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차 탄핵심판 개시…민주 '1천400달러 지급' 초안 공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자료사진)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두번째 탄핵 심판이 9일 시작됐습니다. 자세한 상황 살펴보겠고요. 민주당이 하원에서 추가 부양책 입법 초안을 공개했습니다. 이어서, 올여름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집단면역이 어려울 것이라는 조 바이든 대통령 이야기,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 탄핵 심판이 9일 시작됐군요?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내란 선동’ 혐의에 대한 탄핵 심판이 9일 상원에서 개시됐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중이던 지난해 초에도 탄핵 심판 대상이 돼서, 기각 판정을 받은 바 있는데요. 이번에 두 번째 심판이 열리는 겁니다. 두 차례 탄핵 심판을 받은 인물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헌정 역사상 최초인데요. 전직 대통령을 상대로 탄핵 심판을 하는 것도 이번이 처음입니다.

진행자) 어떤 절차가 진행되나요?

기자) 네. 일반 형사 재판과 비슷한 절차입니다. 하원에서 탄핵소추안을 들고 온 소추위원 9명이 검찰 역할을 하고요,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피고인이 됩니다. 앞서 소추위원단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증언을 요구했지만, 거부했는데요. 그래서 변호인단이 피고인 석에 앉습니다. 상원의원 100명이 배심원이 돼서, 이들의 변론과 증인 진술 등을 지켜보고 탄핵안을 최종 인용할지 기각할지 투표하게 됩니다. 한편 상원 최고참인 민주당 소속 패트릭 레히 의원이 재판장을 맡습니다.

진행자) 우선,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적용된 ‘내란 선동’ 혐의가 어떤 내용인지 되짚어보죠.

기자) 네. 지난 달 6일 발생한 연방 의사당 습격 사건에 관한 겁니다. 당시 의사당에서는,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승리한 지난해 대선 결과를인증하는 상ㆍ하원 합동회의가 진행 중이었는데요. 같은 시각, 트럼프 당시 대통령은 백악관 앞에서 열린 지지자 집회에 나와 연설했습니다. 연설을 들은 뒤 의사당까지 행진한 시위대 일부가 내부에 난입해, 회의가 한동안 중단됐는데요. 의원들이 대피한 가운데, 의사당 일부 시설이 파손돼기도 했고, 이 과정에서 다섯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진행자)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뭐라고 연설했습니까?

기자) “죽어라 싸우지 않으면 나라를 잃을 것이다. 힘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의사당을 향한 행진을 독려했습니다. 트럼프 당시 대통령은 이에 앞서, 지지자들에게 워싱턴 D.C.에 모이라고 촉구하기도 했는데요. 의사당 습격 사태를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선동했다고 보고, 민주당이 다수를 차지한 하원에서 지난달 13일 탄핵소추 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진행자) 탄핵 심판에 임하는 소추위원들과 트럼프 전 대통령 변호인단, 양측 입장을 살펴보죠.

기자) 먼저, 트럼프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탄핵 심판 자체가 위헌이라는 주장을 강조할 계획입니다. “(퇴임한) 일반 시민에게 탄핵 심판을 진행하는 게 어째서 헌법에 위배되고 우스꽝스러운 일인지 상원의원들에게 설명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8일 제출한 78쪽 짜리 서면 진술서에서 밝혔는데요. 또한, 당시 트럼프 대통령 연설 내용도 '표현의 자유’를 규정한 수정헌법 1조의 보호를 받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소추위원들은 뭐라고 합니까?

기자) “대통령이 군중의 폭력을 선동하는 것은 법치에 어긋난다”고 같은 날(8일) 반박했습니다. “우리는 법의 원칙에 의해 통치하는 나라에 살고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죄를 입증할 증거가 “이미 넘친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양측 입장 차가 팽팽한데, 결론이 언제쯤 나오게 되나요?

기자) 일주일 정도 걸릴 것으로 주요 언론이 예측하고 있습니다. 소추위원단과 변호인단의 변론 시간을 각각 보장한 뒤, 상원의원들의 최종 표결을 진행하기로 민주-공화 양당 지도부가 의사일정에 합의했는데요. ‘프레지던트데이’ 휴일인 오는 15일까지는 완료될 것으로 본다고, 익명의 의회 관계자가 워싱턴포스트에 밝혔습니다. 증인 채택은 생략할 것으로 앞서 알려졌었지만, 가능성을 열어두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최종 표결에서 탄핵안이 인용될까요, 기각될까요?

