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야권, 연정 구성 합의...홍콩·마카오, 2년째 톈안먼 기념 집회 불허

반 네타냐후 전선을 주도한 나프탈리 베네트 야미나당 대표와 야이르 라피드 예시 아티드당 대표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이스라엘의 야권 연합이 연립정부 구성에 전격 합의했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실각 위기에 처했습니다. 6.4 톈안먼 시위 기념일을 하루 앞두고 중국과 홍콩 당국이 경계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으로 타격을 입었던 국제 고용시장이 회복하려면 몇 년이 더 걸릴 것이라고 ‘국제노동기구(ILO)’가 전망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이스라엘 야권 진영이 드디어 연립정부 구성에 합의했군요?

기자) 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퇴진을 내세운 이스라엘 야당들이 2일 마감시한에 임박해 연정 구성에 극적으로 합의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정당들이 연정에 참여하기로 했는지, 한번 짚어볼까요?

기자) 네. 연정 구성을 주도한 중도 성향의 ‘예시 아티드당’, 역시 중도 성향의 ‘청백당’, 중도 우파 성향의 ‘이스라엘베이테이누당’, 좌파 성향의 ‘노동당’, 우파 성향의 ‘뉴호프당’, 극우 성향의 ‘야미나당’, 아랍계 정당인 ‘람’, 사회민주주의 계열의 ‘메리츠당’ 등 총 8개 정당이 연정에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성향이 완전히 다른 정당들도 참여하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연정에 참여하기로 한 정당들은 저마다 추구하는 이념이나 목표가 다르지만, 더 이상 네타냐후 총리의 집권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데 뜻을 모은 건데요. 하지만 색깔이 워낙 다양해 불안한 동거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진행자) 그럼 이렇게 8개 정당이 모여서 의회 과반 의석을 넘긴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8개 정당이 보유한 의석은 총 62석으로, 이스라엘 의회, 크네세트 120석의 과반을 일단 넘겼고요. 6석을 가진 아랍계 정당 연합 '조인트리스트'는 당내 이견으로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연정을 주도한 정당이 예시 아티드당이라고 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예시 아티드당은 지난 3월 총선에서 17석을 얻어, 30석을 얻은 네타냐후 총리의 집권 리쿠드당에 이어 제2당의 자리를 차지했는데요. 앞서 네타냐후 총리가 시한 내 연정 구성에 실패한 후, 연정구성권을 넘겨받은 야이르 라피드 대표가 그동안 다른 야당들의 연정 참여를 설득해왔습니다.

진행자) 야권 연정 구성의 열쇠를 쥔 정당이 있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극우 성향의 야미나당인데요. 청백당을 비롯해 야당 연정에 호의적이었던 정당들의 의석을 다 합쳐도 과반 의석에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7석을 가진 야미나당의 합류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었는데요. 야미나당은 지난달 30일, 연정 구성 참여를 선언했고요. 여기에 확실히 의사를 밝히지 않던 아랍계 정당 람까지 막판 합류를 선언하면서 세를 불렸습니다.

진행자) 아랍계 정당이 연정에 참여한 적이 전에도 있었습니까?

기자) 없었습니다. 아랍계 정당이 이렇게 정부에 들어가는 것은 처음 있는 일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좌파, 우파, 아랍계가 다 함께 동거하는 정부도 처음입니다.

진행자) 각 정당이 연정 협상에서 입장과 조건을 조율했을 텐데, 알려진 게 있습니까?

기자) 네. 4년 차기 정부 임기 동안, 전반 2년은 야미나당의 나프탈리 베네트 대표가 총리직을 맡고, 예시 아티드당의 야이르 라피드 대표는 외무장관직을 맡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후반 2년은 두 사람이 역할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국방부 장관은 청백당의 베니 간츠 대표가 맡는 식으로 조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그럼 아랍계 정당에게는 어떤 지분이 돌아가는 건가요?

기자) 이번 연정 구성에서 아랍계 정당으로서 처음 ‘킹메이커’ 역할을 한 람당은 아랍계 주민들이 거주하는 지역의 경제 발전을 위한 92억 달러 규모의 자금 지원과 이스라엘 남부 아랍 유목민들인 베두족이 사는 지역에 대한 법적 보장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마감 시한 직전까지 협상을 벌이는 난항 끝에, 어쨌든 야권 진영이 연정 구성에 합의했는데요. 그럼 이제 다음 단계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기자) 연정 구성에 대한 의회의 승인이 남아 있습니다. 이르면 다음 주 초, 의회에서 연정 합의에 대한 표결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여기서 통과되면 12년 연속 집권하며 이스라엘 최장수 총리라는 기록을 갖고 있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시대는 막을 내리게 됩니다.

진행자)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최대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더구나 네타냐후 총리는 현재 수뢰, 배임, 사기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데요. 총리직에서 물러나게 되면 형사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큽니다. 주요 매체들은 네타냐후 총리가 의회 표결 직전까지도, 야권 연합에 합류한 중도나 우파 정당 대표들을 설득하며 마지막 안간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중국 공산당 회의 개막을 앞두고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 공안들이 집결해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톈안먼 민주화 시위 기념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군요?

기자) 네. 6.4 톈안먼 민주화 시위가 올해로 32주년을 맞았습니다. 하지만 올해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중국 당국은 경계를 부쩍 강화하고 있고요. 홍콩에서도 삼엄한 경계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톈안먼 민주화 시위, 어떤 사건이었는지 잠깐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1989년 4월 15일부터 6월 4일까지 중국에서 벌어진 시위입니다. 대학생들과 농민, 노동자 수만 명이 베이징 시내 톈안먼 광장을 가득 메우고 개혁과 민주화를 요구했는데요. 하지만 중국 당국은 6월 4일, 탱크를 동원해 시위대를 유혈진압 했습니다.

