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자체 국가안보 브리핑 진행…미 의회 코로나 확산, 업무 차질 우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가 17일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화상으로 국가안보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자체적으로 외부 전문가들과 함께 국가안보 브리핑을 진행했습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사이버 보안국장을 해임했는데요. 자세한 소식 알아보고요. 미 의회에 코로나가 확산하면서 의회 일정에 차질이 우려된다는 소식, 또 알래스카 야생동물보호구역에서 시추를 허용해 논란을 빚는 이야기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자신이 승리했다고 주장하면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정권 인수인계를 거부하는 상황인데요. 이런 가운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자체적으로 국가안보 브리핑을 진행했다고요 ?

기자) 네, 바이든 전 부통령이 17일 델라웨어 윌밍턴에서 외부 전문가들을 초청해 화상으로 국가안보 브리핑을 받았습니다. 전직 외교, 안보 관리 등이 참여했는데요.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날(17일) 브리핑을 시작하면서 정상적인 보고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여러 언론은 지난 대선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이 승리했다고 선언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후보가 대통령 당선에 필요한 대의원 수를 확보했는데요. 하지만 아직 트럼프 행정부는 바이든 후보의 당선인 신분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 대통령직 인수법에 따르면 대선 이후 연방조달청(GSA)장이 대통령 당선인과 부통령 당선인을 각각 확인(ascertainment) 해야 정권 인수인계에 필요한 인적, 물적 자원을 제공하게 되는데요. 에밀리 머피 GSA 청장이 아직 확인 문서에 서명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GSA가 왜 당선인 확인을 미루는 걸까요?

기자) GSA 대변인은 앞서 “아직 확인이 이뤄지지 않았다”라고만 밝혔는데요. 이어 “GSA와 청장은 법에서 정한 모든 요건을 준수하고 이행할 것이며 지난 2000년 클린턴 행정부의 선례를 따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머피 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인물입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바이든 전 부통령은 당선인으로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인수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는 거군요?

진행자) 맞습니다. 일부 정부 관계자들은 GSA의 확인이 없어도, 대통령이 원하기만 한다면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정보 보고를 제공할 수 있다고 VOA에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바이든 전 부통령의 브리핑 요청을 거절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전 부통령이 이날 국가안보 브리핑에서 어떤 말을 했습니까?

기자) 바이든 후보는 선거 운동 당시 미국의 새 대통령은 전임 정부로부터 ‘분열된 나라’와 ‘혼란스러운 세상’을 물려받게 될 것이라고 말해왔는데요. 이날도 이 두 가지를 언급하며 “내가 틀렸기를 바라지만, 이것이 여러분들의 조언이 간절히 필요한 이유”라고 밝혔습니다. 또 “이 두 난제에 응하기 위해 국내에서는 민주주의를 다시 활성화하고, 우리와 연대한 민주 국가들과의 연합을 옹호할 것이며, 미국인의 가치와 필요를 반영하는 외교 정책으로 미국 국민들이 경쟁하고 승리할 수 있게끔 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외부 전문가팀에 어떤 사람들이 속했습니까?

진행자) 두 명의 퇴역 장군과 일부 전직 대사 그리고 관료 출신들이 포함됐는데요. 바이든 행정부에서 주요 위치에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 토니 블링큰 전 국무부 부장관과 여성으로서 미 중앙정보국(CIA) 이인자에 올랐던 애브릴 헤인스 전 CIA 부국장 그리고 전 우루과이대사 출신으로 바이든 전 부통령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의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줄리사 레이노소 판탈레온 씨도 참여했습니다.

진행자)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보안 책임자를 해임했다는 소식도 있더군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이 크리스토퍼 크렙스 국토안보부 산하 사이버·인프라 보안국 국장을 해임했다고 17일 트위터를 통해 밝혔습니다. 지난 2018년 사이버 보안국장에 오른 크렙스 국장은 이번 미국 대선에서 선거 보안 관련 업무를 총괄했던 인물입니다.

