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첫 토론 ‘혼돈’…시청자 ‘바이든 승리’ 평가 

29일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미국 대통령후보 1차 토론회에서 도널드 트럼프(왼쪽)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에게 손짓하며 발언하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의 조 바이든 대통령 후보의 첫 텔레비전 토론이 ‘막말’과 ‘끼어들기’로 점철됐습니다. 여론조사 결과, 시청자들은 바이든 후보가 더 토론을 잘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는데요. 자세한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이어서, 지난해 폭력 범죄가 감소했다는 FBI 보고서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대통령 후보 1차 텔레비전 토론이 열렸군요?

기자) 네. 29일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와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첫 토론회가 진행됐습니다. ‘대법원 문제’와 ‘코로나 사태’ 등 6개 주제를 놓고 15분씩 나눠서, 각 후보당 한 번에 2분씩 발언 기회를 줄 예정이었는데요. 예정대로 원활하게 진행되지는 못했습니다.

진행자)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한 이유가 뭡니까?

기자) 상대방 발언 시간에 일방적으로 자기주장을 늘어놓거나, 말 끊기, 끼어들기가 계속됐기 때문입니다. 주로 바이든 후보 발언 순서에 트럼프 대통령이 끼어드는 일이 많았는데요. 흥분한 바이든 후보가 “이봐 좀 닥쳐주겠나(Will you shut up, man)?”라고 막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급기야 사회자인 크리스 월러스 씨가 나서서, 두 사람에게 경고했습니다. 들어보시죠.

[녹취: 사회자 크리스 월러스] “(ARGUING) Stop! Gentlemen! I hate to raise my voice... why shouldn't I be different than you? So, here’s the deal. We have six segments....”

기자) 두 후보가 논지를 전혀 파악할 수 없을 정도로 말싸움을 이어가자, 사회자가 “두 분 멈추십시오! 저는 목소리를 높이고 싶지 않습니다만...”이라며 나섰는데요. 다시 한번 토론 진행 방식을 설명하고, 양측 캠프가 동의한 내용이라고 상기시켰지만, 그 뒤로도 끼어들기와 말 끊기는 계속됐습니다.

진행자) 혼란 속에 진행된 첫 번째 토론, 구체적인 내용으로 들어가 보죠.

기자) 우선, 대법원 문제가 쟁점이었습니다. 신임 대법관 충원 시점에 관한 이야기인데요. 얼마 전 타계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 후임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판사를 지명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민주당에선 차기 대통령한테 결정권을 줘야 한다고 해서 논란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29일) 토론에서 “내가 3년 임기로 뽑힌 게 아니지 않냐”면서, 4년 임기를 마칠 때까지 “헌법적 책임을 다할 의무가 있다”고 항변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후보는 뭐라고 대응했습니까?

기자) “이미 선거가 시작된 시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현재 수많은 사람이 우편투표로 의사를 밝히고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유권자들의 의사가 어느 쪽으로 가는지 확인할 수 있는 시점까지 기다린 뒤에, 대법관 인선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이번 대법관 인선은 몇가지 국가 중대사를 좌우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더 그렇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대법관 인선이 어떤 국가 중대사를 좌우한다는 이야기입니까?

기자) ‘오바마케어’와 ‘로 대 웨이드(Roe v. Wade) 판결’ 등을 계속 유지할지 대법원 결정을 앞둔 상황이라고 바이든 후보가 상기시켰습니다. ‘오바마케어’는 이전 바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시작한 건강보험 제도이고요, ‘로 대 웨이드 판결’은 임신 6개월까지 중절 수술을 전면 허용한 결정이었습니다. 이런 제도들이 대법원 보수화에 따라,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바이든 후보는 주장했는데요. 보수 법률가인 배럿 판사가 대법관으로 취임하면, 대법원 내 ‘보수-진보’ 구도가 6대 3으로 크게 쏠리게 됩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배럿 판사가 ‘로 대 웨이드’ 판결에 대해 어떤 관점을 가졌는지 아직 모르지 않냐”고 바이든 후보에게 반박했습니다. 배럿 판사는 훌륭한 법률가이고, 대법관 지명자로 그만한 인물이 없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강조했는데요.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오바마케어’ 문제로 논쟁이 흘러갔습니다. 바이든 후보는 당선되면, ‘오바마케어’를 확대ㆍ발전시키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고요.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이 정권을 가져갈 경우 “의료 보건 제도를 사회주의화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결국 자신이 이번 대선에서 승리해야, 미국이 올바른 방향으로 갈 것이라는 게 두 후보의 주장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두 후보의 과거 기록’도 토론 주제였는데요. 기록을 바탕으로 “왜 자신에게 투표해야 하는지” 사회자가 물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답변부터 들어보시죠.

