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 백신 70% 효능...미, 항공자유화조약 탈퇴

제약회사 아스트라제네카 로와 'COVID-19 백신' 레이블을 붙인 약병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와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의 면역 효과가 70%를 기록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세계 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은 백신에 공평한 접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이 22일부로 ‘항공자유조약’에서 탈퇴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여파로 전 세계 부채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최종 임상시험 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는데, 이번에는 아스트라제네카사 백신 시험 결과가 나왔군요?

기자) 네. 영국 옥스퍼드대학과 제약회사인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 중인 백신의 면역 효능이 평균 70%를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접종 방법에 따라서 효능이 최대 90%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진행자) 앞서 화이자와 모더나사가 발표한 백신의 효능에는 못 미치는 결과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두 회사 백신은 거의 95%에 달하는 효능이 있는 것으로 발표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아스트라제네카사 백신이 접종 방법에 따라 효능이 달라진다는 건 무슨 말입니까?

기자) 네. 최소 한 달 간격으로 각각 1회 분량 백신을 접종하면 효과가 62%에 그쳤습니다. 하지만, 첫 번째는 백신 1회분의 절반 용량만, 그리고 두 번째는 1회분 전체 용량을 투약할 경우에는 예방 효과가 90%로 올라갔습니다. 그러니까 이걸 평균하면 면역 효과가 70%가 나온다는 겁니다.

진행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효능이 실망스럽다고 할 수 있을까요?

기자) 꼭 그렇게 볼 필요는 없습니다. 다른 일반 백신의 효능이 보통 50%에서 60% 사이라고 하니까 70%라면 나쁘지 않은 결과입니다. 또 이 백신에 다른 장점이 있다는데요. 바로 냉장 온도에서 장기 보관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진행자) 모더나와 화이자 백신도 냉장 보관이 가능하지 않습니까?

기자) 아닙니다. 화이자 백신은 섭씨 영하 70도라는 초저온에서 보관해야 합니다. 그래서 이 백신을 유통하거나 보관하려면 특별한 시설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모더나 백신은 표준 냉장 온도인 섭씨 2~8도에서 30일간 보관할 수 있는데요. 섭씨 마이너스 20도에서는 6개월간 보관과 이송이 가능합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보관이나 유통에 있어서 큰 장점이 있는 거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초저온 냉동고 같은 특별한 시설이 필요 없으니까 세계 어느 곳에도 어려움 없이 보급할 수 있습니다. 그밖에 이 백신은 화이자와 모더나사 백신보다 값이 싸다고 합니다. 하지만 임상시험 대상이 그렇게 규모가 크지 않았던 점이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진행자) 모더나와 화이자 백신은 mRNA라는 걸 이용해서 만들었다고 하는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도 같은 방법을 쓴 겁니까?

기자) 아닙니다. 두 백신과는 달리 침팬지를 감염시킨 감기 바이러스를 이용해서 만들었다고 합니다.

진행자) 백신 개발 외에 대량 생산 여부도 중요한데, 아스트라제네카가 백신을 얼마나 많이 공급할 수 있을까요?

기자) 네. 옥스퍼드대학과 아스트라제네카는 장차 30억 회 접종분을 생산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영국 정부는 이미 백신 1억 회 접종분을 사전 주문했는데요. 두 번 접종해야 하니까 1억 회라면 5천만 명에게 접종할 수 있는 분량입니다.

진행자) 그럼 즉시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건가요?

기자) 아닙니다. 영국 정부가 효능이나 안전성 등이 기준에 맞는지 평가하고 승인해야 합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바로 영국 정부에 백신 승인 신청을 할 예정이고요. 영국 정부도 관련 절차를 서두를 예정입니다.

진행자) 영국 안에서 백신이 승인을 받고 시판되더라도 모든 사람이 다 맞을 수 있는 건 아니죠?

기자) 그렇습니다. 영국 정부 계획으로는 먼저 요양원에 있는 사람이나 직원에게 접종하고 다음 보건 요원과 80세 이상 고령자가 접종 대상입니다. 그런 다음에 연령대에 따라서 차례대로 백신을 접종한다고 합니다.

진행자) 지난 주말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있었는데요. G20 정상들도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에 대해서 언급했군요?

기자) 네. 주말에 이틀에 걸쳐 진행된 회의가 끝나고 22일 공동성명이 나왔습니다. 성명은 모든 사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에 공평하게 접근할 수 있게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G20 정상들을 공평한 백신 공급을 위한 국제적 캠페인을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모든 사람에게 백신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입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몇몇 나라가 백신을 대량으로 사전 주문하고 또 백신 유통과 공급망이 좋지 않은 나라들이 있어서 사람들이 백신을 제때 맞을 수 있겠냐는 걱정이 있는데, 이런 우려를 생각한 발언입니다.

진행자) 이번 G20 정상회의는 화상으로 진행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화상으로 진행됐습니다. 이번 정상회의에는 최근 공식 석상에 잘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화상으로 연설했습니다.

2002년 8월 벨기에 영공을 정찰하기 위해 벨기에공항에 주기한 러시아 비행기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이 또 다른 국제조약에서 탈퇴했군요?

