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총선, 확실한 승자 없는 듯...미얀마 군부, 시위자 대거 석방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3일 총선을 치른 후 리쿠드당 당사에서 지지자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이스라엘 총선에서 확실한 승자가 나오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이로써 이스라엘 정국 혼란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인데요. 자세한 소식 살펴봅니다. 미얀마 군부가 시위대 수 백명을 석방한 소식, 독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시행하려고 했던 재봉쇄 계획을 결국 철회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먼저 이스라엘 총선 소식부터 살펴보죠.

기자) 네. 이스라엘이 23일, 2년 새 네 번째 총선을 치렀는데요. 출구조사 결과, 과반 의석을 확보한 정당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로써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재집권 여부도 불투명해졌고요. 이스라엘 정국은 한동안 계속 혼란이 이어질 전망입니다.

진행자) 보통 출구조사로 어느 정도 윤곽이 나오지 않나요? 출구조사 결과는 어떻게 나왔습니까?

기자) 이스라엘 3대 방송사가 각각 출구조사를 실시했는데요. 방송사마다 약간 차이는 있지만,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리쿠드당이 31석에서 33석 정도를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고요. 이번 총선에서 네타냐후 총리의 대항마로 떠오른 야이르 라피드 전 재무장관이 이끄는 ‘예시 아티드’당은 16석에서 18석을 차지한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그럼 리쿠드당이나 야티드당 모두 다른 군소 정당들과 연합을 해도 과반 확보는 어렵게 되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24일 아침, 약 87%의 개표가 진행됐는데요. 현재로서는 네타냐후 총리의 리쿠드당은 당내 초정통파 세력과 다른 극우 보수 정당들을 다 합쳐도 과반인 61석 확보는 힘들 거라는 전망입니다. 이스라엘 의회는 120석입니다.

진행자) 반 네타냐후 연합 사정도 비슷하다는 건가요?

기자) 네. 예시 아티드를 중심으로 중도 좌파 정당들이 다 연대한다 해도 과반에는 미치지 못할 거라는 관측입니다.

진행자) 다른 군소정당들의 지지는 확보한 상황입니까?

기자) 그것도 확실하지 않습니다. 여러 우파 정당들이 네타냐후 총리와 연대하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는 상황인데요. 특히 ‘야미나’ 당을 이끄는 나프탈리 베네트 전 국방부 장관이나 아랍계 정당 ‘람’의 만수르 아바스 대표는 양쪽 모두에게 열려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베네트 전 장관은 네타냐후 총리의 측근 아니었나요?

기자) 맞습니다. 네타냐후 총리 밑에서 국방부 장관을 역임한 최측근이었지만 현재는 비판자로 돌아서 네타냐후 총리의 지도력을 신랄히 비난하고 있습니다. 출구조사 결과 야미나당은 7석~8석 정도를 확보해 이른바 ‘킹 메이커’로 떠올랐는데요. 일각에서는 네타냐후 총리의 강경한 민족주의 사상을 공유하고 있는 베네트 전 장관이 궁극적으로는 그를 밀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지만, 아직까지 베네트 전 장관은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선거의 가장 큰 관심은 네타냐후 총리의 재집권 여부였죠?

기자) 그렇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15년간 재임한 이스라엘 역사상 최장수 총리인데요. 하지만 지난 2019년, 뇌물수수와 배임, 사기 등 부패 혐의로 현직 총리로서는 처음으로 기소되는 불명예를 얻었습니다. 이번 총선은 그의 지도력과 신임도를 평가하는 성격이 짙었는데요. 하지만 연정 구성조차 불투명해지면서 그의 정치적 미래도 불확실한 상황입니다.

진행자) 이스라엘의 현재 코로나 백신 접종 상황이 네타냐후 총리에게 유리할 것이다. 이런 전망도 있었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스라엘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백신 접종을 진행하며 가장 빨리 일상으로 회복하고 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도 그 점을 부각하며 지지를 호소했는데요.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불신과 코로나 초기 대응 실패에 대한 책임을 넘어서기는 힘들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만일 두 진영 모두 연정 구성에 실패한다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다시 총선을 치러야 합니다. 이스라엘은 역사상 유례없는 정치적 혼란 속에 지난 2019년 4월과 9월, 그리고 지난해 3월에 이어 이번까지 2년 새 4번의 총선을 치렀는데요.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은 전날(23일) 투표에 참여하면서, 이스라엘은 4번의 선거로 비싼 대가를 치렀고 국민의 신뢰를 잃었지만, 다른 방법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결과는 언제쯤 나올 수 있을까요?

