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 중 외교관 대학 방문 규제…미 "WHO 분담금 안 낼 것"

마이크 폼페오 미국 국무장관이 2일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 정부가 중국 외교관은 미국 대학 방문 시 반드시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하는 내용 등의 새로운 규제를 단행했습니다. 미국이 세계보건기구(WHO) 분담금을 내지 않기로 했습니다. 러시아 야권 인사인 알렉세이 나발니 씨에게서 신경작용제인 노비촉이 검출됐다고 독일 정부가 발표한 소식 이어서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미국 정부가 중국에 대한 새로운 규제를 발표했군요?

기자) 네. 미 국무부가 2일, 미국 주재 중국 외교관들의 활동을 규제하는 조처를 단행했습니다. 국무부는 성명을 통해 앞으로 중국 외교관이 미국 대학을 방문하거나 현지 관리를 만날 때는 반드시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또 다른 조처도 있습니까?

기자) 네. 중국 대사관이나 영사관이 50명 이상의 관중을 대상으로 건물 밖에서 주최하는 문화행사도 반드시 국무부의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또 중국 대사관과 영사관의 소셜미디어 계정은 중국 정부 계정이라는 걸 분명히 알아볼 수 있도록 조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국무부가 이런 조처를 취하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상호주의 원칙에 입각한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이 이날(2일) 기자 브리핑에서 관련 설명을 했는데요. 폼페오 장관은 “우리는 단지 상호 조처를 요구하는 것뿐”이라면서, 중국에서 미국 외교관이 문화행사를 주최하거나 공무 면담, 대학 방문 등의 활동이 자주 방해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폼페오 장관, 또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네. 국무부가 최근 미국 대학 당국에 중국 공산당의 위협을 경고하는 서한도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폼페오 장관은 이런 위협은 연구와 지식재산권 절취, 불투명한 인재 충원을 위한 불법적인 자금 조달 형태 등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전방위적으로 펼쳐지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이제 학원가로도 점점 확대되는 양상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폼페오 장관은 전날(1일), 중국 정부의 자금을 받고 있는 미국 대학 내 ‘공자학원’들이 올해 말까지 폐쇄되길 바란다고 말했는데요. 공자학원은 중국 정부가 전 세계에 중국의 문화와 언어 등을 홍보, 전파하기 위해 세운 교육기관입니다. 미국 정부는 이 공자학원이 중국의 국제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공산당의 사상을 전파, 선전하는 기구로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는 이런 공자학원이 얼마나 있죠?

기자) ‘전미학술학회(NAS)’는 지난 8월 말을 기준으로 67개 공자학원이 있는 것으로 집계했습니다. 이 가운데 에머리대학 산하 공자학원 등 4곳은 올해 안에 폐쇄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또 유치원부터 초중고등학교에서 운영하는 ‘공자교실’도 500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은 지난달 이 공자학원을 외국 사절단으로 지정하고 부동산 소유 현황 등 운영 자료 제출을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자국 외교관들의 활동 제한 조처에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합법적인 대응에 나설 거라며 반발했습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법과 규정에 따라 중국 주재 미국 외교관의 정상적인 활동을 위해 편리를 제공해왔다고 주장했는데요. 하지만 미국은 지난해 10월 이후 계속 미국 주재 중국 외교 공관과 외교관의 정상적인 활동을 제한하고 있다고 반발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양국은 공관 폐쇄라는 강수로 맞서기도 했죠?

기자) 네. 지난 7월, 미국 정부는 지식재산권과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남부 텍사스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의 폐쇄를 명령했는데요. 이에 맞서 중국도 쓰촨성 청두에 있는 미국 총영사관 폐쇄를 단행했습니다. 공관 폐쇄는 국교 단절 직전의 강도 높은 외교 조처입니다.

스위스 제네바의 WHO 본부.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 정부가 ‘세계보건기구(WHO)’ 분담금을 내지 않기로 했다고요?

기자) 네. 미국 정부가 세계보건기구(WHO) 분담금을 지불하지 않기로 했다고 국무부가 2일 발표했습니다. 미국 정부의 올해 WHO 분담금은 6천200만 달러고요. 지난해 체납금 약 1천800만 달러까지 포함해 약 8천만 달러 규모입니다.

진행자) 미국은 현재 WHO 탈퇴를 공식 통보한 상태죠?

기자) 맞습니다. 미국은 지난 7월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을 둘러싸고 WHO가 지나치게 중국 편향적이라고 비판하고 조직적 개혁을 요구하며 WHO 탈퇴를 공식 통보했는데요. 효력은 1년 후인 내년 7월부터 갖게 됩니다.

진행자) 국무부 발표 좀 더 들어볼까요?

기자) 네. 국무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백악관의 입장은 WHO의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이며, 이는 WHO가 중국 공산당으로부터 독립을 증명하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국무부는 또, 이번에 지급하지 않기로 한 분담금은 다른 유엔 산하 기구로 돌아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 정부가 다른 WHO 관련 사업은 지원하기로 했다고요?

