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D-4] '코로나' '기록적 사전투표' '부동층 감소'…4년 전과 다른 대선

24일 미국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에 설치된 사전투표소 앞에 투표하려는 시민들이 줄 서 있다.

나흘 뒤면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미국 대통령 선거가 치러집니다. 올해 미 대선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로 4년 전은 물론 역대 대선과도 크게 다른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올해 미 대선의 중심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있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대선을 엿새 앞둔 28일 현재 코로나 확산 우려로 인해 사전투표를 한 유권자는 7천500만 명을 넘었습니다.

2016년 대선 당시 전체 1억3천여만 명이 투표한 것과 비교하면 이미 절반 이상의 유권자가 표를 던진 셈입니다.

이번 대선에서 사전투표 참여 열기는 역대급 기록을 경신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는 올해 대선의 최대 쟁점도 바꿨습니다.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 대응을 연일 첫 번째 비판의 소재로 삼고 있습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28일 첫 공개행사 연설에서도 어김없이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 대응을 거론하며, “그가 더 오래 (대통령) 자리에 있을수록 더 무모해질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녹취:바이든 전 부통령] “The longer he’s in charge, the more reckless he gets…”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 사태를 대중국 전략으로 돌려 중국에 대한 자신의 강경한 접근법을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 애리조나 유세에서도 “(코로나는) 중국에서 이 곳으로 오면 안 되는 것이었고, 그들(중국)은 이를 막았어야 했다”며 “우리는 그 것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트럼프 대통령] “It should never come here from China...”

대선 기간 가장 큰 행사로 꼽히는 전당대회와 대선 후보 TV토론도 올해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상황이 여의치 않았습니다.

민주당은 전당대회를 화상 형식으로 진행했고, 공화당 전당대회도 소규모 인원만 참여하는 제한적 형식으로 열렸습니다.

또 대선 후보 1차 TV토론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 확진으로 토론을 화상 형식으로 변경했다가 트럼프 대통령 측의 거부로 급기야 2차 토론까지 취소되는 사상 초유의 일도 벌어졌습니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지난 22일 테네시주 내슈빌의 벨몬트 대학에서 마지막 TV토론을 했다.

결국 올해 대선 후보 토론은 예정됐던 세 차례가 아닌 두 차례에 그쳤습니다.

국내 문제가 이번 대선의 압도적인 쟁점인 점도 4년 전과 대비되는 특징입니다.

미-중 갈등 속 최대 대외 현안으로 꼽히는 중국 문제조차도 코로나와 경제 문제에 밀리면서 이번 대선에서 대외 문제는 큰 관심을 끌지 못했습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퓨 리서치 센터에 따르면 2016년 대선에서 유권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이슈는 경제 다음으로 테러리즘, 이어 세 번째가 외교정책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는 경제 다음으로 의료, 연방 대법관 지명과 코로나, 범죄에 이어 외교정책은 6번째로 꼽혔습니다.

올해 대선은 유권자들이 후보 개개인보다 ‘트럼프 대통령이냐, 아니냐’에 더 초점을 맞춘 선거라는 점에서 특징적이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이른바 ‘반트럼프’ 진영이 소위 ‘트럼프 빼고 아무나’(Anyone But Trump)라는 기치 아래 바이든 후보를 중심으로 결집한 겁니다.

여기에 민주당 진보세력부터 전통적 공화당 주류파까지 합세했습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29일 플로리다 유세에서 “수 백만 명이 일자리를 잃고, 이 터널 끝의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포기했다”고 비난했습니다.

[녹취:바이든 전 부통령] “Millions of people out there are out of work…”

트럼프 대통령은 28일 애리조나 유세에서 “(이번 선거는) 아메리칸 드림과 사회주의 악몽 사이의 선택”이라며 “우리는 결코 사회주의 국가가 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It’s a choice between the American dream and a socialist...”

이런 가운데 올해는 누구를 찍을지 밝히지 않는 부동층 유권자가 4년 전보다 크게 줄었다는 여론조사가 많습니다.

4년 전 트럼프 대통령 당선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것으로 평가받는 부동층은 당시 10% 내외였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3% 내외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반면 2016년 미 대선에서 주요 여론조사들의 관측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경합주 승리를 예측해 주목 받았던 여론조사기관 ‘트라팔가르’ 그룹은 4년 전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샤이 트럼프’의 존재가 간과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