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원, 1조9천억 달러 경기부양안 승인…바이든, 투표권 확대 행정명령

척 슈머 민주당 상원 대표가 6일, 1조 9천억 달러 규모의 코로나경기부양법안이 상원에서 통과된 이후 기뻐하며 상원 본회의장을 떠나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 연방 상원에서 1조9천억 달러 규모의 코로나 경기부양안이 통과됐습니다. 하원에서는 9일 상원이 통과시킨 법안에 대한 표결을 진행할 예정인데요.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흑인참정권 운동의 상징인 ‘셀마행진’ 56주년을 맞아 투표권을 확대하는 행정명령을 내렸습니다. 지난달 미국에서 일자리가 37만9천 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2월 노동지표 내용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미 연방 상원에서 코로나 피해 보전을 위한 추가 부양안이 통과했군요 ?

기자) 그렇습니다. 미 상원이1조 9천억 달러 규모의 코로나 경기부양법안을 6일 통과시켰습니다. 상원은 장시간의 마라톤 토론 끝에 일부 내용을 수정해 이날(6일) 표결에 부쳤는데요. 민주당 의원 전원이 찬성하고, 공화당은 개인적인 사정으로 표결에 빠진 의원 한 명을 제외한 전원이 반대표를 던지면서 50대 49로 가결됐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통과한 경기부양안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않았습니까?

진행자) 맞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승리 이후 코로나 사태로 인한 피해 보전을 위해 대규모 재정 투입의 필요성을 주장했고요. 1조9천억 달러 규모 경기부양안이 의회에서 통과할 수 있도록 의원들을 설득해왔는데요. 민주당과 공화당이 팽팽히 맞섰던 상원에서도 결국 법안이 통과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거둔 첫 번째 입법 승리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은 상원 통과 소식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표결 직후 백악관에서 연설하면서 “미국인에게 도움이 오고 있다고 한 약속을 이행하기 위한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분명히 쉽지 않았고 항상 좋았던 것만도 아니지만, 이 법안은 매우 절실하고 긴급하게 필요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상원에서 표결한 법안이 하원에서 표결한 법안 내용과 조금 다르다고요?

기자) 네. 상원에서 논의를 개시한 법안은 하원을 통과한 법안과 기본적인 골격은 같지만, 세부 내용엔 일부 차이가 있었습니다. 우선, 고소득층을 제외한 주민들에게 1인당 최고 1천400달러씩 지급하는 가계 현금 지급 항목과 관련해, 하원에서는 연간 소득 10만 달러, 부부 합산 20만 달러까지로 상한선을 정했지만, 상원에선 개인 8만 달러, 부부 합산 16만 달러로 기준을 더 강화했고요. 또 주 정부 지원과는 별도로 매주 300달러씩 지급되는 연방 정부 지원금을 400달러로 높여서, 8월 29일까지 지급하도록 내용이 수정됐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대로 표결이 진행됐습니까?

기자) 아닙니다. 표결 전에 실업수당 지급과 관련해 내용 수정이 또 한 차례 있었습니다. 민주당 소속인 조 맨친 의원이 연방 정부 지원금액이 너무 높다고 반대하고 나선 건데요. 맨친 의원은 민주당 내에서 가장 중도파로 꼽히는 사람입니다. 민주당 지도부는 맨친 의원과 장시간 논의 끝에 결국 실업 급여 지급액을 300달러로 낮추는 대신, 지급 시한을 기존의 8월 29일에서 9월 6일까지 연장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진행자) 맨친 의원이 나서서 실업 수당 금액은 줄였지만, 그래도 결국 공화당 의원의 지지는 한 명도 끌어내지 못했군요?

기자) 네. 미치 매코넬 상원 공화당 대표는 6일 표결에 앞서 “상원이 2조 달러나 되는 돈을 이보다 더 난폭하게 지출한 적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매코넬 의원은 그러면서 민주당의 최우선 순위는 팬데믹 구제가 아니라 정치적 희망 목록을 이루는 것이라고 비판했는데요. 공화당 측은 해당 법안의 총액 규모가 너무 커서 국가 재정에 부담이 된다며 반대해 왔습니다.

진행자) 앞서 코로나 경기부양안 논의에서 언급되던 최저임금 인상안은 이번 법안에 포함되지 않은 거죠?

기자) 네. 하원을 통과한 법안에는 현행 시간당 7달러 50센트인 연방 최저임금을 오는 2025년까지 15달러로 올리는 항목이 포함돼 있었지만, 상원 사무처 측이 최저임금 인상 항목은 예산 안건에서 다룰 수 없다고 유권해석하면서 이 부분은 빠졌습니다. 하지만, 5일 버니 샌더스 의원이 최저임금 인상안을 예산 조정 대상에 포함할 수 없다는 결정을 철회하는 안을 발의해 표결에 부쳤는데요. 민주당 소속 의원 8명이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 결국 반대 58표, 찬성 42표로 부결됐습니다.

진행자) 최저임금 인상 논의는 그럼 의회에서 더는 논의하지 않는 겁니까?

