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2020년 11월 선거를 통해 대통령과 부통령을 선출합니다. 이번 선거에서 대통령과 부통령에 당선된 후보는 2021년부터 4년 동안 직무를 수행합니다. 전 세계는 미국 대선 때마다 누가 당선될지 관심을 기울입니다. 그만큼 미국 ‘대통령’과 ‘부통령’이란 직위는 미국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는 자리인데요. ‘미국 대선 ABC’, 오늘은 대통령을 보좌하는 ‘미국 부통령’ 여섯 번째 시간으로 ‘현재의 미국 부통령직’에 관해 알아보겠습니다.
20세기 동안 미국 부통령의 역할은 상원 의장으로서 역할보다는 행정부 내 역할로 주안점이 급격하게 이동했습니다.
현대 미국 대통령들이 입법 의제를 선도하는 역할을 강화하자, 부통령도 각료 회의에 주기적으로 참가하거나 행정적 과제를 맡게 됐습니다. 부통령은 연방 의회에서 행정부를 대표하고, 국가안전보장회의에 참석하거나, 각종 특별 위원회를 이끌며 외국 정상들을 만날 뿐만 아니라 대통령 지시 아래 수많은 자질구레한 일들을 처리했습니다.
존 F. 케네디 대통령을 보좌한 린든 존슨 부통령 이래 부통령들은 행정부 청사에 큰 사무실을 마련하고 그들의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 많은 보좌진을 꾸렸습니다. 특히 지미 카터 대통령을 보좌한 월터 먼데일 부통령은 대통령 보좌 역할을 더욱 강화해 대통령과의 주례 오찬을 시작했고, 후임자들도 행정부 일에 적극적으로 관여했습니다.
하지만, 부작용도 있었습니다. 부통령과 본인 역할이 침해된다고 생각하는 부처 수장들이 종종 마찰을 빚었던 것입니다.
그런가 하면 부통령이 의회와 충돌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1969년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스피로 애그뉴 부통령에게 중요한 정책 입안 역할을 맡기자 애그뉴 부통령은 이에 부응해 입법 관련 활동을 강화했습니다.
하지만, 애그뉴 부통령이 상원의 미사일 방어 조약 처리 과정에서 공화당 소속 렌 조던 상원 의원에게 어떻게 투표할 것인지 묻자 조던 상원 의원이 크게 반발했습니다. 이에 조던 상원 의원이 공화당 상원 의원들 오찬 자리에서 애그뉴 부통령이 상원 의사 결정에 지나치게 관여해 권력 분립 원칙을 어겼다면서, 앞으로 자신은 애그뉴 부통령 요청과는 반대로 투표하겠다는 이른바 ‘조던 원칙’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현대에 들어 미국 부통령들은 연방 헌법이 부여한 상원 의장으로서 역할을 유지하면서 행정부 내 임무와 책임에 점점 더 관여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경향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보좌한 딕 체니 부통령이 부통령 이상으로서의 존재로 떠오른 시기에 정점에 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