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주재 미국 대사가 인종 혐오 범죄의 심각성을 강조하며, '백인우월주의' 해체를 촉구했습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21일 '세계 인종차별 철폐의 날(International Day for the Elimination of Racial Discrimination)'을 이틀 앞둔 19일 유엔에서 열린 관련 회의에서 "나는 인종차별의 추악한 얼굴을 안다. 인종차별 속에 살아왔고 경험해왔다. 그리고 살아남았다"고 연설했습니다.
이어서 "나는 노예의 후손"이라며 "증조할머니는 1865년 노예의 자식으로 태어났고, 나는 인종차별적인 남부 지역에서 자랐다"고 개인사를 언급했습니다.
아울러 "모든 나라가 모든 종류의 인종차별 철폐를 위한 국제 협약을 비준하고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흑인 여성으로, 미 국무부에서 35년 동안 근무한 전문 외교관입니다. 흑인 최초로 유엔에서 미국을 대표하는 직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날 연설은 지난 16일 아시아계 6명 등 8명이 희생된 애틀랜타 총격 사건을 계기로 미국 사회에서 ‘구조적 인종 주의’ 와 혐오 범죄 문제가 집중 조명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고 CNN 방송 등이 평가했습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미국에서 소수 인종과 이민자에 대한 증오범죄가 최근 3년간 증가했다는 연방수사국(FBI) 발표를 거론하며, "최근 통계는 증오범죄가 지난 10년간 볼 수 없었던 수준으로 많아진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이 통계 조차 "코비드 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생 이후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직면한 괴롭힘과 차별, 폭력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한 내용”이라며 아시아계 상대 혐오 범죄의 심각성을 언급했습니다.
이어서 인간을 우열 집단으로 분류해온 잘못된 행태의 대표적 사례가 '백인우월주의'라고 비판했습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우선 순위에 둔 과제에 인종차별 문제를 바로잡고 원주민 부족의 주권을 존중하며 외국인혐오증, 아시아·태평양계에 대한 차별과 싸운다는 목표도 포함돼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전 세계 "모든 사회에 있는 인종 차별 사안들을 밖으로 드러내고, 차별을 뿌리 뽑고 우리의 근간에 썩은 부분을 없애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