[녹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There has never been an administration that’s done what I’m done. The greatest, before COVID came in, the greatest economy, the lowest unemployment numbers. Everything was good. Everything was go-ahead. By the way, there’s unity going to happen....”

기자) “역대 어느 정부도 내가 해낸 것만큼 해내지 못했다”는 이야기인데요. 코로나 사태가 벌어지기 전까지, 최고의 경제를 이룩했고 모든 게 좋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지금 코로나 때문에 주춤한 상황이지만, 빠르게 회복할 궤도에 올라선 상태라고 트럼프 대통령은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후보는 왜 자신에게 투표해야 한다고 합니까?

기자) 사회자가 같은 질문을 던졌는데요. 바이든 후보의 답변,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 “Under this president, we’ve become weaker, sicker, poorer, more divided, and more violent. When I was vice president, we inherited a recession. I was asked to fix it. I did. We left him a booming economy. And he caused the recession. With regard to be weaker.... ”

기자) “이(트럼프) 대통령 아래, 우리(미국)는 더 약해지고, 더 병들고, 더 가난하고, 더 분열되고, 더 폭력적으로 됐다”는 말인데요. “내가 부통령이었을 때는 (이전 정권에서) 경기 침체를 물려받아 고치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래서 “나는 해냈고, 경기 활황을 그(트럼프 대통령)에게 넘겨줬다”고 했는데요. “하지만 그(트럼프 대통령)가 다시 침체를 불러왔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다시 구체적인 쟁점들을 들여다보죠.

기자) 트럼프 대통령의 납세 문제도 쟁점이었습니다. 과거 15년 가운데 10년 동안 소득세를 한 푼도 안 냈다는 뉴욕타임스 최근 기사 때문인데요. 대선이 있었던 2016년과 취임 첫해였던 2017년에는 각각 750달러씩 냈다고 보도됐습니다. 그래서, 사회자 월러스 씨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2016년과 2017년에 소득세를 얼마 냈는지 말해주겠냐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뭐라고 답했습니까?

기자) “수백만 달러”를 소득세로 냈다고 답했습니다. 구체적인 액수는 밝히지 않았는데요. 그러자 바이든 후보가 “소득세 정산서를 공개하겠냐”고 물었습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할 거다. 절차가 완료되면”이라고 답했습니다. 바이든 후보는 소득세 정산서를 이날(29일) 토론 직전 공개했습니다.

진행자) 다른 쟁점들도 살펴보죠.

기자) 코로나 사태에 관해,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을 맹공격했습니다. “지난 2월부터 심각성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는데요. 그 결과 지금 미국에서 20만 명 이상 목숨을 잃었지만, 그중 상당수는 정부가 제대로 일했다면 살릴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정부가 인공호흡기와 의료 장비 등을 충분히 공급하는 등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바이든 후보가 부통령이던 시절, 각종 감염병으로 인명 피해가 났던 사례를 들어 반격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코로나 사태 외에도, 굵직한 사회적 현안이 많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인종 문제와 주요 도시 폭력 사태’도 토론 주제였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급진 좌파가 곳곳에서 소요를 주도”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법과 질서’를 강조하는 자신을 곳곳의 경찰 단체들이 지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그러면서 바이든 후보가 시위대를 지지하느라, 경찰 관계자들에게 힘을 실어준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바이든 후보는 “대다수 경찰 관계자들은 훌륭하다”며 “그중에 일부 나쁜 사람들(bad apples)”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 ‘인종차별주의자’로서, ‘분노’와 ‘분열’을 부추기고 있다고 바이든 후보는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대선 국면에 관한 두 후보의 관점은 어떻습니까?

기자) ‘이번 대선의 신뢰성’도 토론 주제였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우편 투표 확대로 인한 선거 부정을 주장하면서 ‘평화적 정권 이양’에 대해 앞서 확답을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늘어난 우편 투표를 모두 집계할 때까지, 대선 승자 확정이 늦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요. “공식 개표 결과가 독립기관으로부터 확증 받을 때까지, 승리를 주장하지 않을 것을 지지자들에게 요구하겠다고 약속하냐”고 사회자가 두 후보에게 물었습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즉답을 피하고, 지지자들에게 투표 과정을 면밀히 감시할 것을 요구하겠다고 말했는데요. 반면, 바이든 후보는 곧바로 “네”라고 답변했습니다.

29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사람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첫 대선 TV 토론을 보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대통령 후보 1차 토론에 대한 반응을 살펴보죠.

기자) 네.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가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보다 우세했다는 시청자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CNN 방송과 여론조사 기관 SSRS가 29일 토론회 직후 공동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0%가 바이든 후보를 승자로 꼽았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앞섰다는 평가는 28%였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후보가 잘했다고 본 사람이 트럼프 대통령의 두 배가 넘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설문 대상자 가운데, 민주당 지지자가 상대적으로 많았다는 점은 유념하셔야겠는데요. 39%가 민주당 지지자, 25%가 공화당 지지자, 그리고 무당층은 35%로 집계됐습니다.