기자) 미국이 22일 자로 ‘항공자유화조약(Open Skies Agreement)’에서 공식 탈퇴했습니다. 미국은 이미 지난 5월 21일에 6개월 시한을 주면서 항공자유화조약을 탈퇴한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탈퇴한 ‘항공자유화조약’이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네. 미국과 러시아 등 35개 나라가 가입했던 조약인데요. 회원국 비무장 비행기가 다른 회원국 영공에서 정찰할 수 있도록 한 조약입니다. 이 조약은 원래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 미국 대통령이 지난 1955년에 제안했는데요. 참가국들이 1992년에 서명했고, 2002년부터 발효됐습니다.

진행자) 회원국 비행기가 다른 회원국 영공에서 정찰하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냉전 시기 구소련의 군사력 배치 상황을 감시하기 위해서 미국이 제안했습니다. 그리고 냉전이 끝난 뒤에는 군사 활동의 투명성을 높이고 군비 통제와 기타 여러 조약의 이행 여부를 감시하려고 도입됐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이 조약에서 탈퇴한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러시아가 조약을 위반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조약 탈퇴가 시대에 뒤떨어진 조약이나 국가안보를 희생해 미국의 적들을 이롭게 하는 합의에서 탈퇴함으로써 미국 우선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 가운데 하나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가 지키지 않는데 미국이 이걸 지키는 건 불공평하다는 말입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마이크 폼페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지난 5월에 발표한 성명에서 러시아가 특히 남부 조지아 접경 지역이나 칼리닌그라드 등 일부 지역에 대한 정찰을 제한하는 등 항공자유화조약을 위반했다고 비판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러시아와 맺었던 조약을 파기한 것이 이것이 처음이 아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은 지난해에도 러시아와 맺었던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을 파기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INF 파기도 러시아 탓이라고 주장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가 INF가 금지한 신형 순항미사일을 개발하고 배치했다면서 INF 파기를 선언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새로운 중거리 순항미사일을 개발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는 미국이 문제 삼은 신형 순항미사일은 INF 규제 대상이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와 미국이 협상해야 할 조약이 또 있죠?

기자) 네. 내년 2월에 효력이 끝나는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 agreement: 뉴스타트)이 있습니다. 두 나라가 연장 협상을 벌였는데 이견이 있어서 연장 여부가 아직 불투명합니다. 한편 미국 대선에서 승리했다고 선언한 민주당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측은 뉴스타트 연장을 지지한다는 뜻을 밝힌 바 있습니다.

독일 소재 폭스바겐 자동차 제조 공장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탓에 쌓인 부채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네. 국제금융협회(IIF)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담긴 내용입니다. 보고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여파로 올해 3분기 기준으로 전 세계 부채가 사상 최대 수준인 272조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IIF는 세계 400여 개 금융사를 회원으로 둔 조직인데요. IIF가 이번에 발표한 보고서의 이름이 ‘부채 쓰나미의 공격’입니다.

진행자) 사상 최대 규모로 늘어난 부채를 자연재해인 쓰나미에 비유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보고서는 또 올해 말까지 부채 규모가 277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진행자) 부채 규모가 사상 최대 수준이 된 이유가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이라고 했죠?

기자) 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경제 활동이 중단되거나 크게 제약받았습니다. 그러자 전 세계 정부와 사업체들이 빚을 내서 이 기간을 버텼는데 그래서 부채가 많이 늘어난 겁니다.

진행자) 이 기간 정부는 빚을 내 확보한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했고, 사업체도 돈을 빌려서 운영자금을 댄 거죠?

기자) 맞습니다. IIF 보고서는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전 세계 부채가 15조 달러가 증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부채가 가장 많은 지역이 어딥니까? 역시 미국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의 부채는 지난해 71조 달러에서 올해 80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 유로화를 쓰는 유로존이 올해 9월까지 빚이 1조5천억 달러가 늘어 53조 달러로 뒤를 이었습니다.

진행자) 선진국 외에 개발도상국 지역은 상황이 어떻습니까?

기자) 네. 레바논, 터키, 말레이시아, 그리고 중국에서 비금융 부문 부채가 가장 많이 증가했습니다.

진행자) 부채 규모를 설명할 때 국내총생산(GDP)과의 비율을 자주 언급하는데, 이 GDP 대비 부채 비율도 상당히 증가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선진국들의 경우 올해 3분기에 GDP 대비 부채 비율이 432%를 기록했는데요. 지난해보다 약 50%P 증가했습니다. 개발도상국의 경우 거의 250%를 기록했는데, 특히 중국은 GDP 대비 부채 비율이 올해 3분기에 335%에 달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국제통화기금(IMF)이 세계 경제 회복세에 대해 언급했군요?

기자) 네. IMF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재확산하면서 세계 경제 회복세가 약화하고 있고 위험이 여전히 매우 크다고 최근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국제사회가 경제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우울한 진단이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서 IMF는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에 정책 지원을 조기에 철회하지 말라고 촉구했습니다. IMF는 올해 세계 경제가 4.4% 역성장하고 내년엔 5.2%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