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지난 2016년 터키에서 발생한 쿠데타에 관여했던 사람들에게 대거 종신형이 선고됐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사가 개발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의 면역 효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영국 정부는 백신 효능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기간 가정 폭력, 특히 여성에 대한 폭력이 증가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지난 2016년 터키에서 발생했던 쿠데타에 관여했던 사람들에 대한 재판이 있었는데요. 이들에게 대거 종신형이 선고됐군요?
기자) 네. 터키 법원이 2016년 쿠데타에 참여했던 337명에게 26일 종신형을 선고했습니다. 이번에 종신형을 선고받은 사람들은 군인들과 민간인들인데요. 이들에게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을 살해하고 정부 기관을 접수하려고 시도한 혐의가 적용됐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재판에 넘겨진 사람이 모두 몇 명이었습니까?
기자) 네. 모두 475명에 달합니다. 이들에 대한 재판은 지난 2017년 8월에 시작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종신형을 선고받은 사람들 가운데 일부는 ‘가중 종신형’을 선고받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재판에 넘겨진 사람들이 모두 종신형을 선고받지는 않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 가운데 70명에게는 무죄가 선고됐고요. 일부는 징역 6년 형에서 16년 형을 받았습니다.
진행자) 그래도 중형을 받은 사람들 가운데 사형 선고를 받은 사람은 없군요?
기자) 네. 터키는 유럽연합(EU)에 가입하려고 사형제를 없앴습니다. 터키는 대신 ‘가중 종신형’을 도입했는데요. 그러니까 이번에 ‘가중 종신형’을 선고받은 사람들은 법정 최고형을 선고받은 겁니다.
진행자) 재판에서 터키 검찰이 피고인들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죄목을 적용했습니까?
기자) 네. 피고인들 가운데 일부 군 장성과 공군 조종사에게는 쿠데타를 지휘하고 주요 정부 건물을 폭격한 혐의가 적용됐습니다.
진행자) 당시 쿠데타에 참여했던 공군기가 앙카라에 있는 정부 건물을 공격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터키 F-16 전투기들이 의회 건물을 포함해 주요 보안 기관 건물을 공격하면서 68명이 사망하고 200명 이상이 다쳤습니다. 특히 의회 건물은 세 번이나 공격받았는데요. 당시 공습에 참여한 조종사 25명도 이번에 중형을 선고받았습니다. 그런데 당시 쿠데타 지휘부는 앙카라 근처에 있는 공군기지에서 작전을 지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 밖에 터키 검찰이 적용한 혐의에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당시 터키군 총사령관이었던 훌루시 아카르 장군을 몇 시간 동안 구금한 혐의도 있습니다. 당시 인질로 잡혔지만, 쿠데타군에 저항했던 아카르 장군은 현재 터키 국방부 장관입니다. 그 밖에 피고인들에게는 반정부 인사인 펫훌라흐 귈렌 씨를 지지한 혐의도 적용됐습니다.
진행자) 귈렌 씨는 지금 미국에 있죠?
기자) 네. 이슬람 사상가인 귈렌 씨는 현재 미국에서 사실상 망명 생활을 하고 있는데요. 터키 검찰은 귈렌 씨를 쿠데타 배후로 지목한 바 있습니다. 귈렌 씨는 한때 에르도안 대통령 지지자였는데 요. 하지만, 사이가 틀어지면서 에르도안 대통령 반대 세력이 됐습니다.
진행자) 귈렌 씨는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는 쿠데타에 관여한 혐의를 일절 부인하고 있습니다. 쿠데타 배후로 지목된 귈렌 씨는 이번에 다른 5명과 함께 궐석 재판에 회부됐습니다.
진행자) 터키 정부는 귈렌 씨 송환을 요구하는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이에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터키 정부는 귈렌 씨가 이끄는 이른바 ‘히즈메트 운동’을 테러 활동으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2016년 쿠데타로 당시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죠?
기자) 네. 250명 이상이 사망했고, 2천여 명이 다쳤는데요. 당시 에르도안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민들이 대거 거리로 나와서 쿠데타군에 맞서면서, 반란군이 정권을 차지하는 데 실패했습니다.
진행자) 쿠데타가 실패하고 나서 터키 안에서는 대대적으로 검거 열풍이 불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터키 정부가 민·관·군을 대상으로 쿠데타 지지 세력과 귈렌 옹호 세력에 대한 대대적인 숙청 작업에 나섰습니다. 이 과정에서 판사와 교사 등 공무원 13만여 명이 해고되기도 했는데요. 쿠데타 실패와 이로 인한 숙청 작업 이후에 에르도안 정부 체제는 더 공고해졌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얼마 전에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와 아스트라제네카사가 개발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면역 효능이 70%에 달한다는 발표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 백신의 효능에 의문이 제기됐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아스트라제네카사가 백신을 시험한 집단이 두 집단이 있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사는 한 집단에서 면역 효능이 90%가 나왔고, 다른 집단에서는 효능이 62%가 나와서 면역 효능이 평균 70%라고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두 집단에서 왜 이렇게 효능이 차이가 나는지 설명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진행자) 효능이 높게 나온 집단에서는 투약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는 보도가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두 번 백신을 맞았는데 첫 번째 접종에서 실수로 원래 양의 반만 맞고, 두 번째 접종에서 1회분 양을 제대로 투여받은 집단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1차 접종에서 실수가 있었던 집단에서 효능이 90%가 나왔습니다.
