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 최대 도시 뉴욕에서 사상 두 번째 흑인 시장이 탄생할 전망입니다. 민주당 예비선거 개표에서 에릭 애덤스 브루클린 구청장이 1위를 다져, 승리를 선언했는데요. 자세한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가 법정 다툼을 벌여온 100억 달러 규모 국방부 ‘클라우드’ 사업이 취소됐습니다. 이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역대 대통령 평가에서 하위권에 머문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뉴욕시장 민주당 예비선거 결과가 윤곽을 드러냈군요?
기자) 네. 에릭 애덤스 브루클린 구청장이 6일, 뉴욕시장 민주당 예비선거 승리를 선언했습니다. 지난달 22일 실시된 예비선거의 개표 결과가 구체화하고 있는 가운데, 1위를 굳힌 것으로 파악된데 따른 건데요. 경쟁 예비후보 측이 아직 패배를 인정하지 않았지만, AP통신과 CNN을 비롯한 유력 매체들이 애덤스 구청장을 승자로 확정 보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개표 결과부터 살펴보죠.
기자) 7일 오전 현재, 100% 개표 완료된 8차(라운드ㆍround) 경선 비공식 집계 결과, 애덤스 구청장이 약 50.5%로 과반 득표했습니다. 마지막까지 맞붙은 캐스린 가르시아 전 뉴욕시 환경미화 커미셔너는 약 49.5% 득표율로, 근소하게 뒤졌는데요. 뉴욕시는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이라, 민주당 예비선거를 사실상 본선으로 간주합니다. 따라서, 애덤스 구청장이 차기 뉴욕시장으로 유력해졌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개표를 8차까지 한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에 새로 도입한 순위선택투표(RCV) 제도 때문인데요. 유권자 한 사람이 예비후보 한 명에 기표하는 전통적 방식이 아닙니다. 총 다섯 명에게 순위를 매겨, 1순위는 누구, 2순위는 누구, 3순위는 누구, 이런 식으로 기표하도록 돼 있는데요. 최하위를 탈락시키고, 해당 예비후보의 2순위 표를 재분배하는 방식으로 과반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라운드를 거듭했습니다. 그래서 개표가 오래 걸린 겁니다.
진행자) 애덤스 구청장의 승리 선언, 구체적으로 들어보죠.
기자) 8차 개표 완료 직전인 6일 밤, 승리 성명을 발표했는데요. “집계할 표가 조금 남아있긴 하지만, 결과는 명확하다”고 밝혔습니다. 이어서 “노동 계층 뉴욕 시민들이 이끈, 5개 구(borough)의 연합이 우리에게 승리를 안겼다”고 말했는데요. 이제 “11월 (본선거) 승리에 초점을 맞춰, 어려움을 겪는 이 위대한 도시(뉴욕)를 위한 공약을 실천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이번 예비선거에 관해, 앞으로 어떤 절차가 남아있습니까?
기자) 경쟁 예비후보 측이 이의 제기를 하면, 재검표를 비롯한 후속 절차가 뒤따를 수 있습니다. 조만간, 가르시아 전 커미셔너를 비롯한 상위권 예비후보들이 개표 결과를 받아들일지 아닐지 입장 발표를 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이의 제기가 없을 경우, 다음 주까지 애덤스 구청장의 승리를 공식 인증하게 됩니다.
진행자) 애덤스 구청장의 예비선거 승리,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기자) 뉴욕 역사상 두 번째 흑인 시장이 탄생하게 될 전망입니다. 오는 11월 실시될 본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서, 공화당 후보와 맞붙는데요. 공화당에서는 ‘수호천사들(Guardian Angels)’이라는 자율 방법 단체를 설립해 이끌어 온 커티스 실와 후보가 일찌감치 확정된 상태입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대로, 민주당 후보가 무난히 승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뉴욕시는 민주당 등록 유권자가 공화당의 7배에 달하는 지역이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애덤스 구청장이 흑인 정치인인가 보죠?
