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전몰 장병 추모…인프라 협상 1주 시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30일 델라웨어주 뉴캐슬 참전군인 추념공원에서 연설하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메모리얼 데이(Memorial Day)’를 맞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전몰 장병들을 추모했습니다. 미국 전역에서 관련 행사가 열리는데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대규모 사회 기간시설 투자 법안 협상에 일주일 시한을 정부 측이 공화당에 제시했습니다. 이어서, 메모리얼 데이 연휴 여행 증가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메모리얼 데이 추념 연설을 했군요?

기자) 네. 조 바이든 대통령이 ‘메모리얼 데이’ 전날인 30일 델라웨어주 뉴캐슬에 있는 참전군인 추념공원을 찾아, 전몰 미군 장병들을 추모했습니다. “우리의 자유를 위해 (장병들이) 지불한 대가를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고 연설했는데요. 순국 장병들과 남겨진 가족들에게 “우리는 빚을 지고 있음을 잊지 말자”고 미국민들을 향해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메모리얼 데이’가 어떤 날인지 짚어보고 넘어가죠.

기자) 순국 장병 등을 기리는 국가기념일입니다. 해마다 5월 마지막 월요일인데요. 올해는 31일입니다. 앞선 주말부터 각계각층과 지역사회에서 추념 행사를 진행하는데요. 남북전쟁 직후인 1868년부터 관련 전통이 시작됐습니다. 메모리얼 데이 연휴는 미국에서 비공식적으로 여름철이 시작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30일 연설한 내용, 이어서 살펴보죠.

기자) 장병들의 유족을 생각하면 “슬픔으로 심장이 찢어진다”고 말했습니다. 가족 구성원을 “잃은 것이 얼마나 아픈지 안다”고 바이든 대통령은 강조했는데요. “가슴속에 블랙홀이 남겨진” 것과 같다면서, “거기에 빨려 들어가 나오지 못하는 느낌”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군인이었던 장남과 사별한 경험을 회고한 건데요. “만일 (보 바이든이) 살아있었다면, 우리나라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친 분들께 함께 경의를 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의 장남이 누구고, 언제 세상을 떠났습니까?

기자) 보 바이든 전 델라웨어주 법무장관입니다. 지난 2015년 뇌종양으로 숨을 거뒀는데요. 사망 당시 주 방위군 소령이었습니다. 앞서 이라크에 파견돼 임무를 수행했었는데요. 주 법무장관 역임에 이어, 주지사 출마 의사를 밝혔었습니다. 이렇게 아버지의 뒤를 이어 정계에서 활동할 의지를 보였지만, 만 46세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진행자) 가족 중에 있던 미군 장병을 잃은 슬픔을 누구보다 잘 안다고, 바이든 대통령이 강조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슬픔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면서, 유족들을 위로했는데요. “여러분의 아들과 딸, 남편과 아내의 이름을 거론하는 순간, 눈물이 아니라 입가에 미소를 가져오는 날이 올 것이라고 약속한다”고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30일) 말했습니다. 유족마다 처한 상황이 다르겠지만 “그날이 빨리 오기를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그렇게 슬픔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뭐라고 합니까?

기자) 국가를 위해 희생한 가족으로서의 ‘자부심’을 바이든 대통령이 강조했습니다. “모든 고통에도 불구하고, 순직하거나 현재 복무 중인 장병들을 여러분(유족)이 자랑스럽게 느끼는 것을 안다”고 바이든 대통령은 말했는데요. 미군 장병들은 “위대한 미국의 행동에 자긍심과 용감함으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바이든 대통령은 강조했습니다. “미국의 신념(The American creed)은 우리 모두를 하나로 묶어주는 요소”라고 이어서 말했는데요. “애국자들이 남겨준 전통을 이제 우리가 뒤따라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장병과 가족들에게는 자부심을 가지라고 했는데, 일반 국민들에게는 뭐라고 말했습니까?

기자) 통합을 호소했습니다. “나라가 하나로 뭉쳐 (장병들의) 희생을 보존하기를 바란다”고 바이든 대통령은 말했는데요. “오늘 우리는 민주당원이나 공화당원이 아닌, 미국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메모리얼 데이 당일인 31일, 워싱턴 D.C.와 인접한 버지니아주의 알링턴 국립 묘역을 방문해 공식 추념 행사에 참석하는데요. 이 밖에 미국 전역의 주요 도시에서 관련 행사가 벌어집니다.

