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화이자 코로나 백신 최종 임상시험…독일, G7 확대 반대

27일 미국 뉴욕주 브링햄턴에서 미국립보건원과 모더나사가 공동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임상시험이 진행됐다. 시험에 참가한 멜리사 하팅 씨가 백신주사를 맞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개발의 선두주자인 모더나와 화이자가 나란히 백신 개발의 최종 관문인 3상 임상시험에 들어갔습니다. 독일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확대하자는 미국 제안을 거부했습니다. 뉴질랜드가 홍콩과 체결한 범죄인 인도조약을 중단한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이 하루속히 나오기를 고대하고 있는데요. 백신 개발에 진전이 있다고요?

기자) 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개발의 두 선두주자가 27일 나란히 백신 개발 3상 임상시험에 들어갔습니다. 3상 임상시험은 피실험자들의 상태를 비교, 관찰해서 약품의 안전성과 효능을 최종적으로 점검하는 마지막 관문입니다.

진행자) 어느 회사들이 최종 관문에 들어섰습니까?

기자) 네. 미국의 바이오기업인 ‘모더나’사와 미국을 기반으로 한 다국적 제약회사인 ‘화이자’사입니다. 모더나는 미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알레르기∙ 전염병 연구소(NIAID)’와 함께 백신을 개발 중이고요. 화이자는 독일 ‘바이오엔테크’사와 손잡고 백신 개발에 나서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3상 임상시험의 규모가 역대급이라고 하던데요?

기자) 맞습니다. 모더나사와 화이자사 모두 각각 3만 명을 대상으로 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임상시험입니다. 모더나사는 미 전역에서 임상시험에 자원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화이자사는 미국과 브라질, 아르헨티나, 독일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3상 임상시험 과정은 어떻게 되는 거죠?

기자) 피실험자들은 앞으로 몇 주간 2회에 걸쳐 백신을 접종받게 되고요. 일부는 플라시보(가짜약)를 투여받는 식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연구진은 이들에게서 어떤 부작용이 발생하는지 관찰해 최종적으로 약품의 안전성과 효력에 대한 의미있는 데이터를 얻어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앞서 두 차례 임상시험에서는 별다른 부작용은 없었던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시험에서 피실험자들 가운데서 백신으로 인한 심각한 부작용을 보인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요. 피로나 두통, 오한, 근육통 같은 가벼운 증상만 보이다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그럼 3상 임상시험을 통과하면 바로 백신이 시판될 수 있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약품이 시판된 뒤, 네 번째 임상시험, 즉 4상 임상시험이 있긴 하지만 이번 시험이 백신 시판에 앞선 최종 단계입니다. 그래서 올해 안에 백신이 공급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3상 임상시험의 결과는 언제쯤 알 수 있을까요?

기자) 모더나사의 백신은 이르면 11월 정도면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만일 3상 임상시험이 성공적으로 나타나면, 모더나사는 내년부터 연 5억 회 투여분에서 최대 10억 회 투여분까지 백신을 만들 수 있을 거라고 밝혔고요. 화이자사 역시 효능과 안전성이 입증되면 1억 회 분량을 생산할 수 있을 거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백신 개발을 위해 엄청난 자금이 들어갔다고 하던데요?

기자) 네. 모더나사의 백신 개발은 트럼프 미 행정부의 ‘초고속작전(Operation Warp Speed)’ 프로젝트의 일환인데요. 모더나사는 지난 26일, 3상 임상시험을 위해 4억7천여만 달러를 지원받은 것을 포함해, 미국 정부로부터 약 10억 달러의 자금을 지원받았고요. 화이자사도 독립 연구단체로부터 약 20억 달러의 자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진행자) 지금 전 세계 제약회사들이 앞다퉈 백신 개발에 나서고 있는데요. 다른 제약회사들의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현재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백신 후보군은 약 150개에 달하고, 이 가운데 20여 개는 임상 단계에 들어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와 아스트라제네카, 중국 제약회사 시노백 등이 소규모로 최종 임상시험 단계를 진행 중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중국의 보건당국 책임자도 백신을 맞았다고요?

기자) 네. 가오푸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 주임이 지난 26일 화상 세미나를 통해 자신도 백신 접종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백신 접종을 받도록 장려하기 위해 이런 사실을 밝힌다고 설명했는데요. 언제 받았는지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앞서 AP 통신은 중국 정부의 승인이 나기도 전인 지난 3월, 중국의 제약회사가 직원들을 상대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독일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확대하자는 미국 제안을 거부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은 최근 ‘라이니셰포스트’와의 회견에서 G7을 확대하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제안을 거부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G7이라면 어떤 나라들이 들어갑니까?

