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감염 ‘2천만 명’ 추산…하원 경찰개혁법안 통과

지난 16일 미국 플로리다주 탐파국제공항에 마스크를 착용한 여행객들이 탑승수속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 수가, 공식 통계의 열 배에 달할 것으로 당국이 추산했습니다. 실제로는 2천만 명이 넘는다는 이야기인데요. 자세한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하원에서 경찰개혁 법안이 통과됐고요. 5월 미국의 소비 지출이 전달 대비 8% 이상 급증했다는 상무부 발표 내용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코로나 확진자 실제 수치가, 통계의 열 배에 달할 거라고 당국이 밝혔다고요?

기자) 네. “(확진) 한 건이 보고될 때마다, 실제로는 열 건이 더 있을 것으로 본다”고 로버트 레드필드 질병통제예방센터(CDC)장이 25일 전화 회견에서 밝혔습니다. 공식 통계의 열 배 이상을, 실제 확진자 수로 추산한다는 이야기인데요. 이를 토대로, 미국 전체 인구의 5%에서 8% 정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공식 통계는 몇 명입니까?

기자) 약 242만 명입니다. 정부가 내놓은 ‘공식’ 통계는 아니지만, 가장 공신력 있는 존스홉킨스대학교 자료에서, 26일 오후 현재 이렇게 집계되고 있는데요. 실제로는 통계의 열 배 이상일 거라고 했으니까, 2천만 명이 훨씬 넘는 사람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게 레드필드 센터장의 분석입니다.

진행자) 통계에 안 잡히는 확진자가 상당히 많다는 이야기인데, 왜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겁니까?

기자) “(코로나 사태) 초기에, 젊은 층과 무증상자들에게 검사를 많이 못 했다”고 레드필드 센터장은 밝혔습니다. 이후 “3월과 4월, 5월까지 실제 확진자의 10%만 확인했다는 것을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는데요. 증상이 확실한 ‘고위험군’에 검사 역량을 집중했기 때문에, 증상이 없는 ‘평범한 사람들’을 많이 놓쳤다는 이야기입니다.

진행자) CDC 측의 이런 입장에 대해, 반응이 어떻습니까?

기자) 대다수 보건 전문가들이 지지하고 있다고 공영방송 NPR이 전했습니다. 최근 코로나 확진자 수가 통계보다 훨씬 많을 거라는 전문가들의 우려가 계속해서 나왔는데요. 당국이 이런 우려를 인정한 것으로, 보건ㆍ연구ㆍ의학계에서 평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CDC와 보건 전문가들이, 확진자가 통계보다 훨씬 많다고 추산하는 근거는 뭡니까?

기자) 지역별 조사와 함께, 헌혈 표본 검사 등에서 바이러스 검출 사례가 확인됐다고 레드필드 센터장은 설명했습니다. 겉으로 건강해 보이는 ‘무증상 감염자’들이 그만큼 많다는 이야기인데요. 이 사람들이 곳곳을 다니면서 ‘고위험군’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행위가 우려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고위험군’이라고 하면, 어떤 사람들을 말합니까?

기자) 노약자와 기저질환자, 두 집단을 레드필드 센터장이 고위험군으로 꼽았습니다. 특히 노약자들이 위험하다고 강조했는데요. 코로나 감염증 사망자의 대다수가 65세 이상 연령층에서 나왔다고 밝혔습니다. 나이가 많으면 많을수록, 사망하거나 중증 질환을 얻을 위험이 커진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기저질환자들은 어떤 사람들인가요?

기자) 기존에 질병을 앓고 있어서, 바이러스 침투에 취약한 사람들을 가리킵니다. 특히 만성 신장질환,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 2형 당뇨병, 만성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코로나에 취약하다고 레드필드 센터장이 설명했는데요. 그 밖의 질병으로 면역 체계가 약해지거나 손상된 사람도 고위험군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날(25일) CDC는 주간 소식지를 통해, 임신과 비만도 위험 기준에 포함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고위험군’에게 ‘무증상자’들이 바이러스를 옮기는 상황을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기자) “사회적 거리 두기가 우리의 가장 강력한 무기”라고 레드필드 센터장은 강조했습니다. “팬데믹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덧붙였는데요. 코로나 재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면서,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인명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코로나 재확산 우려, 실제로는 어떤 상황입니까?

기자) 남부와 서부 지역에서 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최근 텍사스와 플로리다에서 하루 5천 명, 캘리포니아에서 하루 7천 명 이상 신규 확진되는 등 각각 지역 별로 일일 최고치를 기록했는데요. 이에 따라 지역 당국이 봉쇄 해제 조치를 보류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역 당국의 보류 조치,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그렉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25일, ‘경제ㆍ사회활동 정상화’ 단계별 확대를 중단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텍사스주에서는 현재, 기업이나 상점들이 수용 인원에 제한을 둔 상태에서 운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요. 더 이상 봉쇄를 푸는 조치는 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또 26일에는 지역 내 술집 영업을 다시 중단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습니다. 앞서 전자제품 업체 ‘애플’을 비롯한 대형 소매점들은, 텍사스 주요 도시 휴스턴 일대 매장을 전면 폐쇄했습니다.