진행자) 미국 곳곳에서 다양한 행사가 진행되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역사회 별로 추념식이나 모임이 열리는데요. 작년에는 코로나 사태 때문에 대부분 행사가 열리지 못했습니다. 온라인 형태로 대체됐었는데요. 올해는 백신 접종이 진전을 본데 따라,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권고에 맞춰, 각 지역 당국이 활동 규제를 풀었습니다.

31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첼시의 토빈기념교.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사회 기간시설 투자 법안 협상에 시한이 제시됐군요?

기자) 네. 정부 측이 대규모 사회 기간시설(infrastructureㆍ인프라) 투자계획 성사를 다시 한번 강하게 촉구했습니다. 근거 법안 협상을 “영원히 끌고 갈 수는 없다”고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이 30일 CNN 주간 시사프로그램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온(State of the Union)’ 인터뷰에서 밝혔는데요. “내일(31일)부터 일주일 시점인, 6월 7일까지 명확한 방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남은 시간을 일주일로 정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백악관이 물고기를 잡거나, 미끼를 잘라내거나 선택할 순간에 가까워졌다”고 부티지지 장관은 말했는데요. 공화당을 향한 최후통첩으로 주요 매체들이 해설하고 있습니다. 이번 한주는 의회가 메모리얼 데이 휴회인데요. 휴회가 끝나고 돌아온 뒤에도 합의가 없다면, 민주당 측이 독자 처리할 계획을 밝힌 것이라고 AP통신이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정부가 추진하는 인프라 투자계획이 어떤 내용인지 되짚어보죠.

기자) 지은 지 오래된 도로와 교량, 수도관, 통신망 등을 현대화하고, 기타 현안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는 계획입니다. 경기 부양과 일자리 창출, 두 가지 목적을 정부와 민주당이 내세웠는데요. 사업이 진행되면, 새로운 일자리가 곳곳에서 생겨날 것이라고 조 바이든 대통령은 강조했습니다. 그래서 ‘미국일자리계획(American Jobs Plan)’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근거 법안 협상이 잘 안되고 있는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만 두 달이 되도록 민주당과 공화당 사이의 협상이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이 2조3천억 달러 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한 게 지난 3월 31일이었습니다. 도로나 교량 개보수 사업 외에, 전기자동차 기반 시설 확보 사항을 담았고요. 노약자와 장애인 지원 시설, 신규 주택공급, 친환경 에너지 시설, 제조업 지원 등도 포함시켰습니다. 하지만, 공화당은 '전통적 인프라’인 도로, 교량, 항만 등에만 집중해야 한다고 맞섰습니다.

진행자) 투자 규모가 너무 크다고 공화당에서 보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그래서, 최근 정부가 1조7천억 달러로 규모를 줄여 다시 제안했는데요. 하지만 공화당에서는 이것도 지나치게 크다고 봤습니다. 그보다 훨씬 작은 9천280만 달러 안을 공화당이 지난 27일 역제안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에서 규모를 줄이려는 이유는 뭡니까?

기자) 정부 재정 부담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 때문입니다. 또한, 재원 마련에 관한 문제점도 지적하고 있는데요. 정부와 민주당 측은 법인세율을 올리고, 고소득층의 세금을 높여 투자 비용을 상당 부분 충당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이런 계획은 국가 경제 전반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공화당에서 비판하고 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이 제안한 것은 인프라 투자안이 아니라, 커다란 세금 인상 계획”이라고 공화당 중진 로저 위커 상원의원이 이달 초 NBC 인터뷰에서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에서 세율 인상을 반대하는 이유는 뭡니까?

기자) “법인세율이 올라가면, (기업들의 비용이 증가해) 수많은 미국인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고 위커 의원은 주장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첫해였던 지난 2017년, 35%였던 법인세율을 21%로 내렸는데요. 이후 미국의 실업률은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하면서 ‘완전 고용’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민주당 측은 트럼프 행정부가 대기업들의 이익 보전에만 몰두해, 법인세를 지나치게 내려줬다고 봅니다. 그래서, 28%까지 다시 올리는 계획을 추진했는데요. 공화당이 반발하자, 25% 선으로 목표를 낮출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아울러 연 소득 40만 달러 이상 고소득자들의 소득세율을 높이는 방안도 논의 중입니다.

