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현숙 기자와 함께합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치료를 위해 동물용 의약품을 복용해선 안 된다고 미 식품의약국(FDA)이 경고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화이자 코로나 백신이 FDA로부터 정식 승인을 받았습니다. 미 서부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좌∙우 진영 간 시위가 폭력 양상을 보였다는 소식, 또 항공기 내에서 마스크 착용을 거부한 승객들이 거액의 벌금을 낼 처지에 놓였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와 관련해서 미 보건당국이 이례적인 경고문을 내놓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여러분은 말이 아닙니다. 여러분은 소도 아닙니다. 진짜 좀 멈춰주세요.” 이런 경고문이 최근 미 식품의약국(FDA)의 인터넷 사회연결망 서비스인 ‘트위터’ 계정에 올라왔습니다. 사람들이 코로나 예방이나 치료를 위해 동물용 의약품을 복용하는 사례들이 증가하면서, 이에 대한 경고를 FDA가 내보낸 겁니다.
진행자) 동물용 의약품이라니, 사람들이 뭘 복용하는 겁니까?
기자) 동물용 구충제인 ‘이버멕틴(Ivermectin)’을 복용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합니다. FDA는 트위터에, 이버멕틴을 코로나 예방이나 치료제로 쓰면 안 되는 이유를 설명한 글을 링크로 걸었는데요. FDA는 지난 5월, 홈페이지에 “FDA는 말에 사용되는 이버멕틴을 스스로 복용한 후 치료가 필요하거나 입원하는 환자들에 대한 보고를 여러 건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지난 5월에 경고한 내용을 다시 들고나온걸 보니, 이버멕틴을 복용하는 사람들이 다시 늘어나고 있나 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FDA가 경고문을 내놓기 전날인 20일, 미 남부 미시시피주에서 이버멕틴과 관련해 우려할만한 발표가 나왔는데요. 미시시피주 보건부는 이날 최근 독극물센터에 코로나 치료를 위해 이버멕틴을 복용한 사람들의 신고 전화가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코로나를 낫게 하겠다고 이버멕틴을 먹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 걸까요?
기자) 네. “최근 접수된 전화 가운데 70% 이상이 축산용품 센터에서 가축용 이버멕틴을 구매해 복용한 사례”라고 미시시시피 보건부는 설명했습니다. 이어 “신고자 가운데 85%는 가벼운 증상만 나타났지만, 최소한 한 명은 이버멕틴을 과다 복용해 추가 관찰이 필요한 상황이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FDA는 “허위 정보가 많이 돌고 있다”라며 “이버멕틴을 대용량으로 복용해도 괜찮다고 들었을지 몰라도 이는 잘못된 것이다”라고 지적했는데요. “이버멕틴은 기생충 치료를 위해 허가된 약으로, 항바이러스제는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미시시피주는 코로나 상황이 어떤가요?
기자) 미시시피주는 미국에서 가장 백신 접종률이 낮은 지역 가운데 하나입니다. 당연히 확진자도 많은데요. 이렇게 백신은 맞지 않으면서, 동물용 구충제 오용이 증가하다 보니 보건 당국이 더 우려하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코로나 백신과 관련해서 새로운 소식이 나왔군요?
기자) 네. 23일에 FDA가 ‘화이자(Pfizer)’ 백신을 정식 승인했습니다. 제닛 우드콕 FDA 국장 대행은 "이미 수백만 명이 안전하게 코비드-19백신을 접종받은 상황에서, FDA의 정식 승인은 백신을 맞는 데 대한 추가적인 자신감을 주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현재 미국에서 맞고 있는 코로나 백신이 완전히 승인을 받은 건 아니었나 보죠?
기자) 네. FDA가 화이자와 모더나, 존슨앤드존슨 사의 백신 3종 모두 긴급사용만 승인한 상태였습니다. 그러니까 화이자 백신은 현재 접종되고 있는 백신 가운데 최초로 정식 승인을 받은 건데요. 보건 당국은 백신이 어느 정도 효과를 입증하게 되면 상황의 시급성을 감안해 긴급사용을 먼저 승인합니다. 하지만 긴급 승인만 받았을 땐 보건 위기가 지속되는 기간에만 유효합니다.
진행자) 화이자 백신의 정식 승인으로 앞으로 어떤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까요?
기자) 아직 백신을 맞지 않은 미국인들에게 백신이 안전하고 효과적이란 점을 알릴 수 있고요. 이에 따라 백신 접종에 좀 더 속도가 붙을 것으로 당국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앞서 보건 당국에서는 화이자 백신 정식 승인과 관련해 입장을 밝힌 게 있습니까?
기자) 네. 비백 머시 미 의무 총감이 주말에 여러 TV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화이자 백신의 정식 승인이 곧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화이자 백신이 정식 승인을 받으면 더 많은 미국인이 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독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요즘 백신과 관련해서 논란이 되는 것이 ‘백신 의무화’ 정책인데요. 백신을 안 맞으려는 사람들이 주장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백신이 아직 전면 승인을 받지 않았다는 점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지역 정부가 추진하는 백신 접종 의무화도 더 쉬워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머시 의무 총감 역시, 백신의 정식 승인이 이뤄지면 학교와 기업들의 백신 접종 의무화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는데요. 아이들과 주민들을 위한 더 안전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교사와 교직원을 비롯해 더 많은 사람에게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는 것을 ‘합리적인 것’으로 본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주말에 미국에서 폭력 시위가 있었군요?
기자) 네. 미 서부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22일, 좌파 진영과 우파 진영 간 시위가 동시에 열렸습니다. 그런데 양측 시위대가 충돌하면서 폭력 양상을 보였고요. 심지어 총격까지 오가면서 최소한 한 명이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진행자) 폭력에 총격까지 있었으면 사상자도 있었습니까?
