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외무장관 첫 대면 회의…미국, 이란 제재 해제 합의 부인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영국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후 처음으로 영국 런던에서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들의 첫 대면 회의가 열리고 있습니다. 이번 회의에는 처음으로 한국, 호주,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루나이 장관들도 초청됐는데요. 자세한 소식 살펴봅니다. 미국이 일부 이란 핵 합의 협상이 타결됐다는 이란의 주장을 부인했습니다. 유럽의 올 1분기 경제가 역성장을 기록한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영국에서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 회의가 열리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영국 런던에서 3일부터 5일까지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회의가 열립니다. 이번 회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후 처음으로 G7 외무장관들이 직접 얼굴을 맞대고 국제 현안을 논의하는 대면 회의인데요. 회의는 3일 만찬을 시작으로 공식 일정에 들어갑니다.

진행자) 주요 7개국, 말 그대로 국제사회에서 중요한 나라들을 일컫는 건데, 어느 나라들인지 짚어볼까요?

기자) 주요 7개국은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캐나다, 이탈리아로 이뤄져 있습니다. 원래는 러시아까지 포함해 G8이었는데요.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강제병합하면서 러시아는 제외됐습니다.

진행자) 코로나 사태 이래, 이런 국제적인 대면 회의는 거의 없었죠?

기자) 맞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출현으로 전 세계가 1년 넘게 마비되면서 거의 모든 대면 국제 행사는 다 중단됐었습니다. 특히 영국은 코로나 사태 초기 유럽에서 가장 심각한 타격을 받은 나라 가운데 하나였기 때문에, 이번에 G7 외무장관 대면 회의를 주최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이번 외무장관 회의에서는 어떤 의제들이 다뤄질까요?

기자) 각국의 외교 수장들은 이번 회의에서 코로나바이러스 극복과 기후 문제, 교역 확대 등 국제 주요 현안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특히 이번 회의는 미국에서 정권 교체가 이뤄진 후 처음 열리는 것으로,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 정책 방향을 청취하고 조율과 협력을 모색하는 자리가 될 전망입니다.

진행자) 주요 외교 현안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기자) 중국과 러시아, 아프가니스탄, 이란 문제가 특히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입니다. 미 국무부는 이와 관련해 동맹국, 협력국들과 함께 공유하고 있는 민주적 가치에 대해 논의하길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회의는 또 다음 달에 열릴 제46차 G7정상회의를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의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때 취임 후 처음으로 유럽을 방문하게 됩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 회의에 다른 나라들도 초청했다고요?

기자) 네. 한국과 호주, 인도, 그리고 남아프리카 공화국, 브루나이 등 5개국 외무장관들도 초대됐습니다. 이에 대해 현재 고조되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과 남중국해 등 인도태평양 역내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개별 회담도 하고 있군요?

기자) 네. 블링컨 장관은 만찬에 앞서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상을 시작으로 정의용 한국 외교부 장관, 일 다토 에리완 유소프 브루나이 외교통상부 제2 장관, 도미니크 랍 영국 외무장관 등과 별도의 회담을 진행했습니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30일, 미국의 대북정책에 대한 검토가 완료됐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블링컨 장관과 정의용 한국 외교부 장관은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 결과를 공유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블링컨 국무장관은 영국으로 향하기에 앞서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또다시 중국의 위협을 언급했습니다.

진행자) 블링컨 장관이 구체적으로 뭐라고 말했습니까?

기자) 네. 블링컨 장관은 2일 방영된 미국 CBS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몇 년간 중국은 국내외적으로 점점 더 공격적이고 적대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또 중국은 국제 질서를 훼손하거나 도전할 수 있는 군사, 경제, 외교적 능력을 갖춘 나라라면서, 미국은 누구든 국제 질서에 도전한다면 방어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특히 지금 미국과 중국은 남중국해나 타이완 해협 등지에서 긴장 수위가 높아지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블링컨 장관은 중국과 군사적 대치 방향으로 가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방향으로 가거나 그렇게 되는 건 양국 모두의 이익에 크게 어긋난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또 중국은 스스로 세계를 지배하는 나라가 될 수 있다고 믿고 있지만,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맥락에서 그런 이야기를 한 걸까요?

기자) 가장 잘사는 나라가 된다고 해서 반드시 가장 강력한 나라가 되는 건 아니라는 지적입니다. 블링컨 장관은 그 부를 어떻게 사용하는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또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2028년이면 미국을 추월할 수 있을 거라는 전망에 대해서는 사람이 많아서 그런 것이라고 일축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미국은 러시아의 최근 움직임에 대해서도 크게 우려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3월부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군사적 긴장 수위가 최고조에 달하면서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고조됐는데요. 러시아는 국경 지역에 집결시켰던 대규모 병력의 철수는 시작했지만, 일부 지역에 중화기는 그대로 남겨둔 상태입니다. 국무부는 블링컨 장관이 G7 외무장관 회의가 끝난 후 바로 우크라이나로 날아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드미트로 쿨레바 외무장관 등을 만나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견고한 지원을 재확인할 거라고 밝혔습니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 정부가 이란 핵 합의 복원 협상이 일부 타결됐다는 이란의 주장을 부인했군요?

기자) 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일 미국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란 핵 합의 협상이 일부 타결됐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습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과 론 클레인 백악관 비서실장도 각각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협상 타결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며 진화에 나섰습니다.

