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공화 양당 중진의원들을 만나, 2조 달러 사회 기간시설(infrastructureㆍ인프라) 투자 근거 입법에 협조를 당부했습니다. 재원 마련 방안에 관해 타협할 의사도 거듭 밝혔는데요. 자세한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지난 1월 6일 연방 의사당 습격 사태 하루 만에 숨진 경찰관의 사인이 ‘자연사’로 나타나, 향후 공판에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이어서, 소형 헬리콥터가 화성에서 비행한 소식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공화 양당 의원들을 만났군요?
기자) 네. 조 바이든 대통령이 19일 백악관으로 민주-공화 양당의 상ㆍ하원 중진의원들을 초대했습니다. 지난달 제안한 2조 달러 인프라 투자 사업, ‘미국 일자리 계획(American Jobs Plan)’의 근거 입법을 위한 협조를 구하는 자리였는데요. “의회 구성원들이 생산적인 생각들을 (바이든 대통령과) 교환했다”고 회동 직후 백악관이 성명을 통해 밝혔습니다.
진행자) 어떤 사람들이 백악관에 갔습니까?
기자) 민주당에서는 존 히켄루퍼 상원의원과 이매뉴얼 클리버 하원의원, 공화당에서는 밋 롬니 상원의원과 찰리 크리스트 하원의원 등이 참석했습니다. 양당 의원들 외에, 민주당 성향 무소속인 앵거스 킹 상원의원도 자리를 함께했는데요. 모두 연방 의원이 되기 전에, 시장이나 주지사를 지낸 사람들입니다. 따라서 인프라 현대화 필요성을 누구보다 절감하는 인사들이라고 워싱턴포스트가 해설했는데요. 주무 부처 책임자이자,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을 지낸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도 바이든 대통령 곁에 배석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이야기가 오갔을까요?
기자) 쟁점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투자할 ‘대상’, 즉 인프라 투자 계획에 어떤 항목들이 포함돼야 하는가 하는 점이고요. 둘째는 ‘재원’, 즉 거기에 들어갈 2조 달러를 어떻게 마련할지인데요. 백악관 측은 “포함될 항목들과 재원에 관해” 폭넓은 논의가 진행됐다고 이날(19일)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첫째, 투자 ‘대상’부터 살펴보죠.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 측, 그리고 야당인 공화당 측의 입장이 어떻게 다릅니까?
기자) 인프라를 현대화해야 한다는 원칙에는 양측의 이견이 없습니다. 미국의 도로, 교량, 항만, 공항 등이 대부분 지은 지 오래돼서, 개ㆍ보수하거나 확장할 필요가 시급하다는 점에 동의하는데요. 이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에도 인프라 투자 논의가 꾸준히 진행됐었습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이 제안한 계획에는 ‘인프라’가 아닌 것들이 많이 들어 있어서, 그것들을 제외해야 협조가 가능하다는 게 공화당의 입장입니다.
진행자) ‘인프라’가 아닌 것들이라면, 어떤 것들을 말합니까?
기자) 크게 서너 가지 항목이 꼽히는데요. 첫째,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친환경 에너지 사업입니다. 화석연료를 대체할 신개념 에너지 분야에 약 4천억 달러를 배정했는데요. 이와 별도로, 전기자동차 충전시설을 50만 개소 건설하고, 전기차 구매 보조금 항목으로 1천740억 달러를 할당했습니다. 둘째는 중산층과 저소득층 주택 보급 사업입니다. 세 번째는 노약자와 장애인들을 위한 장기 요양ㆍ복지 시설 확충인데요. 아울러, 제조업 지원에 약 5천억 달러를 별도 편성했습니다. 공화당은 이런 것들이 도로나 교량 같은 인프라와 직접 관련이 없기 때문에, 근거 법안에 포함할 수 없다고 앞서 여러 차례 밝혔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의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하나도 뺄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내가 많은 것들을 패키지(packageㆍ제안)에 넣은 것은 명백하다”면서 “그 모든 것들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이날(19일) 회동 모두 발언에서 밝혔는데요. 인프라의 정의를 넓게 봐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도로나 교량 같은 것만 인프라가 아니라, “근로 계층의 미국인들이 더 나은 삶을 구축하고, 숨을 쉴 수 있게 해주는 것”들이 인프라에 모두 포함된다고 지난 7일 백악관 연설에서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투자 대상에 관해서는 양측의 입장이 팽팽하네요. 이어서 재원 부분을 살펴보죠.
