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CDC 코로나 대응 '낙관'…브루클린센터 '민간 방범' 구성 

미국 뉴욕 맨해튼 방문객이 마스크를 벗은 채 사진을 찍고 있다. (자료사진)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의 코로나 대응 진전 상황을 낙관하고 있다고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로셸 월런스키 소장이 밝혔습니다. 마스크 착용 규칙 완화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도 해명했는데요. 자세한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흑인 남성 단테 라이트 씨가 경찰 총격에 사망한 미네소타주 브루클린센터에서 민간 방범조직을 설립하기로 했습니다. 이어서, 기업들이 인력난 해소를 위해 임금 인상에 나서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코로나 사태 극복에 관해 낙관적인 견해를 최고 보건 당국자가 밝혔군요?

기자) 네. 코로나 대처에 관해 “우리가 현재 좋은 위치에 있다고 조심스럽게 낙관한다”고 로셀 월런스키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소장이 16일 주간 시사프로그램 ‘폭스뉴스 선데이(Fox News Sunday)’에 밝혔습니다. “확진 건수가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는데요. 다만 “승리를 선언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면서 “겸손한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실제 확진 건수 변동 사항이 어떻습니까?

기자) 최근 한 주 동안 19% 줄었습니다. 이날(16일)을 기준으로, 일주일 평균 확진이 약 3만3천 건인데요. 한 주 전에는 4만1천여 건에 육박했었습니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감소 추세가 더 확연하게 드러나는데요. 지난달 15일에는 일주일 평균이 7만 건이 넘었었습니다.

진행자) 7만 건이 넘던 게 지금은 3만3천여 건이니까, 한 달 만에 절반 아래로 떨어진 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백신(접종의 효과)이 작동하고 있는 것”이라고 월런스키 소장이 같은 날(16일) NBC 주간 시사프로그램 ‘디스위크(This Week)’에 말했는데요.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은 감염이 되지 않고, 입원할 필요가 없으며, 사망에 이를 필요도 없다는 뜻”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는데요. 이에 따른 마스크 착용 권고 해제 발표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어나는 데 대해서도 적극 방어했습니다.

진행자) 마스크 착용 권고 해제는 어떤 내용이었는지 되짚어보죠.

기자) 필요한 1ㆍ2차 백신 접종을 마치고 면역을 확보한 사람은 실ㆍ내외를 막론하고, 마스크를 쓸 필요가 없다고 지난 13일 CDC가 발표했습니다. 아울러 “팬데믹 때문에 멈춰야 했던 일들을 이제는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월런스키 소장은 이날 설명했는데요. 조 바이든 대통령도 같은 날 백악관 연설을 통해, 코로나 팬데믹 대응 과정의 “엄청난 이정표이며, 대단한 날”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날(13일)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함께 마스크 없이 백악관 경내에서 웃으며 걷는 장면이 주요 언론에 보도됐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 조치를 둘러싸고 왜 논란이 일어나는 겁니까?

기자) 크게 두 가지 논점이 부각됐습니다. 하나는, 얼마 전까지도 마스크 착용 필요를 강조하던 CDC가 갑자기 방침을 바꾼 배경이 뭐냐는 점인데요. 월런스키 소장은 지난 11일 상원 보건위원회 증언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 두기 정책은 온전하게(sound) 남아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러다가 이틀 만에 방침 변경을 발표한 건데요. 국내적으로 송유관 해킹, 대외적으로 중동 위기 같은 악재가 거듭되자 여론 전환용으로 갑자기 발표한 것이라는 주장이 공화당 일각과 보수 매체들에서 나왔습니다.

진행자) 이런 주장에 대해, 월런스키 소장은 뭐라고 해명했습니까?

기자) 그런 정치적 고려는 있을 수 없고, 백악관의 지시에 따른 지침 변경도 아니었다고 이날(16일) 폭스뉴스에 밝혔습니다. “과학에 따라 결정한 것”이라면서, 확진과 입원 환자, 사망자 수 통계 등이 급격하게 감소하는 현황을 반영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는데요. 이런 공식 통계 외에도, 최근 발간된 의학 전문지에 미국의 코로나 관련 실태가 급속도로 개선된 현황이 실렸다고 소개했습니다.

진행자) 백악관의 지시를 받고 발표한 게 아니라, 과학에 근거한 결정이었다는 이야기군요?

기자) 맞습니다. 이날(16일) 워싱턴포스트 1면에 최신 권고에 관한 뒷이야기가 실렸는데요. ‘마스크에 관한 갑작스러운 (지침) 변경의 내막’이라는 제목입니다. CDC 활동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기조에 따라, 오히려 의사소통에 차질을 빚는 경우도 있다는 당국자의 말이 보도됐는데요. 이번 발표는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그동안 해왔던 것처럼, 정치적 영향력에서 자유롭게” CDC가 결정한 것이라고 백악관 측은 성명을 통해 밝혔습니다.

