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군 철수 마감 시한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아프가니스탄 카불 국제 공항에 대한 로켓 공격이 발생했습니다. 미군 미사일 방어시스템은 이를 차단했습니다.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전격 회동했습니다. 중국 정부가 자국 인터넷 기업들의 ‘알고리즘’ 활용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방안의 초안을 발표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아프가니스탄 소식부터 보겠습니다. 미군 철수 시한이 임박했는데 극도의 혼란이 계속되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이 병력을 철수하고 있는 카불 국제공항이 30일, 적어도 5발의 로켓 공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미사일 방어시스템이 사전에 이를 차단했다고 익명을 요구한 미국 관리들이 밝혔습니다. 여러 매체는 미국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카불 공항에는 로켓이나 박격포 등의 공격으로부터 지상군을 보호하기 위한 ‘C-RAM’ 방어 시스템이 설치돼 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공격의 주체는 밝혀졌습니까?
기자) 아직 공식 확인된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지난 26일 카불 공항에 대한 폭탄 공격을 자행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IS-K (IS-Khorasan)’ 소행으로 보입니다. 아프간 현지 매체는 한 자동차 뒤에서 로켓이 날아왔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로켓 공격으로 인한 사상자는 없습니까?
기자) 로이터 통신은 익명을 요구한 미국 관리의 말을 인용해 미군 포함, 사상자에 대한 즉각적인 보고는 없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전날에도 미국이 IS-K의 테러 공격을 사전 차단했죠?
기자) 맞습니다. 미군은 29일, 폭발물을 싣고 카불 공항으로 가던 차량을 무인기(드론)로 공습했는데요. 미 중부사령부는 성명을 내고, 미군이 성공적으로 목표물을 맞혔으며, IS-K의 임박한 위협을 제거했다고 확인했습니다.
진행자) 드론 공격에 따른 사상자는 없습니까?
기자) 현지 매체와 목격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사상자 수에 대해서는 매체마다 엇갈리는데요. AP는 어린이 적어도 3명, 미국 CNN은 어린이 6명을 포함해 9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자비흘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30일 중국 CGTN과의 인터뷰에서 7명이 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군 당국은 민간인 희생자 부분에 대해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미 중부군 사령부는 현재 조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미군의 드론은 정확히 차량에 표적 공격을 가했으며, 미군의 드론 공습 후에 엄청난 폭발이 일어났다면서, 그로 인한 후속 피해일 수 있다고 시사했습니다.
진행자) 미군이 연이틀 표적 공습을 단행했군요?
기자) 맞습니다. 미군은 28일에도 아프간 동부 낭가하르주 지역에서 카불로 향하던 IS-K 차량에 대한 공습을 단행했습니다. 미군 당국은 이 공습으로 IS-K 안에서 테러 공격을 설계하는 고위급 인사를 포함해 2명을 제거했다고 밝혔는데요. 자비흘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이 공습에서 아프간 여성 2명과 어린이 1명이 다쳤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카불 공항에서 희생된 미군들의 유해가 돌아왔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6일 발생한 카불 공항 테러로 사망한 미군 13명의 유해가 29일, 미국 델라웨어 공군기지에 도착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질 바이든 여사,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 등은 침통한 표정으로 병사들의 운구 이송을 지켜봤는데요. 병사들은 20대에서 30대 초반으로, 이 가운데 특히 여군 1명은 아프간 아기를 안고 있는 사진이 전 세계에 전해지면서 인류애를 보여준 군인이었습니다. 이날 13명 가운데 2명은 유가족의 요청으로 비공개로 이송됐습니다
진행자) 카불 공항이 로켓 공격까지 받고 있는 상황인데, 지금 철수 작전은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기자) 백악관은 30일에도 철수 작전은 차질없이 계속된다고 밝혔습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공격에 대한 보고를 받았으며, 군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사전 승인 없이 목표물을 타격하라고 한 지시를 재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대피시킨 인원은 얼마나 됩니까?
기자) 백악관은 지난 15일 카불이 함락되기 전부터 지금까지 대피시킨 인원은 미국인과 다른 나라 사람들, 위기에 처한 아프간인들을 포함해 약 11만4천400명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미국에 이미 도착했으며, 나머지는 주변국과 제3국에 임시 수용돼 있습니다. 영국, 독일, 이탈리아 등 대부분의 국가는 민간인 대피 작전을 종료하고 파병한 병력도 철수했습니다.
진행자) 미국도 민간인 대피 작전을 위해 병력을 파병했는데, 현재 카불에 있는 병력은 얼마나 됩니까?
기자) 주말에 상당수 병력이 더 철수하면서 현재 4천 명 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당초 미군 당국은 민간인 대피 임무를 지원하기 위해 약 6천 명 규모의 병력을 카불 공항에 임시 배치했습니다.
진행자) 탈레반 측에서 어떤 새로운 움직임은 없습니까?
기자) 탈레반이 조만간 정부 조직 발표를 내놓을 전망입니다. 탈레반의 한 고위 인사는 VOA에 내각을 발표하기 위해 마지막 손질 중이라고 밝혔는데요. 탈레반의 최고 지도자인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는 탈레반 거점인 칸다하르에서 탈레반 고위 지도자들과 내각 구성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탈레반은 카불 공항 테러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IS-K의 테러 공격을 규탄하면서 선을 긋고 있습니다. 탈레반과 IS-K는 같은 수니파로 이슬람 원리주의를 표방하지만,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의 집권을 목표로 한다면, IS는 시리아와 이라크를 비롯한 중동 일대의 이슬람국가 설립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고위급 회담을 가졌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베니 간츠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과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29일 회동했습니다. AP 통신은 양측의 최고위급 인사들이 공개 회동한 건 지난 2014년 이후 처음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중동의 정세가 몹시 불안정한 가운데 전격적으로 이뤄진 회동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접촉은 특히 지난주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가 워싱턴을 방문해 바이든 대통령과 회담한 후 나온 것이라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진행자) 당시 베네트 총리의 첫 미국 방문이었는데, 카불 공항 테러로 언론의 주목을 거의 받지 못했죠?
