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충돌에 가자지구 난민 급증...미국 "백신 2천만 회분 추가 지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충돌이 계속되면서 가자지구 어린이들과 주민들이 집을 떠나 임시 대피소에 머물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무력 충돌이 연일 계속되면서 민간인 피해도 커지고 있습니다. 휴전을 촉구하는 국제 사회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는데요. 자세한 소식 살펴봅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 백신 2천만 회분을 다른 나라에 지원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에 배우자를 못 찾는 남자가 3천만 명에 달한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오늘도 가자지구 소식부터 살펴보죠.

기자) 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의 무력 충돌이 9일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스라엘군은 18일 새벽부터 전투기 수십 대를 동원해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을 재개했고요. 하마스도 전날(17일) 밤부터 이스라엘을 겨냥해 로켓포 공격을 이어갔습니다.

진행자) 양측의 피해도 더 커졌겠군요?

기자) 18일, 양측의 공격으로 얼마나 사상자가 발생했는지 당장 파악되진 않는데요. 하지만 지금까지 팔레스타인 측에서는 적어도 20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부상자는 1천여 명에 달합니다. 이스라엘측에서도 10명이 사망했고 200여 명이 다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18일에도 이스라엘인 1명이 사망했습니다. 이 남성은 지난주 중부 롯시에서 일단의 아랍계 주민들의 공격을 받고 그동안 치료를 받아왔습니다.

진행자) 이 가운데 민간인 희생자는 얼마나 됩니까?

기자) 팔레스타인 보건당국은 지금까지 희생된 어린이만도 59명, 여성은 35명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팔레스타인 측 사망자 가운데 하마스 대원이 120명 이상, 이슬라믹지하드 대원이 25명 이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와 이슬라믹지하드를 테러 단체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 전투기들이 하마스 시설물을 집중 폭격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이스라엘 전투기들은 지난 10일 공습을 시작한 이래, 주로 가자지구 중심도시 가자시티에 있는 하마스 건물과 주거시설에 맹폭을 가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군은 17일에도 하마스가 구축한 지하터널 약 15km를 더 파괴했습니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또 이날, 종교 담당부가 들어서 있는 5층짜리 건물을 폭격하고, 이슬라믹지하드의 가자지구 북부 사령관을 사살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가자지구 주민들의 사정은 지금 어떻습니까?

기자) 이스라엘군의 연일 계속되는 폭격에 많은 사람이 집을 잃고 난민이 되고 있습니다. 유엔에 따르면 적어도 3만8천 명 넘는 사람이 집을 떠나 임시대피소 등에 머물고 있는데요. 하지만 현재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전면 봉쇄하고 있어 음식과 식수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전기 공급도 불안정해 가자지구 주민들은 지금 제한된 시간에만 전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 정부는 현재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당분간 공격을 중단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7일 이스라엘군 최고 사령관들과 회의한 후, 이스라엘은 “테러 목표물에 대한 공격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모든 이스라엘 국민에게 평화와 안보를 되돌려주기 위해, 필요로 하는 한 작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하마스도 공격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인가요?

기자) 네. 하마스 측 대변인은 “전쟁범죄자 시오니스트 적들이 지난 몇 시간 동안 주거 시설인 아파트와 주택을 집중 폭격했다”라고 비난하면서, 즉각 공격을 중단하지 않으면 텔아비브에 대한 로켓 공격을 재개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시오니스트란 유대민족주의자라는 뜻으로 이슬람권에서는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의미로 사용합니다.

진행자) 국제 사회의 중재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죠?

기자) 네. 유럽연합(EU)은 18일 외무장관 회의를 열고 긴장 완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7일 또다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통화하고 사태를 논의했고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17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통화했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조만간 또다시 네타냐후 총리와 대화를 나눌 계획이라고 말하는 등 주요국 정상들이 바쁘게 중재에 나서고 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 간에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알려진 게 있습니까?

기자) 네. 백악관이 17일, 두 정상의 통화 후 보도문을 통해 내용을 공개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무분별한 로켓 공격에 대한 이스라엘 방위권에 대한 지지를 거듭 확인하는 한편, 하마스와의 휴전에 대한 지지를 나타냈다고 백악관은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네타냐후 총리와의 통화에서, 미국이 이집트 등 다른 협력국들과 함께 중재에 나서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7일 백악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해외 지원 계획을 밝혔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다른 나라와 더 공유하기로 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조 바이든 대통령이 1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2천만 회분을 오는 6월까지 다른 나라에 지원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지난번 미국 정부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6천만 회분을 다른 나라에 지원하겠다고 밝힌 것과는 별도입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지원 계획을 발표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행한 연설에서 “국내적으로는 우리를 안전하게 지키고, 다른 사람을 돕는 옳은 일을 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와 싸우는 일을 도울 필요가 있다”라고 지원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보내려는 백신은 어떤 겁니까?

기자) 화이자와 모더나, 존슨앤드존슨사 백신 3종인데요. 이들 백신은 모두 미국 정부가 긴급 사용을 승인한 백신입니다. 미국 정부가 긴급 사용을 승인한 백신을 다른 나라에 제공하는 건 처음입니다.