진행자) 마스크 착용 지침 변경에 대해 불거지고 있는 두 번째 논점은 뭔가요?

기자) 바이러스 재확산 우려입니다. 백신 접종 완료자를 일일이 확인할 수 없는데, 너도 나도 마스크를 벗게 되면 위험하지 않느냐는 이야기인데요. 실제로 CDC 발표 이후, ‘월마트(Walmart)’나 ‘코스트코(Costco)’ 같은 주요 사업장들이 종업원과 소비자들에게 마스크 착용 규칙을 완화했지만, 당분간 관련 규제를 유지하겠다는 곳들도 있습니다. 보건 실무진 일각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데요. 특히 전국간호사연맹(NNU)은 “아직 마스크 착용 지침을 느슨하게 할 시점이 아니”라면서, CDC를 비판하는 성명을 내놨습니다.

진행자) 이런 우려에 대해서는 CDC 소장이 뭐라고 말했습니까?

기자) “스스로 정직”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백신을 맞지 않고 마스크도 쓰지 않는 것은 자기 자신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는데요.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은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안전하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지난달 15일 미국 미네소타주 브루클린센터 경찰서 앞에서 흑인 남성 단테 라이트가 경찰 총격에 사망한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가 열렸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미네소타주 브루클린센터에서 민간 방범 조직을 출범시키기로 했다고요?

기자) 네. 미네소타주 소도시인 브루클린센터에서 민간 방범조직 구성에 관한 결의안이 가결됐습니다. 15일 시의회 표결에서 찬성 4표, 반대 1표로 통과됐는데요. 시청 측은 즉각 환영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얼마 전 흑인 남성이 경찰 총격에 사망한 사건의 후속 조치인데요. 전국적인 관심을 모으는 중입니다.

진행자) 민간 방범조직이라면, 어떤 일을 하게 됩니까?

기자) 이동하지 않고 정차돼 있는 차량의 교통위반 단속과 함께, 정신 건강 관련 사건에 대응하는 임무를 맡습니다. 비무장 민간인들이 이런 일들을 담당하도록 했는데요. 관련 사건에 경찰력 사용도 축소하도록 했습니다. 총기 등을 사용하기 전에, 상황 완화 조치를 반드시 선행하도록 했고요. 체포 요건도 제한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해당 민간 방범 조직은 경찰의 지시를 받지 않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경찰국과 분리된 담당 기구를 두도록 했는데요. 시청 내에 ‘지역사회 안전과 폭력 예방국’을 신설하도록 규정했습니다. 이 기구는 공중 보건 전문가가 이끌도록 했습니다. 마이크 엘리엇 브루클린센터 시장은 “이번 결의를 통해 우리 지역사회의 새로운 북극성을 만들게 될 것”이라며 극찬했는데요. “우리 모두를 안전하게 해 줄” 조직을 구성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흑인 남성이 경찰 총격에 사망한 데 대한 후속 조치라고 하셨는데, 어떤 사건이었는지 되짚어보죠.

기자) 지난달 11일 교통 검문 도중 발생한 사건인데요. 20세 남성 단테 라이트 씨가 경찰 총격을 받고 숨졌습니다. 총을 쏜 사람은 20년 넘는 경력을 가진, 백인 여성 킴벌리 포터 경관이었는데요. 전기 충격기를 쓰려다가 실수로 발포한 것으로 경찰 당국은 설명했습니다. 이런 상황이 경찰관 몸에 부착된 ‘보디캠(body cam)’에 찍힌 영상으로 공개돼, 사건 직후 파장을 몰고 왔습니다.

진행자) 경찰관이 총을 쏠 의도가 없었는데, 실수로 라이트 씨를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말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당시 경찰이 라이트 씨를 차에서 내리게 한 뒤 수갑을 채우려고 했는데요. 라이트 씨에게 발부된 영장이 있는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영상에 담긴 상황을 보면, 라이트 씨가 체포에 응하는 듯하다가 다시 차에 올라타 도주를 시도했는데요. 그러자 경찰이 “전기 충격기! 전기 충격기!”를 외쳤습니다. 곧바로 총성이 울린 뒤 “내가 그를 쐈다”는 음성이 녹음됐습니다.

진행자) 총격 당사자인 포터 경관은 사건 이후 어떻게 됐습니까?

기자) 사건 며칠 뒤 사임했습니다. 현재 ‘2급 고살’ 혐의로 입건된 상태인데요. 사건에 대한 항의 시위가 브루클린센터를 비롯한 미네소타주 곳곳에서 진행됐습니다. 특히 브루클린센터는 미니애폴리스에서 멀지 않은 곳인데요. 작년 5월,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씨가 경찰의 ‘목 누르기’ 제압을 당한 뒤 숨진 곳이 미니애폴리스입니다.