기자) 법인세를 올려서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게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의 계획입니다. 법인세는 기업들에 매기는 세금인데요. 원래 35%였던 세율을 트럼프 행정부 당시 21%로 대폭 낮췄습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걸 다시 28%까지 올리겠다는 방침입니다. 하지만, 공화당이 반대하는데요.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기 침체 상황에서 법인세를 올리면, 재투자를 비롯한 기업 활동을 위축시킬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또한 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커져서, 일자리 창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재원 마련 부분에서도 합의가 불가능할까요?
기자) 그 부분은 타협할 수 있다고 바이든 대통령이 밝혔습니다. 이날(19일) 양당 의원과의 회동에서 “어떻게 지불할 것인가가 큰 문제”라고 말했는데요. 이 문제에 관해 “타협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7일 백악관 연설에서도 이런 뜻을 공개한 바 있는데요. “토론을 환영한다. 타협도 불가피하다. (당초 계획에서) 변화도 있을 것이 확실하다”고 바이든 대통령은 말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방식으로 타협할 수 있다는 말인가요?
기자) 이날(19일) 언론에 공개된 회동 모두 발언에서는 구체적인 타협 방안이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법인세율을 올리긴 올리되, 당초 계획한 28%가 아닌 25%까지로 하는 ‘절충안’이 언급되고 있는데요. 민주당 중도파인 조 맨친 상원의원이 이런 구상을 언론에 밝힌 바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상원에서 민주당이 25% 법인세율 조정안 확정에 근접해 있는 상황이라고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가 최근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미국민들의 여론은 이런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바이든 대통령의 인프라 투자 제안에 대한 찬성 여론이 높습니다. 미국 내 성인 56%가 지지하는 설문 결과가 지난 15일 공개됐는데요. 공영방송 NPR과 PBS 등이 공동 실시한 조사에서, ‘반대한다’는 응답은 34%에 그쳤습니다.
진행자) 좀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보죠. 쟁점에 관한 여론은 어떤가요?
기자) 투자 대상, ‘인프라를 어디까지로 정의할 것인가’도 물었는데요. 과반수가 ‘인프라를 폭넓게 봐야 한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시각을 지지했습니다. 도로와 교량, 항만이 인프라라고 본 응답은 96%였고요. 수도 파이프 등을 포함한 상하수도 시설은 89%, 전력 시설은 85%, 광역 인터넷 통신망은 62%, 장기 요양 시설은 58%, 전기자동차 충전소 등은 51% 응답률을 기록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재원에 관한 부분은 어떻습니까?
기자) 법인세율 인상에 관해, 찬성 의견이 근소하게 많습니다. 찬성 49%, 반대 46%로 나왔는데요. 정치적 입장에 따라 크게 갈렸습니다. 응답자 가운데 민주당원은 80%가 법인세율 인상에 찬성한 반면, 공화당원의 찬성 응답은 17%에 그쳤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연방 의사당 습격 사태 하루 만에 숨진 경찰관의 사인이 ‘자연사’로 나타났다고요?
기자) 네. 연방 의사당 습격 사건 다음 날 숨진, 의회 경찰국 소속 브라이언 시크닉 경관의 사인이 ‘자연사’로 판정됐습니다. 워싱턴 D.C. 법의학 당국이 이런 결론을 내린 사실을 19일 워싱턴포스트가 전한 뒤, 로이터통신 등 주요 매체들이 잇따라 보도했는데요. 관련 공판 과정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우선, 의사당 습격 사건이 어떤 일이었는지 되짚어보죠.
