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왕이 접견...국제사회, 아프간에 30억 달러 지원

2020년 11월 25일 회동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 왕이 중국 외교부장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왕이 중국 외교부장을 접견했습니다. 스가 총리는 이 자리에서 안정된 중일 관계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국제사회가 아프가니스탄에 앞으로 4년 동안 매년 30억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지원에 엄격한 조건을 달았습니다. 러시아가 개발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의 면역 효능이 95%를 기록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만났군요?

기자) 네. 스가 총리가 25일 총리 공관에서 일본을 방문한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만났습니다. 스가 총리 내각이 출범한 이후 중국 정부 고위 인사가 일본을 방문한 것은 왕이 외교부장이 처음입니다.

진행자) 이 자리에서 어떤 말이 오갔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스가 총리는 왕 외교부장을 만나 “일본과 중국의 안정된 관계는 양국뿐 아니라 국제사회에도 중요하다”며 “함께 책임을 다해가고 싶다”고 말했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이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스가 총리가 두 나라 관계의 안정을 강조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편 왕이 외교부장은 내년으로 연기된 도쿄올림픽을 언급했는데요. 그는 중국이 도쿄올림픽 개최를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일본이 내년에도 올림픽을 개최할 수 있겠냐는 말이 나오는데 중국은 올림픽 개최를 지지한다는 말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두 사람은 또 내년 도쿄올림픽뿐만 아니라 2022년에 개최되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성공을 위해 협력한다는 방침도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 밖에 두 사람 사이에 어떤 말이 오갔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스가 총리와 왕이 부장이 모두 동중국해 문제를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스가 총리는 동중국해 문제와 관련해서 우려를 나타내며, 중국이 “긍정적인 조처”를 취할 것을 촉구했고요. 왕이 부장은 이 문제가 중일 관계를 해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중국과 일본이 동중국해에서 분쟁을 벌이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일본명으로는 ‘센카쿠열도’, 그리고 중국에서는 ‘댜오위다오’라고 부르는 섬들을 두고 두 나라가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분쟁이 된 섬들은 현재 일본이 실효 지배하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스가 총리는 현 홍콩 사태에 관해서도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민주화 요구가 나오는 홍콩에 대한 고삐를 바짝 죄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중국은 지난해 홍콩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가 장기간 이어지자 이른바 ‘홍콩 국가보안법’을 만들어 이런 움직임을 억압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중국 정부의 이런 조처에 우려를 나타낸 바 있습니다. 스가 총리는 또 중국에 납북 일본인 송환 노력을 지지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왕이 부장이 방일 첫날인 24일에는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도 만났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왕 부장과 모테기 외무상이 양국 간 다양한 현안을 이날 논의했는데요. 두 사람이 몇몇 항목에서 합의를 보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이날 만남에서 어떤 현안들이 논의됐습니까?

기자) 네. 일본 ‘교도통신’은 사업 왕래 재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협력, 중일 고위급 경제 대화 개최, 국방 당국 간 핫라인 개설 등이 의제로 올라갔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이 가운데 사업 왕래 재개 항목이 눈에 띄는데요. 중국과 일본이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양국 간 왕래를 제한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데 중일 외교 수장 회담에서 이런 제한을 조금 풀자는 논의가 있었던 건데요. 왕이 외교부장과 모테기 외무상은 사업상 단기 방문자에 대한 입국이나 검역 규제를 완화하는 이른바 ‘비즈니스 트랙’에 합의했습니다. 또 중장기 체류자의 입국을 허용하는 ‘레지던스 트랙’을 통해 양국 간 왕래도 이달 중에 재개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동중국해 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두 나라 간 입장차가 분명하게 드러났습니다. 모테기 외무상은 중국 선박들이 센카쿠 인근 일본 영해를 침범하는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반면 왕 외교부장은 중국의 영유권을 재차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기존 입장에서 달라진 게 없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대화의 필요성은 강조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두 사람은 긴급한 시기에 양국 간부를 잇는 ‘핫라인’을 연내 개설하기로 합의했는데요. 이건 센카쿠열도 같은 분쟁 지역에서 우발적 충돌이 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처로 보입니다.

진행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당초 올해 일본을 방문하기로 했었는데, 이 문제도 논의가 됐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아닙니다. 이 문제는 의제가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시 주석은 애초 4월에 일본을 국빈 방문할 예정이었는데요.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방일이 연기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왕이 외교부장이 25일 스가 총리를 접견하기 전에 일본 관방장관도 면담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가토 가쓰노부 일본 관방장관이 이날 오전 왕이 외교부장을 만났는데요. 이 자리에서 가토 장관도 중국 관공선이 센카쿠열도 주변 일본 영해를 침범하는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 ‘교도통신’은 가토 장관이 이 문제와 관련해서 중국 측이 적극적인 조처를 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전했습니다.

2020년 11월 24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2020 아프간 지원 국제 콘퍼런스'에서 연설하는 데버러 라이언스 유엔 아프가니스탄 특사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아프가니스탄 재건 문제를 논의하는 국제회의가 24일 열렸는데, 그 결과 국제사회가 거액을 아프가니스탄에 지원하기로 했군요?

