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시리아에 대한 인도적 지원 연장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러시아와 중국은 연장에 반대하고 있는데요. 자세한 소식 살펴봅니다. 태국 시위대가 정부 퇴진과 개헌을 요구하며 다시 거리로 나섰습니다. 러시아가 흑해에서 영국 군함을 내몰았다고 주장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유엔 안보리가 시리아 문제를 논의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15개 이사국이 23일 화상 회의를 열고 시리아 북부 지역에 대한 인도적 지원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터키 국경을 통한 시리아 지원을 연장하지 않으면 큰 재앙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조속한 결정을 호소했습니다.
진행자) 유엔 안보리가 언제까지 결정해야 하는 건가요?
기자) 다음 달 10일까지 결정해야 합니다. 유엔과 국제사회는 터키와 시리아 접경 지역인 ‘밥알하와’를 통해 시리아 북서부 지역 주민 약 340만 명에게 인도적 구호물자를 전달해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런 구호품 전달 사업에 기간이 정해져 있었던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해 밥알하와 통로를 1년간 개방하기로 결정했었습니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회원국들에, 유엔이 시리아와 그 일대에서 대규모 지원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이를 유지 ·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시리아 북부 지역은 시리아 정부의 통제가 제대로 미치지 않는 곳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시리아 북서부와 북동부 지역은 쿠르드족 반군 등, 민병대가 주축이 된 시리아 반군 세력의 거점이었는데요. 하지만 지난 2019년 시리아 정부군의 대규모 공격에 터키의 공습, 그리고 러시아까지 개입하는 혼돈 속에 지금은 세가 많이 꺾였습니다. 현재 터키와 러시아는 이 일대에 안전지대를 설정하고 공동경비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그럼 주민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내전을 피해 집을 떠난 수백만 명이 일대에 모여 있는데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까지 발생해, 유엔의 인도적 지원이 재연장되지 않으면 이들에 대한 식량과 의료품, 백신 등의 지원은 끊어지게 됩니다.
진행자) 그런데 유엔 안보리 이사국 간에 의견 수렴이 잘 안 되고 있는 건가요?
기자) 네. 안보리 15개 이사국 가운데 13개국은 찬성하고 있는데 러시아와 중국이 반대하고 있습니다. 일부 이사국은 ‘밥알하와’ 지역뿐만 아니라 이전에 폐쇄했던 다른 접경 지역도 다시 개방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전에는 더 많은 지역을 통해 유엔 구호품이 전달됐었나요?
기자) 네. 역시 터키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시리아 북서부 ‘밥알살람’, 그리고 이라크와 접경 지역인 ‘알야루비야’ 등 2곳이 더 있었는데요. 야루비야는 코로나 사태가 터지기 직전인 지난해 1월 폐쇄됐습니다. 그리고 유엔 안보리는 지난해 7월, 밥알하와 지역 한 곳만 남기고 밥알살람도 폐쇄하기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와 중국은 왜 반대를 하는 겁니까?
기자) 터키를 통한 구호품 전달 사업이 충분히 필요를 충족했다는 주장입니다. 러시아는 또 시리아 정부가 모든 지원을 관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국경 지원 확장에는 특별한 요구 사항이 동반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통로 개방 연장을 지지하고 있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은 밥알하와 뿐만 아니라, 밥알살람, 야루비야까지 다시 개방하길 바라고 있습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3곳을 1년 동안 개방하자고 촉구하면서, 지금 행동함으로써 수 많은 부모들이 7월 11일에 자녀들에게 먹을 것을 줄 수 있을까 두려워하지 않게 해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다음 달 결의안 표결이 있는 건가요?
기자) 현재 결의 초안이 마련돼 있고요. 검토를 거쳐 다음 달 표결에 부칠 전망입니다.
진행자) 결의안이 통과되려면 몇 표가 필요합니까?
기자) 15개 이사국 가운데 9표 이상이면 되는데요. 하지만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와 중국이 거부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진행자) 러시아나 중국이 입장을 바꿀 수도 있을까요?
기자) 가능성은 크게 없어보입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주 제네바에서 회동했을 때, 이 문제도 논의했다고 밝혔는데요. 미 정부 관리는 당시 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아무런 확답을 듣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10년째 내전이 이어지면서 인도적 지원이 필요한 사람도 계속 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유엔에 따르면 지난해보다 약 20% 늘어 1천340만 명에 달하고 있습니다. 유엔은 시리아 내국인을 위해 42억 달러, 역내 시리아 난민 지원을 위해 58억 달러의 자금이 필요하다고 호소하고 있는데요. 구테흐스 총장은 그러나 현재까지 들어온 것은 12억 달러에 불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태국에서 다시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태국 수도 방콕에서 24일, 수백 명의 시위자들이 거리로 나와 정권 퇴진과 개헌을 촉구하며 시위를 벌였습니다.
진행자) 한동안 시위가 주춤했던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지난해 태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이유로 집회를 금지하는 바람에 그동안 큰 시위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24일, 태국 입헌군주제 도입 89주년을 맞아 시민들이 다시 거리로 나섰습니다.
진행자) 태국이 그전에는 절대왕정 국가였죠?
기자) 맞습니다. 1932년 6월 24일, 군인들의 쿠데타로 절대왕정을 종식하고, 입헌군주제로 전환했었습니다.
진행자) 시위대의 요구 사항은 뭔가요?
