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건강보험 확대 행정명령…트럼프, 중간선거 지원 전망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8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저소득층 건강보험 가입 확대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저소득층 건강보험 가입 확대와 임신중절 권리 보장에 관한 행정 조치를 단행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임 행정부가 손상시킨 보건 제도를 복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는데요. 자세한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 후보들을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고요.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2차 대전 이후 최악을 기록한 소식,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보건 분야 행정 조치들을 단행했군요?

기자) 네. 조 바이든 대통령이 28일 백악관에서 보건 정책 행정명령 한 건과 행정 각서 한 건에 각각 서명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들 조치에 관해 “새로울 게 없다”면서, “트럼프(전 대통령)가 (보건제도에) 가한 손상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는데요. 기본적으로 “적정부담건강보험법(ACA: Affordable Care Act)을 회복시키는 것이고, 메디케어(Medicare)를 회복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따라서, 해당 제도들이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기 이전으로 돌아간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우선, ‘적정부담건강보험법(ACA)’이 뭐고, ‘메디케어(Medicare)’는 뭔지 짚어보죠.

기자) ‘적정부담건강보험법’은 연방 정부 지원으로 저소득층에게 저렴한 건강보험을 제공하는 내용입니다. 바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에 의회 승인을 받아 도입한 제도인데요. 보통 ‘오바마케어(Obamacare)’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메디케어’는 노약자 건강보험인데요. 65세 이상 연령층을 대상으로 정부가 진행하는 사업입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이 제도들을 트럼프 행정부 이전으로 회복시킨다고 한 건 무슨 뜻입니까?

기자) 트럼프 행정부에서 해당 제도들이 약화된 사실을 가리킨 겁니다. 특히 ‘오바마케어’의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이 폐지를 공언했었는데요. 보험업계의 자유 시장 경쟁 원칙 등을 훼손하고, 주민들의 자율권도 해친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의회에서 폐지 법안 처리가 무산되자 대통령 행정명령으로 주요 항목 시행을 중단시켰습니다.

진행자) 그럼, 바이든 대통령이 28일 서명한 두 가지 문건이 뭔지, 차례로 살펴보죠.

기자) 첫 번째는 ‘적정부담건강보험법 적용 강화 행정명령’입니다. 연방정부가 제공하는 보험 장터를 통한 ‘특별 신규 가입 기간’을 설정하도록 보건후생부 장관에게 지시하는 내용인데요. 현재 미국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비상사태’를 맞고 있는 가운데, 건강보험 미가입자들이 특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따라서, 보건후생부와 노동부 등 관계 당국의 정책 사항에서, 저소득층 주민들의 건강보험 접근에 걸림돌이 되는 항목들을 검토해, 개선해 나가도록 했습니다.

진행자) 건강보험이 없는 사람들이 새로 가입할 수 있도록 정부가 돕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특별 신규 가입 기간은 다음 달 15일부터 5월 15일까지 석 달 동안이 될 것이라고 백악관 측이 설명했는데요. 특히 흑인이나 중남미계, 원주민들을 비롯한 소수계 사회에 보험 없는 사람이 많아서, 이들이 보건 혜택을 받도록 관계 당국이 나서야 한다고 행정명령에 명시됐습니다.

진행자) 다른 한 가지 문건은 뭡니까?

기자) ‘국내외에서 여성들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행정각서’입니다. 임신 중절 권리를 보장하는 내용인데요. 중절 지원 국제단체에 자금 지원을 금지한 전임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을 철폐하는 겁니다. 해당 정책은 지난 1985년 로널드 레이건 당시 대통령이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처음 발표했기 때문에 ‘멕시코시티 정책’이라고 부르는데요. 이후 민주당 정부에서는 철폐하고, 공화당 정부에서는 되살리는 조치가 반복됐습니다. 이번에 바이든 대통령이 다시 없애는 겁니다.

진행자) 정권마다 해당 정책이 이렇게 달라지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임신 중절에 관한 미국 사회의 찬ㆍ반 여론이 오랫동안 맞서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로 보수진영과 기독교계에서는 태아의 ‘생명권’을 보호하는 목적으로, 중절에 반대하는데요. 공화당이 집권하면 중절 제한 정책이 진행됐습니다. 반면, 진보진영과 여성 단체 등에서는 ‘여성의 신체적 자기 결정권’ 보장 차원에서 중절에 찬성합니다. 그래서, 민주당이 집권하면 중절 권리를 지지하는 쪽으로 정책을 펼쳐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 후보 지원에 나설 전망이라고요?

기자) 네. 트럼프 전 대통령이 28일 케빈 매카시 하원 공화당 대표와의 비공개 면담을 통해,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 지위를 되찾는 것을 돕기로 했다고 트럼프 전 대통령 측 정치활동후원회(PAC)인 ‘세이브 아메리카(Save America)’ 측이 밝혔습니다. 이날 회동의 요지를 사진과 함께 공개했는데요. “매우 좋고 화기애애한” 만남이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날 만남이 어떻게 진행된 건지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시죠.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일 퇴임 후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마라라고’ 리조트에 거주하고 있는데요. 매카시 대표가 이날(28일) 현지를 방문했습니다. “두 사람이 논의한 사항 중에 제1 항목은 2022년에 하원을 되찾아 오는 문제”였다고 ‘세이브 아메리카’ 측은 설명했는데요. 매카시 대표도 이날 별도 성명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2년에 상ㆍ하원에서 공화당 후보 당선을 돕기로 약속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2022년이면 내년인데, 중간선거가 실시되는 해죠?

