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아시아계 대상 혐오 범죄 대응 법규가 조 바이든 대통령 서명으로 공식 발효됐습니다. 새로운 법률을 근거로, 관련 사건 처리에 공격적으로 조치하겠다고 법무장관이 밝혔는데요. 자세한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금융 당국이 최근 투자 수단으로 인기가 높아지는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 방침을 잇따라 내놓았습니다. 이어서, ‘나바호’족이 미국 내 최대 원주민 종족이 된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아시아계 대상 혐오 범죄 대응 법안에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했군요?
기자) 네. 조 바이든 대통령이 20일 ‘코비드-19 혐오범죄 법안(COVID–19 Hate Crimes Act)’에 서명했습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아시아계 주민들을 대상으로 급증하고 있는 폭력에 대응하는 내용인데요. 앞서 상원과 하원을 잇달아 통과했습니다. 이날(20일)부터 공식 법규로 발효됐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서명식을 열고, 연설을 통해 의미를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 어떤 내용이었습니까?
기자) 혐오 범죄 피해자들과 아시아계 주민들을 향해 위로의 말을 먼저 건넸습니다. “상처받은 분들께 메시지를 전한다”면서 “우리(정부)가 당신을 보고 있다. 그리고 (법안을 작성한) 의회도 그렇다”고 했는데요. “우리는 편견과 증오를 멈추는 일에 헌신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서 소수계를 향한 혐오와 인종 차별을 비난했습니다. “추악한 독소”라고 표현했는데요. “우리나라에 오랫동안 퍼지면서 (국민들을) 겁에 질리게 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국민들을 겁에 질리게 한, 구체적인 사례는 어떤 겁니까?
기자) 지난 3월 조지아주 애틀랜타 일대 스파(휴양시설) 세 곳에서 발생한 연쇄 총격 사건을 바이든 대통령이 언급했습니다. “애틀랜타 총기 난사가 벌어진 뒤 며칠 만에, 나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현지에 가서 아시아계 주민들을 만났다”고 말했는데요. “그들의 고통과 공포, 분노, 그리고 보이지 않는 아픔에 관해 들었다”고 덧붙였습니다. 당시 사망자 여덟 명 가운데 여섯 명이 아시아계 여성이었는데요. 네 명은 한인이었습니다.
진행자) 그런 사건들 이후 아시아계 대상 혐오 범죄 대응법이 비로소 제정됐는데, 새로 발효된 법에 어떤 내용이 들어있습니까?
기자) 크게 네 가지 사항이 핵심입니다. 첫째, 연방 법무부 내에 아시아계 대상 혐오 사건을 급행 처리하는 직책을 신설하고요. 둘째, 각 지역 경찰이 관련 사건에 대응할 때 법무부가 지원에 나섭니다. 그리고 셋째, 혐오 범죄 관련 사건 자료 수집을 강화ㆍ촉진합니다. 마지막으로 넷째, 관련 사건을 신고할 수 있는 경로가 다변화됩니다.
진행자) 신고 경로가 어떻게 다변화되나요?
기자) 평상시처럼 경찰에 범죄 신고를 하는 방법 외에, 두 가지 경로가 새로 생기는데요. 먼저, 아시아계 혐오 사건만 전담하는 ‘핫라인’ 전화가 생깁니다. 각 주 정부 책임 아래 운영하도록 했는데요. 온라인 신고 경로도 확립하도록 규정했습니다.
진행자) 이날(20일) 서명식에서 바이든 대통령 연설 외에, 어떤 일이 있었습니까?
기자)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연설했습니다.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부통령 자리에 오른 흑인이자 아시아계인데요. “작년 이맘때, 상원의원으로서 반아시안 정서 규탄 결의안을 발의했었다”고 회고했습니다. “팬데믹 시작 이후 그때까지 1천100여 건이었던 아시아계 대상 혐오 사건이 오늘날, 6천600 건을 넘고 있다”고 상황의 심각성을 강조했는데요. 이번 입법을 통해 이런 상황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시아계뿐 아니라 모든 미국인에 대한 혐오를 멈추는 데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아시아계 대상 혐오 범죄 대응법 발효에 어떤 반응이 나옵니까?