기자) 쁘라윳 짠오차 총리의 퇴진과 태국의 민주화입니다. 시위대는 특히 왕실의 강력한 권한을 축소하기 위한 헌법 개정도 요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쁘라윳 짠오차 총리의 퇴진을 왜 요구하는 거죠?
기자) 쁘라윳 짠오차 총리도 지난 2014년 쿠데타를 일으켜 권력을 장악한 인물인데요. 애초 다음 해 총선을 치르겠다는 공약과는 달리 계속 총선을 미루다 2019년 총선을 치뤘지만 반대 정당과 주요 정치인들을 탄압하며 집권 의지를 노골화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초, 대학가를 중심으로 시작된 반정부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대됐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시위가 중단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태국 정부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사회적 거리두기와 모임 등을 금지했는데요. 당국은 코로나 확산을 이유로 들었지만, 반정부 시위를 저지하기 위한 조처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이날(24일) 다시 거리로 나선 시위대는 정부의 코로나 대응 실패, 느린 경제 회복, 백신 보급에 대한 불만도 쏟아냈습니다.
진행자) 태국의 백신 접종 현황이 어떻게 되죠?
기자) 6월 22일 기준, 백신 접종을 완료한 인구는 약 3%에 불과하고요. 적어도 한 차례 이상 맞은 사람도 8%를 조금 넘는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최근 태국 정부는 마하 와찌랄롱꼰 국왕이 소유하고 있는 회사의 백신 생산을 승인했는데요. 시위대는 정부의 이런 백신 정책도 지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태국 국민이 왕실을 비판하는 일은 매우 드문 일이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현 마하 와찌랄롱꼰 국왕의 부친인 푸미폰 아둔야뎃 전 국왕에 대한 태국 국민의 존경심과 사랑은 대단했는데요. 하지만 아버지와는 달리 와찌랄롱꼰 국왕은 호화생활과 기이한 행동, 왕실 재산의 사유화 등으로 여론이 몹시 좋지 않습니다. 지난해 시위에서 많은 사람이 오랫동안 금기시됐던 전통을 깨고 왕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진행자) 왕실을 비판하면 처벌도 받습니까?
기자) 네. 최대 15년 징역형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지난해 여러 시위 지도자들이 체포됐는데요. 대부분 보석으로 풀려났습니다.
진행자) 이날 시위에서 경찰과 시위대 간에 물리적 충돌 같은 것은 없었습니까?
기자) 특별한 충돌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방콕 경찰청은 이날 약 2천500명의 경찰을 배치해 질서 유지에 나섰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러시아군이 흑해에서 영국 군함을 몰아냈다고 주장했군요?
기자) 네. 러시아군은 흑해 내 자국 수역에 들어온 영국 군함 1척을 몰아냈다고 23일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영국 군함을 어떻게 퇴거시켰다는 겁니까?
기자) 네. 러시아 국방부는 해군 초계함이 경고사격을 하고 SU(수호이)-24 전폭기가 영국 군함 항로 앞에 폭탄 4발을 떨어트렸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경고 사격을 한 뒤에 곧 영국 군함이 해당 수역에서 물러났다고 러시아 국방부는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무력시위로 영군 군함을 자국 수역에서 몰아냈다는 말인데, 이번에 흑해에 들어간 영국 군함이 어떤 배인지 확인됐나요?
기자) 네. 영국 해군 구축함 디펜더함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영국 국방부는 성명을 내고 디펜더함이 국제법에 따라 우크라이나 영해를 항해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주장과는 달리 영국은 디펜더함이 우크라이나 수역에 있었다고 설명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는 지난 2014년에 강제 합병한 크림반도 주변 수역을 영해로 주장하는데요. 미국과 영국, 그리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등 서방 진영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크림반도는 흑해에 면해 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군이 경고 사격 등 무력시위를 한 것에 대해 영국 쪽에서는 어떻게 반응했습니까?
기자) 네. 영국 국방부는 러시아군이 경고 사격을 하고 폭탄을 투하했다는 말을 부인했습니다. 사격은 러시아군이 예고한 사격 훈련의 일환이었고 폭탄 투하는 없었다고 영국 국방부는 지적했는데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대변인은 “러시아군이 사격했다거나 (영국) 군함이 러시아 수역에 있었다고 말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디펜더함이 흑해에 진입한 것에 대해 러시아 정부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나요?
기자) 네. 러시아 외무부는 이번 사건이 노골적인 도발이라면서 러시아 주재 영국 대사를 초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러시아군이 과거에도 영국 군함에 경고 사격을 한 적이 있었습니까?
기자) 냉전 이래 러시아군이 실탄을 써서 나토 군함을 퇴거시켰다고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진행자) 몇 년 전에는 러시아가 흑해에서 우크라이나 군함을 나포했었죠?
기자) 네. 지난 2018년 11월 러시아 해양경비대가 흑해에서 아조브해로 가던 우크라이나 함정 3척에 사격을 가하고 배와 승조원 24명을 나포한 바 있습니다. 나포됐던 함정들과 승조원들은 이듬해 귀환했습니다.
진행자) 나토군이 곧 흑해에서 훈련하는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네. 미국을 비롯한 서방권 국가들이 오는 28일부터 내달 10일까지 흑해에서 우크라이나 등 32개국 병력 5천 명과 함정 32척, 항공기 40대가 참여하는 ‘시브리즈(Sea Breeze 21)’ 훈련을 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이 기사는 AP와 로이터 통신을 참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