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세 자녀 허용...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실각 위기

중국 베이징 톈안먼광장에서 아이와 시간을 보내는 젊은 부부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중국이 부부당 자녀를 세 명까지 낳을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이로써 중국의 이른바 ‘두 자녀 정책’이 5년 만에 변화를 맞게 됐습니다. 이스라엘 최장수 총리인 베냐민 네타냐후 현 총리가 권좌에서 물러날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 그리고 터키 이스탄불에 새 이슬람 사원이 문을 열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인구 대국인 중국에서 인구정책과 관련해서 31일 중요한 소식이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이날 보도한 내용인데요.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은 당 총서기인 시진핑 국가주석 주재로 회의를 열어 한 부부가 자녀를 3명까지 낳을 수 있도록 허용하도록 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지도부가 부부당 세 자녀까지 허용하기로 한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보도에 따르면 중앙정치국은 “출산 정책 최적화를 위해 한 부부-세 자녀 정책을 실시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또 “인구노령화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고 인적 자원의 우세와 자질을 유지한다는 국가전략을 충족하기 위해 인구구조 개선에 좋은 지원 정책들이 나올 것이다”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은 자국 인구구조에 문제가 생겼다고 판단한 거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출산률이 떨어지고 인구노령화가 진행되는 것에 대응하겠다는 겁니다.

진행자) 최근에 중국 인구조사 결과가 나왔죠?

기자) 맞습니다. 그런데 최신 인구조사 결과, 중국 인구증가율이 둔화한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이건 특히 출생률이 떨어지면서 나타난 결과입니다.

진행자) 인구 대국인 중국이 출생률이 점점 하락하는 모양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관련 자료를 보면 1980년대 말부터 지금까지 중국 내 출생률이 대체로 내려가는 추세입니다. 지난해 중국 안에서 1천 200만 명이 태어났는데요. 이건 2016년의 1천 800만 명과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수치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중국에서 이렇게 출산율이 떨어지는 동시에 인구노령화도 진행된다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도 이웃 나라인 한국과 일본처럼 노인 인구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1979년부터 지금까지 65세 이상 인구가 꾸준하게 늘어나고 15세에서 64세 사이 인구가 점점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뿐만 아니라 많은 나라가 이런 현상을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새로 태어나는 사람이 줄고 노인들이 늘면 장기적으로 국가 운영에 문제가 됩니다. 그래서 현재 많은 나라가 대책 마련에 애쓰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에서 출산율이 떨어지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점점 생활비가 많이 들고, 괜찮은 주거지를 얻기가 힘들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점점 가정을 이루는 것보다 자기 경력에 집중하는 경향이 커져서 그렇습니다. 그래서 중국 안에서 많은 젊은이가 결혼하는 걸 피하거나 해도 늦게 하고, 결혼해서는 자녀를 많이 낳지 않으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과거에는 인구가 너무 많이 증가하는 현상을 막으려고 출산 억제 정책을 시행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정부는 지난 1979년부터 이른바 ‘한 자녀 정책’을 도입해서 인구증가를 억제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2016년에 이 한 자녀 정책을 공식적으로 폐지했습니다.

진행자) 한 자녀 정책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중국 정부가 이걸 없앴던 거죠?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이 조처가 출생률 감소세를 되돌리지 못하니까, 5년 만에 세 자녀까지 허용한다는 결정이 나왔습니다. 중국은 지난해 말까지 세 번째 자녀를 낳으면 약 2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이 세 자녀 허용 정책을 지원하기 위한 후속 조처를 언급했는데, 어떤 정책이 나온다는 겁니까?

기자) 네. 신화통신은 교육 비용 절감과 주거비 지원, 세금 혜택, 그리고 일하는 여성의 법적 권리 보장 등을 언급했는데요.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세 자녀 허용 조처에 대한 중국 내 여론은 어떤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신화통신이 인터넷 포털 사이트인 웨이보에서 ‘세 자녀를 가질 생각이 있냐”라고 사람들에게 물었는데요. 응답자 3만 1천 명 가운데 2만 9천 명은 “절대 그럴 생각이 없다”라고 답했습니다.

진행자) 웨이보 설문조사에서는 사람들이 세 자녀 정책에 대부분 부정적이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 이용자는 500만 위안, 미국 돈으로 79만 달러를 주면 세 자녀를 가질 뜻이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는데요. 웨이보에 올라간 설문조사 결과는 나중에 삭제됐습니다.

2021년 5월 31일 이스라엘 연정 협상을 이끌고 있는 예시 아티드당의 야이르 라피드 대표가 예루살렘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스라엘 최장수 총리인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실각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극우 정당인 야미나당의 나프탈리 베네트 대표가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고 다른 정파와의 연립정부 구성 작업에 참여한다고 30일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베네트 대표가 연정 구성을 위해서 네타냐후 총리 대신 어느 정파와 손을 잡는 겁니까?

기자) 네. 야이르 라피드 대표가 주도하는 중도 성향의 예시 아티드당이 중심인 '반 네타냐후 연합’입니다. 이 연합에는 역시 중도 성향인 청백당과 중도 우파 성향의 '이스라엘 베이테이누', 좌파 성향인 노동당, 우파 성향의 '뉴 호프', 아랍계 정당연합인 '조인트 리스트', 그리고 사회민주주의 계열인 메레츠 등이 있습니다. 이스라엘 의회 의석수가 모두 120석인데요. 이 정당들 의석을 합치면 모두 57석입니다.

진행자) 여기에 야미다가 합류하면 과반이 되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야미다가 7석이라서 합류하면 모두 64석으로 네타냐후 총리의 리쿠드당이 주도하는 현 연정을 대신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오는 6월 2일까지 새 연정 구성이 성공하면 당연히 네타냐후 총리는 물러나야 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반 네타냐후 연합을 구성하는 세력이 성향이 정반대인 정당들이 포함됐군요?

