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2조 달러 사회 기간시설(infrastructureㆍ인프라) 투자 계획 근거 법안을 민주당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과반 의결 조건인 ‘조정권’ 사용이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이 나왔는데요. 자세한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연방 대법원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트위터 관련 소송을 기각했습니다. 이어서, 베일러대학교가 대학 농구 정상에 오른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2조 달러 인프라 투자 계획을 민주당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요?
기자) 네. 앞으로 처리할 예산 수정 결의안에 ‘조정 지침’ 첨부가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이 나왔습니다. 상원 사무처 의사국이 다수당 대표실에 이런 내용을 통보했다고 척 슈머 민주당 대표 측이 5일 밝혔는데요.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제안한 2조 달러 인프라 투자 계획 관련 법안을 민주당이 단독 처리할 길이 열렸다고 주요 언론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조정 지침’을 쓸 수 있다는 게 무슨 뜻인지 먼저 짚어보죠.
기자) ‘조정권(reconciliation process)’ 행사가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예산수정 결의안은 지출 관련 법안을 만드는 기본 요소인데요. 조정권은 예산 수정 결의안에서 새로운 지출을 우선순위로 편성해, 그 시점의 필요에 따라 신속 처리할 수 있게 한 의사 규칙입니다. 1974년 규칙 개정 때 신설됐는데요. 1980년 처음 행사된 이래, 지금까지 20여 개 법안 처리에 사용됐습니다.
진행자) 신속 처리할 수 있다는 게, 어떤 방법을 통해 가능한 겁니까?
기자) 두 가지가 달라집니다. 먼저, 과반인 51명만으로 법안 의결이 가능합니다. 원래 상원의 주요 법안 의결 요건은 재적 100명 가운데 60명 찬성인데요. 조정권이 발동되면 의결 정족수가 과반으로 낮아지는 겁니다. 두 번째, ‘필리버스터(filibuster)’를 무력화할 수 있습니다. 소수 정파가 무기한 토론으로 의사 진행을 방해하는 합법적 수단이 필리버스터인데요. 조정권 아래서는 이 과정을 피해 법안 처리가 가능합니다.
진행자) 과거 어떤 법안 처리에 ‘조정권’이 사용됐었나요?
기자) 바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10년, 건강보험 제도 변경 법안 처리에 조정권을 발동했었고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첫해인 2017년에 감세 법안을 처리할 때도 사용했습니다. 이렇게 민주ㆍ공화 양당이 번갈아 조정권을 활용했는데요. 주로 집권당이 추진하는 주요 국정 의제나 역점 사업을 야당이 강하게 반대할 때 사용한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 유권해석이 주목받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최근에 이미 조정권을 한 차례 발동한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초 1조9천억 달러 경기 부양 법안을 가결할 때 사용됐는데요. 과반 의결을 허용하되, 최저 임금 인상 항목은 빼도록 의사국이 유권해석 했었습니다. 그런데, 조정권은 한 회계연도에 한 번만 쓸 수 있는 게 원칙입니다. 그래서, 새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오는 10월 이전에는 다시 사용할 수 없는데요. 슈머 민주당 대표 측이 예산 처리 규칙에 들어 있는 ‘섹션 304’ 조항을 활용할 수 있을지 의사국에 문의해서,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은 겁니다.
진행자) ‘섹션 304’ 조항은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가장 최근에 동의한 회계연도의 예산에 대한 동일 결의안을 회계연도가 끝나기 전에 수정하거나 재확인하는 의결”을 허용하는 내용입니다. 따라서, 이번 의사국의 유권 해석으로 이번 회계연도 안에 조정권을 행사로 대규모 지출 관련 결의안을 다루고, 관련 법안을 처리할 수 있게 된 건데요. “공화당의 방해가 계속되면, 민주당이 (단독으로) 미국인들의 삶을 개선할 수 있도록 허락한 것”이라고 슈머 대표실 대변인이 풀이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의 방해가 계속된다’는 건 무슨 이야기인가요?