진행자) 경질 이유가 뭔가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크렙스 국장의 대선 보안 관련 성명이 매우 부정확했다고 말했는데요. 그러면서 지난 대선에서 “죽은 사람의 투표 참여, 선거 감시단의 투표장 출입 불허, 개표기 결함 등 대규모의 부적절한 행위나 부정이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크렙스 국장은 여기에 어떻게 반응했습니까?

기자) 크렙스 국장은 최근 새로 개설한 개인 트위터 개정에 “봉사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 우리는 올바르게 했다.”라고 짧게 심경을 밝힌 후 “오늘의 방어, 내일의 보안”이라는 사이버 보안국의 모토를 남겼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대선이 부정 선거였다고 주장하면서 선거 결과에 불복하고 있는데요. 사이버 보안국은 여기에 어떤 입장을 보였나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 주장을 일축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사이버 보안국이 포함된 연방정부와 주 정부 관리들 연합은 지난주 “11월 3일 대선은 역사상 가장 안전한 선거”였다며 선거 시스템의 부정이나 선거 결과 조작에 대한 증거는 없다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17일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척 그래슬리 연방 상원의원의 의회 내 사무실 모습.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재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연방 의회에서도 코로나 확진자들이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연방 상원과 하원에서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거나 코로나 감염자와 접촉해 자가 격리에 들어가는 의원들이 늘어나면서 의회 업무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어떤 의원들이 확진을 받았습니까?

기자) 상원에서는 87세 고령인 척 그래슬리 공화당 상원의원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래슬리 의원은 17일 트위터에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의사 지시와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지침을 따르면서 격리를 지속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그래슬리 의원은 코로나 확진자와 접촉한 후 즉각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래슬리 의원의 상태는 어떻다고 하나요?

기자) 그래슬리 의원은 상태가 좋고 집에서 지역구인 아이오와 주민들을 위한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습니다.

진행자) 하원 쪽은 어떻습니까?

기자) 돈 영 공화당 하원의원 역시 16일 코로나 확진을 받았다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알래스카를 지역구로 삼고 있는 영 의원 역시 87세로 고령인데요. 영 의원은 극심한 코로나 증세로 지난 주말 병원에 입원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코로나 사태로 미국의 많은 시설과 기관이 문을 닫았는데요. 연방 의회는 계속 운영이 되고 있죠?

기자) 네, 코로나 감염 위험으로 지난 3월 회기가 일시 중단되기는 했지만, 지금은 의원들이 필수인력으로 간주돼 의회 건물에 나와 업무를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비교적 고령인 의원들이 매주 비행기로 지역구와 워싱턴 D.C.를 오가며 좁은 내부에서 사람들과 가까이 대면해 업무를 보는 만큼 감염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 상황인데요. 이런 가운데 코로나 확진자와 감염자까지 잇따르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자가 격리에 들어간 의원들도 있다고요?

기자) 네, 릭 스콧 공화당 상원의원은 코로나 확진자와 접촉한 이후 격리에 들어갔다고 밝혔는데요. ‘뉴욕타임스’ 신문은 지금까지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았거나, 격리에 들어갔거나, 코로나 확진자와의 접촉한 연방 하원이 80명이 넘는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의원들이 격리에 들어가면 법안 표결에도 참석을 못 하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17일에도 상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주디 셸턴 연방준비제도 이사 후보에 대한 인준안이 논의됐는데요. 인준안 표결에 들어가기 위한 토론 종결 투표에서 가결 정족수 부족으로 부결됐습니다.

진행자) 현재 미 상원은 공화당이 53명으로 과반이기 때문에 공화당 의원들이 모두 찬성하면 인준이 가능하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일부 공화당 의원이 반대 의사를 밝힌 데다 셸턴 후보를 지지하던 그래슬리 의원과 스콧 의원이 격리상태에 있어 표결에 동참하지 못한 건데요. 코로나 격리 조처에 들어가는 의원들이 더 늘어나게 되면 인준에 차질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알래스카 톡숙베이에서 주민들이 얼음을 깨고 낚시를 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알래스카 야생동물보호구역에서 시추를 허용한다고요?

