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유럽연합(EU)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접종을 시작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변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여러 나라에서 발견되고 있습니다. 중국 당국이 알리바바그룹이 소유한 금융결제 업체인 앤트그룹에 대한 압박을 한층 강화하고 있습니다. 오랜 정정 불안을 겪고 있는 에티오피아가 내년 총선 일정을 확정지은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드디어 유럽연합(EU)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접종이 시작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EU 회원국들이 지난 주말 코로나바이러스 접종을 개시했습니다. 대부분 27일부터 본격적으로 접종을 시작했는데요. 몇몇 나라는 26일에 백신 접종을 개시했습니다.
진행자) EU가 접종을 시작한 백신이 어느 회사 제품입니까?
기자) 네.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사가 만든 백신입니다. 앞서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21일 유럽의약품청(EMA) 권고를 받아들여 화이자 백신의 조건부 판매를 허용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조건부로 판매를 허용했다고 했는데요. 이게 구체적으로 무슨 뜻인가요?
기자) 네. 코로나바이러스가 가져온 비상 상황에 따른 것인데요. 일단 1년간 우선 긴급 사용을 승인한 것이라 매년 이걸 갱신해야 합니다.
진행자) 백신 접종이 EU로서는 상당히 의미 있는 일이죠?
기자) 물론입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26일 인터넷 트위터에 “27개 EU 회원국에 백신이 도착했다”라면서 “힘겨웠던 올해에 새로운 장을 넘겼다”라고 자축했습니다. 또 “백신 접종 시작은 통합의 감동적인 순간이다”라며 “이는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을 끝낼 방법이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EU 회원국들에 백신을 어떻게 분배한 겁니까?
기자) 네. 회원국 인구에 기반해 할당했습니다. 다만, 백신 접종 순서는 각 나라가 알아서 정하는데요. 의료진과 요양원에 있는 노인들과 보건 종사자들이 최우선 접종 대상입니다.
진행자) EU가 현재까지 계약한 백신의 양이 얼마나 됩니까?
기자) 네. 화이자사 백신은 3억 회 분량을 계약했습니다. 백신을 모두 두 번 맞아야 하니까 이건 1억 5천만 명이 맞을 수 있는 분량입니다. EU는 이 가운데 올해가 가기 전에 1천250만 회 접종분을 받을 예정인데요. 이는 약 625만 명이 맞을 수 있는 양입니다. 참고로 EU 역내 인구가 약 4억 5천만 명 정도 됩니다.
진행자) 화이자 백신 외에 EU가 계약한 백신이 또 있죠?
기자) 네. EU는 모더나와 아스트라제네카사가 개발한 백신도 계약했습니다. EU는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약 20억 회 접종분을 확보해서 내년 안에 역내 모든 성인에게 백신을 접종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습니다.
진행자) EU 안에서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와 사망자가 상당히 많이 나왔죠?
기자) 네. 지금까지 1천400만 명 이상이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됐고요. 이 가운데 33만 5천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서 역내 거의 모든 나라에서 지금도 강력한 봉쇄 조처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변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걸린 사람이 더 많은 나라에서 나왔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럽을 비롯해 일본과 한국, 캐나다, 호주에서도 변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나왔습니다. 이 변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영국에서 처음 발견됐습니다.
진행자) 코로나바이러스 변종이 유럽에서는 상당히 많이 퍼진 것으로 알려졌죠?
기자) 네. 영국 외에 스페인과 스웨덴, 스위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지에서도 변종 바이러스가 발견됐습니다. 이 변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처음엔 영국 남동부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는데요. 영국을 다녀온 사람들이 다른 지역들로 변종 바이러스를 퍼뜨렸습니다.
진행자) 아시아 쪽에서는 일본에서 변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나왔는데요. 그러자 일본 정부가 방역을 한층 강화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일본 정부는 소수 예외만 두고 28일부터 외국인 신규 입국을 내년 1월 말까지 일시적으로 정지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새로 발견된 변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전염성이 강한 것으로 알려지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서 변종 바이러스가 기존 코로나바이러스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개발된 백신들이 모두 이 변종 코로나바이러스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중국 정부가 알리바바그룹이 소유한 앤트그룹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중국 인민은행이 앤트그룹 측에 대출이나 기타 소비자 금융 업종 등을 정리하고 본연 업종인 결제사업에 주력할 것을 28일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앤트그룹은 상당히 이름이 알려진 회사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04년에 설립된 앤트그룹은 많은 중국인이 사용하는 전자결제 업체인 ‘알리페이’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알리페이는 매달 7억 3천만 명이 이상이 쓰고 있습니다.
진행자) 앤트그룹을 알리바바가 가지고 있다고 했죠?
기자) 네. 알리바바그룹이 앤트그룹 지분 약 33%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알리바바그룹이라고 하면 잘 아시다시피 마윈 창업자가 세운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입니다.
진행자) 앤트그룹이 최근에 기업공개를 추진하다가 무산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앤트그룹이 최근 중국 상하이 증권시장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할 예정이었는데요. 막판에 중국 당국 승인 취소로 IPO가 무산됐습니다. IPO는 기업 주식을 상장하는 것을 말합니다.
