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오는 5월 1일까지 모든 성인에게 코로나 백신 접종 문호를 열고, 7월 초에는 소규모 이웃 모임을 할 수 있게 하겠다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밝혔습니다. 11일 대국민 연설에서 언급한 사항인데요. 자세한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성 추문 등에 휩싸인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를 상대로, 주 의회가 탄핵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이어서, 남부 지역의 기대 수명이 다른 곳보다 낮다는 CDC 보고서 들여다보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코로나 백신 접종 확대 계획을 밝혔군요?
기자) 네. 오는 5월 1일까지 모든 성인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접종 문호를 개방하도록 각 주와 지역 당국을 지휘하고 있다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11일 대국민 연설을 통해 밝혔습니다. 취임 후 첫 황금시간대(prime-time) 텔레비전 생중계 연설이었는데요. 이날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 팬데믹을 선언한 지 1년 되는 날이었습니다.
진행자) 팬데믹 1년을 맞아, 희망적인 소식을 내놓은 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날(11일) 대통령 연설에 앞서,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인들에게 희망을 제시하는” 내용이 담길 것이라고 강조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백신 접종 대상 확대 계획을 밝히면서, “모두가 즉시 접종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은 아니지만, 5월 1일부터 누구나 줄을 설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지금은 접종 대상이 한정돼 있는데, 곧 완전히 열도록 하겠다는 말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주마다 지역마다 규정이 다릅니다만, 지금은 주로 노약자와 필수업종 근로자들,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접종하고 있습니다. 일반 성인 대다수는 등록을 해놓고, 문호가 열리기를 기다리는 중인데요. 5월이 되면 누구나 차례를 배정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바이든 대통령의 말입니다. 이를 위해서, 5월 말 이전에 모든 성인에게 접종할 백신 물량을 확보할 것이라고 고위 당국자가 이날(11일) 언론에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백신 물량 외에, 접종을 진행할 인력과 장비도 늘려야 할 텐데요?
기자) 그래서, 백신 주사를 놓을 수 있는 자격을 확대합니다. 치과의사와 보조 의사, 긴급 의료 요원, 수의사, 그리고 의대 재학생 등도 허용할 것이라고 당국자가 밝혔는데요. 수송과 보급, 현장 관리 등에는 현역 군 장병 4천 명을 추가 투입합니다. 현재 활동 중인 인원을 포함해, 총 6천여 병력이 배치되는 겁니다.
진행자) 백신 접종 문호를 전면 개방하는 목표 일이 5월 1일이면, 이제 한 달 반 정도밖에 안 남았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이른 시점”이라고 바이든 대통령은 말했는데요. 그로부터 약 두 달 뒤에는 미국이 일상을 되찾기 시작할 것이라는 예상도 내놨습니다. “7월 4일에 가족과 친구들이 뒷마당에 모여 고기를 구워 먹으며 독립기념일을 축하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고 바이든 대통령은 밝혔는데요. “이 나라의 독립기념일임과 동시에, 이 바이러스로부터 독립을 시작하는 날”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대규모 집회나 행사가 가능하다는 뜻은 아니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백신 문호를 열도록 주 당국을 지휘하고 있다는 바이든 대통령 연설에 대해, 주 정부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민주당 주지사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계획에 적극 협조할 전망입니다. 야당인 공화당에서도 협력 의사가 나왔는데요. “연방 정부가 보급할 수 있는 모든 백신을 집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가 이날(11일) 연설 직후 트위터에 적었습니다. “백신 생산을 늘리자는 제안을 받아들인 바이든 대통령에게 찬사를 보낸다”고 덧붙였는데요. “우리는 이 일에 모두가 함께하고 있다”면서 “팬데믹을 함께 끝내자”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제 전 국민이 백신을 맞게 되는 날이 머지않은 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백신을 불신하거나 회의적으로 보는 일부 여론을 상대로, 홍보 작업도 활발해지고 있는데요. 전직 대통령들이 공익 광고를 만들었습니다. ‘당신에게 달렸다(It’s Up To You)’는 제목인데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제외하고, 생존해 있는 모든 전직 대통령들이 부인과 함께 출연했습니다.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부인 미셸 여사,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로라 여사,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그리고 지미 카터 전 대통령과 부인 로설린 여사가 각각 팔을 걷어붙이고 주사를 맞는 장면이 담겼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11일) 대국민 연설에서, 또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최근 급증하는 아시아계 주민 대상 혐오 범죄를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코로나 사태 와중에 “악랄한” 혐오 범죄가 이어지면서,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공격당하고, 희롱당하고, 비난당하고, 희생양이 되고 있다”고 바이든 대통령은 말했는데요. 이것은 “옳지 않고, 미국적이지도 않다”면서 “당장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아시아계 혐오 범죄를 언급한 이유가 뭡니까?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근원이 중국이라는 이유로, 아시아계 주민들이 공격당하는 사건이 늘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중국 바이러스’라고 불렀던 영향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이 이 문제를 공식 언급하고 중단을 촉구한 데 대해, 아시아계 주민 단체를 비롯한 소수계 사회에서 환영 성명이 잇따랐습니다.