진행자) 어느 나라에 보낼지도 밝혔습니까?

기자) 그건 아직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17일 정례 브리핑에서, 앞으로 며칠 안에 미국 정부의 기준에 대한 발표가 좀 더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경우, 현재까지 450만 회분만 캐나다와 멕시코에 제공됐습니다.

진행자) 어쨌든, 미국 정부가 다른 나라에 제공하는 총 물량은 8천만 회분이 되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는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 가장 많은 거라면서, 다른 나라들이 전 세계에 제공한 백신보다 5배나 많다고 강조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미국은 어디든 백신을 공유하겠지만 다른 나라로부터 이익을 얻기 위해 백신을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주요 매체들은 중국과 러시아의 이른바 ‘백신 외교’를 에둘러 비판한 것이라고 풀이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최근 백신을 둘러싸고 중국과 러시아의 논란이 커지고 있죠?

기자) 네. 중국과 러시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자체 개발, 생산하고 있는 나라들입니다. 하지만 중국의 ‘시노팜’은 이달 초, 세계보건기구(WHO)의 긴급승인을 받았지만, 러시아의 ‘스푸트니크V’를 비롯한 다른 백신들은 국제 인증을 받지 못한 백신들인데요. 중국과 러시아가 백신 접종이 절실한 나라들에 자국이 생산한 백신 공급을 무기로 영향력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의 결정에 세계보건기구(WHO)의 반응도 볼까요?

기자) 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트위터에 글을 올리고 국제 보건을 위한 미국의 헌신에 깊은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연대만이 생명과 삶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게브레예수스 총장은 또 이날 화상 기자회견에서, 백신 접종률이 높은 나라들은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이 끝나간다고 생각하는 반면, 다른 나라는 여전히 높은 감염을 겪고 있다며, 모든 곳에서 끝날 때까지 코로나 팬데믹은 끝나는 게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가장 심각한 나라의 하나가 인도죠?

기자) 그렇습니다. 인도는 최근 확진자는 다소 감소하는 양상을 보이는 반면 사망자는 18일 또다시 최고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인도 보건당국은 이날 오전 기준, 하루 사망자가 4천330명에 달했다고 발표했는데요. 화장이나 매장으로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시신이 쏟아져나오기 때문에 일부 주민은 강에 시신을 내다 버리는 일도 있어 실제 수치는 훨씬 더 높을 거라는 관측입니다. 여기에 대형 사이클론이 17일 밤,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에 상륙하면서 더 큰 피해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지난달 2일 중국 베이징의 왕푸징 천주교회 앞에서 결혼기념사진을 찍는 커플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중국에서 남초현상이 심각하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신문이 최근 공개된 중국 인구조사 결과를 토대로 보도한 내용인데요. 중국 안에서 배우자를 찾지 못하는 남성이 3천만 명에 달한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습니다. 3천만 명이라면 북한 등 웬만한 나라 총인구보다 많습니다.

진행자) 이런 현상은 당연히 여성보다 남성이 많아서 그런 건데요. 이렇게 남초 현상이 나타난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짐작하시겠지만, 여자아이보다 남자아이를 선호하는 문화 때문에 그렇습니다. 중국 시안 자오퉁대학 지앙콴바오 교수는 SCMP에 지난 1980년부터 2020년 사이에 3천만 명에서 4천만 명의 남성이 여성보다 더 많이 태어난 것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장기간 유지했던 이른바 ‘한 자녀 정책’도 남초 현상을 조장했다는 지적도 있죠?

기자) 맞습니다. 자녀를 하나만 허용하니까, 태중에 있는 아이의 성을 미리 감별해서 여자아이면 낙태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지난 2016년에 이 한 자녀 정책을 공식적으로 폐지했습니다.

진행자) 남아 선호 사상이 남초 현상을 불러왔군요?

기자) 맞습니다. 독일 뷔르츠부르크 소재 율리우스 막시밀리안대의 뵨 알퍼만 교수는 SCMP에 이런 경향이 변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는데요. 남아 선호 성향이 변하지 않는 한 성비 불균형은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최근에 태어나는 아이들 사이에 남녀 성비는 어떻게 되나요?

기자) 네. 지난해 중국 안에서 신생아 1천 200만 명이 태어났는데요. 여자아이 100명당 남자아이 비율이 111.3명꼴이었습니다. 지난 2010년에는 이 비율이 여자 100명당 남자 118.1명이었는데요. 세계 평균은 여자 100명당 남자 105명입니다.

진행자) 상황이 이렇다면 작년에 태어난 남자아이들 가운데 미래에 배우자를 찾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알퍼만 교수 계산으로는 2020년생 남자아이들 가운데 60만 명이 나중에 커서 같은 나이대 배우자를 찾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많은 전문가는 배우자를 못 찾는 남성이 나중에 육체나 정신 건강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합니다.

진행자) 건강에 문제가 생기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중국 사람들이 노년에 배우자나 자식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배우자가 없는 남성은 이런 관계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성비 외에도 이번 중국 인구조사 결과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죠?

기자) 네. 낮은 출산율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중국이 적정한 인구를 유지하려면 여성당 출산율이 2.1명은 돼야 하는데, 1.3명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