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이 적절한 시기가 되기 전에는 아프가니스탄에서 나토군이 철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아프간 당사자 간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져 있는데요. 먼저 아프가니스탄 평화 과정 소식 살펴보겠습니다. 이어서 미얀마에서 보름 넘게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틀 연속 새벽에 인터넷이 차단됐다는 소식, 세계무역기구(WTO) 수장이 드디어 확정됐다는 소식,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이 아프가니스탄 철군 일정에 관한 입장을 밝혔군요?
기자) 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이 15일, 브뤼셀에 있는 나토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했는데요. 스톨텐베르크 사무총장은 이 자리에서, 적절한 시기가 되기 전까지는 나토군은 아프가니스탄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원래 나토군의 철군 시점은 언제였습니까?
기자) 오는 5월입니다. 미국과 아프간 무장세력 탈레반은 지난해 2월 29일 오랜 협상 끝에 역사적인 평화협정을 맺었는데요. 이 협정에 따라 아프간에 주둔 중인 미군 포함, 모든 나토 동맹군이 오는 5월 전면 철수할 예정이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왜 다시 철수 일정을 거론한 걸까요?
기자) 탈레반이 평화협정에서 했던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나토군의 철수로 아프간이 다시 국제 테러 조직의 온상지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탈레반은 자신들이 했던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더 많은 것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탈레반 간 평화협정의 주요 내용이 뭔가요?
기자) 네. 탈레반은 아프간이 알카에다 같은 극단주의 세력의 온상지가 되지 않도록 하고, 조속한 시일 내 아프간 정부와 직접 협상을 시작하기로 했고요. 반면 미국과 나토는 향후 14개월에 걸쳐 현지 주둔 병력을 철수하는 것을 골자로 합니다. 하지만 이후에도 아프간 내 무장 테러 공격이 늘고 있어 아프간 평화 과정이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면서 나토군의 철수 일정도 가변적 상황이 된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우리의 주둔은 조건부”라고 말했는데요. 그러면서 나토 동맹국 누구도 필요 이상 아프간에 주둔하는 것을 원하지 않지만, 적절한 시기가 되기 전에 아프간에서 병력을 철수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나토 동맹국의 합의가 필요한 부분 아닌가요?
기자) 물론입니다. 나토 국방장관들은 17일과 18일 이틀간 화상회의를 열고 아프간 주둔 나토 병력 철수 등 아프간 평화 과정 문제를 논의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지금 아프간에 주둔하고 있는 나토 병력은 어느 정도입니까?
기자) 2015년경에는 30여 개국, 3만 명 이상 병력이 주둔했는데요. 지난해 11월 기준 1만1천 명 정도의 연합군 병력이 아프간 정부군 훈련 등의 임무를 맡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도 병력을 많이 감축했죠?
기자) 네. 1년 전, 약 1만3천 명 규모였는데요. 순차적으로 감축해 지금은 약 2천500명 수준입니다. 미국은 아프간 전쟁에 개입한 이래 18년 넘는 전쟁 기간 2천400명 넘는 군인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진행자)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 간의 평화협상은 지금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기자) 교착상태에 빠져 있습니다. 당초 미국과 탈레반 간 평화협정에 따라 아프간 당사자 간 후속 협상이 진행될 예정이었는데요. 하지만 포로 교환 문제 등이 지연되면서 지난해 9월에야 카타르 도하에서 첫 협상에 들어갔습니다. 양측은 본격적인 협상을 위한 규칙 등에 대해서는 기본적인 합의를 도출했지만 이후 본협상은 시작도 못하고 지지부진한 상태입니다.
진행자) 아프간 주둔 미군 철수는 미국 전임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한 건데, 신임 바이든 행정부는 이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바이든 행정부는 탈레반과의 평화협정을 재검토하고 있습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달 행정부 출범 후 발표한 성명에서 탈레반이 평화협정을 성실히 이행하고 있는지 면밀히 점검하고 다시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이런 가운데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최근, 아프간 주둔 미군 감축은 나토 연합군과 합의해 결정할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탈레반 측은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의 발언에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강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탈레반은 성명을 내고, 탈레반은 새로운 전투를 하지 않고 있으며, 자신들은 단지 미국이 지원하고 있는 아프간 정부군에 대응해 방어용 행동만 하고 있을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탈레반은 나토 측에 보내는 메시지는 분명하다며, 만일 누구든지 주둔 연장을 모색한다면 20년 전처럼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번에는 미얀마로 가보겠습니다. 미얀마 상황이 점점 더 악화하고 있군요?
기자) 네. 미얀마 전역에서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는 시위가 보름 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얀마 군부가 이틀째 밤사이 인터넷을 끊어 그 동기를 놓고 여러 가지 의혹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얀마 군부가 시위대를 강경 진압하고 있다는 소식도 계속 들리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얀마 군부는 현재 미얀마 최대도시인 양곤을 비롯해 주요 지역에 장갑차와 무장 군인들을 투입해 시위대 해산에 나서고 있는데요. 미얀마 제2의 도시 만달레이를 비롯해 곳곳에서 장총을 든 군인들이 허공에 공포탄을 쏘고, 시위대를 향해 고무탄을 발사하며 위협을 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고무탄의 위력도 대단하다고 들었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주로 시위대 해산 등에 사용되는 고무탄은 실탄처럼 즉각적인 인명 살상 무기는 아니지만, 머리나 눈 등 주요 부위에 맞았을 때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미얀마 시위 현장 곳곳에서 총성이 들리고 있는데요. 미얀마 군인과 경찰이 사용한 총탄이 고무탄인지 실탄인지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진행자) 현재로서는 정확한 인명 피해도 알 수 없는 상황이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SNS상에는 군인과 경찰들이 휘두른 곤봉이나 새총, 고무탄에 맞아 피를 흘리는 시민들의 모습들이 올라오고 있는데요. 하지만 얼마나 많은 사람이 다쳤는지 또는 사망했는지 제대로 파악이 안 되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미얀마 군부가 또다시 인터넷을 차단했었다고요?
