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코로나 제한 해제..탈레반 "평화협상 합의 원해"

2012년 7월 19일 코로나 제한 해제에 환호하는 영국 런던 시민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영국이 1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 관련 제한을 해제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일본 도쿄올림픽 선수촌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나왔습니다. 아프가니스탄 무장조직 탈레반의 최고지도자가 평화협상에서 합의를 원한다고 밝혔습니다. 유럽사법재판소(ECJ)가 직장에서 종교적인 이유로 머리에 스카프를 두르는 것을 금지하는 것을 허용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최근 많은 나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제한을 완화하고 있는데요. 영국이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을 위한 제한을 해제했죠?

기자) 네. 영국 정부가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영국 국민 일상에 부여했던 제한을 19일부로 대부분 해제했습니다. 그래서 영국 언론들을 이날을 ‘자유의 날(freedom day)’로 이름 붙였습니다.

진행자) 이번 조처로 어떤 제한이 풀리는 겁니까?

기자) 네. 실내 마스크 착용이나 술집이나 식당 내 인원 제한, 사적 모임 인원 제한, 그리고 일부 장소를 제외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등이 모두 없어졌습니다.

진행자) 코로나 방역을 위해서 일상생활에 부과했던 제한을 대부분 없앤 셈인데, 이런 조처를 한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지금 제한을 해제하지 않으면 언제 할 것인지 자문해야 한다”라면서 “지금이 바로 그 시기”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존슨 총리가 지금이 바로 제한을 해제할 시기라고 자신감을 보인 근거가 있습니까?

기자) 네. 가장 큰 근거는 백신 접종률입니다. 영국 같은 경우 성인 가운데 87%가 코로나 백신을 최소한 한 차례 맞았고요. 두 번 다 접종한 사람의 비율은 68%에 달합니다.

진행자) 많은 사람이 백신을 맞았으니까, 제한을 해제해도 되겠다고 판단한 거네요?

기자) 맞습니다. 실제로 최근에 코로나 사망자가 하루 40명 선을 기록하고 있는데요. 지난 1월에는 일일 사망자 수가 1천 800명을 기록한 바 있었습니다.

진행자) 제한 해제에 대한 영국 내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환영하는 목소리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특히 우려의 목소리가 눈에 띄는데요. 코로나 일일 확진자가 다시 늘어나는 경향을 보이는데, 관련 제한을 해제하는 것이 성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까 일일 사망자가 줄었다고 했는데, 신규 확진자는 다시 증가하는 모양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백신 접종으로 사망률이나 중증률이 크게 줄었습니다. 하지만, 델타 변이 같은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신규 확진자는 다시 증가하고 있습니다. 영국에서는18일 코로나 신규 확진자 수가 4만8천 명이 넘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아직 완전하게 안심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네요?

기자) 물론입니다. 존슨 총리도 “조심스럽게 제한을 완화해야 한다”라면서 “슬프게도 바깥에는 아직 코로나바이러스가 있다”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영국이 이렇게 코로나 관련 제한을 해제했지만, 존슨 총리는 자가격리에 들어갔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존슨 총리뿐만 아니라 리시 수낙 재무장관도 자가격리에 들어갔습니다. 영국 총리실은 국민보건서비스(NHS)로부터 존슨 총리와 수낙 장관이 확진자와 접촉한 사실을 통보받았다고 18일 밝혔는데요. 존슨 총리는 코로나 검사에서 음성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두 사람이 접촉한 확진자가 누굽니까?

기자) 네. 최근 사지드 자비드 보건장관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요. 존슨 총리와 수낙 장관이 자비드 장관과 접촉한 탓에 자가격리에 들어간 것으로 보입니다. 현행 영국법으로는 자가격리 기간이 열흘입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이번 주에 도쿄올림픽이 시작하는데요. 선수촌에서 코로나 감염자가 나왔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네. 남아프리카공화국 선수단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나왔습니다. 남아공 축구협회는 3명이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18일 발표했는데요. 선수 2명과 축구팀 영상분석가 1명입니다. 이런 가운데 영국 육상팀 선수 6명과 관계자 2명도 격리에 들어갔습니다.

진행자) 영국 선수들은 왜 격리에 들어간 겁니까?

기자) 네. 이들은 일본으로 들어오면서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가 하면 일본에 입국한 미국 체조선수 가운데 1명이 코로나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로이터통신’이 19일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선수촌에 사람이 많이 모여서 코로나바이러스가 크게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전염력이 강한 델타 변이가 퍼질까 봐 올림픽 운영 당국이 긴장하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올림픽 경기 운영 책임자인 피에르 두크레이는 기자회견에서 지난 1일 이후 1만 8천 명 이상이 해외에서 일본으로 들어왔고, 지금까지 3만 건이 넘는 코로나 검사를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2021년 3월 18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평화협상에 참가한 탈레반 대표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지난 주말에 아프가니스탄 평화협상이 열렸는데요. 탈레반 지도자가 평화협상 성사를 희망한다고 밝혔군요?

기자) 네.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 탈레반 최고 지도자는 아프간 평화협상에서 정치적인 합의를 원한다고 17일 밝혔습니다.

진행자) 탈레반과 아프간 정부 협상단이 주말에 카타르에서 만났죠?

기자) 네. 17일과 18일 양측 고위급 대표단이 카타르 도하에서 만나 회담했습니다.

진행자) 아프간 평화협상이 추구하는 목적이 뭔가요?