진행자) 중국 당국이 앤트그룹 상장을 무산시킨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여러 분석이 있습니다. 먼저 마윈 창업자가 최근 중국 금융당국을 비판했는데, 이것에 대한 보복이라는 말도 있고요. 또 사업 분야를 확장하는 앤트그룹을 견제하기 위한 조처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진행자) 전자결제 업체로 시작한 앤트그룹이 소비자 금융 쪽으로 급속하게 사업을 확장하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죠?
기자) 네. 앤트그룹이 전자결제 업무 외에 대출, 보험·금융상품 판매 등 전통적인 금융 산업 영역까지 진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앤트그룹이 이렇게 사업을 다각화하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대출이나 보험업 등이 기존 주력 사업인 전자결제업보다 이익이 훨씬 많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하지만, 앤트그룹이 이렇게 사업을 확장하는 게 중국 정부 눈밖에 난 모양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앤트그룹에 대한 중국 정부의 태도는 인민은행이 28일 공개한 5대 요구에 잘 드러나 있습니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불 본연으로 돌아와 투명도를 높이고 불공정 경쟁을 하지 말 것. 법에 의거해 영업 허가를 받아 합법적으로 개인 신용평가 업무를 수행할 것. 위법한 대출, 보험·투자상품 판매 등 금융 활동을 시정할 것. 금융 지주사를 설립하고 충분한 자본금을 유지할 것. 그리고 규정에 따라 자산 유동화 증권을 발행할 것” 등을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무분별한 사업 확장과 불법 행위를 중단하라는 요구로군요?
기자) 맞습니다. 중국 정부는 특히 앤트그룹 경영 방식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앤트그룹은 사업 확장으로 중국 금융 부문에서 점점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데요. 이 과정에서 자기자본을 최대한 적게 유지하면서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중국 정부는 이런 전략이 중국 금융산업에 위기를 불러올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최근 중국 정부는 앤트그룹 소유주인 알리바바그룹도 압박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정부는 반독점을 명분으로 알리바바그룹의 핵심 사업인 전자상거래 관련 규제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에티오피아가 내년에 총선을 치른다고요?
기자) 네. 에티오피아가 내년 총선 날짜를 확정 지었습니다. 에티오피아 선거관리위원회는 25일, 내년 6월 5일 총선을 치른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원래는 올해 총선을 치르려고 하지 않았나요?
기자) 맞습니다. 당초 에티오피아는 지난 8월 총선을 실시할 예정이었는데요.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우려로 연기됐습니다. 선관위는 추후 일정을 발표하겠다고 했지만 아직까지 잡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진행자) 에티오피아는 지금 정국도 불안한 상황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에티오피아는 미국처럼 연방제 국가입니다. 10개의 지방정부로 구성돼 있는데요. 티그라이주를 시작으로 지금 여러 지방정부가 연방 정부에 반발하면서 유혈 사태와 정국 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티그라이주는 어떤 곳인가요?
기자) 네. 티그라이는 에티오피아의 북부에 있는 주로, 에티오피아와 오랜 전쟁을 벌여온 에리트레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습니다. 그래서 에티오피아의 전략무기가 집중 배치돼 있던 곳이고요. 에티오피아 정치권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왔습니다. 티그라이주는 지난 9월, 연방 정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자체적으로 주 의회 선거를 치렀습니다.
진행자) 지금 정국 혼란이 장기화하면서 인명 피해도 많이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1월 4일, 에티오피아 연방 정부가 티그라이주에 정부군을 투입하면서 대규모 전투가 벌어져 지금까지 수천 명이 사망했고요. 전쟁을 피해 현지를 탈출한 사람도 95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다른 지역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티그라이주 외에도 곳곳에서 유혈 사태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수단과 접경한 서부 베니상굴-구무즈주에서 괴한들이 주택을 방화하는 등 공격을 자행해 주민 100여 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해 정부군이 파견됐고요. 에티오피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오로미아주 등도 불안정한 상황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에티오피아 정국이 왜 이렇게 불안한 건가요?
기자) 에티오피아 정국 불안은 사실 오랜 종족, 종교 간 갈등으로 수십 년 동안 이어져 온 일입니다. 그러다 지난 2018년 범국가적 기치를 내세운 아비 아흐메드 총리 정부가 출범하면서 잠깐 누그러졌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불과 2년 만에 최대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비 총리는 집권 초기, 정치· 경제 개혁을 단행하는 한편, 수천 명의 정치범을 석방하는 등 국가 화합 정책을 펼쳤는데요. 하지만 오로미야주의 야당인 ‘오로모해방전선’ 등은 아비 총리와 집권당이 정치, 안보 등 현안에 대한 관심을 돌리기 위해 선거를 악용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아비 총리는 노벨상 수상자기도 하죠?
기자) 맞습니다. 오랜 앙숙인 에리트레아와의 평화협상을 이끌어낸 공로로 지난해 노벨 평화상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국내 정치에서는 현지 자원과 무력을 앞세운 지방 정부들에 눌려 정권 장악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