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차기 행정부의 외교 안보 정책에 대한 미 전직 고위 인사들의 제언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미국의 리더십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를 회복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국가 안보와 외교 정책을 이끌 핵심 인선을 발표한 23일.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미 일간지 ‘워싱턴포스트’와 화상 인터뷰에서 “동맹과 전 세계가 가졌던 미국의 리더십에 대한 신뢰가 하룻밤 사이에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설 경우 전통적 리더십 복원에 미국 대외 정책의 무게를 두겠지만 미국에 대한 신뢰와 안정성을 회복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겁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가 탈퇴를 결정한 파리기후변화협약이나 이란 핵합의를 거론하며, 차기 행정부가 다른 국가와 합의하는데 장애가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바이든 전 부통령이 국무장관으로 지명한 토니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에 대해서는 자신의 재임 시절 모든 중요한 회의에 참여한 ‘핵심’이었다며, “뛰어나고 똑똑하며, 품위 있고, 세계에서 인정받는 숙련된 외교관”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국가안보보좌관에 발탁된 제이크 설리번 전 부통령 안보보좌관에 대해서도 “매우 똑똑하며 젊고 활력이 넘치는 사람”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약 1년 전 사임한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은 이날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스’ 기고문을 통해 미국이 국가안보를 위해 국제사회와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매티스 전 장관은 “미국을 보호하려면 ‘심층방어’ 전략이 필요하다”며 “위협이 미국에 도달할 때까지 기다리기보다 발생하고 있는 글로벌 문제를 식별하고 다루는 전략이 요구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국가안보 강화는 미국이 다른 나라 도움 없이는 스스로를 보호할 수 없다는 “근본적인 진실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며 국제적 관여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미국 우선’의 외교안보 정책은 사실상 “미국 홀로를 의미한다”는 주장입니다.
매티스 전 장관은 “현재 미국이 직면한 최대 외부 위협은 중국”이라면서 특히 미국의 동맹과 동반자관계가 중요한 분야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아시아에서 미군 배치 전략을 확실하게 유지하려면 여러 측면에서 변화와 개선이 필요하다며, 보다 효과적인 핵 억지와 우주.사이버공간에서의 역량 향상, 우선순위에 따른 재원 이동 등을 꼽았습니다.
또한 아시아에서 강력한 동맹 유지가 필수적이라며, 호주와 일본, 한국과 탄탄한 동맹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미국은 중국과 미국 중 한쪽을 선택하라고 다른 나라들을 압박해서는 안 된다며, 미국의 동맹과 동반자국가들이 중국과 경제적으로 크게 연계된 상황에서 이런 식의 접근은 오히려 “중국에 유리하다”고 말했습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블링컨 전 부장관 지명에 트위터를 통해 “그는 엄청나게 유능한 국무장관이 될 헌신적인 공직자”라고 평가했습니다.
또 설리번 전 보좌관에 대해서는 “삶의 질 개선이라는 업무의 최우선 목적을 절대 잊지 않을 뛰어난 정책 정신을 갖고 있다”고 묘사했습니다.
부시 행정부에서 활동했던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블링컨 전 부장관은 “숙련되고 경험이 풍부한 외교정책 전문가”이자 “뛰어난 평판을 가진 균형 잡힌 외교관”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바이든 당선인의 외교안보 인선 발표에 미 의회에서 외교안보 정책을 관장하는 밥 메넨데즈 상원 외교위 민주당 간사는 “전 세계에 희망과 미국의 가치에 대한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말했고, 잭 리드 상원 군사위 민주당 간사는 “국무부에 일관성과 공조, 기능을 회복시킬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반면 관측대로 내년에도 공화당이 상원 주도권을 유지할 경우 주요직 인준에 핵심 역할을 할 미치 맥코넬 상원 공화당 대표와 제임스 리시 상원 외교위원장 등 주요 공화당 인사들은 아직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