진행자) 사상자도 많이 발생했겠군요?

기자) 중국 당국이 제대로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어 지금까지도 정확한 피해 규모는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중국은 군인들을 포함해 200여 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훗날 공개된 미국과 영국 등의 기밀문서에 따르면 당시 사망자가 1만 명까지 보고됐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중국에서는 이 톈안먼 시위를 언급하는 게 금기시되고 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중국은 이 톈안먼 시위를 일부 반공산주의자들이 불순한 의도로 선동한 폭동으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기념행사는 물론 중국 관영 매체들도 일절 보도하지 않고요. 관련 검색도 막아 놓고 있습니다. 또 매년 기념일을 전후로 톈안먼 광장 주변에는 삼엄한 경계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다른 중화권 지역은 어떻습니까?

기자) 홍콩, 마카오, 타이완 등지에서는 해마다 추모 집회를 열고 이를 기념했는데요. 하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홍콩과 마카오 당국은 이를 불허했습니다.

진행자) 홍콩과 마카오 당국이 추모 집회를 허가하지 않은 이유가 뭔가요?

기자) 지난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우려를 이유로 들었는데요.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이유와 함께, 중앙정부의 권위에 대한 도전이자 도발이 될 거라며 처음으로 정치적 이유를 명시했습니다. 주요 매체들은 중국 당국이 준자치지역에서도 역사 지우기에 나섰다고 풀이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올해도 홍콩에서는 톈안먼기념집회가 열리지 못하는 거군요?

기자) 매년 집회를 주최해온 시민단체는 다른 방식으로 이를 기념하겠다고 벼르고 있습니다. 홍콩 주민들은 2년 전까지만 해도 빅토리아공원에서 수많은 사람이 모여 집회를 가져왔는데요. 올해는 각자 있는 자리에서 촛불을 켜거나 휴대폰 불빛을 켜는 것으로 대체하자고 독려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홍콩에 있는 톈안먼 기념관도 문을 닫았다고 하죠?

기자) 네. 시민단체가 운영해온 톈안먼추모기념관이 2일 문을 닫았습니다. 이 추모기념관은 2014년부터 운영돼 왔는데요. 전날 당국이 현장 조사를 나와 무면허 운영이라고 경고함에 따라 임시 폐쇄한다고 밝혔습니다. 시민단체는 그동안 한 번도 당국이 현장 조사를 한 적이 없었다며 톈안먼 기념일을 이틀 앞두고 당국이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지난달 21일 미국 플로리다주 코럴게이블스의 한 백화점에 채용 안내문이 걸려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국제노동기구(ILO)’가 국제 고용시장 전망을 내놓았군요?

기자) 네. ILO가 ‘세계 고용과 사회적 전망: 경향 2021’이란 이름이 붙은 보고서를 2일 공개했는데요. ILO는 이 보고서에서 국제 고용시장이 회복하려면 몇 년이 더 걸릴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대유행하면서 고용시장이 큰 타격을 받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으려고 지역 간 이동이나 사람들 모임, 그리고 사업체 영업을 강력하게 제한해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불가능해지면서 많은 일자리가 사라졌습니다. ILO는 2019년과 비교해 지난해 일자리 1억4천400만 개가 사라졌다고 집계했는데요. 코로나 사태가 없었다면 이 기간 일자리 약 3천만 개가 추가됐을 것이라고 ILO는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지난해 일자리가 1억 개 이상 사라졌다는 말이군요?

기자) 네. 가이 라이더 ILO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에서 일자리와 소득 관점에서 노동시장에 가해진 타격이 과거 금융위기 때와 비교해 4배에 달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직장이 없는 사람의 수는 어떻게 됩니까?

기자) 네. ILO는 올해 전 세계 실업자 수를 2억2천만 명, 그리고 내년에는 2억500만 명으로 예상했는데요. 반면 지난 2019년에는 실업자 수가 1억8천700만 명이었습니다.

진행자) 2019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많은 숫자인데, 그래도 국제 고용시장이 올해부터 점점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ILO는 올해 후반기부터 일자리가 많이 늘어나기 시작할 것으로 봤는데요. 구체적으로 올해엔 일자리 1억 개가 순증가하고 내년에 추가로 일자리 8천만 개가 추가될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많은 나라가 코로나 사태 극복을 위해 백신 보급에 힘쓰는 한편,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펴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덕분에 여러 나라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하지만, ILO는 회복세가 불균등할 것이며 코로나 사태가 가져온 손해를 만회하기에 충분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국제 고용시장이 언제쯤 코로나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할 수 있는 건가요?

기자) 네. ILO는 보고서에서 최소한 2023년이 돼야 그간 사라진 일자리를 회복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ILO는 특히 회복세가 코로나바이러스 방역 상태에 달려있다고 지적했는데요. 하지만, 아시아와 중남미에서 코로나가 다시 확산하는 현상이 관련 전망을 어둡게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코로나 방역을 잘하는 곳이 역시 회복세가 강할 것이라는 말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코로나 백신을 많이 확보하고 재정 상태가 좋아서 급여지원 방안이 잘 돼 있는 부자 나라들의 회복세가 더 빠를 것으로 ILO는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