 접수됐는데요. 보고서는 조사 첫 주간에 미 전역에서 신고된 아시아계 증오 사건이 600건이 넘었고 한 달 동안에 1천500건이 넘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후에도 아시아계를 겨냥한 증오 사건 건수는 여전히 걱정스러운 수준을 이어갔다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많은 사람이 구체적으로 어떤 경험을 해서 신고를 한 걸까요?
기자) 유형별로는 괴롭힘이 67%로 가장 많았고요. 신체 폭행이 17%, 기피 행동이 16%로 뒤를 이었습니다. 그리고 온라인에서의 증오 사건도 9%를 차지했는데요. 공공기물 파손 행위나 절도 또는 강도의 비중도 4%에 달했습니다.
진행자) 증오 사건이 주로 발생한 곳은 어디였습니까?
기자) 우선, 지역으로 따지면 미국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캘리포니아주가 4천300여 건으로 신고 건수가 가장 많았습니다. 그리고 뉴욕주 1천840건에 이어 워싱턴주 550건, 텍사스주 450건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그리고 사건이 발생한 장소를 보면 거리나 공원, 대중교통 시설 등 공공장소가 40%로 가장 많았고, 식료품점 같은 상점이 27%, 개인 거주지가 10%, 학교에서 발생한 증오 사건도 9%에 달했습니다.
진행자) 피해자들의 민족 별로 보면 어떻습니까?
기자) 중국계를 겨냥한 증오 사건이 43%로 가장 많았습니다. 두 번째는 한국계로 16%를 차지했고요. 필리핀, 일본, 베트남계 피해 건수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코로나 팬데믹 이후 아시아계를 겨냥한 증오 사건이 이렇게 증가한 이유가 뭘까요?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아시아계에 대한 반감이 커졌습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코로나바이러스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지칭하면서 아시아계에 대한 편견과 혐오를 부추겼다고 인권 단체들은 지적했는데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반아시아 정서는 미국뿐 아니라 유럽 등 세계 각지에서 일었습니다.
진행자) 이런 아시아 증오 범죄를 해결할 방안은 그럼 뭐가 있을까요?
기자) 보고서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교육이었다고 분석했습니다. 아시아·태평양계 학생들의 필요와 우려에 대응하며, 올바른 역사를 가르쳐주는 교육이 가장 효과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고요. 이어 지역 사회를 기반으로 하는 방안, 관련법 제정과 법 집행 강화 등도 아·태계 증오를 멈출 수 있는 효과적인 접근 방식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노력을 실제로 볼 수 있는 예가 있을까요?
기자) 네, ‘NBC’ 방송은 인종 교육이 미국에서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유치원에서 고등학교까지, 아·태계에 관한 내용을 교과 과정에 포함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주가 9개에 이른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보면, 최근 아시아계 증오 범죄와 관련 보고서도 자주 나오는 것 같습니다.
기자) 맞습니다. 이번 보고서도 ‘스톱AAPI헤이트(Stop AAPI Hate)’가 올해 들어 두 번째 내놓은 보고서인데요. 앞서 올해 초 나온 보고서는 2020년 3월 19일부터 2021년 12월 31일까지 총 1만900여 건이 접수됐다고 집계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보고서를 내는 목적이 뭔가요?
기자) 단체 측은 관련 수치를 모으고 목소리를 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단체는 “자료 수집을 지렛대로 삼아 평등과 정의, 힘의 확장과 구조적 인종주의 해체, 그리고 아·태계 증오 종식을 가져올 다인종 운동을 확립하기를 희망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