기자) 아시아계 사회는 잇따라 환영 입장을 내놨습니다. 입법 청원을 주도했던 ‘스톱 AAPI 헤이트(Stop AAPI Hateㆍ아시아계 혐오를 멈춰라)’ 측이 공식 성명을 발표했는데요. 이번 입법은 특히 “반 아시아계 발언들을 경감시킬 지역사회 중심의 해법을 제시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한국계 정치인인 샘 박 조지아주 하원의원은 백악관의 초청을 받아, 이날(20일) 서명식 현장을 참관했는데요. “우리는 이제 혐오에 함께 연대할 것”이라는 소감을 VOA에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제 발효된 법규가 현장에서 잘 시행되는 일만 남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해당 법규가 효율적으로 시행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메릭 갈랜드 법무장관이 이날(20일) 밝혔는데요. “혐오 범죄를 수사하고 기소하는 것을 최우선 순위로 두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서 “편견과 차별에서 비롯된 범죄와 싸우는 일에 새로운 법을 사용해 공격적으로 조치하겠다”고 했는데요. “이 법을 적용하는 과정에 법무부가 중심 역할을 맡게 된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입법 과정을 되짚어보죠.
기자) 민주당이 주도한 법안이었습니다. 상원에서 메이지 히로노 의원, 하원에서 그레이스 멩 의원이 이끌었는데요. 야당인 공화당에서도 법안 작성과 표결에 적극 협조했습니다. 특히 수전 콜린스 상원의원이 법안 문구 구성에 깊이 관여했는데요. 이를 바탕으로 상원에서 찬성 94표대 반대 1표, 압도적인 지지가 나왔습니다. 이어진 하원 표결에서도 찬성 364표, 반대 62표로 가결됐는데요. 이날(20일) 서명식 현장에는 미치 매코넬 상원 공화당 대표와 콜린스 의원 등 공화당 중진들도 나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 계획이 금융 당국에서 잇따라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네. 암호화폐가 금융 안전성에 위험을 제기하고 있다고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의장이 20일 밝혔습니다. 따라서, 규제를 강화할 방침을 시사했는데요. 재무부도 규제 필요성을 언급했습니다. 부유층이 암호 화폐를 활용해 세금을 회피하는 수단이 되는 우려가 크다고 재무부 측은 성명을 통해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우선, 이 ‘암호화폐’가 뭔지 짚어보고 넘어가죠.
기자) 전산망을 통해 거래하는 전자 화폐입니다. 그러니까 돈은 돈인데, 지갑에서 꺼내서 주고받는 실물이 아니라, 컴퓨터에서 확인하는 가상의 가치인 건데요. 그래서 예전에는 ‘가상 화폐(cyber currency)’라고 불렀습니다. 요즘은 보통 ‘암호화 화폐(cryptocurrency)’ 또는 간단히 ‘암호화폐'라고 하는데요. 여러 종류가 온라인 공간에서 유통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어떤 종류가 있나요?
기자) 전체적으로 수천 종이 있는 걸로 파악됩니다. 가장 잘 알려진 것은 ‘비트코인(Bitcoin)’인데요. ‘이더리움(Ethereum)’도 유명합니다. 귀여운 개의 이미지를 합성한 ‘도지코인(Dogecoin)’이란 것도 있는데요. 일론 머스크 ‘테슬라(Tesla)’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트위터에 언급하면서, 가격이 크게 오르내렸습니다. 머스크 CEO는 전기자동차 제조와 우주개발 사업을 하는 인물입니다.
진행자) 이런 암호화폐에 관심이 높아진 이유는 뭡니까?
기자) 자산 투자 목적으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식 가격이 등락하는 것처럼, 암호 화폐의 값도 시시때때로 변하는데요. 변동성이 큽니다. 그만큼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반면, 막대한 손해를 볼 수도 있습니다.
진행자) 얼마나 변동성이 큰가요?
기자) 비트코인의 경우, 작년 초에 개당 가격이 7천 달러 선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지난달 중순에는 6만5천 달러에 육박했는데요. 불과 1년여 만에 아홉 배 이상 가격이 뛴 겁니다. 그래서 큰돈을 벌었다는 사람들이 잇따라 나왔는데요. 그래서 투자에 뛰어드는 초보자가 최근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수익을 본 경우는 많지 않은데요. 21일 현재 가격이 약 4만1천 달러입니다. 한 달여 만에 40%가 빠진 겁니다.
진행자) 이걸 금융 당국이 어떻게 규제하겠다는 겁니까?
기자) 1만 달러 이상 암호화폐 거래에 사용할 경우 국세청(IRS) 신고를 의무화할 방침이라고 재무부는 밝혔습니다. 이 밖에 “암호화 자산의 성장에 대처할 추가 조치를 대통령이 제안”한 상태라고 설명했는데요. 이렇게 규제를 강화하는 이유는 암호화폐 시장이 탈세에 활용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탈세 규모가 어느 정도라고 합니까?