진행자) 보건 당국이 바빠진 상황인데요, 이 분야에서 또 주목할만한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전 국민 건강보험 제도인 ‘오바마케어(Obamacare)’를 완전 철폐하게 해달라고, 정부가 대법원에 요청했습니다. 25일 이런 내용의 의견서를 냈는데요.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정부가 이런 움직임을 보이는 데 주요 언론이 주목하고 있습니다. 오바마케어가 없어지면 2천만 명 이상이 보험 혜택을 잃게 될 것이라고 NBC뉴스 등이 전망했습니다. 오바마케어는 전임 바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시작한 정부 주도 건강보험 제도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행정부가 왜 오바마케어를 없애려는 겁니까?

기자) 두 가지 이유를 들었습니다. 의무 가입 조항이 ‘국민의 자유권을 침해’하고, 정부가 보험 선택에 관여하는 게 ‘업체 간 자율 경쟁을 저해’한다고 지적했는데요. 민주당 측이 여기에 반발하면서, 대선 쟁점 중 하나로 떠올랐습니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오바마케어의 미비점을 수정ㆍ보완해, 전 국민 건강보험의 취지를 살려 나가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26일 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경찰 개혁 법안이 하원에서 통과됐다고요?

기자) 네. 하원 다수당인 민주당이 주도한 경찰 개혁 법안이 찬성 236표 대 반대 181표로 25일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공화당 의원 중에서도 세 명이 찬성표를 던졌는데요. “이 나라 곳곳에서 행진하고, 시위하고, 요구한 모든 미국인의 발걸음”이 법안으로 결실을 맺었다고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말했습니다. 이번 법안은 “국가적 고통이 국가적 행동으로” 승화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법안인지 자세히 들여다보죠.

기자) 이름이 ‘경찰 활동에 관한 조지 플로이드 정의 법안(George Floyd Justice in Policing Act)’입니다. 조지 플로이드 씨는, 법안 통과 딱 한 달 전인, 지난달 25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경찰의 ‘목 누르기’ 제압을 당한 뒤 숨진 흑인 남성인데요. 그 뒤로 ‘경찰 폭력’과 ‘잔학행위’ 중단을 요구하고, 흑인에 대한 ‘조직적 인종 차별’ 철폐를 외치는 시위가 미국 전역에서 진행됐습니다.

진행자) 그럼, 법안 내용은 경찰 활동을 제한하는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세 가지 항목으로 구성됐는데요. 첫째, 경찰관의 직무행위 과정에서 인적ㆍ물적 피해가 발생하면, 당사자가 책임지는 기준을 높이도록 했습니다. 지금까지 널리 활용되던 ‘면책권(qualified immunity)’을 제한하는 것이고요. 둘째, 마약 수사 등에 활용하던 긴급 가택 수색도 금지합니다. 마지막 셋째, 잉여 군사 장비를 각 지역 경찰국으로 공급하는 사업도 중단하도록 규정했습니다.

진행자) 이 법안이 앞으로 각 지역 경찰 활동에 어떻게 영향을 줍니까?

기자)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 같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관련 법안이 상원을 거쳐 넘어오더라도,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는데요. 대통령이 거부하면 실제 법규로 효력을 발휘할 수 없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찰 개혁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경찰관들의 운신 폭을 제한하는 조치는 없을 것이라고 여러 차례 공언해왔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경찰 활동을 제한할 수 없다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두 가지 이유를 들었습니다. 첫째, 전국적인 시위 과정에서 불법 폭력 행위가 횡행하는 중이고 둘째, 일부 도시의 범죄율이 치솟고 있기 때문에 경찰 활동을 제한할 수 없다고 25일 ‘폭스뉴스’ 간담회에서 말했는데요. 특히 역사적 인물의 동상을 파손하는 시위대 등을 “테러 분자”로 지칭하면서, 강력한 “응징(retribution)”을 예고했습니다.

진행자) 일부 도시의 범죄율이 치솟고 있다는 건 무슨 얘기입니까?

기자) 시카고와 볼티모어, 디트로이트, 오클랜드 등이 “큰 문제(problematic)”라고 트럼프 대통령은 강조했습니다. 이 지역에서 강력 범죄가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해당 지역 주민들은 “지옥에서 사는 것과 같다(it’s like living in hell)”면서, 아프가니스탄이나 온두라스의 치안 상황에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해당 도시에서 강력 범죄가 많습니까?