기자) 맞습니다. 그래서 연정 구성이 가능하냐는 지적도 있는데요. 하지만, 이들은 팔레스타인 문제 등 의견이 갈리는 현안들은 일단 보류하고 연정을 꾸려서 먼저 코로나 극복과 경기회복 등 당면 과제들을 해결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은 총선에서 이긴 정당이 정부를 구성하는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는데요. 그동안 정부 구성에 어려움을 겪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총선에서 확실한 우위를 차지한 정파가 없었던 탓에 각 정당이 이합집산하면서 연정 구성을 시도했는데요. 번번이 실패했습니다.

진행자) 그렇게 연정 구성에 실패하면서 계속 총선을 치러야 했죠?

기자) 네. 시한 안에 연정 구성에 실패하면서 이스라엘은 지난 2019년 4월부터 지금까지 네 차례나 총선을 치렀습니다. 이번에 만약 반 네타냐후 연합이 연정 구성에 실패하면 다섯 번째 총선을 해야 할 상황입니다.

진행자) 실각 위기에 몰린 네타냐후 총리는 야미다당 베네트 대표가 자신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 것에 어떻게 반응했습니까?

기자) 네. 네타냐후 총리는 ‘세기의 사기’라고 비난했습니다. 그는 자신을 권좌에서 밀어내려는 연정이 이스라엘 안보와 미래에 위험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네타냐후 총리가 상당히 오래 자리를 지키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09년부터 12년째 총리를 맡고 있는데요. 이스라엘 역사상 최장수 총리입니다.

진행자) 네타냐후 총리가 최장수 총리라는 기록을 세웠지만, 최근에는 어려운 처지에 놓이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그는 부패 혐의로 기소돼서 현재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네타냐후 총리는 실각한 뒤에도 재판 결과에 따라 처벌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진행자) 반 네타냐후 연합이 연정 구성에 성공하면 누가 총리가 되는 건가요?

기자) 네. 연정 안에서 순번에 따라 맡을 가능성이 큽니다. 앞서 진행된 협상에서 라피드 대표 측은 차기 정부 임기 전반기에 베네트 대표가 먼저 총리를 하고 후반기에 라피드 대표가 총리를 하겠다고 제안한 바 있었습니다.

2021년 5월 28일 터키 이스탄불 탁심광장에 문을 연 이슬람 사원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터키에 새 이슬람 사원이 문을 열었군요?

기자) 네. 터키 최대 도시 이스탄불에 있는 ‘탁심 광장’에 이슬람 사원이 새로 문을 열었습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지난 28일 첫 금요기도회를 겸한 개관식에 참석했습니다.

진행자) ‘탁심 광장’은 세계적으로도 널리 알려진 곳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이스탄불 도심 한복판에 있는 광장으로, 터키 시민운동의 상징적인 장소가 돼 온 곳입니다. 이곳에는 터키공화국의 초대 대통령을 지낸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와 건국 영웅들을 기리는 기념탑도 있고요. 그리스정교회 소속 교회도 있습니다.

진행자)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 초대 대통령은 정치와 종교의 엄격한 분리를 주창했던 인물이죠?

기자) 맞습니다. 반면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슬람주의와 터키 민족주의를 내세우면서, 터키공화국의 건국 이념인 세속주의 원칙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터키의 반정부 시위가 터키공화국 기념탑이 있는 탁심 광장에서 주로 열리는 것도 이런 정치적 배경과 관련이 있습니다.

진행자) 새 이슬람 사원은 몇 년 만에 완공된 거죠?

기자) 지난 2017년 2월 착공해 약 4년 만에 완공됐습니다. 당초 계획은 2019년 공사를 마무리할 계획이었는데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등으로 늦어졌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1994년 이스탄불 시장 재임 시절부터, 이곳에 이슬람 사원을 건축하겠다는 의지를 비쳐왔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탁심 광장에 이슬람 사원이 들어서는 것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작지 않았다고요?

기자) 네. 에르도안 대통령은 2013년 총리 시절, 이슬람 사원 신축과 함께 탁심 광장 일대를 문화, 쇼핑의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는데요. 하지만 이슬람주의를 강화하기 위한 정치적 의도라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당국이 철거 작업을 시작하자 일대 주민이 시위에 나섰고요. 이 시위는 결국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이어졌습니다.

진행자) 우여곡절 끝에 사원이 문을 열었는데, 에르도안 대통령이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이슬람 사원 건축은 터키인의 꿈이 실현됐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제 기도 소리가 끝날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또, 4년 전 사원을 짓기 전, 이곳에는 기도할 수 있는 장소가 전혀 없어, 이슬람 신자들은 “닭장처럼 신문지 위에서 기도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새 사원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들어갈 수 있습니까?

진행자) 터키 관영 아나둘루 통신에 따르면 최대 4천 명 이상 수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사원 건축 지지자들은 터키 최대 상업 도시인 이스탄불에 기도할 수 있는 이슬람 사원이 충분하지 않았다며 개관을 환영했는데요. 하지만 반대자들은 정부가 종교적 분위기를 강요하는 조처로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에르도안 대통령이 지난해에도 중대한 조처를 내리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있는 성소피아 성당을 이슬람 사원으로 바꿨습니다. 이스탄불에 있는 성소피아 성당은 터키 초대정부의 세속주의 원칙에 따라 80년 넘게 박물관으로 사용되며 관광 명소가 돼 왔는데요. 하지만 에르도안 정부는 지난해 7월, 터키의 주권에 따라 사용할 것이라며 이슬람 사원으로 용도를 변경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