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선거인단 확보 수를 늘리며, 과반인 270명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이밖에 대선 개표 결과 현황, 종합해서 전해드리겠고요. 코로나 신규 확진자 수가 처음으로 하루 1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이어서, 대선일에 진행된 각 지역 정책 사안에 대한 주민 투표 결과들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3일 진행된 대선 개표가 아직도 진행 중입니까?
기자) 네. 아직 몇 개 주의 개표가 진행 중이거나 승자가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올해는 코로나 사태로, 우편투표를 비롯한 사전투표가 늘었기 때문에 시간이 더 걸리고 있는 건데요. 따라서 대통령 당선 기준인 전체 선거인단 538명의 과반, 270명을 확보한 사람도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의 조 바이든 후보가 핵심 경합주로 꼽힌 미시간과 위스콘신에서 승리하면서 과반에 가까워지는 중입니다.
진행자) 현재 선거인단 확보 수, 어떻게 됩니까?
기자) 5일 오전 8시 현재 바이든 후보가 253명을 확보했습니다. 과반까지 17명을 남겨두고 있는데요. 반면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13명에 머물고 있어서, 재선 전망이 어두운 상황입니다.
진행자) 아직 개표가 진행 중이거나, 승자가 확정되지 않은 지역들이 어디인가요?
기자) 총 여섯 곳입니다. 펜실베이니아 선거인단 20명, 조지아 16명, 노스캐롤라이나 15명, 애리조나 11명, 네바다 6명, 알래스카의 3명이 누구한테 갈지 아직 결정되지 않았는데요. 현시점에서 가장 가능성이 높은 예측은 바이든 후보가 애리조나와 네바다에서 승리를 확정하는 겁니다. 두 곳 모두 현재 바이든 후보가 앞서는 중인데요. 이대로 확정되면 딱 270명을 확보하게 됩니다. 그럼 나머지 지역을 모두 트럼프 대통령에게 내주더라도 당선인이 됩니다.
진행자) 바이든 후보 측은 이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나요?
기자) 최종 승리를 확신하고 있습니다. 4일 바이든 후보가 직접, 개표 현황에 관한 입장을 발표했는데요. “승리 선언을 하려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개표가 완료되면, 우리가 승자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민들의 통합을 호소했는데요. “선거 관련 절차를 모두 마무리하는 대로, 험한 말들을 뒤로하고 열기를 낮춰야 한다”면서 “하나의 나라로서 치유”할 시점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우리가 진전을 이루려면 서로를 적으로 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 측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 측은 법정 공방에 나섰습니다. 펜실베이니아와 미시간주 등지에서 개표 중단 소송을 냈고요, 위스콘신주에서는 재검표를 요구했습니다. 빌 스테피언 공화당 선거대책본부장은 4일 성명을 통해, 기존 개표 과정에 “의미 있는 접근(meaningful access)”이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법원의 판단을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의미 있는 접근’이란 게 무슨 뜻입니까?
기자) 공화당 측의 참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취지로 풀이됩니다. 트럼프 대통령 본인도 4일 직접 입장을 냈는데요. “우리 변호사들이 ‘의미 있는 접근’을 요구했지만, 이게 다 무슨 소용이냐”고 트위터에 적었습니다. 이어서 “대통령 선거의 진실성이 이미 손상된 상태”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선거의 진실성이 손상됐다는 근거는 뭡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구체적인 설명 없이, 한 극우 매체의 기사를 트위터에 재전송했습니다. “(미시간주의) 디트로이트에서 개표 대혼란”이 벌어졌다는 내용인데요. 현지 선거관리 당국이 “창문과 참관인들을 차단”한 채 개표를 진행했다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우편 투표 진행과 취합ㆍ개표 등 과정에서 부정이 발생할 것이라고 여러 차례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후보가 승리를 자신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개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는 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와 관련한 시위도 벌어졌는데요. 5일 밤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애리조나주 주요 도시 피닉스 개표 현장에 모여들었습니다. 개표를 중단하라는 구호를 외쳤는데요. 경찰이 개표소 입구를 막아서면서, 큰 충돌이 벌어지진 않았습니다. 이 밖에 워싱턴 D.C.와 뉴욕, 라스베이거스 등지에서도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과 ‘반트럼프’ 시위대가 맞서는 일이 있었습니다.
진행자) 그 밖에 이번 선거에서 주목할 부분이 어떤 게 있습니까?
