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이 각각 아시아 국가들을 순방 중입니다. 미국의 외교 · 국방 수장들은 역내 국가들과 동맹을 강조하며 대중국 견제를 더욱 본격화한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 폴란드, 리투아니아가 우크라이나 지역에서 대규모 합동 군사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세계 경제 전망 최신 보고서 내용과 2020 도쿄올림픽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미국의 외교, 국방 수장들이 둘 다 지금 아시아 국가들을 방문 중이군요?
기자) 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27일 인도를 방문했고요.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은 싱가포르를 각각 방문했습니다. 두 장관의 방문 일정은 개별적으로 이뤄지는 것이지만, 미국의 외교와 국방을 책임지고 있는 수장들이 동시에 아시아를 방문하면서, 미국이 인도-태평양지역에서 대중국 견제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관측입니다.
진행자) 지난번에는 두 장관이 함께 아시아 국가들을 방문했었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 3월 블링컨 장관과 오스틴 장관은 일본과 한국을 함께 찾은 적이 있습니다. 오스틴 장관은 이번에는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순방할 예정이고요. 블링컨 장관은 인도에 이어 쿠웨이트를 방문하고 귀국합니다.
진행자) 먼저 블링컨 장관의 인도 방문부터 따라가 보죠. 블링컨 장관이 인도를 방문한 게 처음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월 바이든 행정부에 합류한 이래, 블링컨 장관이 인도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전날(27일) 저녁 인도에 도착한 블링컨 장관은 28일 인도 수도 뉴델리 한 호텔에서 인도 시민사회 지도자들을 만나는 것을 시작으로,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무장관과 인도 정부 관리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만나는 일정을 소화합니다.
진행자) 양국 간에 어떤 이야기들이 오갔을까요?
기자) 네. 국무부는 보도자료에서, 블링컨 장관이 자이샨카르 인도 외무장관, 모디 인도 총리와 만나,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노력, 인도-태평양 협력 문제, 역내 안보이해 공유, 공통된 민주가치와 기후 위기 등 다양한 현안들을 논의할 거라고 밝혔는데요. 양국 정부 관리들은 중국과 아프가니스탄 문제도 핵심 의제로 다뤄질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인도와 중국은 서로 견제하는 사이기도 하죠?
기자) 맞습니다. 국경을 접하고 있는 양국은 역사적으로나 지리적으로 오랜 갈등 관계를 이어오고 있는데요. 특히 최근 10여 년 새, 중국이 군사적 팽창을 노골화하면서 인도와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미국도 4자 안보협의체인 ‘쿼드’를 강화하는 등 인도-태평양 중시 정책을 펼치면서 최근 양국은 급속히 가까운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블링컨 장관이 티베트 지도자들도 만났다고요?
기자) 네. 블링컨 장관이 28일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 측 대표들과 잠깐 회동했다고 국무부 대변인이 밝혔는데요. 로이터 통신은 이는 2016년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워싱턴에서 달라이 라마를 만난 이후 가장 중요한 접촉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인도에는 티베트 망명정부가 들어서 있죠?
기자) 맞습니다. 1950년 중국이 티베트를 침공한 후 달라이 라마를 비롯한 티베트 지도자들이 인도로 가서, 인도 정부의 지원으로 다람살라에 티베트 망명정부(CTA)를 수립했습니다. 블링컨 장관과 대표단이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는데요. 중국의 반발이 예상됩니다.
진행자) 계속해서,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의 행보도 짚어보죠.
기자) 네. 27일 싱가포르를 방문한 오스틴 장관은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가 주최한 행사에 참석했는데요. 이 자리에서, 미국은 중국과 갈등을 원하지는 않지만, 국익이 위협을 받는다면 주춤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맥락에서 그런 이야기가 나온 걸까요?
