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첫 해외 순방 마치고 귀국...홍콩 당국, 빈과일보 편집인 등 체포

유럽 순방을 마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백악관으로 복귀하기 위해 마린원 전용헬기에 오르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8일간의 첫 해외 순방을 마치고 귀국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마지막 일정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는데요. 정상회담에 대한 반응 등 자세한 소식 살펴봅니다. 홍콩 경찰이 반중 매체인 ‘빈과일보’ 편집인 등 5명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습니다. 유럽연합(EU)이 미국인 관광객들에 대한 입국 제한을 해제하라고 회원국들에 권고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의 정상회담이 1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렸습니다. 두 강대국 정상의 첫 대면 접촉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는데요. 이번 회담에 대한 반응이 어떻습니까?

기자) 엇갈리는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양국 정상과 정부 당국자들은 이번 정상회담이 긍정적이고 건설적이었다고 입을 모으고 있는데요. 하지만 AP, 로이터, 뉴욕타임스 등 주요 매체들은 전문가들의 분석을 통해, 양국의 주요 쟁점은 여전히 존재하고, 입장 차이도 그대로 드러났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양국 관계가 최악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이번 회담이 열렸는데요. 두 나라 사이에 주요 쟁점이라면 예를 들어 어떤 것들입니까?

기자)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과 미국 정부 기관 등에 대한 사이버 공격, 국내 정적에 대한 탄압 등을 들 수 있는데요. 푸틴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어느 것 하나 수용하지 않고 일절 부인하고, 미국에 대한 수사적 공격을 하는 등 변하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고 AP 통신은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당초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국의 기대치가 그리 높지는 않았죠?

기자) 그렇습니다. 백악관은 앞서, 이번 회담의 목표를 예측가능하고 안정적인 관계지향으로 삼고 있다고 말해 현재 최저점이라고 평가받고 있는 양국 관계에 물꼬를 트는 선에서 대화가 진행될 거라는 관측이 제기됐습니다.

진행자) 두 정상이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열지 않고, 따로 기자회견을 했죠?

기자) 네. 양국은 사전 협의에 따라 회담 후 각각 기자회견을 하기로 했는데요. 두 정상은 장소를 달리해 푸틴 대통령이 먼저 약 1시간가량 외신과 기자회견을 했고요. 이어 바이든 대통령이 약 30분간 회담 내용을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궁금하네요?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다양한 현안을 진솔하게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나는 하러 온 것을 했다”고 말했는데요. 그러면서 양국의 상호 이익과 전 세계의 이익을 위해 두 나라가 할 수 있는 실용적 부문의 노력을 확인하는 것과 미국과 동맹의 핵심 이익을 침해할 경우 대응할 것, 그리고 미국의 우선순위와 가치를 푸틴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은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푸틴 대통령도 회담이 건설적이었다며 “우리는 전반적으로 같은 언어로 말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엇갈리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했는데, 이번 회담에서 어떤 가시적인 성과가 있었는지요?

기자) 네. 두 정상은 이날 ‘전략적 안정에 관한 미-러 대통령 공동성명’을 발표했고요. 또 두 나라 관계가 악화하면서 현재 공석 상태인 양국 대사를 다시 임지로 복귀시키는 데 합의했습니다.

진행자) 전략적 안정에 관한 공동성명에는 어떤 내용이 들어있습니까?

기자) 네. 군비 통제와 핵 위협 감소에 대한 양국 대통령의 확인을 담고 있습니다. 두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 양국은 긴장 기간에도 무력 충돌의 위험과 핵전쟁의 위협을 줄이려는 공동의 목표에 진전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보여왔다”면서 최근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 연장은 그런 약속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목표에 부합해 가까운 미래에 전략적 안정 대화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인권도 바이든 정부가 중요하게 다루는 문제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대통령으로서 인권 위반에 관해 어떻게 말하지 않을 수 있느냐면서, 인권 문제는 항상 의제가 될 거라고 푸틴 대통령에게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러시아 반체제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 씨가 만일 감옥에서 숨진다면 대단히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말도 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도 나발니 씨 문제에 대해 언급했습니까?