기자) 그렇습니다. 흑인 정치인이자 경찰관 출신인데요. 뉴욕 교통경찰국과 시 경찰국에서 22년 동안 근무했습니다. 따라서, 뉴욕 시민들이 최대 현안으로 꼽은 ‘범죄와 치안’에 강점을 보이는 한편, 흑인 사회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면서, 득표를 높인 것으로 분석되는데요. 경찰 활동을 마치면서 작가로 활동하기도 했고요. 2007년부터 뉴욕주 상원의원으로 6년간 재임한 뒤, 2014년에 브루클린 구청장으로 취임했습니다. 애덤스 구청장이 뉴욕 시장으로 확정되면, 지난 1990년대 초 재임한 데이비드 딘킨스 전 시장에 이어, 두 번째 흑인 시정 책임자가 됩니다.
진행자) 언론의 평가는 어떻습니까?
기자) “가난을 딛고, 개혁적인 경찰 간부가 된 인물”이라고 뉴욕타임스가 애덤스 구청장을 평가했습니다. 한마디로 입지전적인 삶을 살았다는 말인데요. 성장 과정에서 흑인으로서 겪은 어려움과 그 이후 경찰에서 쌓은 경험을 토대로, 범죄와 인종차별을 종식하겠다며 시장선거에 뛰어들었습니다. 그러나 시장에 취임할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수습이 시정 1순위가 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가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그 밖에 이번 예비선거에 주목할 사항, 어떤 게 있습니까?
기자) 한인 뉴욕 시의원이 탄생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뉴욕시 23선거구에서 민주당 예비선거에 출마한 린다 리 예비후보가 1위를 기록했는데요. 26선거구에서는 줄리 원 예비후보가 1위에 올랐습니다. 뉴욕과 로스앤젤레스를 비롯한 대도시의 시의원들은 정치ㆍ행정 각 분야에서 상당한 권한을 갖고 있는데요. “최대도시 뉴욕에서 한인 시의원이 나오면, 곳곳의 한국계 미국인 사회가 더욱 힘을 받을 것”이라고 김동석 미주 한인 유권자연대 대표가 6일 저희 VOA에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100억 달러 규모 국방부 ‘클라우드’ 사업이 취소됐다고요?
기자) 네. 국방부가 100억 달러 규모의 대형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인 ‘제다이(JEDI-Joint Warfighter Cloud Capability)’를 취소한다고 6일 발표했습니다. 아마존(Amazon)과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의 치열한 수주 경쟁이 법정 소송까지 번지면서, 사업이 연기되고 있는 데 따른 건데요. 업계에 파장이 이어질 전망입니다.
진행자) 우선, ‘클라우드(cloud)’라는 게 뭔가요?
기자) 클라우드는 ‘구름’을 뜻하는 영어 단어입니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하늘에 떠 있는 구름같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가상 공간에 정보를 올려놓고, 필요할 때마다 내려 쓸 수 있게 하는 저장 기술을 말하는데요. 컴퓨터나 휴대용 전산기기에 저장 공간이 넉넉하지 않더라도, 다양한 자료들을 활용할 수 있어서 각광받습니다. 따라서, 최근 정보통신 업계 주요 기업들이 역량을 집중하는 분야 가운데 하나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국방부가 이 사업을 추진하다가 취소한 이유는 뭡니까?
기자) “기술 환경의 변화로 제다이 사업이 더 이상 요구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것이 명백해졌다”고 6일 국방부 측이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습니다. 다만, 이 계획을 완전히 접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는데요. 관련 업체들로부터 추가 제안을 받을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제다이 사업은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국방부와 산하기관들의 전산망을 대신해 클라우드 공간에 군사기밀 서류 등을 보관하는 계획입니다. 아울러, 인공지능(AI)에 기반한 정보 분석을 제공하도록 했는데요. 10년 동안 100억 달러를 투입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클라우드 컴퓨터 업계 선두인 아마존이 사업권을 획득할 것으로 업계에서 내다봤었는데요. 지난 2019년 이런 전망을 뒤엎고 후발주자인 마이크로소프트가 수주전에서 승리했습니다.
진행자) 그래서 두 회사가 법정 다툼을 벌인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마존 측은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사업자 선정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며 국방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는데요. 아마존과 제프 베조스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편견이 반영됐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이 아마존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는데요. 지난해 2월, 국방부에 제다이 사업 절차를 시작하지 말라는 예비명령이 나오면서, 사업이 진전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진행자) 그럼,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기자) 대형 정보기술업체들인 오라클(Oracle), 구글(Google), 그리고 IBM 등이 사업 참여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경제 전문매체 CNBC가 전했습니다. 그러면, 기존 입찰자인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를 더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건데요. 국방부의 대규모 사업을 따내면, 해당 기업의 클라우드 기술력을 미국 정부로부터 인증받은 것이나 다름없어서 유력 기업들이 전력을 다 할 것이라고 업계에서 내다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 역대 대통령을 평가한 결과가 나왔군요?