기자) 지난 1월 6일,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 지지자들이 의회에 난입해, 대선 결과 인증을 방해한 사건입니다. 회의 중이던 의원들이 대피한 가운데, 다섯 명이 목숨을 잃는 결과를 초래했는데요. 숨진 사람 가운데 한 명이 시크닉 경관이었습니다. 시크닉 경관은 사건 당시 난입자들과 몸싸움을 벌였는데요. 다음날 숨을 거뒀습니다.
진행자) 시크닉 경관이 습격자들을 막는 임무에 투입됐던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시크닉 경관이 숨을 거둔 뒤 순직 처리됐는데요. 지난 2월 의사당에서 시신을 안치하고, 영결식을 거행했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 부부를 비롯한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는데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 미치 매코넬 공화당 대표 등 의회 지도부도 동참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부검 결과 자연사로 판명됐다면, 사인은 뭐라고 합니까?
기자) 뇌졸중이 직접 사인으로 판명됐습니다. 의사당 습격 사건 다음 날인 1월 7일, 시크닉 경관이 두 차례 뇌졸중 증상을 보인 뒤 자연사했다고 당국은 밝혔는데요. 뇌졸중 발생 이유는 동맥의 혈전 생성, 피가 굳는 현상으로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시크닉 경관이 이전에 뇌졸중 관련 지병을 앓고 있었는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의사당 습격 사건과 시크닉 경관의 사망이 무관하다는 이야기인가요?
기자) 그렇진 않습니다. 시크닉 경관이 사건 당시, 습격자가 뿌린 화학 분무기(스프레이)에 이상 반응을 겪지 않았고, 외상과 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당국은 밝혔는데요. 그런 상황을 포함한 모든 것들이 건강 상태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나 구체적인 설명은 덧붙이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이같은 판정이 관련 사건 처리에 어떤 영향을 줄까요?
기자) 시크닉 경관을 공격한 사람들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하려던 검찰의 계획이 실현되기 어려워졌다고 주요 언론은 해설했습니다. 조지 타니오스 씨와 줄리언 카터 씨 등 두 명이 관련 사건으로 입건된 상태인데요. 시크닉 경관 등 의회 경찰국 소속 세 명을 공격한 사실이 동영상 등으로 확인됐습니다. 분무기를 뿌린 행동도 파악됐는데요. 야생동물에게 사용하는 화학 물질을 담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진행자) 의사당 습격 사건이 올해 초 미국 정가의 큰 쟁점이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당시 대통령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됐었는데요. 트위터 등을 통해 지지자들에게 ‘워싱턴 D.C.로 모이라’고 하고, 사건 당일에도 집회에 나와 독려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퇴임 후 ‘내란 선동’ 혐의로 상원에서 탄핵 심판을 진행했는데요. 최종 기각됐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이 개발한 비행체가 우주 공간에서 역사적인 비행을 했다고요?
기자) 네. 나사의 소형 헬리콥터 ‘인저뉴어티(Ingenuity)’가 19일 화성 상공을 비행했습니다. 동력 비행체가 지구 외 행성에서 비행한 건 인류 역사상 처음인데요. 이번 화성에서의 비행은 지난 1903년, 노스캐롤라이나주의 키티호크 모래언덕에서 라이트 형제가 최초의 비행에 성공한 순간에 맞먹는, 역사적 순간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역사적인 비행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알아볼까요?
기자) 인저뉴어티의 첫 비행은 미 동부 시각으로 19일 오전 3시 30분쯤 이뤄졌습니다. 그리고 약 3시간 뒤에 나사의 제트추진연구소(JPL)가 인저뉴어티가 보내는 정보를 받기 시작하면서 비행 성공 소식이 알려졌는데요. 시험비행은 약 30초간 진행됐습니다. 무게가 1.8kg에 불과한 소형 헬리콥터인 인저뉴어티는 초속 1m의 속력으로 약 3m까지 상승해 제자리에서 정지 비행을 하고 안전하게 착륙했습니다.