기자) 지난 2019년 기준으로 약 6천억 달러입니다. 이날(20일) 재무부가 밝힌 규모인데요. 연방 정부가 거둬야 할 세액보다 그만큼 돈이 덜 들어왔다는 이야기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 내 최대 원주민 부족이 어디인지에 대한 새로운 조사 결과가 나왔군요?
기자) 네. 미국 원주민 가운데 ‘나바호’ 부족이 가장 너른 영토와 가장 많은 인구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 남서부 애리조나주와 유타주, 뉴멕시코주에 걸쳐 자치구를 갖고 있는 나바호족은 인구 등록 절차 결과, 총 주민이 40만 명 가까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기존에 알려진 30만 6천 명 보다 훨씬 늘어난 겁니다.
진행자) 그럼 기존에 가장 많았던 원주민 부족은 어디였나요?
기자) 네. ‘체로키’ 부족입니다. 미 중남부 오클라호마주에 자리 잡고 있는 체로키 자치구 인구는 39만2천 명으로 확인됐는데요. 체로키족 측은 하지만, 부족 인구가 계속 성장세를 보인다면서 잠재적인 등록자로부터 들어오는 부족 신청 건수가 매달 200건이 넘는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원주민 부족이 인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가 있다고요?
기자) 네. 원주민 부족들은 연방 정부로부터 자치 자금이나 교육, 의료 등 기본적인 서비스를 위한 지원을 받는데요. 보통 인구에 따라 지원금이 할당되기 때문입니다. 현재 미국 연방 정부가 인정하는 원주민 부족이 총 574개에 달하는데요. 이들 부족은 자치 정부로 볼 수 있는 ‘부족국가(nation)’로 자처하고 부족원 자격요건을 정해 놓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인디언 부족원으로 인정받아야 지원도 받을 수 있는 거군요?
기자) 네. 예를 들어 나바호족은 원주민 혈통이 최소한 4분의 1을 요구하고 있는데요. 그러니까 양가 조부모 가운데 1명이 나바호족이어야지 부족원으로 인정받는 겁니다. 반면 체로키족은 직계비속의 경우에만 부족원으로 인정을 해주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에 원주민 부족들이 인구를 새롭게 파악하게 된 배경이 있나요?
기자) 네. 연방 정부 코로나 경기부양책과 관련이 있습니다. 지난해 3월, 미국 의회가 2조2천억 달러 규모의 ‘1차 경기부양법안(CARES Act)’을 통과시켰는데요. 이를 통해 원주민 부족들에 48억 달러가 지원됐고요. 등록된 부족 주민들을 대상으로 재난 지원 프로그램을 시작했습니다.
진행자) 그래서 등록이 안 된 주민들은 빨리 부족민으로 등록하라고 자치구가 나선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원래 연방 재무부가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 따라 지원금을 배분했는데요. 그러자 이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인구조사에서는 본인이 생각에 따라 원주민이라고 답할 수 있고, 원주민 부족도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로 자치구에 사는 원주민 수와 인구조사 결과가 다를 수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재무부는 추가로 지원되는 지원금은 각 부족이 제출한 인구 등록 조사를 바탕으로 배분하겠다고 최근 방침을 바꿨습니다.
진행자) 지원금이 또 지급될 예정인가 보군요 ?
기자) 그렇습니다. 올해 3월 최종 승인된 1조 9천억 달러 규모의 ‘미국 구제 계획(American Rescue Plan)’에 따라 원주민 부족에 추가 지원금이 배분될 예정인데요. 재무부는 1차 경기부양안 분배에서 제기된 문제들을 피하려고 부족 자치구에 등록된 부족원 수와 자치구 고용자료를 기반으로 총 200억 달러를 각 부족에 배분할 계획입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부족들로서는 부족원들이 빠지지 않고 등록하는 게 중요하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재무부는 24일까지 각 부족 자치구가 ‘미국 구제 계획’의 지원금을 받기 위한 인구 등록 현황을 제출하라고 공시했습니다. 재무부는 일부 부족의 불만이 있지만, 코로나 대유행으로 불균형적인 피해를 본 원주민 부족들의 필요를 완전하게 채워줄 방식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원주민들이 코로나 지원금을 얼마나 받았습니까 ?
기자) 나바호족의 경우 지난해 11월부터 재난 지원 프로그램을 시작했는데요. 총 29만3천여 건의 신청을 받아 3억 2천여 달러를 지급했다고 자치구 측은 밝혔습니다. 어른들은 최고 1천350달러, 어린이는 최고 450달러 현금을 받았는데요. 앞으로 미국 구제 계획을 통해 각 부족에 돌아갈 예산은 직접적인 코로나 지원 외에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도로 정비나 상하수도 정비, 인터넷 시설 확충 등 더 다양하게 쓰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