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다음 달 말로 예정됐던 공화당 전당대회가 취소됐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때문인데요. 자세한 사정 살펴보겠습니다. 포틀랜드에서 연방 요원들의 활동을 제한하는 법원 명령이 나왔고요.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넉 달 만에 다시 증가한 이야기,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공화당 전당대회가 취소됐군요?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3일 코로나 관련 브리핑을 통해, 다음 달 플로리다주 잭슨빌에서 개최하려던 공화당 전당대회를 취소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약 한 달 앞두고, 전격적인 결정을 내린 건데요. “최근 일어나는 일들을 볼 때, 행사 시점이 옳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일어나는 일들”이라는 게, 무슨 말입니까?
기자)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는 상황을 말합니다. 미국 전체적으로 확진자 증가 추세가 빨라지는 와중에, 그 중심지 중 하나가 플로리다인데요. 이달 들어 플로리다에서 하루 신규 확진자가 1만 명을 훌쩍 넘기는 통계가 나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23일) “미국인들을 보호해야 한다”면서, 플로리다에 많은 사람이 모이는 행사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전당대회에서 가장 중요한 게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인데, 어떻게 됩니까?
기자) “수락 연설은 다른 형태로 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노스캐롤라이나에 대의원들이 모이게 될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은 덧붙였는데요.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후보 수락 연설 중심으로 소규모 행사를 진행할 것으로 AP통신을 비롯한 주요 매체들이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 전당대회 개최 일정에 관해 그동안 변동사항이 많았죠?
기자) 그렇습니다. 당초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나흘 동안 전당대회를 열려고 했는데요. 주 정부가 코로나 방역 조치 때문에 행사장 최대 인원 입장을 불허하자, 플로리다주 잭슨빌로 장소를 변경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 와중에 많은 사람이 모이는 행사를 치르는 데 대한 비판이 계속됐는데요. 결국, 참가 인원을 대의원 중심으로 축소한다고 지난 16일 공화당전국위원회(RNC) 측이 밝혔습니다. 그리고 약 한 주 만에 결국 취소하는 쪽으로 계획을 바꾼 겁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23일 코로나 관련 브리핑에서 또 어떤 말을 했습니까?
기자) 가을 새 학기에 각급학교 학생들이 등교를 재개해야 한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습니다. “지속적인 학교 폐쇄는 전략이 될 수 없다”면서, “더 큰 사망률과 돌이킬 수 없는 피해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는데요. 일터로 돌아갈 부모들을 위해서도, 학생들은 학교가 담당하도록 하는 게 맞는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코로나 확진자 증가 추세가 빨라지는 중인데, 트럼프 대통령은 학교를 열어야 한다고 계속 주장하는 겁니까?
기자) 지역마다 사정이 다르다고 지도를 보면서 설명했습니다. 코로나 사태가 심각한 지역은 등교를 연기할 수도 있다고 했는데요. 하지만 지역 교육 당국과 학교들이 연방 자금을 받길 원한다면, 등교를 완전히 재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날(23일)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등교 재개 조건 관련 지침 증보판을 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전체 코로나 관련 상황 짚어보죠.
기자) 전체 누적 확진자 수가 400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24일 현재 405만 명이 넘는데요. 지난 8일 300만 명을 넘어선 지 불과 약 2주 만에 100만 명이 늘어난 겁니다. 앞서 200만 명에서 300만 명이 될 때까지는 한 달 가까이 걸렸는데요. 이렇게 속도가 빨라지는 데 대해 보건 전문가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포틀랜드에서 연방 요원들의 활동을 제한하는 법원 명령이 나왔군요?
기자) 네. 시위 진압을 위해 포틀랜드에 투입된 연방 요원들의 활동 일부를 일시적으로 제한하는 법원 명령이 나왔습니다. 마이클 사이먼 연방 판사는 23일 오후, 연방 요원들이 포틀랜드 시위 현장 취재진이나 법적 참관인들을 상대로, 해산ㆍ체포, 또는 체포 위협 같은 행위를 할 수 없다고 결정했습니다.
진행자) 왜 이런 명령이 나온 겁니까?
기자) 지역 언론인들과 법적 참관인들이 소송을 냈기 때문입니다. 법원이 이들의 손을 들어준 건데요. 영장 없이 취재 장비 등을 압류하는 행위도 금지시켰습니다. 사이먼 판사는 명령문에서, 언론 자유의 중요성을 수 차례 강조했는데요. 앞으로 연방 요원들이 취재진에 해산을 요구하더라도, 지킬 의무가 없다고 명시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제 포틀랜드에서 연방 요원들이 시위 진압 관련 활동을 할 수 없는 겁니까?
기자) 그건 아닙니다. 이번 결정은 취재진과 참관인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고요. 시위 진압 행위 전체를 금지한 것은 아닙니다. 국토안보부와 법무부 소속 연방 요원들을 지역 시위 진압에 투입한 게 적법하냐는 논란이 있었는데요. 이 부분은 법원이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최근 두 달 가까이 진행중인 포틀랜드 시위대와 연방 요원들의 충돌에 법원이 개입한 중요 사례여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법원 판단에 대해, 반응이 어떻습니까?
기자) 지역사회와 민권 단체들은 적극 반기고 있습니다. “법치주의의 승리”라는 성명을 이날(23일)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이 냈는데요. “트럼프 행정부의 국토안보부와 법무부가 지역사회를 공포에 몰아넣고, 생명을 위협하는 중”이었다며, 법원이 제동을 걸어준 데 감사를 표시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연방 정부의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연방 정부의 입장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다른 지역으로 요원 파견을 확대하고 있는데요. 국토안보부 산하 연방경비국(FPS)이 이날(23일) 성명을 통해, 소속 요원들을 세관국경보호국(CBP) 요원들과 함께 워싱턴주 시애틀에 보냈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포틀랜드에서 충돌이 진행중인 가운데, 시애틀에도 연방 요원들을 투입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다른 곳으로도 확대할 계획인데요. 일리노이주 시카고와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그리고 뉴멕시코주 앨버커키에 며칠 내로 병력을 보낼 예정이라고 전날(22일) 트럼프 대통령이 밝혔습니다. 또한 “뉴욕도 지켜보고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말했습니다.
