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이 민주당 부통령 후보직을 공식 수락했습니다. “우리가 아는 미국은 가능하다”며 함께 싸우자고 연설했는데요. 이 밖에 민주당 전당대회 셋째날 소식,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이어서, 민주당이 새로 채택한 정강을 들여다보겠고요. 기술기업 ‘애플’의 시가 총액이 미국에서 처음으로 2조 달러를 돌파한 이야기,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이 민주당 부통령 후보직을 수락했군요?
기자) 네. 19일 화상회의로 계속된 민주당 전당대회 셋째 날 일정에서,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이 부통령 후보 수락 연설을 했습니다. 이로써,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주요 정당에서 유색인종 여성 부통령 후보가 나왔는데요. 해리스 후보는 “우리가 아는 미국은 가능하다”고 강조하면서, 함께 싸우자고 연설했습니다.
진행자) “우리가 아는 미국은 가능하다”는 게 구체적으로 어떤 이야기입니까?
기자) 바이든-해리스 행정부가 들어서면, 트럼프 행정부의 ‘실정’을 만회할 포괄적 개혁 조치를 단행하겠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면서, 세 가지 지점을 짚었는데요. 첫째, 경제 분야에서 “누구도 낙오시키지 않을 것”이며, 둘째, 보건 분야에서 코로나 사태를 끝낼 단계를 밟아 나갈 것이고, 셋째, 사회 분야에서 분열을 없애 “강하고 품위 있는”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해리스 민주당 부통령 후보, 어떤 인물입니까?
기자) 1964년 10월생 만 55세로, 검사 출신입니다.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지방 검사를 거쳐, 2017년 초까지 주 법무장관을 역임했는데요. 법무장관으로 일할 때, 대형 금융기업들에 대한 소송을 주도하면서 전국적인 인물로 떠올랐습니다. 이 과정에서, 보 바이든 당시 델라웨어주 법무장관과 협력했는데요. 지난 2015년 사망한 보 바이든 장관은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아들입니다.
진행자) 해리스 후보의 중앙 정치 경력이 그리 길진 않은 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2017년부터 캘리포니아를 대표하는 연방 상원의원으로 일했으니까, 불과 3년 정도인데요. 하지만, 법사위원회에서 활동하면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제프 세션스 전 법무장관과 윌리엄 바 법무장관 등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을 압박하면서 뉴스에 자주 등장했고요. 브렛 캐버노 대법관 인준 청문회 과정에서도, 법률 지식을 바탕으로 날카로운 질문을 던져서 주목받았습니다. 이렇게 전국적인 지명도를 쌓은 뒤, 이번 대선 예비선거에 출마했는데요. 후원 모금 부진 등 이유로 초반에 포기하고 바이든 후보 지지를 선언했습니다.
진행자) 주요 정당 최초의 유색인종 여성 부통령 후보라고 하셨죠?
기자) 그렇습니다. 해리스 후보의 어머니는 인도 출신 암 연구자, 아버지는 자메이카 출신 경제학자입니다. 따라서, 해리스 의원은 흑인이기도 하고 아시아계이기도 한데요. 공화당 쪽에서 이 부분을 공격 소재로 삼았습니다. 부모가 모두 외국 출신이라서, 해리스 의원이 시민권자가 아닐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는데요. 이 같은 의혹을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이른바 ‘출생 음모론(birther conspiracy)’이 증폭됐습니다.
진행자) 미국 시민이 아니라서, 부통령 입후보 자격이 없다는 주장이었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해리스 후보는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태생이라, 미 헌법이 규정한 ‘속지주의’ 원칙에 따라 미국 시민이 맞습니다. 이날(19일) 수락 연설에서도 “암을 정복하겠다는 꿈을 갖고 인도에서 온 여성(어머니)이 오클랜드 카이저 병원에서 나를 낳았다”고 강조했는데요. 지난 16일 공화당 선거대책본부 측이 “이 문제는 이제 (논란이) 종결됐다”고 매듭지었습니다.
진행자) 그 밖에 민주당 전당대회 세째 날, 어떤 일들이 있었습니까?
