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경찰개혁’ 행정명령…오바마, 바이든 지원나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 전역에 확산됐던 경찰 체포 과정에서 숨진 흑인에 대한 항의 시위에 대응해 16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경찰개혁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6일 경찰 개혁에 관한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조지 플로이드 씨 사망 이후 이어진 시위가 잦아들지 주목되는데요. 자세한 상황 살펴보겠습니다.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대선 운동 모금 행사에 나설 예정이고요. 미국의 5월 소매 판매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소식 이어서 들여다보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경찰 개혁 행정명령에 대통령이 서명했군요?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6일 경찰 개혁에 관한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정원에서 서명하기에 앞서 연설하면서, “경찰의 목숨이 위협받지 않는 이상 목조르기는 금지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달 25일 조지 플로이드 씨가 경찰 체포 중 목조르기로 사망한 뒤 대규모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조처를 내놓은 겁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줄곧 경찰의 관행을 지지하는 입장을 보이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이날도 경찰을 강력하게 지지한다고 밝히면서도, 시위대의 요구에 타협적인 어조를 보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찰에게 요구되는 새로운 기준은 최고 수준”으로 “지구상에서 가장 높고 엄격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모든 미국인을 위한 존엄성과 평등 그리고 평화를 보장하기 위한 열망으로 우리는 하나가 됐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시위대의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행정명령을 냈다는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15일) 기자들에게 행정명령은 “기본적으로, 지난 (약) 한 달간 벌어진 일들에 해 이야기하게 될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은 말했는데요. “해법을 내놓는 것이고, 상당히 좋은 해법일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상당히 좋은 해법’이라면,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행정부 고위 당국자가 이날(15일) 기자들에게 전화로 배경 설명을 했는데요. 각 지역 경찰국이 업무 관행을 개선하도록 하고, 여기에 연방 정부의 예산 장려책(funding incentive)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개선하도록 하는 경찰의 업무 관행은 어떤 부분들입니까?

기자) 크게 세 갈래로 파악됩니다. 첫째, 경찰관 임용 과정인데요. 자격인정(credentialing)을 보다 정밀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고위 당국자는 밝혔습니다. 다른 곳의 경찰국에서 문제를 일으켰던 사람이 지역을 옮겨 다시 임용되는 일이 없도록 자료 망을 만드는 겁니다. 아울러, 해당 지역에 사는 사람을 임용하도록 권장합니다.

진행자) 해당 지역에 사는 사람을 경찰관으로 임용하도록 하는 목적은 뭡니까?

기자) 지역 민심에 공감하고 친숙한 경찰 행정을 만들자는 겁니다. 예를 들어, 뉴욕이나 로스앤젤레스 같은 대도시에서는, 거기 살지 않으면서 직무 수행을 위해 출퇴근하는 경찰관들이 많은데요. 그러다 보니, 출동 현장에서 만나는 사람을 이웃으로 대하기보다, 공권력 집행 대상으로 보게 됩니다. 여기서 ‘과잉 제압’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측면이 있다고 당국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경찰관 임용 방식에 이어서, 두 번째 개선할 사항은 뭡니까?

기자) 범죄 현장에 ‘공동 출동 방식(co-respondent program)’을 확립하는 겁니다. 경찰 단독으로 출동하지 않고, 사회복지인력(social workers)을 비롯한 민간 전문가가 대동하도록 하는 내용인데요. 강력범죄 현장이 아니라면, 이런 방식을 확대하도록 권장합니다.

진행자) 민간 전문가가 함께 출동할 현장이라면, 어떤 것들을 말하나요?

기자) 노숙자 신고 현장이 대표적으로 거론되고요. 약물중독 관련 사건, 정신건강 관련 범죄도 이 범주에 들어갑니다. “이런 사건들은, 대부분의 경우 그(경찰관)들은 최선의 대응 인력이 아니”라고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마지막 세 번째 경찰 업무 관행 개선 사항은 뭔가요?

기자) 무력 사용 기준을 최근 흐름에 맞춰 손질하는 겁니다. 경찰관이 출동한 현장에서, 갈등과 충돌을 고조시키지 않고, “상황을 완화(de-escalation)하는 데” 초점을 맞추도록 할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1일 텍사스주 댈러스 지역사회 간담회에서 말했는데요. “법질서 확립을 위해 무력은 유지하되, 연민을 가진 무력이 되도록 할 것(that means force, but force with compassion)”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이 각 지역 경찰에 어떻게 영향을 주게 됩니까?