기자) 현재 중국은 남중국해의 90% 이상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데요. 오스틴 장관은 중국의 주장은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2016년 국제상설중재재판소는 중국의 주장이 법적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는데요. 하지만 중국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여전히 주변국들과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오스틴 장관은 이날 연설에서 “국제법에 따라 미국은 ‘항행의 자유 작전’을 계속할 것이며, 남중국해 연안국의 권리를 인정하고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우크라이나에서 4개국 대규모 합동 훈련이 실시됐군요?
기자) 네. 미국과 우크라이나, 폴란드, 리투아니아가 우크라이나 서부, 폴란드와의 접경 지역인 리비브 일대에서 대규모 합동 훈련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지난 17일부터 시작된 이 훈련은 총 4단계로 진행되고 있는데요. 오는 30일 종료됩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전에도 4개국 합동 훈련을 한 적이 있습니까?
기자) 처음 있는 일입니다. 예브헨 모이시우크 우크라이나 공중강습부대 사령관은 27일 브리핑에서, 이번 다국적 훈련은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높은 수준의 훈련으로 협력국들과 함께 침략자들을 격퇴할 능력을 보여줬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훈련 규모도 알려졌습니까?
기자) 네. ‘세 개의 검 2021(Three Swords 2021)’로 명명된 이 훈련에는 1천 200명 이상 군인들이 참여하고 있고요. 200대 이상의 전투차량이 동원됐는데요. 이번 훈련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과 주변국의 지지를 재확인하고 러시아를 견제하는 행보로 풀이됩니다.
진행자) 최근 흑해에서 대규모 합동 해상 훈련도 실시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지난달, 미국과 우크라이나 등 30여 개국이 흑해에서 2주 동안 ‘시브리즈(Sea Breeze)’해상 훈련을 한 바 있습니다. 시브리즈 훈련은 1997년 이후 매년 실시됐지만 이번 훈련은 역대 최대 규모였는데요. 러시아는 도발 행위라며 강력히 반발했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관계가 지금 꽤 나쁘죠?
기자) 그렇습니다. 양국 관계는 지난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무력으로 강제병합한 이래 계속 악화해왔는데요. 러시아 정부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내 친러시아 분리주의자들을 지원하면서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4월에는 러시아가 자국의 서쪽, 즉 우크라이나 동부 국경 지역에 전투기와 대규모 병력을 집결시키면서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다음 달에는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한다고요?
기자) 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다음 달 30일 백악관을 방문해 조 바이든 대통령과 만납니다. 지난주,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를 확인하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의 방문은 러시아의 계속되는 도발 위협에 처해 있는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수호에 대한 미국의 흔들리지 않는 지지를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사키 대변인은 또 두 정상이 에너지 안보 협력과 우크라이나의 정치 개혁, 민주주의 이행 문제도 논의할 거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금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에너지 문제로도 갈등을 벌이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지금까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지나가는 가스관을 통해 유럽에 주로 천연가스를 공급하고 우크라이나는 통과 수수료를 받아 국가 재정을 충당해왔는데요. 하지만 최근 독일과 러시아를 해저로 잇는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이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추진 단계부터 러시아가 에너지를 이용해 자국을 위협하고 있다고 반발해왔습니다.
진행자) 미국도 오랫동안 반대해왔죠?
기자) 맞습니다. 미국은 서유럽 국가들이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가 높아지면 러시아가 에너지를 정치화할 것을 경계하며 반대해왔는데요. 하지만 미국 정부는 지난주, 노르트스트림-2 사업 완공에 동의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세계 경제 전망에 관한 새 보고서를 내놨군요?
기자) 네. 국제통화기금(IMF)은 3개월마다 세계 경제 성장을 전망하는 보고서를 내놓는데요. 27일, ‘세계 경제전망 수정’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전 세계 경제 흐름을 읽으면서 3개월에 한 번씩 전망을 갱신하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지난번 보고서는 4월에 나왔습니다. IMF는 지난 4월, 올해 세계 경제가 6%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이번 보고서에서도 변동 없이 6%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3개월 전과 비교해 적어도 뒷걸음질 치는 건 아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번 수정 전망치에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격차가 계속 벌어지면서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선진국의 올해 성장 전망치는 직전 보고서보다 0.5%P 올라갔는데요. 반면 저소득국가들의 올해 성장률은 지난번보다 0.4%P 내려갔습니다.
