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반도체 투자 강조…미네소타 흑인 사망 시위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이 12일 백악관에서 반도체 투자 화상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오른쪽은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조 바이든 대통령이 반도체와 전지(배터리) 관련 산업에 적극적인 투자를 강조했습니다. 12일 백악관에서 업계 주요 경영진과 화상회의를 열었는데요. 자세한 내용 전해드리겠습니다. 미네소타에서 또다시 흑인 남성이 경찰 체포 과정에서 사망해, 시위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어서, 대학가에서 진행 중인 코로나 백신 의무 접종 논쟁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반도체 투자를 강조했다고요?

기자) 네. 조 바이든 대통령이 12일 백악관에서 반도체 관련 업계 경영자들과 화상회의를 진행했습니다. “우리(미국)의 국내 반도체 산업을 강화하고, 공급망을 확보하려는”게 이날 회의의 목적이라고 바이든 대통령은 말했는데요. “이 문제는 미 의회에서 폭넓은 지지를 얻고 있는 사안”이라며, 업체들의 적극적인 투자를 요청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의 이야기, 구체적으로 들어보죠.

기자) “(반도체) 칩들과 웨이퍼들, 전지, 광역 통신망은 모두 사회 기간시설(infrastructureㆍ인프라)”이라고, 언론에 공개된 모두 발언에서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반도체 칩의 기초 재료인 웨이퍼(wafer)를 들어 올려 보이기도 했는데요. 얼마 전 제안한 2조 달러 인프라 투자 사업인 ‘미국 일자리 계획(American Jobs Plan)’과 연계한 겁니다. “우리는 어제의 인프라를 수리할 게 아니라 오늘의 인프라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바이든 대통령은 말했습니다.

진행자) ‘어제의 인프라’는 뭐고, ‘오늘의 인프라’는 뭔가요?

기자) 도로나 교량, 항만, 공항같이 이미 지어져 있는 것들을 ‘어제의 인프라’, 그리고 반도체와 전지 같이, 산업 전반에 계속 만들어 공급해야 할 것들을 ‘오늘의 인프라’라고 한 겁니다. 인프라 투자 계획에 반대하고 있는 공화당을 비판한 발언으로 풀이되는데요. 공화당은 인프라 투자 사업을 실현하려면 법인세 인상을 통한 재원 마련을 포기하고, 도로나 공항 같은 ‘전통적 의미’의 인프라에만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인프라’를 폭넓게 규정해야 한다는 게 바이든 대통령의 말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현대적인 의미의 인프라를 규정하고 해당 분야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국제 산업 경쟁에서 미국이 주도적인 위치를 지켜나갈 수 있다고 이날(12일) 바이든 대통령은 거듭 강조했는데요. 특히 반도체 관련 분야에서 중국의 부상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중국과 다른 나라들은 기다리지 않는다”면서, “미국이 기다려야 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는데요. “우리(미국)는 20세기에 (주요 산업에서) 세계를 주도했으며, 다시 세계를 주도할 것”이라고 바이든 대통령은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대통령이 회의를 주재할 정도로 반도체 문제가 중요한 상황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세계적인 반도체 부족 현상 때문에, 미국에서도 수급에 차질을 빚는 상황인데요. 지난해부터 코로나 사태로 생산시설 가동 중단과 물류 제한 등이 발생한 탓이 큽니다. 이에 따라 공급망 운영이 원활하지 않아서 문제가 커지는 중인데요. ‘포드(Ford)’ 자동차 등 주요 업체들이 수급 불안정 때문에 생산량을 상당히 줄였습니다.

진행자) 자동차에 들어갈 반도체가 부족해서, 생산을 줄일 정도군요?