진행자) 포틀랜드에서 두 달 가까이 진행중인 충돌, 어떻게 된 일인지 되짚어 보죠.
기자) 네. 지난 5월 말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씨가 경찰의 ‘목 누르기’ 제압을 당한 뒤 숨지자, 전국적인 항의 시위가 벌어졌는데요. 포틀랜드에는 연방 정부가 공권력을 투입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국토안보부 연방경비국(FPS), 세관국경보호국(CBP)과 함께 법무부 산하 연방 마샬(US Marshals Service) 요원들이 활동 중인데요. 불법ㆍ 과잉 진압으로 폭력 사태를 가중한다는 지적이 이어졌습니다.
진행자) 연방 요원들이 불법ㆍ 과잉 진압한다는 지적은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요원들이 소속 기관 표시 없는 위장 무늬 전투복을 입은 채, 시위대를 체포하고 차량에 가두는 행위 등이 과잉 진압 사례로 지적됐습니다. 또한, 곤봉으로 시위 참가자를 구타하는 동영상도 잇따라 공개됐는데요. 테드 윌러 포틀랜드 시장은 요원들을 “점령군”으로 표현하면서, 당장 철수하라고 연방 정부에 요구했습니다. 아울러, 엘렌 로젠블럼 오리건주 법무장관은 연방 요원들이 정당한 사유 없이 시민을 구금하는 등 민권을 침해했다며 연방법원에 소송을 냈습니다.
진행자) 연방 의회나 정치권에서는 이 문제를 어떻게 다루고 있습니까?
기자) 공화당과 민주당의 입장이 확연하게 갈립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법과 질서’를 세워야 한다며, 강경 대응 입장을 지키고 있는데요. 민주당 소속 해당 지역 시장들이 “무정부주의자들한테 통제권을 빼앗겼기 때문”에 연방 요원들을 보내는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하지만, 민주당 측은 “트럼프 행정부가 민권을 훼손한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 국토안보부와 법무부 감찰관실에 진상 조사를 요구한 상태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다시 또 늘었다고요 ?
기자) 그렇습니다. 미 노동부는 23일, 지난주 그러니까 7월 12일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약 142만 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가 본격적으로 나타난 지난 3월 폭증한 이후 15주 동안 감소세를 이어갔는데, 지난주에 다시 청구 건수가 늘어난 겁니다.
진행자) 지난 넉 달간의 수치는 미국 역사상 최고 수준 아니었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코로나 사태가 시작되기 전, 평균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1만여 건에 머물렀습니다. 하지만 3월 셋째 주 330만 건으로 폭증했고, 그다음 주에는 690만 건까지 치솟았는데요. 이후 감소세를 보이며 7월 6일 주간에는 130만 건까지 떨어졌었습니다. 하지만, 4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평균 140만 건을 기록한 건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인데요. 코로나 사태 이전 최고 수치는 1982년, 2차 오일쇼크 때 기록한 69만 5천 건입니다.
진행자) 감소세를 보이던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다시 늘어난 이유가 뭘까요 ?
기자)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바이러스가 다시 확산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미국 내 70% 지역이 경제 정상화 계획을 되돌리거나 연기했다고 분석했는데요. 사업장이 다시 문을 닫으면서 실업자도 증가하게 된 겁니다.
진행자) 코로나 사태로 직장을 잃은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
기자) 노동부는 약 1천620만 명이 현재 실업 상태에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넉 달간 실업수당을 받은 노동자는 5천24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앞으로 실업자들의 경제적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요 ?
기자) 네, 연방 정부가 실업자들에게 지급하던 추가 실업 급여가 7월 말로 종료되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코로나 대응 경기 부양 대응책의 일환으로 실업수당 청구자들에게 주 정부가 제공하는 실업수당 외에 매주 600달러씩 추가로 지급해 왔었는데, 이제 한 주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정부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 않나요 ?
기자) 맞습니다. 백악관과 의회가 지원 방안을 마련해 논의 중에 있는데요. 아직 타협점을 찾지는 못했습니다. 추가 실업 급여와 관련해서는 200달러~ 400달러 수준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이 이달 안에 나올 것이라는 예상은 있지만, 정확한 금액이나 기간 등은 정해진 바가 없습니다.
진행자) 기업들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
기자) 경영난을 이기지 못한 기업들의 대규모 감원이나 파산 신청이 이어지면서 수백만 개의 일자리가 더 사라질 것이라고 경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23일에는 여성 옷 브랜드인 ‘앤테일러(Ann Taylor)’ 등을 소유한 기업 ‘아세나(Ascena)’가 코로나로 인한 타격을 견디지 못하고 파산보호 신청을 했는데요. 북미 지역 총 매장 가운데 절반이 넘는 1천여 개 매장의 문을 닫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국 경제가 코로나 사태 여파에서 언제쯤 벗어날 수 있을까요 ?
기자) 경제 당국은 내년 말이 돼야 미국 경제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지난 6월의 실업률이 11.1%를 기록하며 2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자, 경제 회복의 신호라는 분석도 있었는데요. 하지만 6월 수치는 코로나 재확산이 시작되기 전인 6월 중순까지의 통계를 집계한 것이기 때문에 7월 실업률은 다시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