기자) 네.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 일본, 이렇게 7개국입니다. 1997년부터 러시아가 참여하면서 G8이 됐는데요. 지난 2014년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였던 크림반도를 강제병합한 뒤에 러시아가 G8에서 축출됐습니다. 그러면서 다시 G7으로 축소됐죠.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G7에 어떤 나라를 추가하자고 한 건가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를 복귀시키고 여기에 인도, 한국, 호주를 넣어서 G11로 하거나 아니면 브라질까지 넣어서 G12로 확대하자고 제안한 바 있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그렇게 제안한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많은 전문가는 미국이 러시아를 복귀시키는 등 G7을 확대해서 중국을 견제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과 중국은 무역과 홍콩, 그리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처 등 문제를 두고 심각하게 대립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독일 정부가 이런 트럼프 대통령 제안을 거부한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마스 독일 외무장관은 G7이나 G20은 잘 고안된 형태로 별도로 G11이나 G12는 필요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마스 장관은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에 의미 있는 진전이 없는 한 러시아의 G7 복귀를 볼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역시 러시아가 문제인 거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마스 장관은 우크라이나 사태의 평화적인 해결에 러시아가 이바지해야 G7 체제의 일부가 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문제를 평화적으로 풀어야 G7에 복귀할 수 있다는 말이죠?

기자) 맞습니다. 현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리비아, 시리아 내전을 두고도 G7 국가들과 대립하고 있는데요. 이와 관련해 마스 장관은 여러 부분에서 러시아와의 관계가 힘들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리비아, 시리아, 그리고 우크라이나 문제를 해결하려면 러시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리비아와 시리아, 그리고 우크라이나에서는 정부군과 반군 사이에 내전이 벌어지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리비아 내전에서는 반군을 지원하고, 시리아 내전에서는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지원하고 있는데요. 앞서 영국과 캐나다 역시, 러시아의 G7 복귀를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윈스턴 피터스 뉴질랜드 외무장관.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뉴질랜드도 홍콩과 체결한 범죄인 인도조약을 중단한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뉴질랜드 외무부가 28일, 윈스턴 피터스 외무장관 명의의 성명을 발표했는데요. 뉴질랜드 정부는 홍콩과의 범죄인 인도조약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뉴질랜드 정부가 왜 이런 조치를 내리는 건가요?

기자) 홍콩의 사법체제가 중국으로부터 충분히 독립적이라는 것을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는 게 피터스 장관의 설명입니다. 피터스 장관은 만약 앞으로 중국이 일국양제, 즉 한 나라 두 체제의 원칙에 기초한 행동을 보여준다면 이번 결정을 다시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가 최근 만든 홍콩 국가보안법과 관련이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정부는 서방 국가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직접 홍콩 국가보안법을 만들어 지난 7월 1일 전격 발효시켰는데요. 피터스 장관은 홍콩 국가보안법 때문에 홍콩의 특별한 지위를 뒷받침하는 법규범이 약화하고, 일국양제의 틀이 훼손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홍콩 국가보안법의 주요 내용이 뭐죠?

기자) 홍콩 보안법은 국가 분리 독립과 전복, 테러리즘, 외국 세력과의 공모 행위를 금지 처벌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또 이를 위해 홍콩 시내 중심가에 이를 전담할 정보기관도 설치했습니다.

진행자) 뉴질랜드 정부도 홍콩 보안법이 발효됐을 때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었죠?

기자) 맞습니다. 뉴질랜드 외무부는 앞서 홍콩 보안법이 시행되자 현지에 있는 외국인들에 대해서도 임의적 구금이나 체포 등의 위험이 커졌다고 판단하고 자국민에게 여행 경고를 내리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뉴질랜드 외무부 발표에서 또 주목할 만한 것이 있습니까?

기자) 네. 기술이나 군사 용도로 전용 가능한 민감한 기술 수출에 대해서도 홍콩에 대해 따로 대우하지 않고 중국과 같은 방식으로 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뉴질랜드 외무부는 또 홍콩과의 관계를 전반적으로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뉴질랜드의 주요 교역국이죠?

기자) 맞습니다. 중국은 뉴질랜드의 최대 교역국으로 양국의 연간 교역액은 210억 달러 규모에 달합니다. 중국은 특히 매년 수십억 달러 규모의 뉴질랜드산 농산물을 수입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뉴질랜드와 중국 관계가 최근 다른 현안으로도 껄끄러워졌다고 하던데요?

기자) 네. 세계보건기구(WHO)의 타이완 가입 문제로도 양국 관계가 불편해졌습니다. 현재 타이완은 중국의 강력한 저지에도 불구하고 WHO 가입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뉴질랜드 정부는 타이완 가입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중국과 성숙한 관계를 갖고 있지만, 사안별로 다른 입장을 취해왔다며 타이완 문제도 그중 하나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뉴질랜드의 이번 조처에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뉴질랜드 주재 중국 대사관이 28일 성명을 내놨는데요. 뉴질랜드 정부의 결정은 국제법과 국제관계의 기본 규범을 심각히 위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왜 뉴질랜드 정부의 결정이 국제법과 국제관계의 기본 규범에 위배된다는 거죠?

기자) 전적으로 홍콩 문제는 중국 내정이기 때문이라는 주장입니다. 뉴질랜드 주재 중국 대사관 대변인은 성명에서, 중국 정부는 뉴질랜드의 결정에 심각한 우려와 반대를 표명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뉴질랜드 외에 또 홍콩과의 범죄인 인도조약을 중단한 나라들이 있나요?

기자) 네. 앞서 미국과 영국, 호주, 캐나다도 홍콩과의 범죄인 인도조약을 중단했는데요. 뉴질랜드까지 가세하면서, 기밀정보 동맹인 이른바 ‘다섯 개의 눈(Five Eyes)’ 국가들이 모두 홍콩과의 사법적 관계를 단절한 셈입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