기자) 네. 15일에 이어 16일 새벽 1시부터 또다시 미얀마 전역에서 인터넷이 끊겼습니다. 인터넷은 16일 오전 9시 다시 복구됐는데요. 미얀마 군부가 왜 밤마다 인터넷을 차단했다 복구하고 있는지 여러 의혹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얀마 군부가 밤에는 인터넷 접속을 차단했다가 아침에는 다시 복구하는 이유가 뭘까요?
기자) 미얀마 군부는 그에 대해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고 있는데요. 미얀마 시민들 사이에서는 군부가 밤사이에 쿠데타 반대 인사들을 무작위 체포하기 위해 인터넷을 막는 거라는 의혹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 최근 군부가 대거 사면한 사람들 가운데 친군부 인사들이 많이 있어 이들이 쿠데타에 저항하는 시민들에게 테러를 자행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 인터넷은 미얀마 쿠데타 상황을 알 수 있는 주요 통로가 되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미얀마 군부가 지난 1일 쿠데타를 일으킨 후 언론을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미얀마 내부 상황을 실시간 알 수 있는 유일한 통로는 인터넷 소셜미디어입니다. SNS는 또 시위 일정과 장소 등을 전달하는 주요 통로가 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이 다른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는 소식도 있군요?
기자) 네.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의 변호인인 킨 마웅 자우 변호사가 16일 밝힌 내용인데요. 미얀마 경찰이 자연재해관리법 위반 혐의로 수치 고문을 추가 기소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수치 국가고문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법을 위반했다는 건가요?
기자) 자우 변호사는 그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현재 수치 국가고문과 마찬가지로 구금되어 있는 윈민 대통령의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위기 상황 속에서도 지난해 11월 총선을 치러 국가를 위험에 빠뜨렸다는 이유로 국가재난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진행자) 수치 고문의 근황은 알려졌습니까?
기자) 자우 변호사는 수치 고문이 판사와 화상 면담을 했다고 전했습니다. 화상으로 심리를 진행한 이유는 코로나 사태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하지만 변호인들의 참석은 허용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수치 고문의 건강 상태에 관한 질문에 자우 변호사는 ‘무소식이 희소식이라고 생각한다’며 아직 아무런 나쁜 소식이 없다고 전했는데요. 수치 고문에 대한 다음 심리는 3월 1일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세계무역기구(WTO) 수장 자리가 오랜 기간 공석으로 있었는데, 드디어 후임자가 결정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나이지리아 출신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씨가 15일 WTO 사무총장으로 확정됐습니다. WTO 164개 회원국들은 이날 오콘조이웨알라 씨의 사무총장 추대를 만장일치로 지지했습니다.
진행자) 오콘조이웨알라 사무총장이 여성이죠?
기자) 맞습니다. 그런데 WTO 역사상 여성, 또 아프리카 출신 사무총장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진행자) 신임 사무총장이 나이지리아 출신이라고 했죠?
기자) 네. 올해 66세로 나이지리아 재무장관을 역임했고요. 또 20년 이상 세계은행에서 근무한 재무·경제 전문가입니다. 그는 하버드대학교 등 미국 명문대학에서 공부했는데요.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공동 구매·분배를 위한 국제 사업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이끄는 세계백신면역연합(GAVI) 이사회의 의장, 또 아프리카연합(AU)에서 기후에 따른 피해 보험 담당 분야(ARC) 의장도 맡은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오콘조이웨알라 씨가 통상 쪽 경험은 없는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그래서 오콘조이웨알라 씨 지명에 반대하는 회원국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래 국제기구에서 일한 만큼 정치력과 협상력이 강점으로 꼽힙니다. 많은 전문가는 노력한 오콘조이웨알라 신임 WTO 사무총장이 조직을 이끄는 데 필요한 기술적인 항목들을 빨리 습득하리라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WTO 사무총장 자리가 오래 공석이었던 건 미국과 관련이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애초 많은 WTO 회원국이 차기 총장으로 오콘조이웨알라 씨를 지지했습니다. 하지만, WTO 안에서 영향력이 큰 미국의 반대로 차기 사무총장 지명이 늦어진 겁니다.
진행자) 전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오콘조이웨알라 씨 임명을 반대한 거죠?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WTO가 미국을 부당하게 대우한다면서 대신 한국의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차기 사무총장으로 지지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1월 20일에 취임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런 입장을 바꿔 오콘조이웨알라 씨를 지지함으로써 교착 상태가 풀렸습니다.
진행자) WTO 수장으로 확정된 뒤에 오콘조이웨알라 사무총장 쪽에서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성명이 나왔는데요. 오콘조이웨알라 총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이 가져온 매우 심한 손상에서 완전하고 신속하게 회복하려면 강력한 WTO가 필수적이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조직은 많은 문제에 직면해 있지만, 협력을 통해 WTO를 더 강력하고 더욱 더 기민하게 대응하며 현실에 더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만들 수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오콘조이웨알라 사무총장인 언급한 도전이라면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을 들 수 있을까요?
기자) 네.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으로 위축된 세계무역의 회복, WTO 상소 기구 재정비, 그리고 미국과 중국 간 무역 분쟁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