기자) 네. 미국은 WHO 탈퇴를 준비하는 동안에도, 취약국을 대상으로 한 WHO의 인도적 구호 활동 프로그램에는 계속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리비아, 시리아의 코로나, 소아마비, 독감 퇴치 사업에 1억 800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그동안 미국 정부의 WHO 기여도가 상당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미국의 분담금 비중은 WHO 한 해 예산의 약 15%로 가장 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미국은 또 공식 탈퇴가 완료되는 내년 7월까지는 미국의 보건, 상업, 국가 안보 등과 관계된 WHO 주관 회의에는 계속 참여한다는 방침입니다.

진행자) 지금 WHO는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백신 개발도 주도하고 있는데요. 미국은 이 사업에는 동참하지 않기로 했죠?

기자) 네. 백악관은 지난 1일, 세계보건기구가 이끄는 ‘코백스(COVAX)’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WHO는 지난 4월, 코로나 백신 개발과 공평한 조달을 위해 글로벌 협력 프로그램인, 코백스(Covax)를 출범시켰는데요. 현재 전 세계 170여 개국이 참여 의사를 밝히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왜 참여하지 않기로 한 건가요?

기자) WHO에 대한 불신 때문입니다. 저드 디어 백악관 부대변인은 이날(1일), 미국은 부패한 WHO와 중국의 영향을 받는 다자 기구에 의해 제약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는데요. 하지만 미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퇴치를 위해 계속 국제 사회와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전 세계 코로나 현황은 어떻게 되어 가고 있죠?

기자)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발표로 3일 기준 전 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누적 확진자 수는 2천600만 명을 넘어섰고요. 누적 사망자 수는 86만4천 명에 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국가별로는 어떻습니까?

기자) 미국이 확진자 약 610만 명, 사망자 18만6천 명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피해가 크고요. 이어서 브라질, 인도 순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모범 방역국으로 꼽히던 한국에서도 코로나 확산세가 계속되며 중증환자가 급증하고 있는데요. 한국 보건당국은 수도권 일대에 사회적 거리 두기 방역 수준을 2.5단계로 강화하고 있습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3일 베를린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러시아 야권 인사인 알렉세이 나발니 씨에게서 신경작용제인 노비촉이 검출됐다는 발표가 나왔군요?

기자) 네. 독일 정부는 군 실험실에서 조사한 결과, 현재 혼수상태인 나발니 씨 몸에서 검출된 물질이 노비촉 종류의 신경작용제라는 명확한 증거가 나왔다고 2일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노비촉이 어떤 물질입니까?

기자) 네. 구소련이 지난 1970년대와 80년대에 개발한 신경작용제입니다. 노비촉은 다른 신경작용제들처럼 신경에서 근육으로 가는 신호를 차단하는데요. 그렇게 되면 인체 기능이 많이 마비됩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노비촉이 일종의 화학무기라고 할 수 있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어떤 화학무기보다 독성이 강한 것이 바로 노비촉인데요. 이게 사람 몸 안에 들어가면 30초에서 2분 안에 반응이 생깁니다.

진행자) 몇 년 전에도 노비촉이 문제가 된 적이 있었죠?

기자) 네. 노비촉은 2018년 초 영국에서 발생한 전직 러시아 이중간첩 독살 미수 사건에 사용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일반인에게도 많이 알려진 바 있습니다.

진행자) 나발니 씨가 지금 독일에 있지만, 원래 러시아 안에서 쓰러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8월 20일 러시아 시베리아에서 모스크바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갑자기 쓰러졌습니다. 그래서 비행기가 중간에 비상착륙하고 나발니 씨를 현지 병원으로 이송했습니다.

진행자) 나발니 씨 몸에 어떻게 독극물이 들어간 겁니까?

기자) 네. 나발니 씨가 이날 비행기를 타기 전에 공항에서 차를 마셨다는데요. 나발니 씨 측은 이 차에 독극물이 들어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나발니 씨가 어떻게 러시아에서 독일로 이송됐나요?

기자) 네. 한 독일 인권단체가 러시아로 의료진과 장비를 태운 비행기를 보내서 나발니 씨를 독일 베를린으로 이송해 왔습니다.

진행자) 나발니 씨가 유명한 반정부 인사죠?

기자) 그렇습니다. 오랜 기간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정부 부패에 저항한 사람입니다. 그래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이유로 나발니 씨 측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나발니 씨를 독살하려 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기자) 나발니 씨 몸에서 노비촉이 나왔다는 소식에 독일 정부는 어떻게 반응했나요?

진행자) 네. 독일 정부는 이번 사건을 강한 어조로 비난하고 러시아 정부 측에 신속하게 설명해 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또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각료들을 만나서 대응 방안을 논의했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유럽연합(EU) 동맹국들에도 이 사실을 알렸다고 독일 정부는 설명했는데요. EU와 영국, 프랑스 정부 등은 러시아에 투명한 조사를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 대통령실은 독일과 러시아가 협력해야 한다며, 충분한 정보를 받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또 앞서 러시아 의료진이 나발니 씨 몸에서 독극물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힌 점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는 나발니 씨 사건 조사에 소극적인 입장이죠?

기자) 네. 앞서 러시아 검찰은 나발니 씨 사건에 범죄 정황이 없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러시아 정부도 이번 사건에 자신들이 연관됐다는 의혹을 일절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