진행자) 국가별로 좀 살펴볼까요?
기자) 네. 미국은 지난 4월 전망 때보다 0.6%P 상향 조정돼, 올해 7%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고요.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등이 속해 있는 유로권과 영국, 캐나다 등 선진국 대부분 지난 보고서보다 올라갔습니다. 한국도 4월 전망치보다 0.7%P 오른 4.3%로 전망됐고요. 러시아도 0.6%P 올라가 올해 4.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진행자) 하향 조정된 나라도 있겠죠?
기자) 물론입니다. 선진국 가운데 드물게 일본은 지난 4월 전망치보다 0.5%P 떨어져 올해 2.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고요. 중국도 지난 번보다 0.3%P 내려간 8.1%로 전망됐습니다. 특히 지난봄, 재앙적인 수준의 코로나바이러스 피해를 입은 인도는 3.0%P나 하향 조정됐는데요. 올해 9.5% 성장할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편차가 나타나는 요인은 뭘까요?
기자) IMF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백신에 대한 접근성과 정부의 재정 지원을 꼽았습니다. 선진국들의 경우, 백신 공급이 안정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데다가,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대규모 자금을 쏟아부으면서 경제 회복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인데요. 반면, 신흥국가들은 두 전선 다 힘겹게 싸우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진행자) 선진국과 개도국 간에 백신 접종률이 얼마나 차이가 납니까?
기자) 크게 볼 때 선진국 그룹은 인구의 약 40%가 백신 접종을 완료했습니다. 반면 개도국이나 저소득 국가 그룹은 11% 수준인데요. IMF는 보고서에 첨부한 성명에서, 바이러스가 다른 곳에서 퍼지고 있는 한, 지금 당장 백신 접종이 성공적이고 감염률이 낮은 국가라도 성공적인 경제 회복을 확신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내년도 세계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IMF는 내년 세계 경제는 4.9%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는데요. 지난 4월보다는 0.5%P 상향 조정된 수치입니다. IMF는 또 내년에 미국은 지난 전망보다 1.4%P 오른 4.9%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고요. 한국도 지난 4월보다 0.6%P 높인 3.4%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끝으로, 2020 도쿄올림픽 대회 소식 살펴보죠.
기자) 네. 미국의 케이티 러데키 선수가 현지 시간으로 28일, 여자 1천500m 자유형 결승에서 금메달을 땄습니다. 러데키 선수는 지난 리우올림픽에서 5개의 금메달을 딴 수영 여제인데요. 앞서 출전한 자유형 200m와 400m에서 5위와 2위에 그친 러데키 선수는 그러나 1천500m 경기에서는 줄곧 1위를 유지하며 안정적으로 우승했습니다. 한편 전날(27일) 여자기계체조 단체전에서 기권한 미국의 체조여왕 시몬 바일스 선수는 29일 열리는 개인 종합결선에도 출전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리우대회에서 금메달 4관왕에 오른 바일스 선수는 이번 대회에서 가장 주목받는 스타 선수 가운데 한 명입니다.
진행자) 메달 집계도 정리해주시죠.
기자) 네, 미국 동부 시각으로 28일 오전 현재, 미국은 금메달 11, 은메달 11, 동메달 9개를 획득했습니다. 중국은 금메달 12개, 은메달 6개, 동메달 9개를 땄고요. 일본이 금메달 13개, 은메달 4개, 동메달 5개로, 금메달 순위로는 현재 일본이 1위, 메달 종합으로는 미국이 1위입니다. 이번 올림픽에 북한은 참여하지 않았는데요. 한국은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에서 금메달을 추가하면서 현재 금메달 4, 은메달 2, 동메달 5개를 확보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이 기사는 'Reuters'를 참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