기자) 2조 달러 인프라 투자 계획 근거 법안 처리를 공화당이 완강히 반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업들에 매기는 법인세를 높여서 재원을 마련하려는 것을 특히 문제 삼고 있는데요. 미치 매코넬 상원 공화당 대표는 “한 세대 만에 최대 세금 인상이 일어날 것”이라며, “모든 단계에서 그들(민주당)과 싸울 것”이라고 앞서 말했습니다. 그러자 제니퍼 그랜홈 에너지부 장관은 “의회에서 초당적 지지를 얻지 못한다면, 조 바이든 대통령은 공화당 없이 추진할 용의가 있다”고 4일 방송에 나와 밝혔습니다. 조정권 발동 가능성을 공개한 겁니다.
진행자) 그럼, 민주당이 조만간 조정권을 발동해서 인프라 투자 관련 법안을 독자 처리하게 되나요?
기자) 아직 그런 단계는 아니라고 슈머 대표 측이 밝혔습니다. “법안 처리 방향에 대한 아무런 결정을 내리지 않은 상태”라고 대변인이 언론에 설명했는데요. 조정권 발동 이전에, 민주당 내에서 만장일치로 관련 법안을 찬성하도록 이견 조율이 필요한 상태입니다.
진행자) 민주당 내에서도 인프라 투자 관련 법안에 반대하는 의원이 있는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중도파로 분류되는 조 맨친 의원이 대표적인데요. 현행 21%인 법인세율을 28%로 올려 재원을 조달하는 데 찬성할 수 없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확인했습니다. “내가 찬성하지 않으면, 관련 법안은 어디로도 갈 수 없다”고 최근 라디오 방송에 나와 말했는데요. 상원에서 민주-공화 양당 의석 수가 50대 50이라, 맨친 의원이 반대표를 던지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결정권을 행사하더라도 과반 통과가 불가능합니다.
진행자) 이렇게 정치권에서 쟁점으로 떠오른 인프라 투자 계획, 어떤 내용인지 되짚어보죠.
기자) 지은 지 오래된 미국 곳곳의 도로와 교량, 항만, 공항, 철도 등을 현대화하는 계획입니다. 아울러, 미래 산업에서 미국이 주도권을 지키기 위해 전기 자동차 기반 설비와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도 투자하고요. 제조업과 신규 주택 보급도 지원합니다. 총액 2조 달러를 들이는 계획인데요. 경기 부양과 일자리 창출, 두 가지 목표를 바이든 대통령이 제시했습니다. 관련 사업들을 통해 “세계에서 가장 강하고 혁신적인 경제를 건설하게 될 것”이라고 바이든 대통령은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관련한 소송이 연방 대법원에서 기각됐다고요?
기자) 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일부 트위터 사용자를 차단한 것과 관련한 소송이 5일 미 연방 대법원에서 기각됐습니다. 대법원은 이날(5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개인 트위터 계정(@realdonaldtrump)이 영구 중지됐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1월 대통령직에서 퇴임했기 때문에 해당 사안과 관련해 다룰 것이 남아있지 않다며 최종 기각 결정을 내렸습니다.
진행자) 해당 소송이 어떤 내용인지 살펴볼까요 ?
기자) 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비판의 글을 남긴 일부 사용자를 차단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 같은 행위는 수정헌법 1조가 인정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며 논란이 일었는데요. 지난 2017년, 미국 컬럼비아대의 ‘제1 수정헌법 기사 연구소(Knight First Amendment Institute)’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트위터 이용자 차단은 헌법에 어긋난다며, 차단당한 트위터 이용자들을 대표해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진행자) 트위터는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절 가장 애용했던 소통의 도구 아니었습니까 ?