기자) 연방 상원 100석 가운데 35석을 새로 뽑았는데요. 민주당이 다수당 지위를 가져오자는 ‘상원을 뒤집자(Flip the Senate)’ 캠페인을 벌였지만, 실현이 불투명해졌습니다. 린지 그레이엄 법사위원장을 비롯한 공화당 중진들이 대부분 다시 선출됐기 때문인데요. 민주당은 콜로라도주에서 존 히켄루퍼 후보가 현역인 공화당의 코리 가드너 의원을 물리치고 의석을 추가했지만, 앨라배마주에서 의석을 잃었습니다. 앨라배마주의 현역인 덕 존스 의원이 공화당 토미 튜버빌 후보에게 패했는데요. 현재 지역별 개표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민주당 47석, 공화당 48석을 기록중입니다.
진행자) 연방 하원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기자) 하원은 전체 435석을 모두 선출했는데요. 현재 다수당인 민주당이 그대로 다수당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런 가운데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다시 의장직을 수행할 뜻을 앞서 밝혔습니다.
진행자) 연방 하원에 한국계 미국인들도 출마했죠?
기자) 네. 최초의 한인 여성 연방하원의원이 탄생했습니다. 워싱턴주 10지구에서 출마한 메릴린 스트릭랜드 후보가 당선을 확정했는데요. 스트릭랜드 당선인은 주한미군 출신 아버지와 한국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타코마 시장을 지낸 인물입니다. 앞서 재선을 확정 지은 뉴저지주 출신 앤디 김 의원에 이어, 한인 당선인 두 명이 나온 건데요. 캘리포니아 남부에서 출마한 영 김 후보와 미셸 박 스틸 후보도 당선 가능성이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코로나 확진자가 계속 늘고 있다고요?
기자) 네. 미국의 코로나 신규 확진자 수가 하루 10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4일 ‘코비드 트래킹 프로젝트(The COVID Tracking Project)’ 자료에서 약 10만 3천 명으로 집계됐는데요. 같은 날 로이터통신 보도에서는 약 10만 2천 명, 워싱턴 포스트 보도에서는 약 10만 4천 명으로 파악됐습니다. 하루 10만 명 넘는 확진자가 나온 것은 미국에서 처음이고, 세계 각국 통계를 통틀어도 처음 있는 일입니다.
진행자) 이렇게 확진자가 늘어난 이유는 뭡니까?
기자) 한 가지 확실한 요인은 ‘겨울이 가까워졌다’는 점이라고 시사 매체 ‘애틀랜틱(The Atlantic)’이 분석했습니다. 애틀랜틱은 ‘코비드 트래킹 프로젝트’를 주관하는 곳인데요. 최근 상황을 ‘제3차 확산’으로 규정했습니다. 1차 확산은 올해 초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됐을 때, 2차 확산은 일부 지역에서 봉쇄를 풀면서 확진자가 다시 늘었을 때, 그리고 이제 점점 추워지면서 세 번째 확산이 일어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진행자) 겨울이 다가올수록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반환점을 돌고 있다”고 앞서 말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이 매체는 짚었는데요. 중서부와 내륙 대평원 지역에서 입원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입원 환자 수가 구체적으로 얼마나 됩니까?
기자) 지난 3일과 4일 이틀 연속으로 미국 전역에서 5만 명이 넘었습니다. 특히 위스콘신과 노스다코다에서 연일 최고 기록을 경신하는 중이라고 주요 매체들이 설명했는데요. 유타와 몬태나, 아이다호를 비롯한 서부 산악지역에서도 상황이 나빠지는 중으로 파악됩니다.
진행자) 전문가들은 이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우려 의견이 많습니다. 향후 몇 주간 미국이 “거대한 아픔”을 다뤄야 할 것이라고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ㆍ전염병연구소(NIAID)장이 최근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 밝혔는데요. 늦가을과 겨울에 접어들면서 사람들이 실내에 모이는 경우가 많을 텐데, 현재 대응 방안의 “모든 게 잘못돼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면서, 보건 경보 체계의 “급격한 변화”를 단행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는데요. 이 밖에 주요 보건 전문가들도 겨울철에 상황이 더 나빠질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정부의 대응 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보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코로나 방역 정책을 바꾸지 않으면 지금부터 내년 1월까지 겨울을 지내는 동안, 사망자가 10만 명 이상 늘어날 수 있다고 노스웨스턴대학교 글로벌 보건 연구소의 로버트 머피 소장이 언론에 밝혔는데요. 특히 이미 확진 판정을 받았다가 치유됐던 사람이라도 앞으로 몇 달 안에 다시 바이러스에 감염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코로나 관련 소식, 마지막으로 전체 통계를 짚어보죠.
