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베이징을 오가는 항공편이 무더기 취소되고 있습니다. 미국이 시리아 정권에 또다시 제재를 가하기로 했습니다. ‘국제형사재판소(ICC)’ 검사장이 미국 정부의 제재를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중국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방역 수위를 높이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수도 베이징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집단감염이 발생하자 중국 당국이 방역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베이징시는 현재 베이징시를 오가는 상업용 항공편의 60% 이상을 취소하고 경보 수준도 높였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확진자가 몇 명이나 나왔습니까?
기자) 지난주 베이징시에 있는 중국 최대 농수산물 도매시장인 ‘신파디’시장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이래 지금까지 140명 가까이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는데요. 이들의 대부분은 신파디 시장의 상인이나 고객, 또는 이들과 접촉한 사람들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경보 수준은 어느 정도 수준으로 격상했습니까?
기자) 3단계에서 2단계로 올렸습니다. 이에 따라 베이징시의 초중고등학교 등교는 17일부터 전면 중단되고 수업은 온라인으로 진행됩니다.
진행자) 그럼 시민들의 이동도 제한을 받겠군요?
기자) 물론입니다. 베이징시는 택시와 버스 등 대중교통의 일부 운행도 중단했고요. 항공편도 무더기 취소했는데요.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17일 오전 베이징시의 두 주요 공항을 오가는 항공편 1천250여 편이 취소됐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지난번 우한 사태 때에 비하면 발 빠르게 움직이는 것 같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은 지난해 연말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처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환자가 나왔을 때는 거의 한 달 이상 사망자와 확진자가 속출한 후에야 이 지역을 봉쇄하며 방역에 나섰는데요. 그 때에 비하면 굉장히 빠르게 강도 높은 방역에 나서고 있습니다. 중국의 심장부인 베이징이라는 요인과 그간 국제사회로부터 받은 비판이 작용했을 거라는 관측입니다.
진행자) 중국 베이징시 인구가 몇 명이죠?
기자) 약 2천만 명입니다. 중국은 이달 초, 코로나 발생부터 통제까지의 과정을 담은 이른바 코로나백서를 발간하면서 중국이 코로나 방역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는데요. 하지만 불과 열흘도 채 안 돼 집단감염이 발생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양새입니다. 차이치 베이징시 공산당 상무위원회 서기는 코로나 대응 회의에서, 이번 사태는 경종을 울리는 중대한 위기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에 이어 세계 제2의 인구 대국인 인도도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라고요?
기자) 네. 인도는 하루 사망자 수가 5배 이상 폭증했습니다. 인도 보건당국은 17일, 인도의 코로나 누적 사망자 수가 약 1만2천 명으로, 전날보다 2천여 명이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종전에는 하루 사망자가 어느 정도였습니까?
기자) 지난 2주간 일일 사망자 수는 거의 300명 선이었는데요. 2천 명 넘는 사망자가 추가되면서 인도의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치명률은 2.9%에서 3.4%로 껑충 뛰었습니다.
진행자) 어떻게 하루 새 사망자가 5배 이상 급증할 수 있는 거죠?
기자) 델리주와 마하라슈트라 주에서 앞서 보고하지 않은 사망자 약 1천700명을 포함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인도의 전체 코로나 현황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통계를 기준으로, 17일 기준 인도의 누적 확진자 수는 35만4천여 명으로 미국, 브라질, 러시아에 이어 네 번째로 많고요. 누적 사망자 수는 약 1만2천 명입니다.
진행자) 뉴질랜드 상황도 좀 살펴보죠?
기자) 네, 뉴질랜드는 전 세계에서 제일 처음으로 코로나를 제거했다고 선언해 주목을 받았는데요. 하지만 다시 영국에서 온 여성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비상이 걸렸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확진자가 영국 여성들입니까?
기자) 아닙니다. 2명 모두 뉴질랜드 국민인데요, 최근 영국에서 자동차 편으로 돌아왔습니다. 해외 입국자들은 모두 14일간 자가 격리를 해야 하는데 이들은 부친상을 이유로 특별 허가를 받아 다른 지역으로 이동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이들 여성이 접촉한 사람들도 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뉴질랜드 당국은 이들 여성이 움직인 이동 경로를 추적하고 접촉한 사람들도 코로나 검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이번 일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군 지도부에 국경지역 자가격리 조처를 감독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북미 지역 3개국은 국경 폐쇄를 연장하기로 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취한 국경폐쇄 조처를 7월 21일까지 연장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들 3국은 지난 3월부터 육로 국경을 봉쇄하고, 비필수 분야의 이동을 금지하면서 한 달마다 상황을 보고 연장 여부를 검토하기로 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이 시리아 정권에 또다시 제재를 가하기로 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이 17일,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에 제재를 가할 계획입니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전날(16일) 내전 중인 시리아 상황 등 국제 정세에 관한 온라인 회의를 진행했는데요. 이 자리에서 켈리 크래프트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이같은 계획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크래프트 대사의 발언 좀 더 살펴볼까요?
기자) 크래프트 대사는 아사드 정권이 대규모 잔혹 행위와 인권 위반 행위를 자행하고, 정치적 해법과 평화적 번영을 해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또 아사드 정권과 그를 지원하는 나쁜 동조자들은 자신들의 배만 채우고 있다고 비판했는데요. 그러면서 미국의 제재는 그들이 그런 악한 행동에 자금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난해 미국 정부가 관련법도 만들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12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으로 ‘카이사르법(Caesar Syria Civilian Protection Act)이 발효됐는데요. 시리아 내전 기간, 참혹한 인권 유린을 저지른 시리아 아사드 정권 인사들에 대한 제재뿐만 아니라, 아사드 정권에 자금을 대거나 지원하는 개인이나 기업, 외국인에 대해 제재를 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데요. 크래프트 대사는 미국의 제재는 이 카이사르법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카이사르’라는 이름이 익명의 사진작가에게 붙여진 이름이라고요?
