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베이루트 초대형 폭발…미 보건장관, 타이완 방문 예정

5일 레바논 베이루트의 부두가 전날 발생한 폭발로 크게 파괴된 모습이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초대형 폭발 참사가 발생해 100여 명이 숨지고 4천여 명이 다쳤습니다. 타이완과의 단교 이래 처음으로 미국 보건장관이 며칠 내 타이완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유엔 사무총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가져온 교육 위기에 대처할 것을 촉구한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레바논에서 초대형 폭발 참사가 발생했다고요?

기자) 네. 4일 저녁, 지중해 연안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초대형 폭발 참사가 발생해 100여 명이 사망하고 부상자가 4천여 명에 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구조작업이 진행되면서 앞으로 사상자는 더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폭발의 원인은 밝혀졌나요?

기자)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레바논 정부 관리들은 베이루트 항구의 한 창고에 장기간 저장돼 있던 질산암모늄이 폭발을 일으킨 것으로 가닥을 잡고 있습니다.

진행자) 질산암모늄이 어떤 것이길래 이렇게 거대한 폭발을 일으킬 수 있는 거죠?

기자) 질산암모늄은 농업용 비료로 주로 사용되고 있는데요. 고온이나 가연성 물질과 닿으면 쉽게 폭발하는 성질을 갖고 있어 화약이나 폭죽 등의 기본 원료로도 사용되고요. 냉각제나 로켓 연료 등 산업용으로도 사용됩니다. 지난 2004년 북한 용천역에서 발생한 열차 폭발 사고도 질산암모늄을 실은 화물열차에서 일어난 폭발사고였습니다.

진행자) 베이루트 항구의 창고에는 질산암모늄이 어느 정도나 저장돼 있었습니까?

기자) 약 2천750t에 달했다고 합니다. 질산암모늄은 대표적인 폭약인 TNT 위력의 약 40%로 알려져 있는데요. 2천750t이 터졌다면 TNT 1천100t의 위력이었던 셈입니다. 폭발 당시 거대한 버섯 모양 구름도 생겼습니다.

진행자) 버섯구름은 원자폭탄 같은 엄청난 폭발이 발생할 때 만들어지는 거잖아요?

기자) 맞습니다. 이번 베이루트 폭발 역시, 대폭발 직후 검붉은 연기가 피어오르며 버섯구름이 만들어졌습니다. 여러 매체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폭발 당시 모습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는데요. 검붉은 연기 사이로 건물이 날아가고, 카메라 바로 앞까지 잔해가 날아오는 등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이 담겼습니다.

진행자) 굉음이 바다 건너서까지 들렸다고요?

기자) 네. 레바논에서 약 200km 떨어진 지중해 섬나라 키프로스에서도 폭발 소리가 들릴 만큼 강력했는데요. 사고 다음 날인 5일 현재, 현장에는 무너진 건물과 불탄 차량으로 뒤덮여 있고, 병원에도 다친 사람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베이루트 시민들은 내전 이래 이렇게 심각한 재앙은 처음 겪는다며 충격과 비통함을 나타냈습니다.

진행자) 레바논 정부가 비상사태를 선포했군요?

기자) 네. 미셸 아운 레바논 대통령은 즉각 비상국무회의를 소집하고 2주간의 비상사태를 선포했는데요. 2천750t의 질산암모늄이 아무런 안전 조치 없이 6년간 창고에 보관돼 있었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면서 책임자들을 강력히 처벌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국제사회도 레바논을 돕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고요?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미국은 레바논을 도울 태세가 되어 있다고 말했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긴급의료진과 여러 t의 의료 물자를 보냈다고 밝혔고요. 러시아도 의료진과 이동병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체코 공화국도 레바논에 구조인력과 구조견을 보내 수색작업을 돕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중동권 국가들은 어떤가요?

기자) 네. 요르단은 이미 레바논에 야전병원과 의료진을 보냈고요. 터키도 인력을 보내 구조 작업을 돕고 있습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이란 정부는 의료진을 파견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레바논은 지금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가 정권을 장악하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미셸 아운 대통령과 하산 디아브 총리 모두 친 헤즈볼라 정치인들로 이란과 가깝습니다. 레바논은 친이란 성향 정권이 들어서면서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이스라엘 등과 더 멀어졌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스라엘도 지원 의사를 밝혔군요?

기자) 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4일, 레바논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승인하고, 유엔과 협의해 지원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스라엘 군 당국도 지금은 어떠한 갈등도 초월해야 할 때라며 레바논 국민의 고통을 공유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번 사건이 공격에 따른 것일지도 모른다는 얘기가 있네요?

기자) 네, 아직 확실하지 않은데요. 공격 의혹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4일) 브리핑에서 레바논 폭발이 끔찍한 공격 같다고 말했는데요. 사고가 아니라 공격으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미군 장성들의 분석을 거론하며 일종의 폭탄 공격처럼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레바논에서는 과거 미국 대사관 테러 사건이 발생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1983년, 레바논 주재 미국 대사관을 겨냥한 폭탄 테러가 발생해 90여 명이 사망 또는 실종되고, 100여 명이 다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당시 사망자 가운데는 미국인 17명도 포함됐는데요. 현재 베이루트 주재 미국 대사관은 주민들에게 폭발에 따른 유독가스 위험을 경고하며 집에 머물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 유엔에서는 레바논과 관련해 중요한 재판이 진행되고 있죠?