기자) 맞습니다. 포드는 미시간 등지 공장을 한시적으로 가동 중단했고요. 또 다른 자동차 생산 업체인 ‘제너럴 모터스(GM)’은 미시간주 공장 조업 중단을 4월 26일까지 연장한 상태로 경제전문매체 CNBC 등이 전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지난 1월 24일 행정명령을 통해, 반도체와 전지를 비롯한 주요 산업 소재와 식품 등의 공급망을 점검하라고 관계 당국에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이날 회의에 참여한 경영진들은 어떤 업체들에서 나왔습니까?

기자) 총 19개 기업 대표자들이 화상으로 바이든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눴는데요. 인터넷 기업 ‘구글(Google)’ 모회사인 ‘알파벳(Alphabet)’, 항공기 제조사 ‘노스럽 그루먼(Northrup Grumman)’, 그리고 GM과 포드 등이 포함됐습니다. 아울러 한국의 삼성전자와 타이완의 반도체 생산업체 대표들도 참여했는데요. 정부에서는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 브라이언 디스 국가경제위원회(NEC) 국장, 지나 레이몬도 상무부 장관이 바이든 대통령 주변에 배석했습니다.

진행자) 업계 경영진들은 어떤 발언을 했나요?

기자) 바이든 대통령 이외 참석자들의 발언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어떤 결정이나 발표를 내놓으려는 회의는 아니”라고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이 이날(12일) 회의 시작 전 설명했는데요. 회의 종료 후 백악관이 짤막한 성명을 냈습니다. “(회의) 참석자들은 반도체 칩 부족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공급망의 투명성을 개선하고 향후 수요 예측을 개선하는 데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습니다.

12일 미국 미네소타주 브루클린센터에서 단테 라이트가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진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가 열렸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 중서부 미네소타주에서 흑인 남성이 경찰 총격에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군요?

기자) 네. 미네소타주 주요 도시 미니애폴리스 근교인 브루클린센터에서 흑인 남성이 경찰 총격에 사망해, 항의 시위가 확산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응하는 당국의 움직임도 신속하게 진행 중인데요. 미네소타 주지사는 12일 오후 7시부터 13일 오전 6시까지 야간 통행금지령을 발동했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직접 입장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뭐라고 했습니까?

기자) “비극적인 일이 벌어졌다"면서, “평화와 안정을 요구한다”고 이날(7일) 백악관 출입기자단에 밝혔습니다. “평화와 안정을 바라는 단테 어머니의 말을 들어야 한다”며, 시위 와중에 발생하는 약탈과 폭력 행위는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했는데요. ‘단테’는 이번 사건으로 사망한 20세 남성 단테 라이트 씨를 가리킵니다.

진행자) 단테 라이트 씨의 사망 경위가 어떻게 되는지 짚어보죠.

기자) 일요일이었던 지난 11일, 현지 경찰이 라이트 씨의 흰색 승용차를 정지시킨 뒤 발생한 일입니다. 경찰관 몸에 부착된 ‘보디캠(body cam)’에 찍힌 영상이 공개됐는데요. 경찰이 라이트 씨를 차에서 내리게 한 뒤 수갑을 채우려 하자, 라이트 씨가 다시 차에 올라타 도주를 시도했습니다. 그러자 경찰이 “전기 충격기! 전기 충격기!”를 외쳤는데요. 곧바로 총성이 울린 뒤 “내가 그를 쐈다”는 음성이 녹음됐습니다.

진행자) ‘전기 충격기’를 외친 직후 총성이 울린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경찰이 전기 충격기를 쓰려다가 실수로 총을 쏜 것으로 초동 수사 결과 나타났는데요. 총을 쏜 사람은 20년 넘는 경력을 가진 여성 경찰관 킴벌리 포터 경관입니다. 포터 경관은 사건 직후 강제 휴직에 돌입했는데요. 사건 발생 장소와 시점 때문에, 흑인 사회의 반발이 크게 확산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주요 언론이 보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사건 발생 장소와 시점이 주목받는 이유는 뭡니까?