기자) 네. 푸틴 대통령은 나발니 씨는 러시아 법을 어겼기 때문에 벌을 받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국제 사회의 인권 탄압 주장을 일축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특히 답변하는 동안 내내 ‘나발니’라는 이름을 부르지 않고 ‘그’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진행자) 두 정상이 어떤 부분에서는 접점을 찾지 못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양국 정상은 이 밖에도 이란, 시리아,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아프가니스탄 등 광범위한 국제 현안도 논의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일례로 벨라루스 사태를 바라보는 관점도 서로 달랐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게 갑자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해 여기 있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우리의 가치와 원칙에 기반해 어느 것도 포기하지 않고 양국 관계가 상당히 개선될 전망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푸틴 대통령도 “지금 양국 관계에서 가족 간 신뢰 같은 건 있을 수 없지만, 신뢰의 섬광은 비쳤다”라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미-러 정상회담은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해외 순방 일정 가운데 하나였죠?

기자) 그렇습니다. 마지막 일정이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9일부터 시작한 해외 순방 일정을 모두 마무리하고 16일 밤, 워싱턴으로 돌아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 후 처음으로 지난주 영국을 시작으로 벨기에, 스위스를 방문했습니다.

홍콩의 대표적 반중매체 '빈과일보'의 라리언 로 편집장(오른쪽 2번째)과 선임기자 4명이 17일 홍콩 보안법 담당 경찰에 체포됐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에는 홍콩으로 가보겠습니다. 홍콩의 대표적인 반중 매체죠. 빈과일보 편집인 등 여러 명이 체포됐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홍콩 당국이 17일 빈과일보 사옥을 압수 수색하고, 편집인 등 5명을 체포했는데요. 이 과정에 500명에 달하는 경찰이 동원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무슨 혐의로 압수수색과 체포를 한 건가요?

기자) 홍콩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혐의라고 합니다. 홍콩 국가보안법은 국가 분열, 전복, 테러, 외세 개입 조장과 결탁 등의 행위에 대해 중형으로 다스린다는 내용인데요. 경찰은 빈과일보가 외세와 결탁하는 범법을 저질렀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빈과일보가 어떻게 외세와 결탁했다는 거죠?

기자) 홍콩 경찰은 빈과일보가 외세 개입을 조장하는 기사를 적어도 30건 이상 게재했다고 주장했는데요. 기사는 외국 정부에, 홍콩 자치권 침해와 관련해 홍콩과 본토 중국에 제재를 요구하는 내용이라고 합니다. 홍콩 경찰은 이는 국가보안법 위반의 강력한 증거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언론사가 국가보안법 위반 대상이 된 적이 전에도 있었습니까?

기자) 처음입니다. 빈과일보는 역시 국가보안법 위반과 불법 집회 조직 등의 혐의로 복역 중인 홍콩의 미디어 재벌 지미 라이 씨가 세운 언론사인데요. 중국과 홍콩 지도부에 비판적인 대표적인 반중 매체입니다.

진행자) 이번에 체포된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가요?

기자) 네. 빈과일보 수석 편집인인 라이언 로 씨와 빈과일보의 모회사인 ‘넥스트디지털’의 청김흥 최고경영자(CEO)가 포함됐는데요. 존 리 홍콩 보안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압수수색과 체포 조치는 정상적인 언론 활동과는 무관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정상적인 언론 활동과 관계가 없다는 게 무슨 의미죠?

기자) 네. 존 리 장관은 이들은 언론 활동을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수단으로 이용해왔다며 이번 조처는 그에 대한 대응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누구든지 홍콩에서 언론 활동을 하는 사람은 국가안보법을 비롯해 홍콩의 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홍콩 당국이 자산도 동결했다고요?