기자) 그렇습니다. 연방 하원 435석 전체, 그리고 상원 100석 중에 34석을 새로 뽑는데요. 일부 지역의 주지사 선거와 지역 의원, 지역 공직자 선출도 함께 이뤄집니다.

진행자) 그중에 특히 하원 다수당을 공화당이 모색하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지난해 11월 대선과 함께 실시된 연방 하원 선거에서, 공화당이 의외로 선전했기 때문입니다. 민주당이 대승할 것이라는 언론 전망과 달리, 공화당 의석수가 늘었는데요.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영향력이 컸던 것으로 ‘세이브 아메리카’ 측은 평가했습니다. “지난 선거에서 협력을 통해, 패배가 예상됐던 지역구 가운데 최소한 15곳을 가져왔다”고 밝혔는데요. “이 같은 성과를 재현하기 위한 작업이 이미 시작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퇴임했지만, 앞으로 현실 정치에 계속 관여할 거라는 이야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진행한 퇴임 행사를 통해 “우리는 어떤 식으로든 돌아올 것”이라고 말한 바 있는데요. 그 뒤로 “뭔가를 하겠지만, 아직은 아니다”라는 언급이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금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알려졌습니까?

기자) 얼마 전 플로리다에 ‘전직 대통령실(Office of the Former President)’을 개소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성명을 통해 “미국의 이익을 증진하기 위해 사무실을 연 것”이라고 설명했는데요. “지지 활동과 조직을 통해 트럼프 전 행정부의 의제들을 이행하는 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 본인이 직접 공직에 출마할 계획은 없는 겁니까?

기자) 아직 그 부분에 대해서 명확한 입장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4년 대선에 재도전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많았는데요. 측근들을 중심으로 ‘애국당(Patriot Party)’을 만들어, 정치 활동을 점차 재개할 계획이라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매카시 대표와의 회동으로, 애국당 창당 논의는 일단 가라앉을 전망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다음 달 9일, 상원에서 재판이 시작되는데요. 최종 기각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공화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퇴임한 대통령을 심판 대상으로 삼는 게 ‘위헌’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27일 미국 뉴욕의 증권거래소.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지난해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발표됐군요?

기자) 네. 미 상무부가 28일,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연율로 4.0%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로써 지난해 연간 경제성장률은 -3.5%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게 됐는데요. 74년 만에 최악의 성적을 보였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연간 경제성장률이 이렇게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도 무척 오랜만이라고요?

기자) 네. 국제 금융위기가 닥쳤던 지난 2009년 2.5% 역성장한 이후 처음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6년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인데요. 하지만 이날(28일) 발표된 수치는 속보치이기 때문에 앞으로 수정될 가능성은 있습니다. 경제 성장률은 속보치와 잠정치, 확정치 이렇게 3차례 나눠서 발표되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전해인 2019년까지만 해도 미국의 경제가 호황을 이어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11년 가까이 경제성장을 이어가며 미국 역사상 최장기간 호황을 맞았는데요. 하지만 지난해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하면서 경제 성장이 멈추게 됐습니다.

진행자) 코로나 사태로 지난 한 해 경제가 어떻게 타격을 입었는지 분기별로 살펴볼까요?

기자) 네. 지난해 1분기 그러니까 1월~3월까지 경제 성장이 코로나 사태 여파로 -5%를 기록하며 충격을 안겼습니다. 하지만 2분기에는 무려 -31.4%를 기록하며 미국 역사상 최악의 분기 성장률을 기록했는데요. 3분기에는 바이러스 확산이 잦아들면서 GDP 통계 작성 이래 최대폭인 33.4%로 성장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4분기에 다시 경제 성장이 주춤해진 거네요?

기자) 네.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코로나바이러스가 다시 확산하기 시작했고요. 이에 따라 식당과 호텔, 소매업종 등의 영업이 다시 제한됐기 때문입니다. 거기다 연방 정부 차원의 코로나 지원금도 중단되면서 4% 성장에 머문 것으로 분석됩니다.

진행자)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4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지는 않았네요?

기자) 네. 주택과 사업투자 분야가 큰 성장세를 보였기 때문입니다. 주택융자 이자율이 기록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주택 시장은 지난해 오히려 활기를 보였는데요. 지난 4분기 주택 부문은 33.5% 성장을 보였고요. 사업투자는 13.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정부지출은 1.2% 줄었는데요. 전분기 -4.8%보다는 개선됐지만, 주와 지역 정부들이 세수 감소로 직원들을 해고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풀이됩니다.

진행자) 코로나 사태로 미국인의 씀씀이도 예전만 하지 못하다고요?

기자) 네. 상무부는 지난해 4분기 개인 소비지출도 2.5% 성장에 그쳤다고 발표했는데요. 소비지출은 GDP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미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큽니다. 앞서 지난해 3분기에는 소비지출이 41% 증가하며 기록적인 GDP 성장을 견인했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올해 2021년 경제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경제학자들은 코로나 백신 보급에 올해 경제가 달렸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백신이 미 전역에서 광범위하게 접종되기 전까지는 경제 회복이 힘들 거라는 전망이고요. 또 정부 차원의 경제 지원도 도움이 되겠지만,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고용현황도 현재 썩 좋지가 않죠?

기자) 네. 28일, 노동부가 지난주 신규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발표했는데요. 총 84만 7천 건으로 전주보다 6만여 건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폭증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 이전까지만 해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평균 21만여 건에 머물렀습니다.

진행자) 경제 회복에 있어 필수적인 요소가 노동 시장의 안정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미국의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는 27일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준금리를 현재의 제로(0%) 수준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는데요. 식당과 술집, 호텔, 그 외에 대면 업종에서 여전히 대규모 실업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밝혔습니다. 연준은 경제회복이 진행되기 전까지는 초저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