진행자) 그럼 두 번 다 제대로 백신을 맞은 집단에서는 면역 효능이 62%가 나왔다는 말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그런데 아스트라제네카사가 두 집단 사이 효능에 차이가 있는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일부 과학자들은 효능이 높게 나온 집단에 대한 자료가 많지 않은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는데요. 효능이 높게 나온 집단의 임상 시험 참가자 수가 상대적으로 적어서 미국 정부가 백신을 인정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도 나왔습니다. 한편 아스트라제네카와 백신을 공동으로 개발한 옥스퍼드대학 연구진은 자세한 자료를 학술지에 곧 올릴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문제 제기에 아스트라제네카사는 어떻게 반응했습니까?
기자) 파스칼 소리오 아스트라제네카 최고경영자(CEO)는 26일 ‘블룸버그 통신’에 적은 용량을 투여한 백신의 효능을 측정하기 위해 국제 임상시험을 추가로 진행할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임상 시험을 추가로 한다면 백신 승인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소리오 CEO는 추가 임상시험이 영국과 유럽의 백신 승인을 지연시킬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 문제에 대한 영국 정부 입장은 뭔가요?
기자) 네. 영국 정부 최고과학보좌관인 패트릭 발란스 경은 26일 보리스 존슨 총리와 함께한 기자회견에서 분명한 건 아스트라제나카 백신이 효과가 있고, 매우 고무적이라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최고의학보좌관 크리스 위티 박사는 감독 당국이 일반에 공개되지 않은 많은 정보를 가지고 백신의 효능과 안정성을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효능에 문제가 제기되고 있지만, 다른 백신과 비교해 이 백신에 나름대로 장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죠?
기자) 네. 일단 보관이 쉽습니다. 앞서 발표된 화이자사와 모더나사 백신은 각각 영하 70도와 영화 20도에서 보관해야 6개월을 보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냉장 수준인 2도에서 8도에서 6개월을 보관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보관이나 유통에 있어서 큰 장점이 있는 거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초저온 냉동고 같은 특별한 시설이 필요 없으니까 세계 어느 곳에도 어려움 없이 보급할 수 있습니다. 그밖에 이 백신은 화이자와 모더나사 백신보다 훨씬 값이 싼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하면서 가정 내 폭력이 증가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지난 25일이 유엔이 정한 ‘세계 여성 폭력 추방의 날’이었는데요. 이날을 맞아 유엔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가정 폭력, 특히 여성에 대한 폭력이 증가했다면서 이에 경각심을 가져 달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코로나바이러스로 가정 내 폭력이 늘어난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이동 제한령이 내려지고 재택근무로 사람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가정에서 특히 여성이나 여자아이들을 겨냥한 폭력이 많이 증가했다고 합니다. 유엔은 이런 현상을 잘 알려지지 않은 ‘그림자 전염병’으로 표현했습니다.
진행자) 상황이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프랑스에서는 올해 봄 첫 번째 봉쇄 기간 가정 폭력이 42%나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런가 하면 몇몇 나라에서는 이런 폭력으로부터 도움을 요청하는 횟수가 5배나 늘어났다고 합니다.
진행자) 도움을 청하는 횟수가 많이 늘어났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서 올해 9월까지 48개국이 여성이나 여자아이들에 대한 폭력 방지와 대응을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계획에 통합시켰다고 유엔은 설명했습니다. 또 121개국은 가정폭력 피해 여성에 대한 서비스를 강화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대유행하기 전에도 여성에 대한 폭력이 심각했던 것으로 아는데요? 맞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유엔 자료를 보면 매일 여성 137명이 가족의 손에 희생됐습니다. 2017년 전 세계에서 여성 8만 7천 명이 의도적으로 살해됐는데요. 이 가운데 5만 명 이상이 친한 사람이나 가족에게 목숨을 잃었습니다.
진행자) 이런 상황에 대응해서 많은 나라가 가정 폭력에 대응하는 법을 만들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적어도 155개국이 가정 폭력에 대응하는 법을 가지고 있고요. 140개 나라는 직장 내 성희롱에 대응하는 법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법들이 국제 기준이나 권고에 항상 부합하거나 잘 이행되고 집행되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고 유엔은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25일 ‘세계 여성 폭력 추방의 날’을 맞아 세계 곳곳에서 시위가 진행됐죠?
기자) 네. 터키,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등지에서 여성에 대한 폭력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한편 품질레 음람보응쿠카 유엔여성기구 대표는 "여성에 대한 폭력 또한 대유행 상황"이라면서 "이에 대한 국제적인 대응과 실행 가능한 규약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