기자) 민주당은 코로나 경기부양안과 별도로 입법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연방 최저임금 인상은 바이든 대통령의 역점 과제 가운데 하나인데요. 하지만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고용 감소 우려 등이 제기되면서 부양안 논의 과정에서 쟁점이 되어왔습니다.

진행자) 경기부양안의 다른 내용도 좀 살펴볼까요?

기자)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백신 접종과 검사를 확대하고 대면 수업 재개를 위한 학교 정상화에 예산을 지원하는 내용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6일, 연설에서 이 법안을 통해 코로나 백신 생산과 배포에 더 속도를 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상원을 통과했으면, 이제 법안이 바로 시행에 들어가는 겁니까?

기자) 그건 아닙니다. 하원에서 올라온 법안 내용이 일부 수정됐기 때문에 다시 하원으로 보내져 표결을 거쳐야 합니다. 상원 통과 직후 스테니 호이어 민주당 하원 대표는 9일 하원에서 표결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하원에서의 법안 통과 가능성은 어떻습니까?

진행자) 하원은 민주당이 다수당이기 때문에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성명에서, “하원은 현재 생명을 살리는 법안에 대한 초당적인 표결을 기대하고 있다”며 “악성 바이러스와 경제 위기의 잔혹한 현실, 그리고 단호한 행동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일에 공화당이 동참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다음 절차는 뭔가요?

기자) 하원에서 가결된 법안을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하면 비로소 발효됩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대표는 연방 정부의 실업 급여가 만료되는 14일 이전에 바이든 대통령이 법안에 서명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6일 코로나경기부양법안 상원 통과와 관련해 백악관에서 연설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투표권과 관련한 행정명령을 발표했군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이 7일, 투표권을 확대하기 위한 행정명령을 발표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7일) 흑인 참정권 운동의 상징인 ‘셀마행진’ 56주년 기념 조찬 행사에 메시지를 보내며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진행자) 56년 전, 셀마에서 어떤 일이 있었던 겁니까?

기자) 1965년 3월 7일, 미 남부 앨라배마주 셀마의 ‘에드먼드 페터스 다리’에서 벌어진 일인데요. 흑인들의 투표를 가로막은 남부 주들에 항의하며 평화행진을 벌이던 600여 명의 흑인 시위대를 경찰이 강경 진압에 나섰습니다. 경찰의 폭력에 부상자가 속출하면서 이 사건은 ‘피의 일요일(Bloody Sunday)’이라고 불리게 됐고요. 민권운동의 기폭제 중 하나로 평가받았습니다. 또 이 사건 이후 여론이 움직였고요. 그해 8월, 당시 린든 존슨 대통령은 투표 과정에서 인종차별을 금지하는 ‘투표권법’에 서명했습니다.

진행자) 투표권법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 있습니까?

기자) 인종이나 피부색을 근거로 투표권 행사를 거부하거나 제한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 과거 투표 과정에서 소수 인종을 차별한 전력이 있는 지역들을 지정해 이들 지역에서 투표 관련 규정을 마음대로 고치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투표권법 탄생에 기폭제가 된 셀마행진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뭐라고 밝혔습니까?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사전 녹화한 영상에서 셀마행진의 유산은 그 어떤 것으로도 시민의 가장 신성한 권한을 행사하는 걸 막을 수 없다는 데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자격이 있는 모든 유권자가 투표할 수 있어야 한다”며 “최고의 생각이 있다면 이를 숨길 필요가 없다. 사람들이 투표하게 하자”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서명한 행정명령은 그럼 어떤 내용을 담고 있습니까?

기자) 연방 기관이 유권자 등록을 확대하고 선거 정보 배포를 위한 계획을 200일 안에 제출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또 정부의 투표 관련 인터넷 사이트와 온라인 서비스를 현대화하는 한편, 수백만 명의 연방기관 근무자들이 투표나 무당파 선거관리자로 봉사할 수 있도록 시간을 허용하는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진행자) 대통령이 행정명령을 내렸다고 해서 이런 조처가 법제화되는 것은 아니죠?

기자) 아닙니다. 앞서 지난 3일 하원에서는 선거 개혁법안이 찬성 220표 대 반대 210표로 통과됐습니다. 이 법안의 주요 내용 가운데 하나가 바로 투표 권리인데요. 전국적인 ‘자동 유권자 등록 체계’를 확립하도록 했고요. 유권자 등록이나 취소, 수정 등을 온라인으로 할 수 있는 장치를 각 주가 갖추도록 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의회에서도 투표권 관련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거군요?

기자) 네. 하지만 법안 내용이 비교적 민주당 지지가 많은 유색 유권자들에게 유리한 방안이라서 공화당은 반대하고 있습니다. 지난주 하원 표결에서도 공화당은 전원 반대표를 던졌는데요. 공화당에서는 민주당과 전혀 다르게, 유권자 등록 기준을 더 엄격하게 제한하는 선거법 개혁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은 작년 미국 대선에서 선거 부정이 있었다는 입장이죠?