기자) 네. 외국군이 아프가니스탄을 떠난 뒤에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 사이에 어떻게 권력을 분점할 것인가가 핵심입니다. 미국과 탈레반은 지난해 2월 미군을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한 뒤에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이 평화협상을 하기로 합의한 바 있었습니다.

진행자) 이번 회담에서 성과가 있었습니까?

기자) ‘AFP 통신’에 따르면 구체적인 성과는 없었습니다. 다만 양측은 중단하지 않고 협상을 이어 가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아프간 평화협상이 앞으로 어떻게 될 것으로 보이나요?

기자) 사실 협상 전망은 불투명합니다. 왜냐하면 탈레반과 아프간 정부군 사이에 계속 전투가 벌어지고 폭력 사태가 끊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최근에 정부군이 수세에 몰려있는 것으로 알려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탈레반 반군들이 중요 지역을 점령하면서 점점 세력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탈레반이 현 정부를 몰아내고 다시 집권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있는데요. 하지만, 탈레반이 다시 집권해도 과거처럼 군벌인 북부동맹과 다시 내전 상태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진행자) 그래서 최근에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특히 지난 20년간 아프간 주둔 미군을 도운 사람들이 탈레반이 세력을 확장함에 따라 신변에 불안을 느껴서 아프가니스탄을 떠나려고 대거 미국에 입국사증(비자)을 신청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탈레반이 세력을 확장한다고 했는데, 탈레반 최고지도자는 그래도 평화협상에서 합의를 원한다고 말한 것이로군요?

기자) 네. 아쿤드자다 탈레반 최고지도자는 탈레반이 최근 이룬 군사적 진전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은 정치적인 합의를 원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자신들은 ‘이슬람 체제’를 원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슬람 체제라면 뭘 말하는 겁니까?

기자) 네. 아쿤드자다는 이슬람 체제가 뭘 뜻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아마, 이슬람 율법에 근거한 국가체제를 말하는 것 같습니다.

진행자) 네. 탈레반은 과거에 이슬람 율법을 강제하는 체제를 운영한 바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과거에 여성 교육을 금지하는 등 이슬람 율법에 근거한 통치 체제를 시행했습니다. 아쿤드자다는 여성 교육에 대해서는 이슬람법 아래 적절한 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군이 점령한 뒤에 들어선 아프간 정부는 여성들에 대한 규제를 대폭 해제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여성 교육뿐만 아니라 여성들이 자유롭게 밖에서 일하고 남성 친척 동반 없이 이동하는 것을 허용한 바 있습니다.

히잡을 쓴 여성이 프랑스 파리 에펠탑 근처에 서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직장에서 종교적인 이유로 머리에 스카프를 두르는 것을 금지할 수 있다는 판결이 유럽에서 나왔군요?

기자) 네. 유럽연합(EU) 최고 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ECJ)는 종업원들이 종교를 이유로 머리를 가리는 스카프를 착용하는 걸 금지할 수 있다고 최근 판결했습니다.

진행자) 머리를 스카프로 가리는 종교로 이슬람교가 있죠?

기자) 네. 이슬람권 내 일부 여성이 교리에 따라 머리를 가리는 ‘히잡’을 씁니다.

진행자) ECJ는 고용주가 종업원들이 히잡을 쓰는 걸 금지할 수 있다고 한 건데,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고객들이나 이용자들과 관련해 사업체가 정치적, 철학적, 종교적으로 중립적인 정책을 추구하려 하는 것이 이를 정당화한다고 ECJ는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고용주가 정치, 철학, 종교적으로 중립성을 추구하기 때문에 종업원이 자신이 무슬림임을 나타내는 히잡 쓰는 걸 금지할 수 있다는 말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ECJ는 그래서 히잡 착용 금지가 직접적인 차별이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원칙은 이슬람 외 종교에도 적용되는 거죠?

기자) 네, 가령 종업원이 기독교 신자인 경우 ‘십자가’ 같은 걸 달고 다니는 것도 금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에 특정한 정치적 신념이나 사상을 표현하는 것도 금지 대상입니다.

진행자) 몇 년 전에 비슷한 판결이 ECJ에서 나왔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ECJ는 지난 2017년에 종교적인 이유로 일터에서 머리에 스카프를 하는 걸 금지하는 조처를 허용한 바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판결은 2017년 판결을 재확인한 겁니다.

진행자) 이번에 관련 소송이 어떻게 시작된 겁니까?

기자) 네. 독일에서 이슬람 여성 2명이 직장에서 히잡 쓰는 것을 금지당하자 이에 불복해서 독일 법원에 소송을 냈는데요. 독일 법원이 두 소송을 ECJ에 넘긴 겁니다.

진행자) 유럽에서 이슬람 여성들 복장을 제한하는 나라들이 있죠?

기자) 네. 프랑스, 벨기에,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등 몇몇 나라가 공공장소에 얼굴 전체를 가리는 것을 법으로 금지한 바 있습니다. 이렇게 얼굴 전체를 가리는 이슬람 의상으로는 ‘부르카’와 ‘니캅’이 있는데요. 하지만, 머리와 목을 가리는 히잡은 착용 금지 대상은 아닙니다.

진행자) 이런 규정에 대해서 인권 단체들이 반발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인권 단체들은 이런 조처가 일종의 인권 침해라고 주장합니다.

진행자) 미국 같은 경우에는 관련 규정이 어떻게 됩니까?

기자) 네. 미국은 연방 법으로 종업원이 종교적인 신념을 나타내는 복장이나 머리를 하는 것을 허용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