기자) 존스홉킨스대학교 통계에서, 5일 현재 누적 확진자 수가 950만 명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하루 10만 명씩 늘어나는 최근 추세를 고려하면, 조만간 1천만 명 선에 다다를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이 가운데 사망자 수는 약 23만 4천 명을 기록 중입니다. 누적 확진자와 사망자 모두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많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지난 3일 선거일에 다양한 ‘주민발의안’에 대한 투표도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일에는 대통령도 뽑지만, 다양한 주제의 주민발의안도 투표용지에 오릅니다. 올해도 여러 주에서 주민투표가 진행됐는데요. 특히 미 서부 캘리포니아주의 ‘주민 발의안 22호(Prop22)’ 결과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주민 발의안 22호,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입니까?
진행자) 손전화 앱을 기반으로 한 운전자들을 ‘직원’이 아닌 ‘독립계약자’로 봐야 하느냐는 내용이었는데요. 투표 결과 유권자 58% 이상이 “그렇다”라고 답하면서, ‘우버’와 ‘리프트’ 등 임시직에 의존하는 기업들의 승리로 돌아갔습니다. 해당 기업들은 이번 주민투표를 앞두고 홍보에 2억 달러를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관련 내용이 왜 주민투표까지 가게 된 겁니까?
기자) 지난해 캘리포니아주 의회가 노동법인 ‘AB5(Assembly Bill 5)’ 법안을 통과시켰는데요.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다고 해도 회사가 지위통제권을 갖고 있고 통상적인 업무를 하고 있다면 정식 직원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정식 직원이 되면 회사가 의료보험과 초과근무 수당, 최저임금 보장 등의 혜택을 제공해야 하는데요. 이 문제를 둘러싸고 소송까지 제기됐는데요. 캘리포니아주 법원이 우버와 리프트 운전자도 ‘독립계약자’가 아닌 직원(employee)으로 처우하라고 판결했던 겁니다.
진행자) 법원 판결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나 보군요?
기자) 네, 우버와 리프트는 회사가 운전자와 고객을 연결해주는 역할만 하고 수수료를 받기 때문에, 법 규정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항소했습니다. 결국 항소 법원이 긴급유예 결정을 내림으로써 운영 중단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는데요. 이번에 주민투표로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된 겁니다.
진행자) 이번 투표 결과가 관심을 끈 이유가 미국에서 독립계약직으로 일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죠?
기자) 맞습니다. 정직원을 두는 대신, 필요에 따라 사람을 구해 임시로 계약을 맺고 일을 맡기는, 일명 ‘긱(Gig)’ 경제가 확산하면서, 임시직 경제에서 일하는 ‘긱 노동자(Gig worker)’ 또한 크게 늘었는데요. 하지만 올해 미국에서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노동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긱 노동자의 취약성이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한편, 우버와 리프트의 주식은 4일 개장 전 장외 거래에서 모두 10% 이상 급등했습니다.
진행자) 마리화나 합법화 문제가 투표용지에 오른 주들도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애리조나주와 뉴저지주, 몬태나주에서는 오락용 마리화나를 합법화했고요. 사우스다코타주는 오락용과 의료용 마리화나를 동시에 승인한 최초의 주가 됐습니다. 또 미시시피주에서는 의료용 마리화나 사용을 합법화하는 주민투표 발의안이 통과됐습니다.
진행자) 또 어떤 문제가 주민 투표에 부쳐졌나요?
기자) 낙태에 대해 주민들의 생각을 묻는 주도 있었는데요. 루이지애나는 주 헌법의 문구를 수정해 사실상 낙태를 금지하고 낙태에 대한 지원을 금지하는 문제에 대한 주민투표 결과, 60% 이상의 지지를 받았고요. 콜로라도주는 임신 22주 이후의 낙태를 불법으로 규정해 금지하는 주민 발의안을 올렸는데요. 채택되지 못했습니다. 콜로라도주는 임신 시기에 상관없이 언제든 낙태를 할 수 있는 주들 가운데 하나입니다.
기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