기자) 맞습니다. 베네트 총리는 지난 26일 미국을 방문해 바이든 대통령과 첫 대면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었는데요. 하지만 그날 카불 공항에서 테러 공격이 발생하면서 일정이 하루 미뤄졌습니다. 바이든 대통령과 베네트 총리는 이란 핵 문제와 팔레스타인 관계, 코로나 사태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과 베네트 총리가 만난 지 이틀 만에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과 팔레스타인 지도부가 회동한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간츠 국방부 장관은 이날 밤늦게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수도 격인 라말라를 방문해 압바스 수반과 만났습니다. 간츠 국방부 장관은 강경 보수 베네트 총리와는 달리 팔레스타인과의 관계 설정에 보다 유화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두 사람이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알려졌습니까?
기자) 네. 간츠 장관은 압바스 수반에게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의 경제 활성화를 위해 새로운 조처를 취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간츠 장관 측은 또 두 사람이 안보 문제를 논의하며 앞으로도 계속 접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팔레스타인 측의 이야기도 들어보죠.
기자) 네. 익명을 요구한 팔레스타인 관리는 AP 통신에 간츠 장관과 압바스 수반이 관계 개선을 위해 가능한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는데요. 그 가운데는 요르단강 서안 팔레스타인 지역에 대한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 중단, 또 더 많은 팔레스타인 주민이 이스라엘에 들어가 일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도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하마스 간에는 다시 무력 충돌이 잦아지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스라엘군과 가자지구를 무력 점령하고 있는 하마스 간에 로켓 공격과 전투기 대응 공습이 다시 격화하고 있습니다. 또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분리 장벽 주변에서는 최근 가자지구 주민들의 반이스라엘 무력시위가 연일 계속되고 있는데요. 지난 28일에도 수백 명의 시위대가 이스라엘군을 향해 폭발물을 투척하며 무력 투쟁에 나섰습니다. 이에 이스라엘은 하마스 무기 저장고 등에 대한 공습을 단행했습니다.
진행자)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하마스는 서로 반목하는 사이죠?
기자) 맞습니다. 급진 이슬람 정파 하마스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서 떨어져나와 지중해 연안 가자지구를 거점으로 반미- 반이스라엘 투쟁을 하고 있는 무장조직입니다. 국제 사회는 팔레스타인을 대표하는 합법적 기구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만 인정하고 있고요. 미국과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국제 테러조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중국 정부가 자국 인터넷 기업을 규제하는 방안을 발표했군요?
기자) 네.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은 최근 '인터넷 정보 서비스 알고리즘 추천 관리 규정'의 초안을 공개했는데요. 이 방안은 자국 인터넷 기업들의 알고리즘 활용을 제한하는 내용이 핵심입니다.
진행자) 요즘 알고리즘이란 용어를 자주 들을 수 있는데, 이게 뭘 말하는 겁니까?
기자) 네. 어떤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입력된 자료를 토대로 원하는 결과를 유도해 내는 절차나 방법을 뜻합니다. 인터넷 업체들은 알고리즘을 이용해서 인터넷 이용자의 흥미를 끌 만한 정보나 광고를 선정합니다.
진행자) 인터넷을 하다 보면 따로 여러 광고나 뉴스가 뜨는 데 이런 것이 알고리즘을 이용한 결과인 모양이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인터넷 업체들은 이용자 접속 기록을 살펴서 이들의 관심을 끌 만한 광고나 정보를 자동으로 발송하는 알고리즘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알리바바나 텐센트, 그리고 디디추싱 같은 중국 내 대표적인 인터넷 기반 업체들도 이런 알고리즘을 적극적으로 활용합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가 이번에 내놓은 규정이 요구하는 사항이 구체적으로 뭡니까?
기자) 네. 이용자들의 과소비나 중독을 유도하거나 국가안보, 그리고 공공질서를 위협하는 알고리즘을 만들지 말라고 업체들에 요구했습니다. 한편 중국 당국은 이 조처가 국가안전과 공공이익을 지키고 건전한 인터넷 정보 서비스 발전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특정 알고리즘을 쓰지 말라는 말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또 업체들은 사업 윤리나 공정성 원칙을 지켜야 하고요. 가짜 이용자 계정이나 잘못된 인상을 만드는 데 알고리즘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못 박았습니다.
진행자) 인터넷 업체들이 이런 알고리즘으로 인터넷 이용자들 정보를 무차별적으로 수집한다는 비판이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이렇게 개인 정보가 무차별적으로 수집되고 이 과정에서 정보가 유출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중국 정부가 제시한 규정 초안은 인터넷 이용자가 원하면 쉽게 알고리즘 작동을 차단할 수 있도록 하라고 권고했습니다.
진행자) 최근에 중국 정부가 자국 인터넷 기업들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중국 정부는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 반독점 등을 이유로 인터넷 업체 등 기술업체들을 규제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로이터통신’은 이름을 밝히지 않은 소식통을 인용해 정보 보안에 위험이 있는 기술업체들의 해외 기업공개(IPO)를 막는 방안을 중국 정부가 계획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새로운 규정이 초안이라고 했죠?
기자) 네.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은 오는 9월 26일까지 초안에 대한 외부 의견을 수집합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이 기사는 'AP'와 'Reuters'를 참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