기자) 기각될 것으로 보입니다. 탄핵안 가결 정족수는 상원 재적 의원 100명의 3분의 2인데요. 67명 이상 찬성해야 합니다. 하지만, 현재 민주-공화 의석 수가 50 대 50입니다. 그러니까, 민주당 의원이 모두 찬성 투표를 해도, 50표에 불과합니다. 17표가 모자라는 건데요. 공화당에서 17명 이상 찬성할 가능성은 현재로선 거의 없습니다.

진행자) 미국민 여론은 어떻습니까?

기자) 탄핵안을 인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절반이 넘습니다. 7일 ABC방송과 조사기관 ‘입소스(Ipsos)’가 공개한 설문에서, 응답자 56%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유죄 판결을 내려야 한다고 답했는데요. 하지만, 반대 의견은 43%에 그쳤습니다. 작년 초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첫 번째 탄핵 심판이 열릴 때, ABC와 워싱턴포스트 공동 조사에서 47%였던 찬성 의견이 이번에 훨씬 높아진 겁니다.

진행자) 만일 최종 기각으로 결론이 나면, 그 다음엔 어떤 일이 진행되나요?

기자) 수정 헌법 14조 발동 논의가 민주당 쪽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향후 공직 출마를 막아야 한다는 이야기인데요. 수정헌법 14조 제3항에는, ‘공직 취임 선서를 했던 사람이 폭동ㆍ반란에 관여하거나 적에게 원조를 제공한 경우, 향후 공직에 취임할 수 없다’고 규정돼 있습니다. 이 조항을 적용하는 문제는 상원 재적 과반이 정족수라서, 민주당 주도로 처리가 가능합니다. 민주당 의원 50명 만 찬성하더라도, 상원의장 역할을 맡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4일 워싱턴 연방의사당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민주당이 하원에서 추가 부양책 입법 초안을 공개했다고요?

기자) 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에 맞서는 추가 경기 부양책 입법 초안을 민주당 측이 8일 공개했습니다. 하원에서 일부 상임위원회 별로 법안을 내놨는데요.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제안한 총액 1조9천억 달러 규모 부양안의 세부 사항을 정리한 내용입니다.

진행자) 민주당이 새로 공개한 부양책 초안, 어떤 내용인지 들여다보죠.

기자) 네. 가장 관심을 끄는 항목은 가계 현금 지급 사업입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이 공언한 대로, 1인당 1천400달러로 지급액을 명시했는데요. 개인 연간 소득 7만 5천 달러 미만까지 전액을 받고, 그 이상부터 10만 달러 미만까지는 받을 수 있는 액수가 줄어듭니다. 그 위로는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는데요. 부부 합산 소득은 기준이 두 배가 됩니다.

행자) 그럼 부부 합산 소득에 대해, 다시 설명해주시죠.

기자) 부부는 연간 소득 15만 달러 미만까지 각각 1천400달러를 받습니다. 그러니까, 총 2천800달러가 수급액이고요. 15만 달러 이상 20만 달러 선까지는 수급액이 줄어들고, 20만 달러 이상은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는 겁니다.

진행자) 앞으로 하원에서 어떤 절차를 거치는 겁니까?

기자) 하원 조세무역위원회가 오는 10일, 현급 지급 사업을 놓고 토론을 진행합니다. 같은 날 재무위원회에서는 ‘국방물자생산법’ 적용 사업에 관해 토론하는데요. 코로나바이러스 검사 도구와 개인보호 장비, 백신 관련 설비의 국내 생산을 늘리는데 100억 달러를 투입하는 내용입니다.

진행자) 다른 상임위에 배정된 사업들은 어떤 것들인가요?

기자) 교통ㆍ사회간접자본 위원회에서는 500억 달러 연방재난관리청(FEMA) 지원금, 그리고 80억 달러 공항 투입 예산 등을 토론합니다. 이 밖에 연방교통국(FTA) 지원예산 300억 달러도 논의하는데요. 아직 모든 소관 상임위에서 초안이 공개되진 않았습니다.

진행자) 그럼 앞으로 부양안을 처리하려면 어떤 과정을 거치나요?

