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영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세가 심각한 잉글랜드 지역에 봉쇄를 단행했습니다. 한국 정부가 나포 유조선 문제를 다룰 실무 대표단을 이란에 파견하기로 했습니다. 미국은 이란에 억류 해제를 요구했습니다. 영국 법원이 줄리언 어산지 씨의 미국 송환 요청을 불허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오늘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소식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영국이 결국 봉쇄 조처에 들어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영국 잉글랜드 지역이 코로나 확산 차단을 위해 5일부터 봉쇄에 들어갔습니다. 보리스 존슨 총리가 전날(4일) 기자회견을 열고 직접 이를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존슨 총리의 발표 내용 들어볼까요?
기자) 네. 존슨 총리는 이날 저녁 TV로 중계된 대국민 연설에서, 지난해 3월 이래 지금 영국은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지금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괴롭고 놀라운 방식으로 번지고 있다면서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이 시작된 이후 그 어느 때보다 의료 시스템 수용 능력이 시험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영국의 코로나 상황이 어느 정도나 되죠?
기자) 지난달 29일 처음으로 하루 신규 확진자가 5만 명을 넘어선 이래 연일 5만 명 이상 나오고 있습니다. 4일 하루만도 코로나 관련 사망자가 407명에 달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앞으로 어떤 조처가 취해지는 건가요?
기자) 식료품이나 의약품 구매, 운동 등의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집에 머물거나 재택근무를 해야 합니다. 초·중·고등학교와 대학교도 문을 닫고, 식당은 포장과 배달을 제외한 영업이 금지됩니다.
진행자) 사실상 전면 봉쇄 조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영국은 지난해 3월과 11월에도 같은 수준의 봉쇄 조처를 내린 바 있습니다.
진행자) 언제까지 봉쇄 조처가 계속되나요?
기자) 존슨 총리는 적어도 2월 중순까지는 이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존슨 총리는 앞으로 몇 주가 가장 힘들겠지만 가장 어려운 시기의 마지막 단계에 돌입한 것으로 믿는다면서 국민들에게 협조를 당부했습니다.
진행자) 이 봉쇄 조처가 영국의 다른 지역도 해당하는 건가요?
기자) 영국은 현재 수도 런던이 있는 잉글랜드 지역과 스코틀랜드 지역이 특히 코로나 확산세가 심각한데요. 스코틀랜드도 5일부터 비슷한 봉쇄 조처에 들어갔습니다. 스코틀랜드 정부는 일단 1월 말까지 이를 유지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영국의 백신 접종 상황은 지금 어떻게 되어 가고 있습니까?
기자) 영국은 현재 미국 화이자사와 독일 바이오엔테크사가 공동개발한 백신과 자국 제약사인 아스트라제네카사와 옥스퍼드대학교가 개발한 백신 등 2가지 백신 접종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존슨 총리는 지금 대규모 백신 접종 작전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2월 중순까지는 최우선 접종 대상군 가운데 약 1천300만 명이 백신을 맞는 게 목표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영국의 백신 접종 방침이 지금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어떤 논란인가요?
기자) 코로나 백신은 2차례 맞아야 하는데요. 제약사에 따라 3주에서 4주 사이에 두 번째 접종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영국 정부는 초반 물량 부족으로 신속한 보급이 어려워지자 보호 대상을 더 확대하기 위해 두 번째 접종 시기를 12주까지 연장했습니다. 21일 안에 맞을 것을 권장하고 있는 화이자사는 안전성과 효능을 보장할 수 없다며 강한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진행자) 다른 나라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독일과 덴마크 등 영국처럼 백신 접종 간격을 늘리려는 나라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덴마크는 4일, 1차 접종과 2차 접종 간격을 최대 6주, 즉 42일까지 연장하도록 승인했고요. 독일도 현재 이를 허용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검토 중입니다.
진행자) 독일과 덴마크는 유럽연합(EU) 회원국인데요. 이런 조처가 유럽연합 (EU)의 방침에는 부응하는 건가요?