기자) 미네소타주는 작년에 전국적인 시위를 촉발한 조지 플로이드 씨 사망 사건이 일어난 곳입니다. 다음 달 25일이 플로이드 씨 사망 1주기인데요. 이에 따라 플로이드 씨 추모 여론과 결합하면, 흑인 사회와 지역 주민들의 분노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전했습니다. 아울러, 플로이드 씨를 사망에 이르게 한 데릭 쇼빈 전 경관의 1심 판결이 곧 나올 예정입니다.

진행자) 쇼빈 전 경관 공판은 어떻게 진행 중인가요?

기자) 쇼빈 전 경관에게 불리한 증인 진술이 계속 나오는 중입니다. ‘목 누르기’ 제압이 불필요한 상황이었다는 훈련 교관의 증언이 앞서 있었고요. 12일에는 심장 전문의인 조너선 리치 박사가 나와서, 플로이드 씨가 지병인 심장질환이나 약물 오남용 때문에 사망한 게 아니라고 진술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말들이 어째서, 쇼빈 전 경관에게 불리한 진술입니까?

기자) 무죄 주장 논거를 모두 반박하는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쇼빈 전 경관과 변호인 측은 ‘훈련에서 배운 대로 임무를 수행했다’고 변론해왔고요. 플로이드 씨에게 기존에 있었던 ‘의학적 상황’, 그러니까 심장병과 약물 중독 등이 직접적 사인이었다고 말해왔습니다. 쇼빈 전 경관은 ‘2급 살인’과 ‘3급 살인’, 그리고 ‘2급 고살(manslaughterㆍ고의적이 아닌 인명 살상)’ 등 혐의를 받고 있는데요. 유죄 선고가 될 경우, 수년간 징역형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밖에도 최근 경찰이 흑인을 강경하게 대하는 사건이 잇따라 주목받는 중입니다.

진행자) 또 어떤 사건이 일어났나요?

기자) 버지니아주 윈저 경찰이 제복을 입고 운전 중이던 미 육군 장교의 차량을 정지시킨 뒤 총을 겨눈 영상이 최근 공개돼 파장이 커졌습니다. 작년 12월에 발생한 사건인데요. 당사자인 커란 나자리오 소위는 차에서 내리라는 요구를 받자 “무슨 일인지 설명해달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경찰관들은 그대로 총을 겨냥한 채 얼굴에 최루액을 뿌렸습니다. 결국 차에서 내린 나자리오 소위의 하체를 무릎으로 가격하기도 했는데요. 나자리오 소위는 ‘헌법적 권리 침해’에 관해 소송을 냈습니다.

진행자) 이 사건에 당국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기자) 윈저 경찰국은 사건 중심인물인 조 구티에레스 경관을 해임했습니다. 아울러, 버지니아주 법무부가 민권법 위반 조사에 착수했는데요. 이와 별도로 버지니아주 경찰이 형사 사건으로 수사 중입니다. 윈저 당국은 “요청받은 방대한 문건을” 주 경찰에 제출했다고 밝혔습니다.

8일 미국 오하이오주 켄트의 켄트주립대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접종을 실시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 대학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접종에 대한 논쟁이 일고 있다고요?

기자) 네. 오는 가을 새 학기를 앞두고 학생들의 코로나 백신 접종을 의무화할 것인가, 아니면 학생의 선택에 맡길 것인가를 두고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AP 통신은 럿거스대와 브라운대, 코넬대, 노스이스턴대학 등은 학생들이 가을에 캠퍼스로 돌아오기 전에 백신을 의무적으로 접종할 것을 공지했다고 전했는데요. 이들 대학은 학생들의 백신 의무 접종으로 집단 면역을 형성해 교실이나 기숙사 등의 사회적 거리 두기 조처를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렇게 의무적으로 백신 접종을 요구하는 학교가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학교도 있다는 거죠?

기자) 네. 일각에선 학생들에게 백신을 의무화하는 것이 법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목소리도 내고 있는데요. 일례로 버지니아 공대는 미 식품의약국(FDA)이 백신에 대한 긴급 사용만 승인했지 정식 사용 승인을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의무화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백신 접종을 강요하는 것이 법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거군요?