기자) 네. 카이사르는 시리아 헌병대 출신 사진가의 필명입니다. 이 카이사르는 자신의 이름을 공개하지 않고 시리아의 참혹한 인권 위반 실태를 보여주는 사진 약 55만 장을 유엔에 제출해 시리아의 참상을 전 세계에 알린 인물입니다. 시리아는 지난 2011년 이른바 ‘아랍의 봄’ 이후, 아사드 정권 축출을 요구하는 반군과 정부군 간의 내전으로 수백만 명에 달하는 난민이 발생하며 심각한 인도적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진행자) 다른 안보리 회원국은 미국의 제재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러시아는 시리아 아사드 정권을 공개 지원하고 있는데요. 바실리 네벤쟈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즉각 제재의 목적이 합법적인 시리아 정부를 전복시키려는 의도를 확인시키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중국도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고요?
기자) 네. 장쥔 유엔 주재 미국 대사도 시리아 같은 취약한 나라들은 지금 코로나바이러스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제재를 더 가하는 것은 비인도적이며 또 다른 재앙을 야기할 수 있다고 반발했습니다.
진행자) 시리아 정부 측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예이르 페데르센 유엔 주재 시리아 특사는 시리아 경제는 이미 여러 가지 제재로 화폐 가치가 폭락하고 물가 상승으로 국민이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살펴보겠습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제형사재판소(ICC)’ 소속 일부 관리를 제재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는데, ICC 검사장이 이와 관련해서 미국 정부를 비판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ICC 소속인 파투 벤수다 검사장이 최근 VOA와 인터뷰했습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미국 정부 조처에 두려움 없이 맞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벤수다 검사장은 아프리카 감비아 출신인데요. 이번 인터뷰에서 국제전쟁 범죄를 처벌하는 임무를 흔들리지 않고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승인한 제재를 인정할 수 없다는 말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벤수다 검사장은 미국 정부의 공격이 국제법과 국제법정에 간섭하려는 시도라면서 이를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ICC에 대한 공격은 잔혹 행위에 희생당한 사람들과 ICC를 마지막 희망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에 대한 공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ICC 관리들이 모두 제재 대상이 되는 건 아니죠?
기자) 그렇습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자행된 미군과 정보기관의 전쟁범죄 혐의를 조사하는 데 직접 관여하는 ICC 관리들, 그리고 이들 관리의 가족에게만 해당합니다. ICC 검찰은 지난 2003년과 2014년 사이 발생한 아프간 무장반군 탈레반의 민간인 학살이나 아프간 정부, 미군, 그리고 미 중앙정보국(CIA)의 포로 고문 혐의 등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제재 대상이 되면 어떻게 되는 건가요?
기자) 네. ICC 관리들 경우엔 이들의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됩니다. 또 이 관리들과 이들의 가족은 미국에 들어올 수 없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행정부는 ICC 조사에 반대하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이 이와 관련해서 성명을 냈었는데요. 성명은 “ICC 조처가 미국인들의 권리에 대한 공격이고 미국의 주권을 위협하는 것이다”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ICC가 미국뿐만 아니라 동맹국들과 협력국 관리들을 위협하는 무책임하고 비효율적인 국제기구가 됐다”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반대하는 ICC 조사가 사실 시작되지 못할 뻔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지난해 진행된 ‘예심(pretrial)’은 이 수사를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미국이나 아프가니스탄 정부 등 수사 대상자들로부터 협조를 기대하기 어려워서 사법적으로 실익이 없다는 이유에서였는데요. 하지만, 올해 3월에 진행된 2심에서 결국 허가나 났습니다.
진행자) 2심에서 예심 결정이 뒤집어진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2심 재판부는 ICC 검찰이 사전 조사한 결과,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쟁 범죄가 자행됐다고 믿을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나왔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ICC는 각국 법원이 다룰 수 없거나 다루지 않는 범죄에 대해서만 다루는 보완 기구란 지적이 있는데요. 미국의 경우, 아프가니스탄에서 범죄를 저지른 미군 병사들을 군사 법정에 세워 여러 차례 유죄 판결을 내린 사례가 있으니,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진행자) 앞서 미국 정부가 이번 조사에 참여하는 ICC 관리들을 지난해에 이미 제재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미국 여행 제한 조처로 해당 ICC 관리들을 제재하기도 했었습니다. 마이크 폼페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3월 ICC 2심 결정이 나온 뒤에 ICC 결정이 무모하다면서 모든 수단을 다해 ICC 결정으로부터 미국인들을 보호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었습니다.
진행자) 다른 나라는 이 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유럽연합(EU)은 미국 정부 조처를 비판했습니다. EU는 지난 16일 미국 정부 제재에 큰 우려를 나타내고 이는 용납할 수 없으며 전례도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EU는 ICC를 지지한다면서 제재를 철회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가 제재한 ICC는 어떤 기관입니까?
기자) 네. 본부가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데요. 대량학살이나 반인도적 범죄, 전쟁 범죄, 침략 범죄를 저지른 개인이나 국가를 심리하고 처벌하는 국제기구로 지난 2002년에 설치됐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ICC 설립 근거가 된 ‘로마협약’에 반대해 가입하지 않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