기자) 자금 배정에 우선권을 따지게 됩니다. 지금까지 말씀드린 사항들을 잘 개선해나가는 경찰국에, 연방 정부의 예산 장려책(funding incentive)을 제공하는 겁니다.

진행자) 행정명령 서명에 대한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시위대와 흑인 사회에선 부정적인 반응이 많습니다. 시위대가 주장하는, 경찰의 ‘조직적 인종차별(systemic racism)’ 같은 문제를 연방 당국이 전혀 다루지 않고 있기 때문인데요. 또한, 시위대는 경찰 예산 ‘축소와 삭감(defund)’을 요구하는 반면, 행정명령은 예산 장려책을 담았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이 밖에 경찰 개혁 문제에 관해, 어떤 움직임이 있나요?

기자) 의회에서도 관련 입법을 진행 중입니다. 야당인 민주당이 주도하는 하원에서, 경찰의 ‘면책권(qualified immunity)’을 제한하는 등의 내용으로 준비하고 있는데요. 상원에서도 관련 논의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집권 공화당 소속 팀 스콧 의원이 주도하는데요. 스콧 의원은 공화당에서 유일한 흑인 상원의원입니다.

진행자) 시위대가 요구하는 건 뭡니까?

기자) 미국 사회 각계의 ‘조직적 인종 차별'을 없애자고 주장합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의 폭력(police violence)과 잔학 행위(police brutality)를 중단할 ‘경찰 개혁’으로, 최근 시위대 요구의 초점이 모였는데요. 지난 주말, 애틀랜타에서 또 다른 흑인 남성 레이샤드 브룩스 씨가 경찰 총격으로 사망하면서, 시위는 다시 격화되는 양상입니다.

진행자) 브룩스 씨 사망 사건은 그 뒤로 어떻게 됐습니까?

기자) 현지 경찰의 무력 사용을 제한하는 조치가 나왔습니다. 키샤 보텀스 애틀랜타 시장이 15일 관련 행정명령을 발동했는데요. 경찰관이 물리력을 사용하기 전에, 반드시 갈등 완화 수단을 먼저 사용하라고 규정했습니다. 아울러, 민간 심사 위원회가 관련 사건을 모두 점검하도록 했는데요. 브룩스 씨에게 총을 쏜 당사자인 개릿 롤프 경관은 사건 직후 해고됐습니다. 현지 검찰이 적용 혐의를 검토하는 중입니다.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부통령이 지난 2010년 10월 백악관 행사를 마친 후 악수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대선 관련 행사에 나선다고요?

기자) 네.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오는 23일,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대선 운동 모금 행사에 나섭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큰 뉴스가 있다”며 관련 일정을 트위터에 게시했는데요. 오바마 전 대통령이 올해 대선 관련 공식 행사에 참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진행자) 어떤 모금 행사인가요?

기자) 바이든 전 부통령을 후원하는 ‘풀뿌리 모금행사(grassroots fundraiser)’라고 선거운동본부 측은 밝혔습니다. 다시 말해, 대기업이나 유력인사들이 아니라, 일반인들을 중심으로 소액의 후원금을 모으는 일정인데요. 코로나 사태 때문에 직접 사람들이 모이는 것은 아니고, 온라인 화상회의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진행자)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 행사에 대해 뭐라고 했습니까?

기자) 바이든 전 부통령과 함께 “나라를 위한 비전을 얘기하게 된 것이 매우 흥분된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지지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 적은 내용인데요. “오는 11월, 경제를 재건하고, 모두가 건강보험 혜택을 갖게 하며, 생김새나 출신 배경과 무관하게 모두가 평등하다고 선언할 기회를 갖는다”며 후원 동참을 호소했습니다.

진행자) 전직 대통령까지 참가하면서, 대선전이 본격적으로 달아오르는 양상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최근 대의원 과반을 확보하면서,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됐는데요. 앞서 공화당 후보로 확정된 트럼프 대통령보다 지지율이 크게 앞서는 여론조사가 잇따라 나오는 중입니다. 코로나 사태와 대규모 시위에 대한 대응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많이 빠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두 사람의 지지율 현황, 구체적으로 살펴보죠.