진행자) 이번 민간 방범 조직 출범 결정에 대해, 유족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잘된 일이지만, 때늦은 조치라고 라이트 씨의 어머니 케이티 라이트 씨가 말했습니다. “이번 결의가 4월 11일(라이트 씨 총격 사건 발생일) 이전에 집행됐다면, 우리 아들은 아직도 우리 곁에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는데요. 민권ㆍ사회단체들은 환영하고 있습니다. 이번 결정은 “경찰 개혁에 관해 중요한 첫걸음”을 디딘 것이라고 미국 민권자유연맹(ACLU) 미네소타 지부가 평가했습니다.

지난 2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호손의 아마존 물류센터 앞에 배달용 차량들이 대기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경제 회복으로 구인난을 겪게 된 기업들이 새로운 유인책을 내놓았다고요?

기자) 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안정되면서 미국에서 경제활동이 다시 활발해지고 있는데요. 식당이나 소매 업체들은 손님들로 북적이기 시작했습니다. 손님은 몰려드는데 직원 채용이 쉽지 않자, 여러 기업이 부족한 인력을 채우기 위해 임금 인상에 나서고 있습니다. 일부 기업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시간당 최저임금 15달러보다 더 많은 임금을 제시하고 있고요. 신입 직원에게 일회성 보너스, 즉 상여금을 제공하겠다는 기업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어떤 기업들이 임금 인상을 추진하고 있습니까?

기자) 세계 최대 인터넷 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을 비롯해 대형 소매업체인 ‘월마트’와 편의점인 ‘시츠’ 등이 최근 임금 인상 계획을 밝혔습니다. 또 미국 최대 패스트푸드 업체인 ‘맥도날드’와 멕시코식 패스트푸드인 ‘치폴레’ 등도 직원들의 임금을 올리겠다고 발표했는데요. 특히 식당이나 술집, 호텔 등은 미국에서 가장 적은 임금을 받는 직종이자, 팬데믹 기간에도 코로나 감염 위험 속에 현장 근무를 했던 직종이다 보니 임금 인상 소식에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접객업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분야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 방역 조처가 완화되면서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이는 분야가 바로 또 접객업인데요. 플로리다와 네바다, 텍사스주의 경우 식당을 찾는 손님의 규모가 팬데믹 이전 수준이거나 오히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기업들이 급여를 얼마나 더 높이겠다는 건가요?

기자) 맥도날드의 경우 650개 직영점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오는 2024년까지, 시급을 평균 15달러까지 올리겠다는 계획인데요. 초봉도 시간당 11달러로 인상됩니다. 맥도날드 측은 1만4천여 개에 달하는 가맹점도 임금 인상에 동참해 줄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마존도 급여가 오른다고 하셨죠?

기자) 네. 아마존은 7만5천 명의 신규 채용 계획을 밝히면서 초봉이 시간당 17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백신 접종을 받은 신규 직원에겐 100달러의 보너스도 지급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편의점인 시츠는 직원 1만8천 명의 시급을 2달러씩 인상할 것이고 여기에 여름 계절 수당으로 1달러씩 추가 인상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기업들의 인력난이 어느 정도이기에 이렇게 임금 인상에까지 나서는 걸까요?

기자) 지난 3월 말을 기준으로 기업들이 낸 채용공고는 820만 건에 달했는데요.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 4월의 고용지표를 보면, 비농업 부문에서 신규 고용은 26만6천 개에 그쳤습니다. 노동자들이 코로나 감염 위험을 우려해 일자리 복귀를 주저하고 있고요. 여성들은 육아 문제가 해결 안 돼서 고용이 더딘 것으로 분석됐는데요. 또한, 연방 정부가 제공하는 주 300달러의 실업급여에 의존해 일자리 찾기에 적극 나서지 않는 노동자들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기업들이 임금인상을 하게 되면 물가가 오르게 되는 거 아닌가요?

진행자) 그런 우려도 있습니다. 지난 4월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같은 달 대비 4.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12여 년 만에 최대의 상승 폭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원인은 중고 차량과 항공권 가격 인상에 의한 것이지 인건비로 인한 상승은 아닌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특히 지난달 식당업계의 소비자물가는 0.3% 인상에 그치면서, 임금 인상분에 훨씬 못 미쳤는데요.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아직은 임금 인상의 부담을 소비자들에게 넘기고 있지 않다고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기업들의 인력난이 언제까지 계속될까요?

기자) 한동안은 구인난이 이어지겠지만, 몇 달이 지나면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가 앞으로 더 안정되고, 학교들도 9월에 대면 수업을 재개하게 되고요. 정부 차원의 실업수당도 9월로 끝나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한편, 저임금 노동자들의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15달러를 위한 투쟁’ 측은 맥도날드의 임금인상 소식에 앞으로도 계속 싸움을 이어갈 뜻을 밝혔는데요. 오는 19일 맥도날드 주주총회를 앞두고 15개 주에서 파업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