진행자) 각 후보 진영에서는 어떻게 평가합니까?

기자) 각자 승리했다고 자평하고 있습니다. 공화당의 팀 멀타 대통령선거 대책본부 공보국장은 “환상적인” 토론을 트럼프 대통령이 보여줬다고 VOA에 밝혔는데요. “시청자들이 본 것은, 토론의 매 순간을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한 것과 약한 조 바이든의 모습뿐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로나 맥대니얼 공화당전국위원회(RNC) 의장은 “90분 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관한 확신과 설득력 있는 사례를 구축했다”고 트위터에 적었습니다.

진행자) 민주당 쪽의 평가도 구체적으로 들어보죠.

기자) 척 슈머 민주당 상원 대표는 “백인우월주의자들을 규탄해달라는 사회자의 요구를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했다”고 트위터에 적은 뒤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적 수치이며, 미국민들이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같은 당 코리 부커 상원의원은 “도널드 트럼프(대통령)는 거짓말과 편견, 그리고 무책임한 지도력으로 이 나라를 실패로 몰고 갔다”며 “이번 선거의 선택은 매우 명확해졌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언론과 전문가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혹평이 많습니다. 앞서 전해드린 대로, 끼어들기와 막말 때문에 토론 과정 내내 혼란스러웠기 때문인데요. 워싱턴포스트의 논설 담당 카렌 아티아 기자는 “(이번)토론 전체가 국가적 골칫거리”라고 트위터에 적었습니다. 버지니아대학교의 래리 서배토 교수는 “남은 (두 차례) 토론을 취소하라”는 글을 올렸는데요. “도널드 트럼프(대통령)와는 질서 있고 생산적인 의견 교환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크리스토퍼 레이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지난해 미국에서 폭력 범죄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연방수사국(FBI)이 29일 ‘2019년 미국 범죄율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폭력 범죄가 3년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얼마나 줄었습니까?

기자) 폭력 범죄(violent crime)는 앞선 해인 2018년보다 0.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재산 범죄(property crime)는 4.1% 떨어졌는데요. 특히 재산 범죄는 17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습니다. 재산 범죄란 희생자에 대한 직접적인 폭력이나 위협이 없는 절도나 절취행위, 차량 절도, 방화 등을 의미하고요. 돈이나 재산을 갈취하는 행위도 포함됩니다.

진행자) 범죄 감소율을 수치로 살펴보죠.

기자) 우선, 폭력 범죄는 지난해 120만여 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폭력 범죄 가운데 강도는 전년 대비 4.7% 줄었고 성폭행은 2.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가중폭행은 전년 대비 1.3% 늘었고요. 살인과 과실치사는 0.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재산 범죄는 어떻습니까?

기자) 지난해 총 690만여 건의 재산 범죄가 발생했는데 이 가운데 절도 행위는 전년 대비 9.5% 감소했고요. 차량 절도는 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FBI는 재산 범죄로 인한 총 피해 규모가 158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진행자) 범죄율을 인구 비율로 따지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폭력 범죄는 인구 10만 명당 367건가량 되는 거고요. 재산 범죄는 인구 10만 명 당 2천 110건 정도 되는 겁니다.

진행자) 보고서에 또 어떤 내용이 담겼습니까?

기자) 지난해 교통 법규 위반을 제외하고 체포된 사람이 1천만 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작년 10월 31일을 기준으로 경찰 등 법 집행기관에 소속된 인원은 총 100만 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인구 비율로 따지면 주민 1천 명당 3.5명꼴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해당 수치가 어떻게 나온 겁니까?

기자) FBI가 집계·관리하는 공식 범죄 통계인 UCR (Uniform Crime Reporting) 프로그램에 지역 기관들이 자발적으로 제출한 자료에 근거해 나왔습니다. 해당 프로그램은 연방 기관은 물론, 각 주와 좀 더 작은 행정단위인 카운티와 시, 대학 등 1만8천600여 기관이 참여 가능하다고 하는데요. 지난해에는 1만6천500여 기관이 정보를 제공했다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진행자) FBI가 법무부 소속이죠? 법무부에서는 해당 보고서를 어떻게 평가했습니까?

기자) 제프리 로젠 법무부 부장관이 입장을 밝혔는데요. 법무부가 연방, 주, 지역 파트너들과 함께 지역 사회에 해를 끼치는 폭력 범죄자들, 폭력 조직 단체 등을 추적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법무부는 시민들과 지역사회의 공공안전을 지키기 위한 결연한 태도를 이어갈 것이며 앞으로도 법 집행기관들이 폭력 범죄로부터 미국인을 보호하는 일에 계속 협력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