기자) 네. 홍콩 경찰은 이날, 빈과일보와 연계된 3개 회사의 보유 자산 230만 달러도 동결했는데요. 경찰이 보안법과 관련해 언론사 자산을 동결하는 것도 처음입니다. 홍콩언론인연합회는 이날(17일)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보안법이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무기로 사용되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습니다.

이탈리아 피우치미노 공항의 여행객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유럽연합(EU)이 미국에서 들어오는 관광객에 대한 제한을 해제하기로 했군요?

기자) 네. 27개 EU 회원국들은 비필수 여행에 대한 제한을 점진적으로 해제하는 나라 명단에 미국을 추가하기로 16일 합의했습니다. 이날 미국 외에 북마케도니아, 알바니아, 세르비아, 레바논, 타이완 등 5개 나라도 이 명단에 올라갔습니다.

진행자) 그럼 27개 EU 회원국이 모두 이 결정에 따르는 겁니까?

기자) 반드시 따라야 하는 건 아닙니다. 회원국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검사 결과나 백신 접종 증명서 제출 등 자체적으로 여행 허가 조건을 만들 권한이 있습니다.

진행자) 역내 여행과 관련해서 기존에 EU 전체 차원에서 적용되는 규정이 있습니까?

기자) 없습니다. 하지만, 최근 EU는 이른바 ‘백신 여권’ 체제를 만들고 있습니다. 백신 여권이 있으면 EU 내 다른 나라에 가서 코로나 방역을 위해 격리될 필요가 없는데요. 그러니까 이건 EU 안에서 자유로운 여행을 보장해 주는 문서입니다. EU 의회가 지난주에 이 방안을 승인했고요. EU는 다음 달 1일부터 백신 여권 체제를 가동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이젠 코로나 백신을 맞으면 EU 내 자유여행이 가능한 거로군요?

기자) 맞습니다. 그런데 백신을 맞은 사람들 외에 최근 코로나 검사에서 음성이 나왔거나 코로나 감염에서 회복한 사람들도 백신 여권을 가진 사람과 같은 권리를 가집니다. 이미 그리스, 폴란드 등 EU 내 9개 나라가 백신 여권 체제를 시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프랑스가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을 위한 제한을 완화한다는 소식도 있네요?

기자) 네. 프랑스에서는 야외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고요. 심야 통행 금지도 없어집니다. 새 마스크 관련 규정은 17일부터, 그리고 심야 통행 금지 해제는 21일부터 적용되는데요. 통행 금지 해제는 예정보다 열흘 앞당겨졌습니다.

진행자)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모두 풀린 건 아니죠?

기자) 그렇습니다. 실내에서는 여전히 마스크를 써야 하고요. 야외에서도 시장, 경기장과 같이 사람이 붐비는 장소에 있거나 줄을 서야 할 때는 밖에서도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 합니다.

진행자) 제한을 해제하는 것을 보니까 프랑스 내 코로나바이러스 상황이 좋아지는 모양이군요?

기자) 네. 지난 3월과 4월 사이에 일일 감염자 수가 3만 5천 명으로 정점에 오른 뒤에 지금까지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실시간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최근 프랑스 내 코로나 일일 감염자 수는 평균 3천 500명 정도 수준입니다.

진행자) 프랑스 내 코로나 백신 접종 상황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네. 프랑스 성인 가운데 약 58%는 적어도 한 번 코로나 백신을 맞았습니다. 존스홉킨스대학 통계에 따르면, 접종을 완료한 사람은 다섯 명 중 한 명꼴입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미국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누적 사망자가 기록을 경신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집계에 따르면, 15일 기준으로 미국 내 누적 사망자 수가 60만 명을 넘었습니다. 하지만, 미국 내 일일 사망자 수는 최근에 많이 줄었고요. 미국 인구의 약 53%가 최소한 한 차례 백신을 접종받았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