기자) 네. 미국의 비영리 공공방송인 ‘씨스팬( C-SPAN)’이 최근 전직 대통령을 평가한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역사학자와 교수 등 전문가 142명이 동참한 이번 조사는 44명의 전직 대통령을 다양한 관점에서 평가한 건데요. 전임 대통령 평가는 지난 2000년 이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시점에 맞춰 진행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올해 초 대통령이 바뀌었으니까 새로운 평가가 또 이뤄진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그런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썩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습니다. 41등으로 최하위권에 머물렀는데요. 재임 기간이 31일에 불과했던 윌리엄 헨리 해리슨 대통령보다도 순위가 더 낮았습니다.
진행자) 대통령에 대한 평가 기준이 뭐였습니까?
기자) 총 10가지 항목에 대한 평가가 이뤄졌는데요. 대중 설득, 위기 대응 리더십, 경제 운영, 도덕적 권위, 국제 관계, 행정 능력, 의회와의 관계, 어젠다 설정, 정의 추구, 시대적 성과 이렇게 10가지 기준이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어떤 면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나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의 총점은 312점인데요. 대중 설득 면에서는 32위를 기록했지만, 도덕적 권위와 행정 능력 항목에서는 최하위인 44위를 기록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전임이죠. 44대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어떤 평가를 받았습니까 ?
기자) 오바마 전 대통령은 총점 664점으로 10위였는데요. 지난 2017년 조사 때 보다 2계단 순위가 올랐습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전임 대통령들보다도 순위가 높았는데요. 43대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21위에 이름이 올랐고, 42대 빌 클린턴 대통령은 19를 차지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전문가들로부터 최고의 대통령으로 평가받은 1등은 누구였나요?
진행자) 네. 흑인 노예해방을 선언한 16대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입니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역사학자들과 교수들이 새로운 사람들로 교체됐음에도 불구하고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은 직전 조사는 물론이고요. 지난 2000년에 첫 조사가 시작된 이후 네 차례 조사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진행자) 링컨 대통령은 일반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1, 2위에 오르곤 하죠. 그밖에 이번 조사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대통령들, 또 누가 있습니까?
기자) 2위는 미국의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 3위는 유일하게 4선에 성공한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인데요. 1위부터 3위까지 순위는 지난 2009년 이후 변함이 없습니다. 그 뒤를 이어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이 4위,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5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진행자) 반대로 가장 좋지 않은 평가를 받은 대통령들은 누구일까요?
기자) 앞서 말씀드린 대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41위를 기록했고요. 남북전쟁의 원인 제공자로 지목받는 프랭클린 피어스 대통령이 42위로 뒤를 이었습니다. 그리고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탄핵 재판을 받은 앤드루 존슨 대통령이 43위, 남북전쟁을 막지 못한 제임스 뷰캐넌 대통령이 44위로 꼴찌를 차지했는데요. 최하위 3명의 대통령 순위도 조사가 시작된 이래 변함이 없었습니다.
진행자) 이번 평가 결과에 대한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이번 조사는 C-SPAN이 자체적으로 선정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로, 과학적인 조사는 아니라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다만, 인종과 성, 나이와 철학 등에 좀 더 다양성을 두기 위해 예년보다 더 많은 역사학자들을 추가로 조사에 동참시켰다며, 평가자들이 모두 저명한 역사학자들인 만큼 이들의 통찰력을 볼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시간이 흐르면서 전임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바뀌는 경우도 있죠?
기자) 생존한 전직 대통령의 경우, 순위가 오르내리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정치 매체 ‘더힐(The Hill)’은 이번 조사를 주도한 C-SPAN의 레이철 카츠 씨의 설명을 전했는데요. 대통령의 임기를 전체적으로 평가하기 위해선 시간이 더 걸리겠지만, 이번 조사는 트럼프 대통령 퇴임과 동시에 평가를 진행함으로써 전임 행정부에 대한 역사학자들의 생각을 들여다볼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