기자)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등이 찬조 연설에 나섰습니다. 모두 트럼프 행정부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정권 교체 필요성을 강조했는데요. 오바마 전 대통령은 “트럼프(대통령)의 실패로 (코로나 관련) 17만 명이 죽고, 일자리 수백만 개가 없어졌으며, 세계에서 자랑스러웠던 평판은 사라지고, 민주주의가 전에 없는 위협을 받고 있다”고 연설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쪽의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적극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이날(19일) 연설 직후, “(2016년 대선 때) 그(오바마 당시 대통령)가 나의 선거 캠프를 염탐했다. 그러다 발각됐다"는 주장을 트위터에 올렸는데요. 아울러, 민주당 경선이 사실상 끝날 때까지 바이든 후보 지지를 거부했던 이유는 뭐냐면서, 오바마 전 대통령의 진정성을 의심했습니다. 또한 “바락과 부패한 힐러리, 환영한다”고도 적었는데요. “싸움터에서 만나자”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민주당 전당대회, 앞으로 일정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마지막 날인 20일, 바이든 대통령 후보가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공식 후보 수락 연설을 합니다. 오는 11월 대선에서 재선에 나설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하는 결의, 그리고 ‘바이든-해리스 행정부’가 추구할 비전 등을 내놓을 예정인데요. 이에 앞서 태미 덕워스 상원의원, 키샤 보텀스 애틀랜타 시장, 그리고 피트 부티지지ㆍ앤드루 양 전 대선 예비후보 등이 찬조 연설합니다.
진행자) 공화당 쪽의 대선 관련 일정도 짚어보죠.
기자) 공화당은 오는 24일부터 27일까지 나흘 동안 전당대회를 치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식 후보 수락 연설을 백악관에서 진행하는데요. 상대 당 전당대회 때는 주요 정치행사를 자제하는 관행을 깨고, 대선 경합지역을 차례로 방문하는 중입니다.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수락 연설을 하는 20일,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후보의 어린 시절 연고지인 펜실베이니아주 스크랜턴 인근 지역으로 향합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민주당이 이번에 전당대회에서 새 정강도 채택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정강이란 당이 추구하는 비전과 정책의 방향 등을 담은 문서인데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각 당은 정강 정책을 마련해 전당대회에서 공식 확정합니다. 민주당은 지난달 27일 정강위원회가 80쪽짜리 ‘2020년 민주당 정강’을 마련했고요. 전당대회 둘째 날인 18일, 대의원들의 화상 투표를 통해 공식 채택했습니다.
진행자) 정강에 어떤 내용이 포함됐는지 살펴볼까요?
기자) 2020년 민주당 정강은 10가지 주요 항목으로 나눠 분야별 주요 정책과 공약 등에 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대응, 경제, 의료 보건, 사법개혁, 기후, 이민, 교육, 외교 정책, 투표권, 인권 등을 다루고 있는데요. 우선, 코로나 사태와 관련해선, 바이러스 검사와 치료 그리고 백신 접종을 모든 미국인에게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진행자) 경제 부문은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연방 정부가 보장하는 최저임금을 시간당 15달러로 올리고 어린이와 부양가족 세금 혜택을 크게 인상하는 한편, 주택 공급을 크게 확충한다는 계획입니다. 또한, 가정의 연간 소득이 12만5천 달러 이하인 학생들은 공립대학 학비를 무료로 하고, 지역 커뮤니티 칼리지도 무상교육을 실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민자 문제도 미국 사회에서 주요 사안 가운데 하나인데요?
기자) 네, 불법체류 청년들, 드리머 보호조치를 부활시키는 한편, 이민자 구금시설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는 등 불법 체류자도 시민권자가 될 수 있는 길을 만들겠다는 계획입니다. 또 기후 문제와 관련해서는 오는 2035년까지 화석연료에서 발생하는 탄소 오염을 없애는 한편, 청정에너지 투자를 강화하고요. 선거권과 관련해, 워싱턴 D.C.를 51번째 주로 승격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국내 정책을 보면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들을 주로 폐지하는 방향인데 대외 정책은 어떻습니까?
기자) 대외 정책에서도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웠던 트럼프 행정부와는 달리, 외교를 첫 번째 수단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동맹을 재건하고 미국의 리더십을 복원하는 것이 대외 정책의 기조인데요.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관련해서는 북한의 비핵화와 함께 일본, 한국, 호주를 포함한 역내 동맹국들과의 관계 강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진행자) 민주당 정강 내용, 어떻게 평가할 수 있습니까?