기자) 네. 하지만, 접종 의무화를 한 학교들은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인데요. 대학들이 특정 질환에 대한 백신을 요구하는 것이 이상한 일은 아니라는 겁니다.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지난해 캘리포니아주립대학의 독감 예방주사 의무화를 법원이 인정하기도 했는데요. 하버드법률전문대학원의 글렌 코언 박사는 AP 통신에, 대학이 코로나 백신 의무화를 허용하지 않을 법적인 이유가 없다며, 앞서 많은 대학이 코로나 검사도 의무화했는데 이 역시 FDA의 긴급 사용 승인하에 이루어졌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법적인 문제 외에 대학들의 백신 접종 의무화에 논쟁이 되는 부분은 뭐가 있을까요?

기자) 주 당국의 정책과 맞지 않을 경우 논쟁의 여지가 또 있습니다. 플로리다주의 론 드샌티스 주지사는 최근 사업체들이 손님들에게 백신 접종 증명서를 요구하는 것을 금지했는데요. 하지만, 주 내에 있는 노바 사우스이스턴대학은 학생과 교직원들에게 백신 접종을 의무화할 계획을 발표하는 등 엇갈리는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백신 의무 접종을 학생뿐 아니라 교수나 교직원들에게 적용하는 대학들도 있나 보군요?

기자) 네. 노트르담대학의 경우 학생들은 의무 접종이지만, 교직원들은 선택사항으로 남겨놓았고요. 노스이스턴대학은 교직원들에게까지 의무화를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백신 의무 접종에 예외가 되는 경우는 없습니까 ?

기자) 물론 있습니다. 대부분의 대학이 종교적인 이유로 인한 백신 거부는 예외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브라운대학의 경우 다만, 정당한 사유 없이 백신을 맞지 않은 학생은 가을 학기에 원격 수업을 듣겠다는 청원서를 내거나 휴학계를 내야 한다고 공지했습니다.

진행자) 대학들의 백신 의무 접종이 간단한 일이 아니군요 ?

기자) 그렇습니다. 백신 증명서의 신뢰도 문제도 거론되는데요. 지역마다 백신 접종 인증서가 다르고 또 쉽게 위조도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해외에서 온 유학생들에 대한 의무 접종도 이견을 보이는데요. 학생들이 본국에서 접종을 받았어도 미국에서 사용하지 않는 백신을 맞은 경우 등도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학생들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서도 백신 접종에 대한 의견이 나뉘는데요. 주로 공화당을 지지하는 학생들은 백신 접종을 학교에서 강요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인다고 합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백신 접종에 대해 인종적으로도 생각의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최근 조사 결과를 보면 변화가 좀 보인다고요 ?

기자) 네. 인종별로 보면 흑인들이 백신을 가장 불신하는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과거 정부가 흑인을 대상으로 비윤리적인 의료 실험 등을 했던 역사적 배경으로 인해 백신에 대한 불신이 컸는데요. AP 통신과 여론조사기관 NORC 공공문제연구센터가 지난 3월 말에 시행한 여론조사 결과 백신을 맞지 않겠다는 흑인 성인의 비율이 24%로 지난 1월의 41%보다 크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백인 응답자의 26%보다 오히려 더 낮았고요. 중남미계의 22%보다는 조금 높았습니다.

진행자) 흑인들의 백신 신뢰도가 높아진 이유가 뭘까요 ?

기자) AP 통신은 미 전역의 흑인을 대상으로 펼쳐진 백신 독려 운동이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수백만 달러를 투입하는 가운데 흑인 지역 단체와 인권 단체, 흑인 교회 지도자들을 중심으로 백신 접종을 독려하는 운동이 펼쳐지고 있는데요. 일부 주에서는 유색 인종에 집중적으로 백신의 효능과 안정성을 알리는 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