기자) 통계적으로 분석할 여지가 좀 있습니다. 시카고에서는 지난달 31일, 하루 18건의 살인 사건이 집계됐는데요. 지난 60년 동안 가장 높은 수치였습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전체적인 살인 사건 발생 수는 떨어지는 추세입니다. 구체적으로 2016년에 총 756건이었던 게, 2018년에는 564건으로 35% 나 감소했고요. 지난해에는 490건으로 13% 더 줄었습니다.

진행자) 어쨌든 하원에서 민주당이 경찰 개혁 법안을 처리했는데, 집권당인 공화당 쪽에선 뭐라고 합니까?

기자) 공화당에서도, 경찰 개혁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갈등과 충돌을 완화(de-escalation)하는 과정이 경찰 훈련에 매우 중요하다”고 팀 스콧 상원의원이 최근 강조했는데요. 공화당이 주도하는 상원에서 관련 사항을 규정한 경찰 개혁 법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봉쇄조치가 3개월 이상 지속됐던 뉴욕시에서 제2단계 경제활동을 재개한 가운데 식당가에서 22일 시민들이 저녁 식사를 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지난달 소비지출 통계가 발표됐는데요. 결과가 어떻게 나왔습니까?

기자) 네, 미국인들의 소비가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 상무부는 26일, 지난 5월의 소비 지출이 전달 대비 8.2% 증가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경제 봉쇄 조처가 내려진 지난 3월, -6.6%를 기록한 데 이어, 4월에는 -12.6%까지 내려갔었는데요. 5월에 큰 반등세를 보인 겁니다.

진행자) 소비 지출이 크게 증가한 원인이 뭘까요?

기자) 경제 봉쇄 조처가 일부 완화되면서 여러 주에서 경제 정상화에 돌입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식당과 가게들이 문을 다시 열고, 또 실업 상태에 있던 노동자들이 다시 직장으로 복귀하면서 소비 활동이 활기를 찾은 겁니다.

진행자) 미국인의 소비가 늘었다면, 소득도 늘었다는 말일까요?

기자) 그건 아닙니다. 5월 미국인의 개인 소득은 전달보다 4% 이상 줄었습니다. 전달인 4월엔 정부의 코로나 경기부양책이 풀리면서 개인 소득이 1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었는데요. 하지만 5월에는 정부 지원금의 영향이 사라지고, 실업자도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 지출이 8% 이상 증가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경제에서 소비 지출이 차지하는 비율이 크다고요?

기자) 네, 가계 소비 지출이 미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약 70%에 달합니다. 미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다 보니 소비 지출은 경제 성장의 동력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소비 지출이 증가했다면, 미국 경제 성장률도 성장세를 보이겠군요?

기자) 경제 전문가들은 올해 2분기, 즉 4월~6월 경제 성장률이 연율로 -30%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지난 1948년, 분기별 경제 성장 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악의 성적이 되는 건데요.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예상 밖에 좋은 성적을 보인 소비지출 증가세가 6월까지 이어진다면, 2분기 경제 성장률이 시장의 전망치보다 좋게 나올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1분기 경제 성장률은 어떻게 나왔나요?

기자) 상무부가 전날인 25일,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연율로 -5%를 기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번에 나온 것은 확정치로, 지난달 발표된 잠정치와 동일한 수치이고요. 4월에 발표한 속보치 -4.8%보다는 더 떨어진 겁니다.

진행자) 이 역시 기록적인 수치라고요?

기자) 네, 12년 만에 최대폭으로 떨어지게 된 건데요. 작년 4분기까지만 해도 경제 성장률이 2%대를 유지했었지만, 코로나 사태 여파로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선 겁니다.

진행자) 5월의 소비 지출 증가세가 계속 이어질까요?

기자) 정부의 지원금이나 실업 급여 보조가 사라진 이후에도 지출이 계속 활발하게 이뤄질지는 미지수입니다. 미국의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의 제롬 파월 의장은 최근 의회 청문회에서, 실업 보조 수당을 기존의 6개월에서 더 연장할 것을 의회에 촉구했는데요. 올 연말까지 미국의 실업률이 높은 수준을 보일 것으로 추정된다며, 그럴 경우 경제회복 역시 오랜 기간에 걸쳐 진행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실업자 현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노동부는 6월 14일~20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148만 건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코로나 사태 여파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지난 3월 셋째 주, 약 330만 건으로 폭증한 이후 700만 건까지 육박했었는데요. 이후 12주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며 150만 건 아래로 떨어진 겁니다.

진행자) 코로나 사태로 실업수당을 신청한 사람이 총 얼마나 되는 겁니까?

기자) 지난 3월 중순 이후, 신규실업 수당을 청구한 사람이 4천 700만 명에 달하는데요. 미국 노동인구의 1/4이 넘는 수치입니다. 하지만, 많은 노동자가 일자리에 복귀하면서 현재 실업 수당을 수령하고 있는 사람은 2천만 명 이하로 떨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