진행자) 그밖에 어떤 내용이 연설에 포함됐습니까?
기자) 전날(10일) 하원에서 최종 승인된 코로나 피해 보전 추가 부양 법안을 언급했습니다. 조만간 필요한 곳에 도움의 손길이 닿을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11일) 해당 법안에 공식 서명했습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르면 이번 주말부터 현금을 지급받는 주민들이 있을 것이라고 이날 브리핑에서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연설에 대한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대다수 언론의 평가는 긍정적입니다. 취임 50일을 넘긴 바이든 대통령이 가장 시급한 과제인 코로나 극복을 중심으로, 미국민들에게 희망을 제시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논평했는데요. 으스대거나 과장 없이, 사실관계를 기반으로 연설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뉴욕 주지사에 대한 탄핵 조사가 시작됐다고요?
기자) 네. 뉴욕주 하원이 11일 긴급 본회의를 열어, 앤드루 쿠오모 주지사에 대한 탄핵 조사 개시 안건을 승인했습니다. 법사위원회가 조사를 진행하도록 하는 내용인데요. 뉴욕에서 주지사 탄핵을 추진하는 것은 100년여 만에 처음이라고 뉴욕타임스가 전했습니다. 특히, 쿠오모 지사와 같은 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지지 움직임 속에 이런 결정이 나온 것이라, 주목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민주당 의원들의 탄핵 지지 움직임,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같은 날(11일) 앞서, 뉴욕주 상ㆍ하원의 민주당 의원 59명이 쿠오모 지사 사임 요구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59명이면, 전체 민주당 의원의 40%에 해당하는데요. 뉴욕주 하원은 민주당이 압도적인 다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전체 150석 가운데, 민주당 의석이 공화당의 두 배 이상인데요. 그래서 탄핵 절차가 진행되면, 쿠오모 지사는 곤경에 몰릴 것으로 뉴욕타임스 등이 해설했습니다.
진행자) 탄핵 조사를 진행하는 사유는 뭡니까?
기자) 두 가지 사유가 있는데요. 하나는 성 추문입니다. 주 정부와 보좌진에 몸담았던 여성들이 쿠오모 지사한테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잇따라 호소하고 나섰는데요. 피해를 견디다 못해 직장을 떠났다는 주장이 이어졌습니다. 아울러, 전혀 모르는 사이였던 여성도 결혼 피로연에서 만나 성희롱을 당했다고 언론에 폭로했습니다.
진행자) 쿠오모 지사는 성추행을 인정합니까?
기자) 일부 잘못을 인정하지만, 의도적인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습니다. “내가 말한 것 중 일부가 원치 않는 추파로 오해됐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앞서 성명을 통해 밝혔는데요. “그렇게 느껴졌다면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성명을 내놓은 뒤로, 피해자로 알려진 여성들을 뒷조사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논란이 커졌습니다. 쿠오모 지사 측이 전직 주 정부 관계자 최소 6명에게 전화를 걸어, 성추행 피해를 호소한 여성의 정보를 캐물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는데요. 전화를 받은 당사자는 “사실상 협박 전화로 느껴졌다”고 이 신문에 밝혔습니다.
진행자) 탄핵 사유 가운데, 다른 한 가지는 뭡니까?
기자) 코로나 통계 조작 의혹입니다. 관내 요양 시설의 코로나 관련 사망자 수를 약 50% 낮춰 잡았다는 내용인데요. 방역이 성공적인 것처럼 보이기 위해, 일부러 불리한 통계 수치를 줄였다는 주장이 주의회 일각에서 나왔습니다. 쿠오모 지사 측근인 멜리사 드로사 씨가 실상을 숨긴 사실을 주의회 민주당 의원들에게 인정하고 사과했다고, 주요 매체들이 전했습니다.
진행자) 통계 조작 의혹에 대한 쿠오모 지사의 입장은 뭔가요?