기자) 다행히 그런 소식은 없습니다. 총에 맞아 죽거나 다친 사람은 없는 것으로 보고됐고요. 시위대가 상대편을 향해 곰 퇴치용 스프레이를 뿌리거나 상대편 차량 유리창을 깨기도 했지만, 이 과정에서도 다친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앞서 두 진영의 시위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었다고요?
기자) 네. 두 시위대가 무력 충돌할 것이 예견됐기 때문입니다. 지난 20일, 포틀랜드 경찰국 척 로벌 국장은 기자회견에서 경찰이 양측 시위대의 싸움을 말리기 위해 중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현장에서 체포하지 않는다고 해서 범죄로 기소되는 사람이 없다는 말은 아니라며 충돌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포틀랜드에서 왜 좌우 좌∙우 진영 간 충돌이 일어난 겁니까?
기자) 지난해 5월, 흑인인 조지 플로이드 씨가 경찰 체포 과정에서 목숨을 잃은 사건이 발생한 이후,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시위가 미 전역에서 벌어졌는데요. 특히 포틀랜드에서도 많은 사람이 시위에 동참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맞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도 맞불 시위를 조직하면서 포틀랜드에서는 몇 달씩 충돌이 이어졌고요. 이후 포틀랜드는 좌∙우 진영 간 이념의 전쟁터가 돼버렸다는 평가가 나오게 됐습니다.
진행자) 포틀랜드에서 사망자가 나오기도 했다고요?
기자) 네. 1년 전인 지난해 8월 29일이었는데요. 이날도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시위대와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대치하고 있었는데, 이 와중에 우익단체 소속 트럼프 지지자가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진행자) 총을 쏜 사람이 누굽니까?
기자) 네. 상대편 시위대에 있던 마이클 라이놀 씨가 용의자로 지목됐는데요. 라이놀 씨는 자신을 ‘안티파(Antifa)’, 즉 파시즘이나 백인우월주의에 강력히 반대하는 조직에 속했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 시위대 배후에 ‘안티파가 이끄는 무정부주의자들’과 ‘급진 좌파’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 안티파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라이놀 씨는 결국 어떻게 됐나요?
기자) 경찰은 총격 사건 며칠 후인 지난해 9월 4일, 워싱턴주에서 라이놀 씨를 찾았습니다. 하지만 체포과정에서 발생한 총격으로 라이놀 씨는 숨졌습니다. 이후에도 포틀랜드에서는 크고 작게 충돌 시위가 계속돼 왔는데요. 지난 7일에도 안티파와 극우 그룹인 ‘프라우드보이스(Proud Boys)’회원들이 야외 종교 행사에서 최루가스 등을 분사하며 충돌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마스크 착용을 거부한 항공기 승객들이 거액의 벌금을 물게 됐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연방항공청(FAA)이 지난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내용인데요. 기내에서 난동을 부린 승객 34명에게 총 53만 달러가 넘는 벌금을 부과했다고 합니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마스크 착용 위반 사례였는데요. 기내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승객을 대상으로 벌금이 부과된 사례는 모두 18건이었습니다.
진행자) 몇 가지 구체적인 사례를 소개해주시죠?
기자) 지난 2월 9일에 발생한 사례입니다. 시카고에서 출발해 샌프란시스코를 향해 가던 알래스카 항공 여객기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한 남성이 기내에서 마스크 착용하지 않으면서 승무원들의 업무를 방해했고요, 자신의 손을 총처럼 만들고 마치 승객들을 향해 발사하는 자세를 취했는데요. FAA는 이 남성에게 1만 달러의 벌금을 내라고 통보했습니다. 지난 5월 16일에는 뉴욕에서 샌프란시스코로 가던 제트블루 항공 여객기에 탑승한 한 승객이 마스크를 쓰지 않아 승무원의 업무를 방해했고, 또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다른 승객과 접촉까지 했는데요. 이 남성에게는 4만2천 달러의 벌금이 부과됐다고 합니다.
진행자) 올해 현재까지 보고된 기내 난동 가운데 마스크 착용 거부가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나 되죠?
기자) 네 이날 연방항공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보고된 기내 난동 건수는 약 3천900건입니다. 이 가운데 마스크 착용 거부는 약 2천 870건인데요. 기내 난동 약 10건 가운데 7건 이상이 마스크 착용 거부 사례인 겁니다.
진행자) 기내 마스크 착용 규정은 언제부터 시행된 건가요?
기자) 네, 이 명령은 지난 1월 29일 미 질병통제센터(CDC)를 통해 발표됐습니다. 이 명령에 따르면 미국 및 미국령으로 들어오거나 미국 내를 이동, 혹은 미국 밖으로 나가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모든 승객과 승무원을 포함한 모든 사람은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데요. 이에 따라 FAA는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는 등 기내 규정을 따르지 않는 승객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뉴욕 경찰 역시 마스크 착용 규정을 강화했다고요 ?
기자) 그렇습니다. 뉴욕 경찰은 지난주 초 발표한 고시에서 뉴욕시 경찰 3만 6천 명에게 백신을 접종받거나 그렇지 않을 경우 근무 시간 내내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명령했습니다. 그러면서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채 마스크를 쓰지 않고 근무하다 적발되면 적절한 징계가 취해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고 하더라도 대면 업무 시에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현재 뉴욕 경찰의 백신 접종률은 어떻게 되죠?
기자) 뉴욕 경찰 대변인실 자료에 따르면 현재 뉴욕 경찰의 접종률은 약 47%인데요. 이는 뉴욕시가 공개한 18세 이상 성인의 백신 접종률인 68%보다 한참 낮은 수치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이 기사는 Reuters를 참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