기자) 맞습니다. 인터넷 사회연결망 서비스인 트위터는 280자 내의 짧은 글을 통해 개인의 의견을 공유하는 사이트인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트위터 계정을 통해 개인적인 생각은 물론 국가의 주요 정책들도 홍보하며 국민과의 직접적인 소통의 수단으로 활용해왔습니다. 하지만, 트위터 측은 지난 1월 6일,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의사당 난입 사건이 있고 난 뒤 ‘추가적인 폭력 선동의 위험’이 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개인 계정을 영구 정지시켰는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 계정의 팔로워 즉 따르는 사람의 수는 8천800만 명이 넘었습니다.
진행자) 앞서 하위 법원에서는 어떤 결정이 나왔습니까 ?
기자) 뉴욕 연방지방법원은 지난 2018년, 트위터 이용자들의 의견을 차단하는 것은 수정헌법 1조에 명시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판결했습니다. 대통령이나 정부 관리의 트위터 계정은 공공의 장으로 봐야 한다며 판결 이유를 밝혔는데요. 이에 트럼프 대통령 측은 항소했습니다. 하지만, 이듬해 제2 연방 순회 항소법원 역시 비판적인 견해를 침묵시키기 위한 차단은 수정헌법 1조를 침해한 것이라며 하급 법원의 결정을 수용했는데요. 항소법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실상 개인 계정을 공식적으로 사용했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어떤 주장이었습니까 ?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소송을 대리한 미 연방 법무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개인적인 이유로 일부 사용자를 차단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비판적인 팔로워를 차단한 것은 선출직 공무원이 자신의 집 앞뜰에 반대편 인사의 입간판을 세우는 걸 거부하는 것과 흡사하다고 주장했는데요. 하지만, 항소법원은 이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대법원은 이번 결정에 전원이 같은 뜻을 보였습니까 ?
기자) 네. 현재 대법원은 9명의 대법관 가운데 보수와 진보가 6대3으로 보수 성향을 보이는데요. 이번 결정에 반대한 대법관은 한 명도 없습니다. 다만, 보수 성향인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관은 별도 의견문을 내고, 소송에 대한 결정엔 동료 대법관들과 뜻을 같이하지만, "해당 소송은 흥미롭고 중요한 질문들을 제기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게 무슨 말입니까 ?
기자) 트위터와 같은 소셜 미디어 매체가 가진 지배력이 너무 크다는 겁니다. 토머스 대법관은 "디지털 플랫폼과 같은, 고도로 집중된 민간 소유의 정보기반에 우리의 법률적 원칙을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는데요. 그러면서 디지털 플랫폼에도 다른 공공사업과 마찬가지로 규제를 가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올해 미국 대학 농구 최강팀이 결정됐군요?
기자) 네. 베일러대학교가 5일 진행된 미국 대학 체육협회(NCAA) 남자 농구 결승전에서 곤자가대학교를 86대 70으로 꺾었습니다. 팀 역사상 첫 우승인데요. 지난해에는 코로나 사태로 ‘3월의 광란(March Madness)’이 취소된 터라, 이번에 더욱 큰 관심을 모은 토너먼트에서 최종 승리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진행자) ‘3월의 광란’이 무슨 뜻입니까?
기자) NCAA가 매년 3월에 주최하는 대학 농구 선수권 상위 토너먼트의 별칭입니다. 전체 시즌은 전년도 가을에 시작하는데요. 상위 64개 팀을 추려, 이듬해 봄에 진행하는 경기 일정을 ‘3월의 광란’이라고 부르는 겁니다. 선수들은 미칠 듯이 경기에 집중하고, 팬들은 뜨겁게 응원하기 때문에 ‘광란’이 된 건데요. 관련 매출도 엄청납니다. 미국 4대 프로스포츠 가운데 하나인 메이저리그 야구(MLB)의 포스트시즌 수입을 넘긴 적도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작년에는 코로나 사태로 ‘3월의 광란’이 벌어지지 못했던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작년 3월은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한 직후여서, 모든 스포츠 일정이 중단됐는데요. 따라서, 대학 농구 2019~2020시즌도 상위 토너먼트 경기 없이, 우승팀도 가리지 못하고 끝났습니다.
