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석 달 넘게 이란의 주요 핵시설에 관한 자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국이 14년 만에 외화 예금 지급준비율을 인상했습니다. 최근 콜롬비아 칼리에서 진행된 반정부 시위에서 민간인 사상자가 나온 사건을 조사하라고 유엔이 촉구한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란의 중요한 핵 시설 자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IAEA가 1일, 회원국에 이란에 관한 분기별 보고서를 제출했는데요. IAEA는 이 보고서에서, 지난 2월 23일부터 이란의 주요 핵시설에 대한 자료 접근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란이 IAEA의 사찰을 받기로 약속했던 것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애초 이란은 지난 2월, 이란 핵 합의 당사국들이 의무를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자국도 IAEA의 핵 사찰을 중단한다고 전격 선언했는데요.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이 이란을 방문해, 3개월 시한부 연장을 끌어낸 바 있습니다. 하지만 사찰 범위와 권한은 대폭 축소됐습니다.
진행자) 어떻게 축소됐습니까?
기자) IAEA 조사단이 직접 현지 조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IAEA가 이란 핵 시설에 감시 카메라를 설치하고 이란은 이 감시 카메라에 찍힌 영상을 IAEA에 제출한다는 방식인데요. 이란은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이란에 대한 제재를 풀면 영상을 제공하고, 그렇지 않으면 이를 지우겠다고 위협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사찰에 한계가 있지 않을까요?
기자) 맞습니다. IAEA와 이란도 당시, 사찰 활동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인정했는데요. 하지만 이번 보고서에서는 그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고 AP 통신은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지금 IAEA는 감시카메라에 찍힌 영상 같은 것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IAEA는 또 보고서에서, 이란 당국의 해명을 요구한 일부 미신고 핵물질에 대한 답변도 아직까지 듣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번 분기 보고서에는 어떤 내용이 담겼습니까?
기자) 이란의 우라늄 비축량 등 핵 현황을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IAEA는 이란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우라늄 농축 활동을 계속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보고서에는 전반적인 추정치를 제공할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IAEA는 현재 이란의 우라늄 비축량을 어느 정도로 보고 있습니까?
진행자) 네. 5월 22일 기준, 3천241kg의 농축 우라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IAEA가 보고서에서 정확한 수치가 아니라 추정치를 내놓은 것은 처음 있는 일입니다.
진행자) 지난 분기보다 늘어난 건가요?
기자) 네. 지난 분기보다 최대 273kg 더 늘어난 양입니다. 하지만 지난 분기는 직전 분기보다 거의 525kg 늘었었습니다.
진행자) 이란의 농축 우라늄 농도는 지금 어느 정도 수준인가요?
기자) 지난달부터 60% 농도까지 높였습니다. 이란은 그동안 단계별로 이를 높여 20%까지 높였는데요. 지난달 중순에는 이를 60%까지 올리겠다고 전격 선언했고요. 생산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란이 60% 농도 농축 우라늄을 어느 정도나 생산했을지는 파악됐습니까?
기자) IAEA는 보고서에서, 이란의 전체 농축 우라늄 비축량 가운데 60% 농축 우라늄은 약 2.4kg, 20% 농축 우라늄은 62.8kg으로 추정했습니다.
진행자) 둘 다 이란 핵 합의에서 약속한 것보다 훨씬 높은 수준인 거죠?
기자) 맞습니다. 미국을 포함한 주요 6개국과 이란이 지난 2015년 체결한 이란 핵 합의에 따르면 이란은 3.67% 농도의 농축 우라늄만 생산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란은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핵 합의에서 전격 탈퇴한 후 단계별로 이행 범위를 축소해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 바이든 행정부는 이란 핵 합의 복원을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지 않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정부는 유럽 국가들이 중재로 지난 4월부터 이란 핵 합의 복원 협상에 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이란 둘 다 일단, 힘들고 복잡한 과정이긴 하지만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말하고 있긴 한데요. 하지만 가시적인 성과물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앞으로 IAEA의 핵 사찰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지난 5월 22일로 3개월짜리 사찰 합의가 마감되면서, 이란은 IAEA에 핵 사찰을 받지 않겠다고 통보했는데요.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이 또 이란으로 날아가 협상한 끝에, 6월 24일까지 한 달 재연장을 끌어냈습니다. 이란과 주요 6개국들은 그 전에 핵 합의 복원 논의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입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중국이 중대한 경제 조처를 단행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중국이 14년 만에 외화 예금 지급준비율을 인상했습니다. 최근 중국 위안화의 가치가 급격히 상승하는 것에 제동을 걸기 위한 조처로 풀이됩니다.
진행자) 외화 예금 지급준비율이란 게 뭔가요?
기자) 네. 각국의 금융기관이 고객이 예치한 돈 가운데 일부를 중앙은행에 의무적으로 적립해야 하는 비율을 말합니다. 외화 예금 지급 준비율, 줄여서 지준율이라고도 하는데요. 이 지준율을 높이면 그만큼 은행들이 중앙은행에 비축해야 할 액수가 커지게 돼, 시중에 도는 외화는 자연히 줄어들게 됩니다.