기자) 24일 늦게나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우려와 이스라엘 최대 명절인 유월절 연휴를 앞두고 직접 투표장을 찾는 대신 우편투표와 부재자 투표 등 사전 투표를 한 유권자가 예년 선거보다 2배가량 많아 개표가 더 늦어지고 있다는 관측입니다.

24일 미얀마 양곤에서 군부 쿠데타 반대 시위에 참가했다가 구금됐던 주민 일부가 풀려났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번에는 미얀마로 가보겠습니다. 미얀마 군부가 시위자들을 대거 석방했다고요?

기자) 네. 미얀마 군부가 24일, 반 쿠데타 시위로 수감 중이던 수백 명을 석방했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수감자 변호인 등 목격자의 말을 인용해, 이날 오전 10시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의 인세인 교도소에서 수감자들을 태운 버스 약 15대가 나왔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럼 얼마나 많은 사람이 석방됐나요?

기자) 600명가량입니다. AP 통신은 미얀마 국영 MRTV 보도를 인용해, 628명이 석방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미얀마의 한 고위 교정당국자도 AFP 통신에 익명을 전제로, 인세인 교도소에서 남성 360명, 여성 268명이 석방됐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이날 석방된 사람들 가운데 AP 통신 기자도 있다고요?

기자) 네. AP 통신 사진 기자인 테인 조 기자는 지난달 시위 상황을 취재하다 체포됐는데요. 미얀마 현지 언론에 따르면 테인 조 기자에게는 공공 위반 혐의가 적용돼 최대 징역 3년 형에 처해질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미국 백악관과 언론인협회 등은 미얀마 군부에 즉각적인 석방을 촉구해왔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미얀마에서 체포된 사람들은 전체 얼마나 됩니까?

진행자) 미얀마 시민단체인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지난 2월 1일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이래 지금까지 적어도 2천 명 이상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현재 미얀마 시위 상황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습니까?

기자) 미얀마 군부의 유혈 진압이 계속되고, 양곤과 만달레이 등지에 계엄령을 선포하는 지역이 늘면서 주요 도시의 시위는 확연히 주춤한 양상인데요. 하지만 지방을 중심으로 산발적이지만 격렬한 시위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반면 시민 불복종 운동이 확산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범민주 진영은 시민들의 희생이 늘면서 침묵시위와 파업 등 시민 불복종 운동을 확대하고 있는데요. 양곤의 경우, 대다수 상점이 문을 닫았고, 고기나 야채를 파는 가판대도 사라졌고요. 거리를 오가는 행인들도 눈에 띄지 않고 있습니다. 시민들은 직접 거리에 나가 시위를 하는 대신, 쿠데타를 규탄하는 팻말과 촛불을 세우는 이른바 무인시위도 벌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희생자는 계속 늘고 있군요?

기자) 네. AAPP에 따르면 지금까지 275명이 군부의 유혈진압에 사망했는데요. 그 가운데 가장 어린 희생자는 23일 목숨을 잃은 7살짜리 소녀입니다.

진행자) 7살 소녀가 어떻게 목숨을 잃은 거죠?

기자) 네. 소녀의 언니가 미얀마 현지 매체 ‘미얀마나우’에 밝힌 바에 따르면, 만달레이에 사는 이 소녀는 아버지와 함께 집에 있었는데요. 군인과 경찰들이 아버지를 쐈는데 무릎에 앉아있던 소녀가 맞았다고 합니다.