기자) 적게는 7%P에서, 크게는 14%P까지 차이가 납니다. 최근 NBC뉴스와 월스트리트저널 공동 조사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이 49%, 트럼프 대통령은 42%가 나왔는데요. CNN 조사에서는 바이든 전 부통령 55%, 트럼프 대통령 41%였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CNN 설문이 “가짜 여론조사”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 쪽 선거운동 일정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코로나 사태 때문에 지난 3월 초 이후 중단했던 대중 유세를 곧 재개합니다. 오는 20일 오클라호마주 털사에서 집회를 여는데요. 당초 전날인 19일로 예정했다가, 하루 미룬 겁니다.

진행자) 날짜를 변경한 이유가 뭔가요?

기자) 6월 19일은 텍사스주의 흑인 노예 해방 기념일입니다. 영어로 ‘Juneteenth’라고 부르는 날인데요. 하필 이날에 맞춰 지지자를 모으겠다는 건 흑인사회의 목소리를 무시하는 처사라는 주장이 잇따랐습니다. 부정적 여론이 고조되면서, 결국 일정을 변경한 건데요. 유세 재개에 대한 비판 목소리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비판이 계속되는 이유는 뭡니까?

기자) 코로나 방역 대책 때문입니다. 집회 예정 장소가 2만 명 수용인원을 가진 곳인데요. 트럼프 대통령 재선운동 본부 측은 참가 인원 제한을 두지 않았습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염두에 두지 않고 있는 건데요. 아울러, 참가 신청서를 보면, 보건 관련 문제에 주최 측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항목도 있어서, 논란입니다.

16일 미국 플로리다주 레이크부에나의 디즈니쇼핑몰을 찾은 쇼핑객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지난달 미국의 소매 판매가 크게 늘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5월 소매 판매가 전달 대비 17.7% 증가했다고 미 상무부가 16일 밝혔습니다. 상무부가 관련 통계를 집계한 1992년 이후 최대 증가 폭인데요. 신종 코로나바이스 사태로 인한 봉쇄 정책이 서서히 풀리면서 미국인들이 다시 적극적으로 소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됩니다.

진행자) 소매 판매가 미국 경제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고요 ?

기자) 네, 국내총생산(GDP)에서 가계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70%에 달합니다. 따라서 경제 성장의 동력으로 평가받고 있는데요. 하지만 미국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지난 3월엔 소매 판매가 8.3% 하락했고요. 4월에는 전달 대비 14.7% 나 급감했었습니다. 그러다가 5월에 큰 폭으로 반등한 건데요. 시장의 전망치인 8% 도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진행자) 소매 분야별로 보면 어떻습니까 ?

기자) 코로나로 타격이 컸던 업종에서 소비 증가 폭이 크게 개선됐는데요. 의류와 장신구가 가장 큰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전달 대비 무려 188% 증가했고요. 스포츠용품과 취미, 악기, 서점 등의 증가율도 88%를 웃돌았습니다.

진행자) 요식업은 어떻게 나왔나요 ?

기자) 식당과 술집도 29% 이상 증가했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배달과 포장만 허용했었지만, 5월부터 일부 주에서 실외 공간에서는 현장 영업을 허용하는 등 일부 규제를 완화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진행자) 소매 판매 급증 소식에 덩달아 상승세를 보인 것도 있다고요 ?

기자) 네, 바로 주식시장입니다. 주식시장이 개장하기 1시간 전에 상무부의 발표가 나왔는데요. 소매 판매가 호조를 보임에 따라 주식 시장도 일제히 오름세를 보이며 출발했습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장중 900P이상 급등했습니다.

진해자) 상무부 발표에 대한 반응은 어떻습니까 ?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5월 소매 판매가 월간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인 17.7% 증가했다"며 , "예상치를 훨씬 웃돈다. 주식 시장과 고용에 중요한 날이 될 것 같다"고 환영했습니다.

진행자) 전문가들은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

기자) 우선, 코로나 사태로 큰 타격을 입었던 미국 경제가 되살아 날 조짐을 보인다는 반응이 있습니다. 이달 초에 나온 노동부 통계에서 5월 실업률이 시장의 전망보다 훨씬 낮은 13.3%를 기록하고, 신규 일자리 역시 예상과 달리 250만 개 추가된 데 이어, 소매 판매까지 최대 성장률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아직 손실분을 만회하는 수준이라고 평가하고 있고요. 또한 바이러스 재확산 등 경제 외에 요인도 있는 만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