기자) 네. 스위스 제네바 유엔사무소에서 ‘2020 아프간 지원 국제회의’가 열렸는데요. 이 자리에 참여한 나라들과 단체들이 앞으로 4년간 매년 30억 달러를 아프가니스탄에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지원을 약속한 일부 국가가 지원에 엄격한 조건을 달아 눈길을 끌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몇 개 나라와 조직이 참가했습니까?

기자) 네. 모두 100여 개 국가와 단체가 참가했습니다. 이 회의는 ‘유엔 아프가니스탄지원단(UNAMA)’이 주관하는데요. 2016년에는 벨기에 브뤼셀, 그리고 2012년에는 일본 도쿄에서 열렸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4년에 한 번씩 열리는 회의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4년 전 브뤼셀 회의에서는 150억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약정된 금액이 2016년에 못 미쳤는데, 그래도 예상보다는 많이 약정됐다고 합니다.

진행자) 아프가니스탄이 굉장히 상황이 어려운 곳이죠?

기자) 네. 과거에 아프가니스탄을 지배했던 탈레반 정권의 전횡과 장기간 지속한 전쟁으로 아프가니스탄이 사회, 경제적으로 매우 피폐한 상태입니다. 그래서 국제사회가 4년에 한 번씩 모여서 지원 방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는 어떤 나라가 지원금을 많이 내놓았습니까?

기자) 네. 유럽연합(EU)이 4년간 14억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독일이 매년 5억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미국은 내년에 일단 3억 달러를 배정하고 현지 상황을 봐서 3억 달러를 추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이번에 지원을 약속한 나라들이 엄격한 조건을 내걸었다고 했죠?

기자) 네. 많은 나라가 아프가니스탄 내 평화 진전, 민주주의 육성, 부패 근절, 인권 개선 등의 지원 조건으로 내걸었습니다.

진행자) 방금 언급한 항목들이 아프가니스탄이 안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들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특히 과거 탈레반 통치와 오랜 내전을 치르면서 이런 문제들이 더 심각해졌는데요. 많은 나라가 이런 문제들을 개선해야 약정한 지원이 가능하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정부와 탈레반 사이에 평화협상이 진행되고 있죠?

기자) 네. 올해 초에 미국과 탈레반이 평화협정에 서명하면서 협상이 시작됐습니다. 국제사회는 이 협상을 통해 아프가니스탄 상황이 안정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러시아가 개발 중인 '스푸트니크 V' 백신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러시아가 개발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의 면역 효능이 90% 이상이라는 소식이 있네요?

기자) 백신 개발을 지원하는 ‘러시아 국부펀드(RDIF)’가 최종 임상 시험 중간 결과를 24일 발표했는데요. 개발 중인 스푸트니크V 백신의 효능이 95% 이상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백신은 러시아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 센터’가 개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 백신은 얼마나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실험했습니까?

기자) 네. 1만 8천여 명을 대상으로 했는데요. 처음 접종하고 28일 뒤에 면역 효능이 91.4%가 나왔고, 두 번째 접종 뒤에는 95% 이상의 효능이 나왔다고 합니다.

진행자) 백신에 스푸트니크란 이름을 붙인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러시아가 구소련 시절 세계 최초로 발사한 인공위성이 스푸트니크 1호였습니다. 그 뒤 이 이름은 러시아 과학기술을 상징하는 이름이 됐는데요. 그래서 새로 만든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에도 스푸트니크 이름을 붙인 겁니다. 한편 RDIF는 권위 있는 학술지에 이번 임상 시험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백신 효능이 95% 이상이라면 지금까지 공개된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가운데 면역 효능이 가장 뛰어난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면역 효능이 화이자 백신이 90%, 모더나 백신이 94%, 그리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70%였습니다. 그런데 화이자 백신은 노령층에서 효능이 94%까지 올라가고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접종 방법을 달리하면 효능이 90% 가까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백신 부작용도 꼭 점검해야 할 항목인데 러시아 백신은 어떤 부작용이 있는 것으로 나왔습니까?

기자) 네. 접종 부위 통증이나 체온 상승, 무기력증, 두통같이 전형적인 증상만 나왔고 심각한 부작용은 없었다고 합니다. 앞서 다른 회사 백신들도 예상 밖의 부작용이 나타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백신이 가격이 얼마나 될 것 같나요?

기자) 네. 1회 접종에 10달러 이하라니까 두 번 맞으면 비용이 20달러에 못 미칩니다.

진행자) 다른 회사 백신들은 값이 얼마나 됩니까?

기자) 화이자 백신이 1회 접종에 20달러 선이고요. 모더나는 25달러에서 37달러 사이입니다. 그리고 아스테라제네카 백신은 1회 접종에 3달러에서 4달러 사이입니다. 그러니까 러시아 백신까지 해서 지금까지 가격이 가장 싼 백신은 아스테라제네카 백신입니다.

진행자) 백신 수요가 상당히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러시아는 스푸트니크 백신을 얼마나 생산할 수 있을까요?

기자) 내년부터 5억 명이 맞을 수 있는 백신을 생산할 계획이라는데요. 두 번 맞아야 하니까 10억 회 접종분을 만들겠다는 겁니다. 한편 화이자는 13억, 모더나는 10억, 그리고 아스트라제네카사는 30억 회 접종분을 만들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김정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