진행자) 그럼 시위 현장이 아니라 집에 있다가 총격을 당했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얀마 현지 언론과 목격자들에 따르면 미얀마 군경은 최근 시위와 무관하게 주택가를 돌아다니며 총격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이날 만달레이에서 목숨을 잃은 희생자 가운데는 14살 소년도 있습니다. 이 소년은 집의 문을 닫다가 가슴에 총을 맞고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미얀마 군부는 이런 상황에 대해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유혈진압의 책임을 시위대에 전가하고 있습니다. 미얀마 군부 대변인은 23일 기자회견에서, 164명이 시위로 목숨을 잃었다며 슬픈 일이라고 유감을 표명했는데요. 하지만 시위대가 기물을 파괴하고 불안을 조장했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코로나 사태 등 심각한 상황에서 병원 등이 파업을 하는 것은 비윤리적이고 부당한 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군부는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과 윈 민 대통령 등 민간 정부 지도자들을 구금하고 있는데요. 수치 국가 고문의 재판 과정은 어떻게 되고 있나요?

기자) 네. 24일 다시 심리가 열립니다. 미얀마 군부는 코로나 확산 우려를 이유로 화상으로 재판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4일 베를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 방침을 발표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독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을 위해 다시 봉쇄 조처를 단행한다고 발표했었는데요. 다시 이를 철회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24일 독일 16개 주 총리들과 화상으로 긴급 회의를 연 뒤에 발표한 내용인데요. 전날 공개했던 재봉쇄 계획을 취소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독일 정부가 부활절 연휴가 낀 다음 달 18일까지 기존 봉쇄 조처로 복귀하기로 했었는데, 이 결정을 뒤집은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메르켈 총리는 24일 기자회견에서 “재봉쇄가 득보다 실이 많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재봉쇄 결정이 일리가 있지만, 너무 시간이 촉박해서 실제로 이행할 수 없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봉쇄 조처를 다시 시행하기에 시간이 없기 때문이라는 말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메르켈 총리는 재봉쇄 결정이 실수였다면서 사과했습니다.

진행자) 23일 독일 정부가 발표했던 조처는 어떤 내용이었습니까?

기자) 네. 오는 4월 1일부터 5일간 모든 대면 종교 행사를 금지했습니다. 모든 대중집회도 금지됐고, 대가족 모임도 제한됐는데요. 이 기간 두 가구 이내, 또는 성인 5명까지만 모일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이 기간 모든 상점이 문을 닫아야 했는데, 다만 식료품점만 4월 3일에 문을 열도록 했었습니다.

진행자) 최근 많은 나라가 코로나 관련 제한을 해제할 움직임을 보이는데요. 독일은 반대로 이를 강화하려 했던 이유가 뭡니까?

기자) 예상하시겠지만, 코로나바이러스가 다시 크게 확산할 조짐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메르켈 총리는 “독일은 새로운 유행에 접어들었다”라며 “영국발 변이 코로나바이러스가 주류가 됐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메르켈 총리는 또 “새 바이러스가 감염률이 높고 오래 간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독일 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률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되나요?

기자) 네. 최근 독일 내 감염률은 인구 10만 명당 107명 정도입니다. 또 23일 기준으로 이전 24시간 동안 약 7천 500명이 새로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됐고, 250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진행자) 독일에서도 코로나 백신이 보급되고 있을 텐데 백신이 방역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겁니까?

기자) 네. 옌스 슈판 독일 보건부 장관은 3차 유행을 막는 데 필요한 충분한 백신이 도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또 독일 내 감염률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데, 이를 막을 백신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현재 독일 전체 인구 가운데 약 9%가 적어도 한 차례 백신을 맞았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아스트라제네카사가 자사가 만든 백신의 긴급 사용 승인을 미국에 신청하겠다고 했는데요. 미국 정부 쪽에서 해당 백신의 효능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말이 나왔군요?

기자) 네. 아스트라제네카사는 최근 해당 백신의 3상 임상시험 결과, 면역 효능이 79%로 나왔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미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측은 아스트라제네카사가 근거로 한 정보가 너무 오래됐다면서 백신 효능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진행자) 이에 대해 아스트라제네카사는 어떻게 반응했습니까?

기자) 네. 아스트라제네카사가 성명을 냈는데요. 최근 공개한 효능은 지난 2월 17일까지 수집된 자료의 중간 분석 결과였다고 설명했는데요. 곧 최신 자료에 기반한 초기 분석 결과를 공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