진행자) 인저뉴어티가 어떻게 화성에 가게 된 겁니까?
기자) 나사의 로버(rover), 즉 탐사용 무인 자동차인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에 실려 화성까지 날아갔습니다. 나사는 작년 7월 말 플로리다에서 퍼서비어런스를 쏘아 올렸고요. 지난 2월에 화성 표면에 도착했는데요. 앞서 퍼서비어런스는 화성 표면에 착륙 후, 위험 감지 카메라를 통해 화성의 사진을 보내왔고요. 이번에 인저뉴어티도 비행에 성공하면서 이제 지상 임무는 퍼서비어런스가, 상공에서는 인저뉴어티가 동시에 임무를 수행하게 됐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화성에서는 비행이 무척 어렵다고요?
기자) 네. 화성은 대기 밀도가 지구의 100분의 1수준밖에 되지 않고 중력도 3분의 1 수준이기 때문에 공기의 힘을 활용하기가 어려운데요. 따라서 나사는 8천500만 달러를 들여 대기가 희박한 화성에서 날 수 있는 비행체를 특별 제작했고요. 그래서 탄생한 것이 ‘독창성’이라는 뜻의 인저뉴어티입니다. 인저뉴어티는 원래 약 1주 전에 시험비행을 할 예정이었지만, 소프트웨어에 문제가 발견되어 한 차례 연기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과학계가 인저뉴어티의 성공 여부에 크게 관심을 보였죠?
기자) 네. 나사는 인저뉴어티가 위험성은 높지만 그만큼 보상도 큰 프로젝트라고 평가했는데요. 인류의 첫 도전이었지만, 결국 화성에서 동력 비행이 가능한지를 증명해 보였다는 겁니다. 과학자들은 인저뉴어티의 비행 성공으로 앞으로 화상 탐사 영역이 크게 확대될 것을 기대했는데요. 인저뉴어티의 도움으로 우주인들이 더 위험하고 어려운 탐사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인저뉴어티의 시험 비행이 이번 한 번으로 끝인가요?
기자) 그건 아닙니다. 나사 측은 5월 초까지 시험 비행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인데요. 이후 퍼서비어런스는 본연의 임무로 돌아가 과거 해양 생물의 흔적을 찾기 위한 토양∙암석 샘플 채취 활동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나사의 화성 탐사 사업이 이렇게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유인 달 탐사와 관련해서도 새로운 소식이 있더군요?
기자) 네. 나사가 달에 우주인들을 보낼 착륙선을 개발할 민간 사업자로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가 설립한 ‘스페이스X’를 선정했다고 최근 밝혔습니다. 스페이스X 측은 나사가 아폴로 이후 처음으로 달에 우주비행사들을 보내는 데 자사 유인탐사선인 ‘스타십’을 선택했다며, 나사의 달 탐사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 계획’이 인류의 우주 탐사에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도록 겸허히 돕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르테미스 계획이 성공하면 인류가 다시 달 표면을 밟게 되는 거죠?
기자) 네. 1972년 아폴로 17호의 달 착륙 이후 50여 년 만에 달 탐사가 실현되는 건데요. 나사는 빠르면 2024년까지 달착륙선을 통해 달 표면에 2명의 우주인을 보낸다는 계획입니다. 앞서 나사는 지난해 4월 민간 달 착륙선 후보로 스페이스X와 세계 최대 전자 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의 설립자인 제프 베조스가 설립한 ‘블루오리진’, 방위산업체인 ‘다이네틱스’ 를 선정하고 약 1년간 평가 기간을 가졌는데요. 결국 스페이스X가 29억 달러짜리 계약을 따내게 됐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