기자) 역시, 의도적인 게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일부 요양 시설에서 실제보다 낮은 수치를 보고했거나, 보고가 늦게 들어왔기 때문에, 실제 수치와 통계가 다르게 나타난 것이라고 앞서 해명했는데요. 기술적인 오류일 뿐이고 의도적인 조작은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해명이 신빙성이 낮다는 평가를 받는데요. 탄핵과 별도로, 자진 사퇴하라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자진 사퇴 요구, 어떤 내용인지 살펴보죠.
기자) 빌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이 대표적입니다. 쿠오모 지사를 둘러싼 성 추문과 통계 조작 의혹 등에 대해 “역겹다”고 이날(11일) 밝혔는데요. “더 이상 주지사 직무를 수행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밖에 뉴욕 곳곳의 주요 사회단체 등에서도 사퇴 요구를 잇달아 내놓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의 주별 기대 수명을 분석한 보고서가 나왔군요 ?
기자) 그렇습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11일, 주별로 미국인들의 기대 수명을 분석한 보고서를 내놓았습니다. 기대 수명이란 그해에 태어난 신생아가 몇 살까지 살 수 있을지 예상하는 수치인데요. CDC는 지난 2018년, 미국인의 평균 기대 수명은 78.7세였지만, 각 주의 사망률과 인구, 그리고 노인들을 위한 의료보험인 ‘메디케어’ 수혜자들을 분석한 결과, 지역에 따라 최대 약 7살까지 기대 수명이 차이가 났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우선, 장수를 기대할 수 없는, 기대 수명이 낮은 지역은 어디입니까 ?
기자) 미국 남부 지역으로 나타났습니다. 미시시피, 앨라배마, 켄터키, 테네시, 루이지애나 등 남부 지역 10개 주의 기대 수명이 낮았는데요. 그중 가장 기대 수명이 낮은 주는 웨스트버지니아주로 74.4세에 그쳤습니다.
진행자) 반대로 기대 수명이 높은 지역은 어디였습니까 ?
기자) 태평양 섬 지역인 하와이주가 81세로 기대 수명이 가장 높았습니다. 하와이에 이어 캘리포니아, 뉴욕, 미네소타, 코네티컷, 매사추세츠주 등 미 동부와 서부 주들이 뒤를 이었습니다.
진행자) 남녀 성별로 보면 어떨까요 ?
기자) 네. 미국 내 50개 주와 워싱턴 D.C. 모두 여성의 기대 수명이 더 길었습니다. 여성이 평균 5년을 더 많이 살 것으로 예상됐는데요. 이 역시 주마다 차이가 있었습니다. 유타주에서는 여성의 기대 수명이 남성보다 3.8년 더 길었고요. 뉴멕시코주에서는 여성의 기대 수명이 6.2년이나 더 길었습니다.
진행자) 남녀의 차이가 주의 전반적인 기대 수명에도 영향을 끼칠까요 ?
기자) 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관계가 있습니다. 일부 예외는 있지만, 대체로 남녀 성별 차이가 큰 주일수록 기대 수명이 낮았다고 하고요. 성별 차이가 적은 주들의 기대 수명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이날(11일) CDC가 발표한 보고서는 2018년 통계를 바탕으로 한 건데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한 이후, 미국인들의 기대수명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궁금합니다.
기자) 네. CDC는 지난달 발표한 잠정보고서에서, 작년, 2020년 상반기 미국 전체 인구의 평균 기대 수명이 77.8세를 기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전년도인 2019년의 기대 수명은 78.8세였는데요. 한꺼번에 1년이나 줄어든 것은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처음이었습니다. 미국에선 그간 기대 수명이 꾸준히 길어지는 추세였는데요. 약물 오ㆍ남용이나 심장 질환 등 기존의 사망 요인이 커진 이유도 있지만, 코로나바이러스가 가장 큰 이유로 분석됐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코로나가 기대수명뿐 아니라, 미국인의 사망률에도 영향을 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요 ?
기자) 네. 미국의 작년 사망률이 15% 급증하면서,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악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11일, CDC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작년에 사망률이 이렇게 올라간 이유는 코로나 팬데믹 때문이라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지난해 코로나 사망자가 얼마나 많았던 걸까요 ?
기자) 지난해 미국인 사망자는 약 300만 명으로 집계됐는데요. 주요 사망원인 1위는 심장질환, 2위는 암이었습니다. 그런데 ‘우발적 사고가’ 세 번째 원인이던 예년과 달리, 지난해에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사망 원인 3위를 기록했습니다. CDC는 작년 사망률은 지난 1918년 미국을 휩쓴 스페인 독감으로 수십만 명이 사망한 이후 가장 큰 증가세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