기자) 상임위 처리를 거쳐 하원 본회의 표결을 진행합니다. 공화당이 재정 부담을 이유로 대규모 부양책 시행에 반대하고 있지만, 민주당 주도로 처리할 전망입니다. 그러면 상원에서 관련 법안을 처리해야하는데요. 앞서 상원에서는 예산 조정권 행사를 통해, 과반 찬성만으로도 부양책을 통과시킬 수 있게 하는 안건을 통과시켰습니다. 이런 가운데, 부양안 신속 처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정부 쪽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정부 쪽 요구,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부양안이 바이든 대통령 제안대로 실현되면, 미국은 내년에 완전 고용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언론에 밝혔습니다. 그는 “노동시장을 적절히 지원하지 않으면, 회복하는 데 2025년까지 걸릴 수 있다”고 CNN 인터뷰에서 전망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 부양안이 일자리 창출에 특히 목표를 둔 건 아니라면서도 “근로자들에 대한 수요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매릴랜드주 베데스다의 월터리드국립군병원에서 간호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접종을 준비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그런가 하면, 코로나 극복까지 가는 상황이 여의치 않은 것 같군요?

기자) 네. 올해 여름까지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집단면역(herd immunity)’이 형성되기 어려울 것으로 조 바이든 대통령이 내다봤습니다. 앞서 지난달 25일, 바이든 대통령은 여름까지는 집단 면역을 향해 나아가는 길에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7일 CBS 뉴스 인터뷰에서 “올해 여름이 끝나기 전 집단면역에 도달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집단면역이라는 게 뭡니까?

기자) 집단 구성원 대부분이 감염병에 대한 면역력을 가진 상태를 말합니다. 그러면 전염병 확산을 억제하게 되고 궁극적으로는 전염이 중단되는 건데요. 바이든 대통령의 수석 의료 고문을 맡고 있는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집단면역을 달성하려면 미국인의 75%가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CBS뉴스는 하루 130만 회 접종을 한다고 봤을 때, 올해 말은 돼야 미국인의 75%가 접종을 받을 수 있다고 추산했습니다.

진행자) 집단면역이 예상보다 늦어지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백신 물량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전임 행정부가 확보해 놓은 물량이 생각보다 적었다는 건데요. “백악관에 입성하자마자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의 팬데믹 대처가 생각보다 더 끔찍하다는 걸 깨달았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고 바이든 대통령은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현재 미국인의 백신 접종 현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7일을 기준으로, 배포된 백신은 5천900여만 회분이고요. 이 가운데 접종된 백신은 4천100만 회가 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하루 평균 접종자 수를 따지면 지난주에 매일 약 130만 명이 백신을 맞은 겁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말, 하루 150만 명에게 백신을 접종하는 게 희망이라고 밝혔는데요. 당초 하루 100만 명씩, 취임 100일 동안 1억 명에게 백신을 접종하겠다고 했던 데서 목표치를 크게 올린 겁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인터뷰에서 코로나 대응과 관련해 또 무슨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학교들이 문을 닫으면서 300만 명에 가까운 여성이 노동 일선에서 물러나게 됐다며 이는 ‘국가적 비상사태’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각급 학교도 안전하게 다시 문을 열 때가 된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는데요. 교실 수용 인원을 줄이고 환기 시스템을 갖춘다면 가능하다는 겁니다. 이어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이르면 10일, 과학에 근거한 등교 재개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앞서 백신 접종 확대를 위해서 구체적인 방안도 언급했습니까?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한 예로 미국 프로 미식축구(NFL) 경기장을 대규모 백신 접종 장소로 활용하는 방안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NFL 최고경영자 격인 로저 구델 커미셔너가 32개 구장 모두를 백신 접종 장소로 활용할 것을 제안해왔다는 겁니다. 하지만 문제는 충분한 백신 물량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백신 생산을 늘리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바이든 대통령은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최근 대규모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들이 백신 접종 장소로 발표되고 있다고요?

기자) 네. 뉴욕의 프로야구단 ‘뉴욕 양키스’ 홈구장이 브롱크스 주민들의 백신 접종 장소로 선정돼 지난 5일 문을 열었고요. 메릴랜드주의 대형 놀이 공원인 ‘식스플래그’와 미 서부의 대도시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장 큰 회의장인 ‘모스콘센터’에서도 대량 백신 접종이 시작됐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