기자) 네. 유럽연합 규제 당국인 유럽의약품청(EMA)은 화이자 백신은 최대 42일 안에 2차 접종이 이뤄져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EMA는 그러나 백신 간격을 임의로 늘리면 변경 승인이 필요하다며 그렇지 않으면 무허가 사용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한편 EU는 이번 주 미국 제약사 모더나 백신의 긴급 사용도 승인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물량 부족 외에 다른 문제점은 없습니까?
기자) 미국이나 유럽연합(EU) 등 초반 백신 물량을 어느 정도 확보한 나라들도 의료 인력 부족과 시스템 혼선 등으로 접종 작업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여기에 인도 같은 나라는 자국 제약사에 백신 수출 금지 조처를 내리는 등 백신을 확보하기 위한 각국의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인도도 백신을 생산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인도뿐만 아니라 한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화이자나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등 주요 제약사들의 백신 위탁 생산이 이뤄지고 있고요. 인도는 자체 개발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도 정부는 최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위탁 생산하고 있는 자국의 백신 제조사에, 취약 계층 보호를 위해 당분간 수출 금지를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한국 정부가 유조선 나포 문제와 관련해 이란에 대표단을 파견하기로 했군요?
기자) 네. 한국 외교부 대변인이 5일 발표한 내용인데요. 가장 빠른 시일 안에 이란에 억류된 한국 선박과 선원들이 풀려날 수 있도록 교섭하기 위해 이란에 실무 대표단을 파견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한국 유조선이 어떻게 이란에 나포된 건가요?
기자) 네. 한국 국적 화학 운반선인 ‘한국케미’가 4일, 메탄올 등 화학물질을 싣고 사우디아라비아를 출항해 아랍에미리트(UAE)로 향하고 있었는데요. 이란 혁명수비대가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 선박을 나포했습니다.
진행자) 이란 혁명수비대가 왜 배를 나포한 거죠?
기자)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날 성명을 내 나포 사실을 확인하면서, 이 선박이 해양 환경 규제를 반복적으로 위반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은 사법 당국이 다루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에 대해 선박 회사 측은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한국케미의 선사는 한국 부산에 있는 ‘디엠쉽핑(DM Shipping)’사인데요. 디엠쉽핑 측은 해양 오염 혐의를 전면 부인했습니다. 해당 선박은 매년 한 번씩 정기 검사를 받고 있고 이미 3개월 전에 검사를 진행한 배라고 말했습니다. 또 배가 이란 해역을 침범하지도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적인 이유가 있을 거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나포 당시 배에는 모두 몇 명이나 있었다고 하나요?
기자) 배에는 모두 20명이 승선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선장을 비롯해 한국 선원 5명, 미얀마인 11명, 인도네시아인 2명, 베트남인 2명입니다. 한국 정부와 디엠쉽핑 측은 선원들은 모두 안전하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도 이번 사건을 주목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국무부가 4일 성명을 내고 이란 정부에 조속한 억류 해제를 촉구했습니다. 국무부는 대변인 명의의 성명에서, 이란은 국제사회의 제재 압력을 줄이기 위해 페르시아만에서 항행의 권리와 자유를 계속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즉각적인 억류 해제를 요구하는 한국 정부 입장에 동참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란은 지금 핵 문제로 미국과 관계가 매우 나쁘죠?
기자) 그렇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018년 이란 핵 합의에서 탈퇴하면서 미국과 이란의 관계가 다시 틀어졌습니다. 이후 미국은 이란의 자금줄인 원유 수출 통로를 차단하는 등 제재를 복원했고요. ‘세컨더리 보이콧(2차 제재)’ 등을 통해 이란과 거래하는 나라나 기관에도 대이란 제재에 동참할 것을 요구해왔습니다.
진행자) 그럼 한국과 이란 간 거래는 지금 어떻게 되어가고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은 한국 등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일부 국가에 대해 한시적 면제 조처를 적용해 이란과 거래를 일부 허용했는데요. 하지만 지난해 미국 정부가 이를 재연장하지 않으면서 이란산 원유 수입이 전면 금지됐고요. 이란중앙은행이 미국 정부의 제재 명단에 오르면서 이를 통해 결제하던 자금 약 70억 달러가 현재 동결돼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 자금을 놓고 지금 논란이 일고 있다고요?