진행자) 중요한 통화 정책 수단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각국의 중앙은행은 이 지급준비율을 조정해 시중 유동성을 조절하고 금융 안정을 꾀할 수 있는데요. 중국 당국이 14년 만에 이 지급 준비율을 높였다는 것은 시장에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진행자) 중국이 이번에 얼마나 외화 예금 지급 준비율을 높였습니까?
기자) 현행 5%에서 7%로 2%P 높였습니다. 중국 인민은행이 마지막으로 지준율을 조정한 건 지난 2007년이었는데요. 당시에는 4%에서 5%로 올렸습니다.
진행자) 이번에는 인상 폭이 훨씬 더 크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중국 위안화의 가치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중국이 지준율 인상 카드를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는데요. 당초 예상보다 더 큰 폭으로 인상하자 중국이 적극적으로 위안화 절상 억제에 나섰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 위안화의 가치는 어느 정도죠?
기자)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는 4월 이후 3% 이상, 지난해 5월 이후 1년간 11% 이상 올랐습니다. 하지만 중국 인민은행의 지준율 인상 발표가 나온 후, 시장은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는데요. 1일, 홍콩 역외 시장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0.13% 떨어졌습니다.
진행자) 얼핏 화폐 가치가 상승하면 좋은 것 아닌가 싶은데, 그게 아닌가 보군요?
기자) 그게 단순 계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화폐 가치가 오르면 자국산 제품의 가격이 올라가면서 국제 시장에서 수출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또 부동산과 주식 등의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외국 자본의 급격한 유입으로 시장이 혼란해질 수 있습니다.
진행자) 장점은 뭔가요?
기자) 화폐 가치가 상승하면 일단 내수 시장이 성장할 수 있습니다. 외국에서 들여오는 수입품이 싸기 때문에 소비 진작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요. 중국은 그동안 수출과 투자 중심의 경제 정책과 내수 시장 활성화를 함께 도모하는 이른바 쌍순환 전략을 추진해왔습니다.
진행자) 중국의 위안화 가치가 급격히 상승한 이유가 뭘까요?
기자)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의 빠른 회복을 꼽고 있습니다. 중국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충격에도 불구하고 경제가 성장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각국의 환율 변동을 민감하게 주시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정부는 각국 정부가 자국의 환율을 인위적으로 조작해 시장에 개입하고 있는지 매년 평가 발표해왔습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019년, 중국이 환율을 조작해 인위적으로 통화 가치를 떨어뜨려 불공정한 교역을 하고 있다며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조 바이든 행정부는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바이든 행정부도 지난달 각국의 환율 정책 보고서를 내놨는데요. 미 재무부는 보고서에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에서 제외시켜, 주요 관찰대상국으로 분류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콜롬비아에서 진행된 반정부 시위 과정에서 민간인 사상자가 나온 사건을 언급했군요?
기자) 네.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성명을 냈는데요. 최근 콜롬비아 서부 칼리시에서 시위가 진행되던 중에 민간인 사망자가 나온 사건을 독립적으로 조사하라고 콜롬비아 정부에 촉구하는 내용입니다. 칼리는 콜롬비아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입니다.
진행자) 칼리에서 사망자가 나온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바첼레트 대표 측은 비번인 경관을 포함해서 무장한 민간인들이 시위대와 시위 현장을 취재하던 기자들, 그리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겨냥해 총을 쏜 것으로 들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몇몇 민간인이 경찰이 지켜보는 가운데 시위대를 향해 총을 쏘는 모습도 목격됐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칼리에서 몇 명이나 목숨을 잃었나요?
기자) 네. 바첼레트 대표 사무실은 지난 5월 28일부터 지금까지 14명이 사망했다고 보고받았다고 전했습니다. 또 98명이 다쳤는데, 이 가운데 54명이 총상을 입었다고 밝혔습니다. 바첼레트 대표는 성명에서 “지역 관리들을 포함해 인명피해가 나는 데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사람들은 모두 즉각 효율적이고 독립적이며 공정하고 투명하게 조사받아야 하고, 책임이 있는 사람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현지 경찰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경찰은 성명에서 무장한 민간인들의 행위를 경찰이 방조했다는 주장을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금 칼리뿐만 아니라 콜롬비아 내 다른 지역에서도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칼리를 중심으로 격렬한 반정부 시위가 지난 4월 28일부터 계속되고 있습니다. 애초 시위가 세금인상안에 반대하는 시위로 시작됐는데요. 높은 실업률과 가난, 그리고 불평등에 항의하는 시위로 번졌습니다. 시위대는 칼리를 중심으로 중요한 통로 곳곳에 장애물을 설치해서 교통을 방해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앞선 시위 과정에서도 폭력 사태로 사상자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죠?
기자) 네. 콜롬비아 공식 집계로는 지금까지 59명이 사망하고, 민간인과 공무원 2천 300명 이상이 다쳤습니다. 한편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는 지금까지 최소한 63명이 숨졌다는 보고가 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콜롬비아 정부가 칼리 사태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이반 두케 대통령이 칼리 치안 유지를 위해 이곳에 군 병력을 배치했습니다. 또 두케 대통령은 주말에 직접 칼리로 가서 치안 대책 회의를 주재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반정부 시위가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진행자) 네. 현재 정부와 시위대 측이 협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협상이 타결될 기미가 아직 보이지 않는데요. 이런 가운데 콜롬비아 정부는 시위대가 장애물을 이용한 봉쇄를 풀어야 합의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