기자) 네. 알래스카주 북동쪽에 있는 ‘북극권야생동물보호구역(Arctic National Wildlife RefugeㆍANWR)’ 일부에 대한 시추 작업이 허용됩니다. 내무부 산하 토지관리국(BLM)이 17일 자 연방 관보에 공고를 실었는데요. 시추 권리를 정유업체 등에 임대(lease)하기에 앞서, 후보 부지를 접수하는 내용입니다. 다음 달 17일까지 한 달 동안 진행하는데요. 정부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논란이 격화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어째서 논란이 격화되는 겁니까?

기자) 환경단체와 현지 원주민들이 반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지역 땅 밑에 원유를 비롯한 에너지 매장량이 상당한 것으로 파악되는데요. 그동안 시추를 비롯한 개발을 규제해왔습니다. 그러다가 전체 약 1천900만 에이커(약 770만 hr) 가운데, 해안 평원 지대를 중심으로 규제를 풀기로 한 건데요. 연방 정부 소유지라서, 시추권을 임대하는 겁니다.

진행자) 그동안 이 지역에서 에너지 개발을 규제한 목적은 뭔가요?

기자) 야생동물 보호와 생태계 보전 목적이 가장 컸습니다. 또한 현지 원유 생산의 경제성이 그리 크지 않다고 봤는데요. 이에 따라 전임 바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에 규제를 대폭 강화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2017년, 방향을 바꿔서 규제 완화에 돌입했는데요. 대통령 행정명령과 함께, 하원에서 관련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2017년 이후 지금까지 진전이 없었던 이유는 뭡니까?

기자) 민주당이 2018년 중간 선거에서 하원 다수를 차지한 뒤, 규제 완화 조치 진행을 막았습니다. 행정명령에 대해서도 소송이 진행됐는데요.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공화당 소속인 알래스카 주지사 등과 협력하면서 관련 사업을 추진해왔습니다. 결국 이번에 시추 권리 임대를 위한 공고를 내기에 이른 건데요. 하지만, 지난 대선에서 선거인단 과반 확보에 실패한 트럼프 행정부가 막판에 무리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환경단체 등이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시추를 허용하면, 환경을 해칠 거라고 환경단체와 원주민들은 보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해당 지역에는 북극곰과 회색곰, 순록, 회색 늑대, 북극여우, 그리고 갖가지 철새 등이 살고 있는데요. 현지 상황에 주목해온 환경단체 ‘생물다양성센터(CBD)’ 측은 정부의 시추 허용 조처가 “아름다운 지역을 위험에 처하게 할” 것이라고 앞서 비판 성명을 냈습니다.

진행자) 그런 반대 의견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행정부가 이 사업을 진행하는 이유는 뭡니까?

기자) 경기 부양 목적입니다. 일자리 창출과 에너지 산업 활성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이룰 것이라고 데이비드 번하트 내무장관이 앞서 설명했는데요. “원유와 가스 사업을 통해 수많은 신규 일자리가 발생하고, 수백억 달러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의 국정 과제인 ‘에너지 독립’ 목적도 있는데요. 이번 관보 게시에 맞춰, 채드 패짓 국토관리국 알래스카주 담당관은 “현 정부의 에너지 독립 정책을 진전시키는” 조처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 문제에 대해, 대통령 선거인단 과반을 확보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시추에 전면 반대합니다. 바이든 후보는 이 지역 외에도, 공유지에서 신규 원유ㆍ가스 채굴 허가 금지를 요구하는데요. 규제를 계속하는 게, 환경 보호뿐 아니라 기후변화 대처에도 중요한 조처라고 공약집 등에서 강조했습니다. 환경단체와 원주민들의 입장을 뒷받침하고 있는 건데요. 일부 은행들도 바이든 후보 측 입장에 동조해, 이 지역 시추 관련 사업에 대출을 내주지 않겠다는 태도를 밝혔습니다.

기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