진행자) 왜 이런 이야기가 나온 겁니까?

기자) 현재 오스트리아 빈에서는 주요6개국과 이란 간에 이란 핵 합의 복원을 위한 협상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난 1일 3차 회담이 열렸는데요. 회담 후 이란 국영 매체들이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 차관과 소식통을 인용해 일제히 일부 제재 해제와 포로 교환에 합의했다고 보도한 겁니다.

진행자) 압박스 아락치 외무차관은 지금 이란 대표단을 이끌고 협상에 참여하고 있는 인물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아락치 차관은 1일, 이란 국영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개인과 기관, 석유와 가스 등 많은 부문에서 공통분모가 생겼으며 성숙한 단계에 진입했다고 말했는데요. 이란 매체들은 이란에 대해 70억 달러의 동결 자금을 미국이 풀어주는 대가로 양국이 포로 교환을 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양국의 포로 교환 문제는 종종 나오는 이야기죠?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이란에는 적어도 4명의 미국인이 간첩 혐의 등으로 포로로 잡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란은 종종 포로 맞교환을 제안하곤 했는데요. 하지만 미국 정부는 아무런 혐의도 없는 미국인들을 집으로 데려오는 데는 어떠한 합의도 없다는 입장입니다.

진행자) 이란 정부는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이란 정부도 뒤늦게 이란 매체들의 보도를 부인하고 나섰습니다. 사이드 하티브자데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3일, 소식통에 의한 보도는 확인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다른 참가국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협상에 참여하고 있는 미하일 울리야노프 오스트리아 빈 주재 러시아 국제기구 대표부 대사는 회의 직후 트위터에, 반론의 여지가 없는 진전을 거뒀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흥분하기는 이르지만, 신중한 낙관론을 가질 이유가 있다고 적었습니다. 하지만 영국과 프랑스 등 다른 나라는 아직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선을 그었는데요. 하지만 조심스럽게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진행자) 그럼 이란 핵 합의 복귀를 위한 협상은 계속 되는 겁니까?

기자) 네. 일단 모두 본국으로 돌아간 후, 7일 다시 회의를 속개할 예정입니다. 울리야노프 대사는 기한은 없지만 대략 3주 이내 회담을 성공적으로 끝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금융가의 고층건물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유럽의 올 1분기 경제 성적이 나왔군요?

기자) 네. 유로존 국가들의 올 1분기(1월~3월) 경제성장률(GDP)이 -0.6%로 역성장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유로존 국가는 유럽연합(EU) 통용화폐인 ‘유로(Euro)’화를 쓰는 19개국을 말합니다.

진행자) 유로존 국가들은 지난 분기에도 역성장을 기록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4분기에도 -0.7%를 기록했습니다. 통상적으로 2분기 연속 역성장을 기록하면 ‘경기침체’에 들어간 것으로 봅니다.

진행자) 국가별로 좀 짚어보죠. 어느 나라가 특히 1분기 경기가 부진했습니까?

기자) 그동안 유럽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맡아왔던 독일입니다.
독일은 1분기 -1.7%를 기록했는데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와 부품 공급 중단 등으로 제조업 분야가 큰 타격을 입으면서 예상보다 낙폭이 컸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유로존 국가 가운데 관광 산업에 의존하는 나라들이 많은데요. 코로나 기간, 이들 나라도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 같은 지중해 국가들의 타격이 특히 심각한데요. 이탈리아는 지난 분기에 이어 이번에도 -0.4%, 역성장했고요. 스페인도 -0.5% 역성장을 기록했습니다. 그리스를 비롯해 관광 산업에 의존하는 대부분의 나라는 이번 달부터 유로존 국가를 대상으로 격리 기간을 없애는 등 방문객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입니다.

진행자) 반면 1분기에 좋은 성적을 보인 나라도 있습니까?

기자) 네. 프랑스가 전 분기보다 0.4% 성장하며 선전한 게 눈에 띕니다. 프랑스는 유럽 국가들 가운데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상황이 가장 심각한 나라 가운데 하나인데요. 코로나 재확산으로 지금 거의 전국적인 수준의 봉쇄령을 단행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조만간 봉쇄 조처를 완화할 예정이라고요?

기자) 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주 단계별 완화 지침을 발표했는데요. 이에 따라 이달 19일부터는 철저한 방역 지침 준수를 조건으로, 식당과 카페 야외 영업이 허용되고, 극장과 박물관 등이 다시 개방됩니다. 프랑스 정부는 백신을 맞는 사람들이 더 늘어나고 경제 활동이 재개되면서 5월부터는 경기가 더 회복될 거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유로존의 전체적인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1분기에는 역성장을 기록했지만 올 한 해 전반적으로는 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유로존이 올해 4.4%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요. 경제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이 원활해지고 경제 재개 분야가 확장되면서 2분기 이후에는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일찌감치 좋은 성적표를 받아들었죠?

기자) 맞습니다. 미국은 올 1분기 1.6% 성장을 기록하며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를 연간 성장률로 환산하면 6.4% 성장한 건데요. 이런 회복세는 코로나 확산세가 둔화하고, 백신 접종이 빠르게 진행되는 데다 바이든 행정부의 과감한 초대형 경기부양책에 힘입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