진행자) 결국 앞으로 일주일 동안 협상에 진전이 없으면, 민주당이 단독 처리할 전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정부와 민주당 안은 최소 1조7천억 달러 규모인 반면, 공화당 안은 9천280만 달러 선에 머물고 있어서 격차가 큰데요. 앞으로 일주일 동안 합의를 보지 못하면, 민주당이 관련 법안 처리를 위해 상원에서 예산 사안에 관한 ‘조정권’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렇게 되면, 합법적으로 의사 진행을 방해할 수 있는 공화당의 ‘필리버스터’를 무력화하고, 51명 찬성만으로 안건을 가결할 수 있습니다.

30일 미국 워싱턴에서 '메모리얼 데이'를 맞아 전몰장병들을 추모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모인 오토바이 동호인들을 향해 해병대원이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메모리얼 데이를 맞아서 여행을 떠나는 미국인이 급증했다고요?

기자) 네. 앞서 말씀드렸지만 5월 마지막 월요일인 메모리얼 데이는 전장에서 숨진 전사자들을 기리는 연방 공휴일인데요. 이 메모리얼 데이 연휴를 기점으로 미국인의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시작됩니다. 지난해의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급증하면서 메모리얼 데이가 예년과 달리 조용하게 지나갔는데요. 하지만 올해는 공항과 도로가 다시 많은 사람으로 붐비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동 인구가 얼마나 되는 겁니까?

기자) 연휴를 앞둔 지난 27일, 미국 내 공항 검색대를 통과한 사람이 거의 2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은 28일, 메모리얼 데이 연휴에 공항마다 긴 줄이 예상된다며 미국인들에게 인내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인의 이동이 이렇게 급증하게 된 배경이 뭘까요?

기자) 코로나 백신 공급이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고 또 경제가 다시 살아나고 있는 점도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미 상무부는 올해 3월에 이어 4월에도 소비 지출이 증가했다고 밝혔는데요. 거기다, 메모리얼 데이 연휴를 앞두고 일부 주가 코로나 방역 조처를 해제한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매사추세츠주는 29일을 기해 마스크 의무 착용을 해제했고요. 버지니아주는 28일부터 사회적 거리 두기와 수용인원 제한을 전면 해제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이제 사람들이 여행하기가 훨씬 수월해진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남동부 플로리다에 있는 마이애미 국제공항의 경우, 6월 1일까지 엿새 동안 일일 평균 여행객이 11만5천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이 같은 규모는 팬데믹 이전 수준이라는 게 공항 측의 설명입니다. 또 플로리다 올랜도 역시 디즈니월드 등 유명 놀이 공원의 각종 제한 조처가 완화되면서, 공항 이용객이 팬데믹 이전 수준의 90%를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공항은 이런데, 도로는 어떻습니까?

기자) 미국 자동차협회(AAA)는 메모리얼 데이 연휴 기간에 여행객이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60%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80km 이상 장거리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약 3천 7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사실 최근 휘발유 가격이 크게 올라서 7년 만의 최고 수준인데요. 전국적으로 갤런당 3달러를 웃돕니다. 차를 대여해주는 렌터카는 없어서 못 구할 정도인데요. 그런데도 자동차 여행객이 많이 늘어난 겁니다.

진행자) 코로나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여행업계에는 반가운 현상이겠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도심지보다는 해변이나 산악지대에 있는 호텔이나 숙박시설이 더 많이 붐빈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여행객이 많아지면서 숙박료도 오르고 있습니다.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미 전역의 숙박료가 지난 3월 8% 인상된 데 이어 4월에는 9% 더 뛰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이런 가격 인상도 여행객들에겐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 것 같군요?

기자) 네, 교통안전청(TSA)은 5월 한 달 동안 공항 검색대를 통과한 인원이 하루에 160만 명 가까이 됐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5월, 일일 이용객이 22만4천 명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급증한 겁니다. 이에 따라 항공업체들은 국내 여행의 경우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고 말하고 있고요. 델타 항공은 지난주 항공권 예약 규모가 코로나 이전인 2019년을 오히려 상회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국내 여행은 이렇게 살아나는데 해외여행은 어떻습니까?

기자) 해외 출장이나 외국인 관광객 규모는 코로나 여파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여행업계는 해외여행을 쉽게 하기 위한 이른바 ‘백신 여권’을 도입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요. 코로나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에게 이를 증명하는 증서를 발급해 여행의 편의를 높이자는 겁니다. 이와 관련해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은 28일, 국제 여행을 위한 백신 여권에 대해 "면밀히 검토 중"이라고 밝혔는데요. 유럽과 일부 국가들은 ‘휴대폰 앱’ 등 다양한 형태의 백신 여권을 발급하는 방안을 추진 중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