진행자) ‘3월에 광란’ 때마다 팬들이 뜨겁게 응원한다고 하셨는데, 어떤 모습인가요?
기자) 가정과 직장 곳곳에서 한바탕 내기가 벌어집니다. 64강에서 시작해 16강, 8강, 4강, 그리고 결승까지 올라가는 대진표를 저마다 예상하는 건데요. 누가 더 많이 적중시키는지 비교합니다. 세계적인 갑부이자, 유명한 투자가인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은 매년 직원들을 대상으로 큰 행사를 진행하는데요. ‘스윗(Sweet)16’이라고 부르는 16강 대진을 완벽하게 맞추면, 매년 100만 달러를 평생 지급하는 내용입니다. 전직 대통령을 비롯한 유명 인사들이 예상한 대진표를 공개해 화제를 모으기도 합니다.
진행자) 올해 결승전 이야기로 돌아가죠. 베일러대학교의 첫 우승이 가능하게 한 요인은 어떤 게 있나요?
기자) 주전 가드를 맡은 재러드 버틀러 선수의 맹활약이 첫 손에 꼽힙니다. 결승전에서 22득점과 7도움(어시스트)을 기록하고 대회 최우수선수(MVP)가 됐는데요. “우리는 이 나라에서 최고의 가드진을 갖췄다”면서 동료인 데비언 미첼 선수 등에게 공을 돌렸습니다. 주전 선수들의 경기력이 비교적 고르고, 탄탄한 조직력을 갖춘 것으로 농구 전문가들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전 경기에서도 팀 성적이 좋았겠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베일러는 ‘빅(Big) 12’ 콘퍼런스에서 1위에 오르면서 이번 토너먼트에 합류했는데요. 남부 지역 1번 시드로 시작했습니다. 하트포드, 위스콘신, 빌라노바, 아칸소, 휴스턴대학교를 차례로 꺾고 결승에 올랐는데요. 4강을 가리키는 ‘파이널포(Final Four)’ 두 경기를 모두 15점 차 이상으로 이겼습니다. 사상 다섯 번째로 파이널포 두 경기를 15점 차 이상으로 이긴 우승 팀으로 기록됐습니다.
진행자) 결승 상대였던 곤자가대학교는 아쉽게 됐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곤자가는 올 시즌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줬는데요. 개막 후 무패 행진을 해왔습니다. 31전 전승을 기록한 끝에, 마지막 경기인 결승전에서 1패를 안게 된 건데요. 주요 스포츠 매체들은 ‘완벽한 시즌(perfect season)’이 무산됐다면서, 곤자가의 패배를 비중있게 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여자부 경기 결과는 어떤가요?
기자) 스탠퍼드대학교가 우승했습니다. 지난 4일 열린 결승전에서 애리조나대학교를 54대 53으로 눌렀는데요. 29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습니다. 팀을 이끈 타라 반더비어 선수는 루이빌, 사우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 같은 강팀들과 싸워 우승의 영예를 안게 됐다며 “운이 좋았다”는 겸손함을 표현했습니다.
진행자) 오늘 ‘토너먼트’와 ‘시드’ 같은 스포츠 용어들이 나왔는데, 무슨 뜻인지 짚어보고 마무리하죠.
기자) ‘토너먼트(tournament)’는 경기마다 지면 탈락하는 대회 방식입니다. 일정 회수의 경기를 치른 뒤 승-패 성적을 따져서 순위를 매기는 ‘리그(league)’ 방식과 대조되는데요. 주요 스포츠 대회는 보통, 초반에 리그전을 한 뒤, 상위 팀끼리 토너먼트를 치릅니다. 월드컵 축구대회의 예를 들면, 네 팀을 모아 조별 리그를 하고, 상위 두 팀을 추려 16강 토너먼트를 진행하는데요. 잘하는 팀이나 선수끼리 처음에 맞붙는 걸 막기 위해, 객관적 기준에 따라 순서를 매겨 분산시킵니다. 이 순서를 ‘시드(seed)’라고 합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