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아프가니스탄 무장 단체 ‘탈레반’이 아프간 남동부 ‘가즈니’주 주도를 포위하고 정부군과 전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은 12일 이임식을 갖고 자리에서 물러났는데요. 자세한 소식 살펴봅니다. 아이티 경찰 당국이 대통령 암살 주모자를 체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지난해 굶주림으로 숨진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먼저 아프가니스탄으로 가봅니다. 아프간 정세가 계속 악화하고 있군요?
기자) 네. 미군 철수가 임박한 가운데 아프가니스탄 무장단체 ‘탈레반’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습니다. 탈레반은 12일, 아프간 남동부 가즈니주의 주도인 가즈니시를 포위하고 정부군과 대치 중입니다.
진행자) 가즈니는 지정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곳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아프간 수도 카불과 아프간 제2의 도시 칸다하르 사이에 있는 교통의 요충지로, 중부 지역으로 보기도 하는데요. 현지 관리들은 가즈니시가 함락되면 전략적으로 매우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 현지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상황이 매우 급박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현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탈레반이 주민들의 집을 탈취해 아프간 보안군(ANDSF)과 싸우는 은신처로 삼고 있다고 보도했는데요. 이 때문에, 아프간 보안군이 탈레반을 상대로 작전을 전개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다른 지역의 상황도 볼까요?
기자) 네. 역시 남동부에 있는 칸다하르도 탈레반의 공격을 받고 있습니다. 칸다하르는 탈레반이 강력하게 활동했던 곳으로 최후 거점이기도 했는데요. 현지 관리들은 지난 나흘 동안 탈레반이 서쪽에서 계속 공격해오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현재 칸다하르의 전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양측의 충돌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난 며칠간 아프간 보안군은 지상전과 공습 작전을 전개하며 반격에 나섰는데요. 파와드 아만 아프간 국방부 대변인은 현재 칸다하르는 완벽하게 아프간 보안군의 통제 아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탈레반이 북부 지역도 자주 공격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주 탈레반은 북서부 바드기스주의 주도인 ‘칼라이나우’ 시 안까지 진격해 들어가, 경찰본부를 비롯해 보안 시설을 장악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주 청사를 장악하기 전에, 특수군까지 투입된 아프간 보안군의 반격에 퇴각했습니다.
진행자) 타지키스탄과의 접경 지역에서도 충돌이 잦다고 들었습니다.
기자) 네. 탈레반이 최근 빠르게 북부 지역 공략에 나서면서 타지키스탄과의 접경에 있는 타하르주의 주도 탈로칸도 자주 공격을 당하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1천 명 넘는 아프간 정부군이 탈레반의 공격을 피해 국경을 넘어 타지키스탄으로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아프간 보안군이 11일 공습 작전을 벌여 탈레반을 몰아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탈레반에 함락된 주도가 있습니까?
기자) 현재까지는 없습니다. 하지만 탈레반은 현재 전국 곳곳에서 세력 확장을 노리며 아프간 정부군을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이 자리에서 물러났군요?
기자) 네. 오스틴 스콧 밀러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이 12일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이임식을 갖고 사령관 직에서 물러났습니다. 밀러 사령관의 이임은 미국이 아프간에서 벌여온 20년간의 전쟁 종료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일이라고 워싱턴포스트, 로이터 통신 등 주요 매체들은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밀러 사령관이 아프간에 주둔한 마지막 미군 사령관이 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4성 장군인 밀러 사령관은 지난 2018년부터 사령관 직을 맡아 지금까지 아프간 주둔 미군을 지휘해왔습니다. 앞서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밀러 사령관이 물러나면서 지휘권은 아프간과 이라크, 시리아 등 중동 지역을 맡고 있는 프랭크 매켄지 중부사령관에게 이양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이 최근의 아프간 정세와 관련해 미국 언론과 인터뷰한 소식도 잠깐 짚어주시죠.
기자) 네. 커비 국방부 대변인이 11일 ‘폭스뉴스선데이(Fox News Sunday)’에 출연해 아프간 정세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밝혔는데요. 미국 정부는 탈레반이 최근 공세를 강화하며 빠르게 영토를 넓혀가는 것을 우려 속에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커비 대변인은 하지만 또 한편으로, 이제는 아프간 정부군이 힘을 다해 책임 있게 자국을 지킬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아이티 대통령 암살 사건의 주모자가 체포됐다고요?
기자) 네. 아이티 경찰 당국이 11일,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 암살 사건의 주모자를 체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조브넬 모이즈 아이티 대통령은 지난 7일, 사저에 침입한 괴한들의 총에 맞아 숨졌습니다.
진행자) 사건의 주모자로 지목된 사람이 누굽니까?
기자) 아이티인인 크리스티앙 에마뉘엘 사농이라는 인물입니다. 60대로 미국 남부 플로리다주에 거주해왔고요. 미국에서는 의사 면허를 받지 않았지만, 자신의 소셜미디어에는 의사 출신으로 소개해왔습니다. 레옹 샤를 아이티 경찰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농이 지난 6월,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개인 전용기를 타고 아이티에 입국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범행 동기는 뭐라고 합니까?