기자) 경선 과정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과 끝까지 경쟁했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등 진보주의자들이 요구했던 내용은 채택되지 않았습니다. 국가 단일 보험 제도인 ‘메디케어포올’이나 경찰지원금 철회, 이민세관단속국(ICE) 해체 등은 빠졌는데요. 하지만 여전히 수백 개에 달하는 진보적인 제안이 담겨있기 때문에 전임 바락 오바마 대통령 때보다 훨씬 진보적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기술기업 ‘애플(Apple)’의 시가 총액이 2조 달러를 돌파했다고요?
기자) 네. 유명 손전화 ‘아이폰(iPhone)’과 ‘맥(Mac)’ 컴퓨터 등을 만드는 ‘애플’의 시가 총액이 19일 장중 2조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미국 상장사 중에 최초인데요. 지난 2018년 8월에 1조 달러 선을 돌파한 지 불과 2년 만입니다. 다만, 19일 증시에서 2조 달러 선을 계속 유지하지는 못하고, 약간 못 미치는 1조9천800억 달러 종가를 기록했습니다.
진행자) 먼저, ‘시가 총액’이 뭡니까?
기자) 발행한 주식 수에 주당 가격을 곱한 수치인데요. 기업의 규모를 가늠하는 개념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한 나라의 경제 규모를 따질 때 ‘국내총생산(GDP)’을 보는 것처럼, 회사의 크기는 시가 총액으로 평가하는데요. 시총이 클수록 큰 회사라고 할 수 있는 겁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애플이라는 회사의 규모가 1조 달러 선에서 2조 달러 선으로, 2년 만에 두 배가 된 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코로나 사태의 영향이 큰 것으로 주요 경제 매체들이 해설하는데요. 재택근무와 화상 회의가 급속하게 확산되면서, 관련 기기 수요가 늘어난 겁니다. 아울러, 사람들이 외출하기 힘들어지니까 ‘애플 뮤직’, ‘애플 TV 플러스’, ‘애플 아케이드(게임)’ 같은 오락물 이용도 많아졌습니다. 또한 애플 측이 최근, 개인 투자자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주식을 4대1로 분할하겠다고 밝힌 것도 주가 상승 요인이었습니다.
진행자) 애플이 어떤 회사입니까?
기자) 지난 1970년대 스티브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악 씨 등이 캘리포니아주 북부의 주택 차고에서 시작한 기업입니다. 컴퓨터를 만드는 걸로 출발했는데요. 2000년대 초반, 휴대용 음악재생 기기인 ‘아이팟(iPod)’을 출시하고, 몇 년 뒤 손전화 ‘아이폰’이 연이어 성공하면서 비약적으로 성장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40여 년 만에 2조 달러 규모 기업이 된 건데, 이게 어느 정도라고 비교할 수 있나요?
기자) 미국 대기업 여러 곳을 합친 규모입니다. 비자카드, 존슨앤드존슨, 월마트, 프록터앤드갬블(P&G), 페이팔 홀딩스, 넷플릭스, 이렇게 6개 회사를 시총을 더해야 애플과 비슷하다고 CNBC가 설명했는데요. 애플 외에 다른 기술 기업들도 2조 달러선에 도달할 수 있을지 관심을 끄는 중입니다.
진행자) 애플 외에 어떤 기술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습니까?
기자)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Amazon)’, 그리고 컴퓨터 프로그램 등을 만드는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등이 그 다음 2조 달러 돌파 대상으로 꼽힙니다. 그만큼 시총 규모가 큰 데다가, 코로나 사태 와중에 주가가 크게 오른 회사들이기 때문인데요. 이 밖에 인터넷 서비스 제공 업체 ‘구글(Google)’의 모기업 ‘알파벳(Alphabet)’ 시총도 1조 달러에 육박합니다.
진행자) 다른 나라 기업의 시가 총액은 어떤가요?
기자)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업체 ‘아람코(Aramco)’가 애플보다 먼저 2조 달러를 넘겼습니다. 다만 아람코 역시, 종가 기준으로 2조 달러선을 지키진 못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