기자) 일각에서는 이번 유조선 나포 사건이 동결 자금을 받아내려는 일종의 인질극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요. 이란 정부 대변인은 5일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이란은 그런 의심을 받는 것에 익숙하지만, 만일 ‘인질극’이라는 게 있다면 그건 한국이 70억 달러를 인질로 잡고 있는 것이라고 반발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에서는 코로나 백신과 동결 자금을 연계한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코로나 백신과 동결 자금을 연계한다는 게 무슨 이야기인가요?
기자) 네. 지금 이란은 세계보건기구(WHO)가 각국의 공평한 백신 공급을 목적으로 만든 ‘코백스 퍼실러티(COVAX facility)’를 통해 코로나 백신 확보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 백신 대금을 한국 정부가 동결한 자금으로 납부하는 문제를 논의하고 잇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도적 문제로 미국 재무부의 특별 승인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그러나 이 문제는 이미 전부터 협의했던 것이라며 이번 유조선 나포 사건과는 관련이 없는 일이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영국 법원이 줄리언 어산지 씨를 미국으로 보내 달라는 미국 정부의 요청을 거부했군요?
기자) 네. 영국 런던 법원이 4일 어산지 씨의 미국 송환 요청을 거부했습니다. 어산지 씨는 폭로 전문 사이트인 ‘위키리크스(WikiLeaks)’ 창립자입니다.
진행자) 영국 법원이 어산지 씨 송환을 불허한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그의 정신건강을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어산지 씨가 미국에 송환되면 그가 자살할 위험이 있다는 겁니다. 영국 법은 송환할 사람의 정신건강을 고려할 것을 요구하는데요. 영국 법원은 미국 당국이 정신적으로 불안한 수형자가 자살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진행자) 어산지 씨는 미국에 송환되면 독방에 구금될 것으로 알려졌죠?
기자) 네. 보안이 최고 등급인 교도소 내 독방에 갇힐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영국 법원이 이런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가 어산지 씨 송환을 요구하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미국 법무부는 지난 2019년에 어산지 씨를 모두 18개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방첩법(Espionage Act)’ 위반 혐의가 17개, 그리고 컴퓨터 해킹으로 군사기밀을 유출한 혐의가 1개입니다. 미국 정부는 어산지 씨를 재판하기 위해서 그의 송환을 영국 정부에 요구한 바 있는데요. 이에 어산지 씨 측은 송환을 막아달라고 영국 법원에 소송을 냈습니다.
진행자) 어산지 씨는 미국 군사기밀을 대량으로 유출해서 공개했죠?
기자) 네. 그는 지난 2010년 당시 미 육군 정보분석 요원이었던 첼시 매닝 씨와 공모해서 미국 역사상 가장 광대한 분량의 기밀 자료를 빼내 이를 위키리크스에 공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공개된 자료에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들어간 건가요?
기자) 네. 어산지 씨가 공개한 자료에는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그리고 관타나모 수용소에 관한 매우 민감한 미국 정부의 보고서가 포함됐습니다. 특히 언론인과 반체제 인사,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의 정보원들, 세계 곳곳에 나가 있는 미국 외교관들에 대한 정보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미 법무부는 어산지 씨가 해당 자료를 공개해 미국과 동맹국 관계에 해를 주고 미국의 안보를 해쳤다면서 그를 1급 수배명단에 올렸습니다.
진행자) 어산지 씨는 영국에서도 복역 중이었죠?
기자) 네. 영국 법원은 어산지 씨가 2011년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으로 피신한 이후 영국 당국 소환에 불응하는 등 영국 사법체계를 위반했다면서 어산지 씨에게 징역 50주를 선고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영국 법원 결정에 대해 미국 정부는 어떻게 반응했습니까?
기자) 네. 미 법무부는 4일 성명을 내고 판결에 크게 실망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영국 법원에 항소하고 어산지 씨 송환을 계속 시도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어산지 씨 측과 인권 단체인 국제앰네스티는 판결을 환영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