기자) 샤를 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범행 동기를 말하지 않았는데요. 일부 언론은 사농이 모이즈 대통령을 축출하고 자신이 대통령이 되려고 했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평소 사농은 모이즈 대통령의 부정부패 의혹과 관련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며 새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현재까지 검거된 용의자도 많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이티 경찰 당국은 암살 사건에 적어도 26명이 가담한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샤를 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콜롬비아인 18명과 아이티인 3명을 체포했고 적어도 5명을 추적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샤를 청장은 또, 구금 중인 이들을 심문한 결과, 용의자 중 일부는 미국 마이애미에 본부를 둔 ‘CTU 보안회사’가 고용한 사람들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CTU 보안회사라는 곳이 어떤 곳이죠?
기자) 베네수엘라 망명자 출신 안토니오 인트리아고라는 사람이 운영하는 사설 보안업체로 알려져 있습니다. 샤를 청장은 용의자들의 원래 임무는 사농을 보호하는 것이었는데, 모이즈 대통령을 납치하는 것으로 임무가 바뀌었다고 밝혔습니다. 대통령 납치 계획이 왜 암살 계획으로 바뀌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모이즈 대통령 암살 사건, 어떤 사건이었는지 잠깐 되짚어주시죠.
기자) 네. 지난 7일 새벽 수도 포르토프랭스에 있는 모이즈 대통령 사저에 일단의 괴한들이 침입해 침실에 있던 모이즈 대통령에게 적어도 12발의 총알을 난사해 살해했습니다. 사건 당시, 함께 있던 부인 마르티네 모이즈 여사도 심각한 부상을 당했는데요. 플로리다 마이애미로 후송돼 치료를 받고 현재는 회복됐습니다.
진행자) 갑작스러운 대통령 유고 사태로 지금 아이티 정국은 극도의 혼란을 겪고 있다고요?
기자) 네. 아이티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 유고 시에는 총리 지도아래 내각 각료들이 다음 대통령이 뽑힐 때까지 공백을 메우도록 되어 있는데요. 현 클로드 조제프 임시 총리와 모이즈 대통령이 지명했던 아리엘 앙리 총리 지명자뿐만 아니라 지난 9일, 아이티 상원이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선출한 조세프 랑베르 상원의장까지 나오면서 극도로 불안정한 정국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아이티 정부가 미국에 병력 지원을 요청했다고요?
기자) 네. 조제프 임시 총리가 사건 후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통화하고, 병력 지원을 요청했는데요. 바이든 정부는 이 요청을 거절하고 대신 수사 진행을 위해 11일, 국토안보부와 미연방수사국 인력을 보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지난해 기아로 숨진 사람들의 수가 크게 늘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국제 구호 단체인 옥스팜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담긴 내용인데요. 보고서는 지난해 굶주림으로 1분당 목숨을 잃는 사람들의 수가 전 세계적으로 11명에 달했고, 기아 상황에 직면한 사람들의 수가 2019년과 비교해 6배 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세계적으로 기아 상황이 심각한 모양이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식량 상황이 좋지 않은 인구가 현재 1억 5천 500만 명에 달하는데요. 지난해보다 2천만 명이 늘었습니다.
진행자) 이런 상황을 유발한 원인이 뭡니까?
기자) 네. 주된 원인은 역시 전쟁과 분쟁입니다. 굶주림과 관련된 죽음 가운데 3분의 2가 전쟁과 분쟁 때문입니다. 그 밖에 기후변화나 코로나 대유행, 그리고 코로나 대유행이 가져온 경제적 충격도 수천만 명을 굶주리는 상황으로 몰았다고 보고서는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지난해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또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기아로 인한 사망자 발생률이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사망률을 초과했습니다. 지난해 1분당 7명이 코로나바이러스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진행자) 기아 상황이 심각한 지역이 어디입니까?
기자) 네. 옥스팜은 아프가니스탄과 에티오피아, 남수단, 시리아, 그리고 예멘 등을 들었습니다.
진행자) 역시 분쟁 지역들이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보고서는 기아가 계속 전쟁 수행 도구로 이용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인도나 남아프리카, 브라질같이 코로나 피해가 심각한 곳에서도 식량 상황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과거 사례를 보면 사회적으로 굶주림에 특히 취약한 계층이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여성이나 피난민, 그리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기아에 더 고통받는다고 보고서는 설명했습니다. 특히 여성이나 여자아이들은 종종 제일 마지막에 먹거나, 가장 적게 먹게 된다고 하는데요. 이들은 공격당할 위험을 무릅쓰고 거리가 먼 시장에 가거나, 집에서 가족들이 굶주리는 것을 지켜봐야만 한다고 보고서는 전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 보고서가 어떤 방안을 권고했나요?
기자) 네. 보고서는 심각한 기아 상황을 유발하는 분쟁을 중단하고 대신 구호 기관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닿을 수 있게 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이 기사는 Reuters 통신을 참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