기자) 네. 유엔특별재판소는 지난 2005년 라피크 알하리리 전 총리 암살을 주도한 혐의로 헤즈볼라 대원 4명에 대한 재판을 진행해왔는데요. 로이터 등 주요 매체는 이번 참사가 판결을 불과 사흘 앞둔 시점에 발생한 점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알렉스 에이자 미 보건후생부 장관.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 보건장관이 곧 타이완을 방문한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알렉스 에이자 미 보건후생부 장관이 며칠 안에 타이완을 방문한다고 보건후생부가 밝혔습니다. 미 보건후생부는 4일 늦게 성명을 발표하고, 에이자 장관의 타이완 방문은 역사적인 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보건장관의 타이완 방문이 특별히 역사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가 있나요?

기자) 네. 에이자 장관은 미국이 지난 1979년, 중국과 공식 수교를 맺고 타이완과 단교한 이래, 타이완을 방문하는 최고위급 미국 정부 관리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2004년 지나 매카시 당시 환경보호청장이 타이완을 방문한 적이 있지만, 각료급으로서는 최고위급의 방문이 되는데요. 에이자 장관의 타이완 방문으로 미-중 관계는 더욱 악화할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에이자 장관이 타이완을 방문하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보건부는 성명에서, 에이자 장관의 역사적 방문은 미국과 타이완의 관계를 강화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대유행)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양측의 협력을 향상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타이완의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타이완은 지금까지 누적 확진자가 470여 명에 그쳤고요. 사망자는 7명이 발생했습니다. 타이완의 인구가 2천400만 명 정도니까 성공적인 방역을 한 셈인데요. 에이자 보건장관도 타이완이 투명하고 자유로운 민주사회로서 코로나바이러스 퇴치에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며 높이 평가해왔습니다.

진행자) 에이자 장관이 전에도 타이완 보건장관과 코로나 상황을 논의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지난 4월, 에이자 장관이 천쉬청 타이완 보건장관과 전화로 코로나 사태를 논의했는데요. 흔한 일은 아닙니다.

진행자) 지금 타이완은 세계보건기구(WHO) 가입을 추진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타이완은 중국이 내세우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회원국이 아니라 옵서버로 WHO 총회에 참가해왔는데요. 지난 2016년부터는 이마저도 중국의 반대로 어려워졌습니다. 하지만 타이완은 코로나 모범 방역국 평가를 계기로 재가입을 추진하고 있고요. 미국은 이를 지지해 중국과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이번 미 보건장관 방문 소식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즉각 반발했습니다. 미국 정부에 공식 항의했다고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5일 기자 브리핑에서 밝혔는데요. 타이완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 가장 민감한 문제 가운데 하나라며, 타이완과의 모든 공식 접촉을 끊으라고 미국에 촉구했습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가져온 교육 위기에 대처할 것을 촉구했군요?

기자) 네.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유엔이 ‘우리의 미래를 구하자(Save Our Future)’라는 운동을 발족하는 것을 계기로 4일 성명을 냈습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성명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학교가 문을 닫은 탓에 세계가 큰 재앙에 직면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지역 사회에서 현 코로나바이러스 상황이 통제되면 가능한 한 안전하게 학생들을 학교나 교육기관에 다시 보내는 것을 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코로나 사태로 상당히 많은 학생이 학교에 가지 못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7월 중순까지 160개 이상 나라에서 학교가 문을 닫았는데, 그러면서 학생 10억 명 이상이 영향을 받았고 적어도 아이들 4천만 명이 유치원 교육을 받지 못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코로나바이러스로 전 세계적으로 학교 교육이 진행되지 않는 것을 재앙이라고 표현했군요?

기자) 네. 구테흐스 총장은 학교 폐쇄로 전 세계가 인적 자원을 낭비하고 수십 년간의 발전에 제동을 걸며 기존 불평등을 심화하는 재앙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출석 수업이 불가능해지자 많은 학교가 온라인 수업 등 이른바 ‘원격수업’을 도입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많은 곳에서 인터넷이나 라디오, TV 방송 등을 통해 원격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많은 아이가 이런 혜택을 받지 못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모든 학생이 원격수업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란 말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장애가 있거나, 소수집단이나 차별받는 집단에 있는 학생들, 또 난민이나 피난민 처지인 학생들, 그리고 외진 곳에 사는 학생들은 뒤처질 위험이 크다고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설명했습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원격수업을 받을 수 있는 학생의 경우에도 사는 환경에 따라 수업 성공 여부가 달라진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많은 나라가 학교 재개방 방안을 찾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학생들과 교직원 안전을 보장하면서 대면 수업을 재개할 방안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최근 영국 의학 전문지에 실린 2가지 연구 결과는 대면 수업을 재개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항목을 소개했는데요. 코로나바이러스 검사 확대, 감염자 동선 추적 강화, 그리고 유증상자와 감염자 격리 등을 권고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상황과 관련해서 유엔이 각 나라에 권고한 내용이 있습니까?

기자) 네. 유엔이 시작한 ‘우리의 미래를 구하자’ 운동은 학교를 재개방하고 예산 편성에서 교육 항목을 우선하며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교육 방법에 집중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