기자) 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우편투표가 확대된 것을 문제로 삼았었는데요. 실제로 현재 43개 주에서 조기 투표나 우편 투표를 제한하는 250여 개의 법안이 발의돼 입법 논의에 들어간 상태입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은 이런 논란에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7일) 연설에서 “2020년, 팬데믹 와중에도 더 많은 미국인이 유례없이 투표했다”며 전체 투표자가 1억5천 900만 명이 넘었다고 언급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이처럼 강력한 투표율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1월 6일에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의사당을 습격하는 사건을 목도했다며, “이전에 보지 못한 국민의 의사를 무시하고 약화하고 무효로 하려는 시도였다”고 지적했습니다.

미 동부 메사추세츠주 메투헨의 한 식당에 신규 채용을 알리는 문구가 걸려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지난달 미국 노동지표가 발표됐는데, 성적이 좋게 나왔다고요 ?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월 미국의 비농업 부문 일자리가 37만9천 개 늘었다고 미 노동부가 5일 밝혔습니다. 지난해 10월 이후 최대 증가 폭인데요.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올해 들어서 두 달 연속으로 증가세를 보인 거죠?

기자) 맞습니다. 노동부는 보고서에서 작년 12월에는 30만 6천 개의 일자리가 사라졌지만, 올해 1월에는 16만 6천 개가 증가했다고 밝혔는데요. 당초 4만 9천 개 증가에서 대폭 상향조정된 겁니다.

진행자) 신규 일자리가 이렇게 많이 늘어나게 된 이유가 뭘까요?

기자) 미국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줄고, 백신 보급은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한편, 여러 주와 지역 정부가 영업 제한 조처를 완화하면서 미국인의 소비 활동이 되살아 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진행자) 일자리가 많이 늘어난 산업 분야는 어디인가요?

기자) 신종 코로나 사태로 가장 큰 타격을 입었던 식당, 레저, 접객업 부문에서 일자리가 많이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술집과 식당의 경우 28만6천 개의 일자리가 추가됐는데요. 지난주 텍사스를 비롯한 일부 주가 영업 제한 조처를 대폭 완화 또는 폐지함에 따라 해당 분야 일자리는 앞으로 더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진행자) 다른 분야는 어떤 변화를 보였습니까?

기자) 역시, 코로나 사태로 침체했던 소매업도 활기를 찾는 모습입니다. 지난달 4만 1천 개의 신규 고용이 이뤄졌고요. 보건 분야에서 4만 6천 개, 제조업에서 2만1천 개의 일자리가 새로 만들어졌습니다. 반면, 건축업은 6만 1천 개의 일자리가 줄었는데요. 지난달 미 남부를 강타한 이상 한파와 이로 인한 텍사스주의 대규모 정전 사태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지난달 실업률은 어떻게 나왔습니까?

기자) 6.2%로 전달보다 0.1%P 떨어졌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지난해 4월 실업률이 14.8%로 폭등했던 것에 비하면 실업률이 많이 떨어진 건데요. 하지만, 코로나 사태 이전 실업률이 3.5%에 머물렀던 것을 감안하면 여전히 높은 편입니다.

진행자) 그럼, 코로나 사태로 사라진 일자리가 얼마나 회복된 겁니까?

기자) 작년 3월 이후 미국에서 약 2천20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는데요. 아직 950만 개 정도는 회복되지 않았습니다. 노동부는 또 지난달 신규 고용이 많이 늘었지만, 대부분은 일시 해고됐던 사람들이 일자리에 복귀한 것이라고 설명했는데요. 코로나 기간 일자리를 완전히 잃은 사람들의 숫자는 여전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보고서는 완전히 해고된 사람들의 경우 새로운 일자리를 찾기가 더 힘든데, 코로나로 인해 사업체가 폐업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앞으로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앞으로 몇 달간 고용시장이 활기를 보일 거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미국인들이 그동안 하지 못했던 쇼핑이나 여행을 재개하고, 극장이나 식당을 찾는 사람들도 많아질 거라는 건데요. 특히 코로나 기간 미국인의 저축액이 크게 늘었는데, 앞으로 외출이 편안해지면 미국인들이 저축했던 돈을 쓰기 시작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다른 경제 지표들을 보면 어떻습니까? 여전히 밝은 미래를 전망하고 있나요?

기자) 네. 최근 나온 경제 지표들도 미국 경제가 코로나 사태로 인한 깊은 침체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최근 미 상무부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1월, 미국의 소비지출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말 5차 코로나 경기부양안이 의회를 통과하면서 많은 미국인에게 600달러의 현금이 지급됐는데요. 주머니에 여유가 생긴 사람들이 다시 가게와 식당을 찾기 시작하면서 소매 판매는 5.3%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다른 경제 지표들도 좀 볼까요?

기자) 미국의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는 지난 1월의 산업생산이 전월 대비 0.9% 증가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또 코로나 사태와 와중에도 호황을 이어온 주택시장은 여전히 활기를 보이는데요. 지난 1월 미국의 주택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